2016년 3월, 전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서울에 집중되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알파고(AlphaGo)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5전 4승 1패로 알파고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361! 이라는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에서 인간을 압도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과학의 발전에 새삼 다시 놀랐습니다. 언론과 수많은 서적에서 인공지능(AI) 에 대해서 대서특필하였고, 이제는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을 덧붙인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상 속의 모습들이 실제로 현실에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어떤 것은 상상 이상의 현실이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현실 속에서 살게 될까요? 10년, 20년 후의 우리의 생활은 어떠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DARPA 라고 들어보셨나요? 우리 앞에 다가올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DARPA는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로 미국 국방부에 소속된 연구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냉전시대 미소 간의 우주전쟁의 산물입니다. 당시 미국은 자국 내 과학, 기술을 집약적으로 축적함으로써 소련과의 경쟁에서 압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지금은 우리에게 낯익은 것들이 개발됩니다. 본래 전쟁 중 적군은 배제한 채 서로 간에 통신하기 위해 개발된 Internet,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GPS, 이제 점점 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무인자동차등이 DARPA를 통해 활성화됩니다.


'무인자동차'를 예로 들어봅시다. DARPA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최초의 무인자동차대회인 DARPA Grand Challenge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각 단계별 우승 상금을 내겁니다. 미국의 유수 대학과 자동차 업체가 이 대회에 참여합니다. 처음에는 완주가 힘들 정도의 기술력으로 시작되었지만 해가 거듭 될수록 기술력은 발전해 갑니다. 그리고 이 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은 Google 등과 같은 산업계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Google은 상용화의 문턱까지 무인자동차를 이끌고 가고 있습니다. DARPA에서 물꼬를 틀고, 산업의 문턱으로 들어고, 조만간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게 될 기술인 것입니다.  언젠가는 Internet, GPS 가 당연한 것 처럼 무인자동차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Self-Driving Car test - Google / 2012


'무인자동차'에서 이제는 '로봇'으로 눈을 돌려 볼까요. 지난 해인 2016년에 우리 과학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카이스트팀이 DARPA Robotics Challenge 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DARPA Robotics Challenge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려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돌아갑니다. 당시 원전으로 미국과 일본의 로봇들이 투입됩니다. 당시 초기 대응으로 내부에서 밸브를 잠그는 것 만으로 어느 정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봇들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결국 엔지니어들이 오염된 원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이후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는 비공개되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최고의 로봇들이 투입되었지만, 정작 문제해결은 할 수 없었습니다. 로봇 공학자들은 실망이 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2012년 DARPA 는 전세계의 로봇 공학자들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장표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바로 아래 장표입니다. 로봇 공학자들은 이걸 보고 모두 한 숨을 쉬었다고 합니다. 지금 기술로는 턱없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ARPA는 당근을 제시하죠. 지원하는 팀에게는 30억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당연히 선불은 아닙니다. 각 단계를 통과할 때 마다 일부를 주는 거죠. 그리고 200팀 정도가 참여를 하게 되고 2015년 Final 에는 24개 팀이 올라가게 됩니다. 미국 12팀, 일본 5팀, 한국 3팀(Team SNU, Team KAIST, Team KOBOTIS), 독일 2팀, 홍콩 1팀, 이탈리아 1팀이 최종 결선에 올라갑니다. 



Mission 1 : 자동차 운전

Mission 2 : 자동차에서 내리기

Mission 3 : 문 열기

Mission 4 : 밸브 잠그기

Mission 5 : 벽 뚫기

Mission 6 : Surprise Mission

Mission 7 : 협지 통과

Mission 8 : 계단 오르기


이 미션은 이 정도가 가능하다면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했을 경우 밸브를 잠글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만들어진 것입니다. Mission 1이 자동차 운전입니다. 왜 일까요? 바로 오염된 지역에 로봇이 직접 운전을 해서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었다면 빠졌을 수도 있겠네요. 이 Final Mission 에서 카이스트팀이 로봇 강국인 미국과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  2015 DARPA ROBOTICS CHALLENGE Final Winner - Hubo (Team KAIST)


▲  2015 DARPA ROBOTICS CHALLENGE Final Winner - Mission


당시 우리나라의 우승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로봇의 양대 산맥은 미국과 일본이었으며 모두들 이번 Challenge 도 두 국가의 경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팀은 Google에서 지원하는 팀도 몇몇 있었습니다. 당시 Challenge 가 끝나고 8개월이 지난 후 하나의 영상이 공개됩니다. 당시 challenge 에 참가했던 Boston Dynamics 에서 만든 로봇을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8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향상된 기술력을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을 본 다른 로봇 과학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로봇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  Atlas, The Next Generation - Boston Dynamics


DARPA 에서 진행 중인 것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기사를 본 것 중에 하나는 생각하는 것 만으로 컴퓨터 모니터에 글을 쓸 수 있는 시대가 올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부분 역시 DARPA에서 이전부터 진행해오던 것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빅데이터를 기초로 합니다. 만약 '사과' 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의 뇌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런 데이터를 수 없이 쌓아놓는 것입니다. 그런 데이터들을 토대로 글을 쓰게 하는 것이죠. 아시나요? 이런 기술 역시 전쟁에서 아군끼리 아무런 말 없이 서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처음 고안했던 것입니다. 


DARPA의 1년 예산은 2조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당장 산업화되기는 힘들더라도 우리의 상상 속에 있는 것들을 실제 현실로 만들기 위한 일을 해 나갑니다. Internet, GPS 등이 우리에게 일상이 되었던 것처럼 오늘 소개한 것들 역시 언젠가는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런 기술이 인간의 삶에 들어올 때는 그 편리함과 함께 엄청난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이 해결해가야 할 부분입니다. 자율 주행차에 대해서 얼마전에 기사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만약 내가 구매한 자율주행차가 어떤 사고의 순간에 처했을 때 A를 선택했을 경우 차에 탑승했던 사람 2명이 죽고, B를 선택했을 때는 외부의 10명이 죽는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B를 선택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면 당신은 그 차를 구매하겠는가?" 이게 자신의 문제로 들어오면 복잡해집니다. 이런 것은 아주 작은 문제입니다.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벗어나는 수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입니다. 


로봇이 일상으로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단순 직업들은 사람에게서 로봇으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보다 더 심하게 대기업 중심으로 사회의 부가 집중되고 부익부 빈익빈은 심해질 것입니다. 어쩌면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기계파괴운동)이 재현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로봇이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경우의 법률적인 문제 등 각종 제도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들은 이제 단순히 공상과학이 아니고 현실로 들어오고 있는 부분입니다. 알파고가 갑자기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듯이, 우리의  일상에 충격을 주는 것들이 하나씩 나타날 것입니다. 그때마다 놀라고 당황할 수는 없습니다. 조금씩 그 변화의 흐름을 알아가고,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무엇을 해야 할지 미리 고민해 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 참고 -

1) 강연 : 수원시 평생학습관 <곧 다가올 로봇 시대> , 한재권
2) 로봇의 부상 - 마틴 포드 저 / 세종서적

3) 마음의 미래 - 미치오 카쿠 저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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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가 공부하는 이유,  사이토 다카시 지음, 오근영 옮김, 걷는 나무



사내 블로그에서 한 블로거가 서평으로 남긴 책이다. 

평소 독서, 책, 공부와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진 터라 그 내용이 궁금했다.

어느 정도는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예상이 되는 목차였지만,

한 번 씩 마음가짐을 상기시켜주는 차원으로 읽기에는 좋은 책이었다.

그 동안 독서와 글쓰기에 한 참 게을러져 있었는데, 

다시 한 번 내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고, 

스스로에게 자주 질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본다.




책을 읽고 나서 엽서에 적어 놓은 글귀다.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 두 가지 물음이 유난히 크게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평범한 글귀이지만 어느 순간 찌릿! 하면서 다가오는 순간.

그 순간의 찰나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비로소 우리의 삶이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 아닐까.


이 두 질문은 수시로 물어야 한다.

질문없이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일상에 매몰된다.

하루 하루 흘러가는 일상이 어떻게 보면 같은 것이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며,

그 물음의 답을 가지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하자.

그 대답으로 사소한 실천과 행동들을

일상이라는 것에 녹여내고, 습관으로 만든다면,

그 일상은 소중한 담금질의 시간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일상이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스스로 그리는 삶을 살아가게 되겠지.


마지막으로 책에서 소개된 한 구절을 적어 본다.

평소에 독서의 궁극적 목표를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와 비슷한 글귀가 있어서 그 글로 갈무리한다.


세계관이 하나인 사람은 세상을 하나의 방향으로만 이해한다.

그런데 잘못하면 내 생각에서 벗어나거나 조금이라도 다른 것들을 전혀 표용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


'다양한 나무가 자란 숲'을 키운 사람은 

그 안에 괴테라는 나무도 가지를 뻗고 도스토옙스키 나무, 플라톤 나무도 자라고 있을 것이다.

마르크스 주의와 기독교가 함께 살 수도 있다.

물론 전공이나 취향에 따라 숲의 기반이 되는 주종은 있겠지만

그 외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많이 자라 

내면에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하나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내면에 다양한 나무가 자란 숲을 키운 사람은

자신과 다른 생각도 진지하게 듣고

'그런 사고방식도 있구나. 지금까지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나와는 다른 생각도 있구나' 하고

자신을 더욱 확대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공부로 받아들인다.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니체였다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자기 내면 안에 있는 생각의 틀을 여러 개 꺼내보면서 이리저리 비교해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애쓴다.

한 분야의 전문가이면서도 이런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겠는가?


- 내가 공부하는 이유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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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건축법에 규정된 건축의 정의는 "건축이란 건축물을 신축, 증축, 개축, 재축하거나 건축물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이다.

그러나 건축을 건설과 분리시켜 국토교통부 같은 곳이 아니라, 문화부 산하 문화유산부에 소속하게 한 프랑스는 1977년에 제정한 건축법에서 이렇게 건축을 정의한다. "건축은 문화의표현이다. 건축적 창조성, 건축의 품격, 주변 환경과의 조화, 자연적/도시적 경관 및 문화 유산의 존중 등의 공공적 관심사다."


건축에 대한 정의부터 다르다. 우리나라는 건축을 부동산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문화유산으로 여기며 법을 제정한 것이다.

이렇게 다른 시작은 결국 다른 건축물, 다른 도시공간으로 나타나게 된다. 과연 어느 나라의 도시 공간에서 살고 싶을까?


우리가 흔히 쓰는 '우리가 책을 만들지만, 다시 그 책이 우리를 만든다.' 라는 말이 있다. 사실 이 말은 윈스턴 처칠이 1943년 10월 폭격으로 폐허가 된 영국의회 의사당을 다시 짓겠다며,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다시 그 건축이 우리를 만든다.' 라고 연설한 부분을

타임스(The Times)가 인용한 말이다. 바라보는 시선부터 다르다. 우리에게도 건축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건축가 승효상의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는 이런 건축과 우리가 사는 공간 그리고 도시에 대해서 인간 중심으로 풀어낸 한 편의 인문서적이다. 그의 첫 책이자 그의 건축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빈자의 미학』을 그는 가난한 이가 아니라 가난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건축 방법론이라 했다. 그런 그의 생각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책으로, 건축과 도시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성찰하고 있다.


▲ 건축가 승효상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을 읽으면서 특히 눈에 들었던 부분이 있다. 바로 프랑스 국립 도서관 건립에 관한 내용이다.
1989년, 그랑프로제(Grand Project)의 하나인 프랑스 국립 도서관 현상 공모에서 심사위원단이 두 개의 안을 뽑은 후 최종 결정을 미테랑 대통령(1916~1996)에게 미루는 일이 생겼다. 당시 심사위원단에는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렌초 피아노(1937~)도 포함되어 있는 역량있는 심사단이었지만, 대통령의 식견을 신뢰하고 그에게 위임한 것이다. 그리고 미테랑 대통령은 당시 43살이었던 도미니크 페로(1953~)의 설계안을 선정한다. 도미니크 페로는 이화여자대학교의 ECC 설계자이기도 하다.


▲ 프랑스 국립 도서관 전경(미테랑 도서관)


▲ 프랑스 국립 도서관 외관


▲ 프랑스 국립 도서관 내부


당시 해당 설계안 선정에 대한 미테랑 대통령의 평론을 소개한다.


"그의 디자인은 대칭 속에서 명료하며 선들은 절제되고 그 속의 공간들은 참으로 기능적입니다. 마치 침묵과 평화의 요구인 것처럼, 이 건축은 지면 속으로 파고 들었으며, 네 개의 타워는 이 도시의 심장부인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땅과 하늘에 생겨난 이 도서관의 산책로는 모두에게 열려 있어, 현대도시의 새로운 거처인 이 넒은 공공의 공간에서 우리는 만나고 섞이게 됩니다. 페로의 이 작업은 일개 건축이 아니라 미래를 예시하는 하나의 도시 계획입니다. 바로 그가 인류가 갈망하는 지식과 아름다움을 위한 위대한 성취를 이룩한 것입니다."


프랑스는 이 도서관을 미테랑 도서관이라고 이름 지으며, 그를 영구히 기리기로 한다. 그가 대통령 직을 마친 후, 예전에 저지른 불륜으로 인한 혼외자식 문제가 드러나자, 그 사건이 불륜이 아니라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로 회자될 정도로 프랑스는 그를 보호하고 사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1996년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에서 연민의 정을 보내왔으며, 정적인 시라크 마저 그를 추모했다고 한다.


그들은 이 도서관 건축을 단순히 도서관 하나를 짓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나의 건축물이 공공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삶에 관점에서 건축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테랑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인 1997년 부터는 프랑스의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기 위해 '2000년 포럼'을 운영한다.

오랜 기간의 논의 끝에 프랑스는 2000년이 시작되기 전에 21세기 맞이 행사계획을 다음과 같이 발표한다.


"2000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모든 지식의 대학'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지 매일 토론한다. 과학기술을 주제로 200여회, 인문과학으로 100여회, 21세기의 장점에 대한 내용으로 60여회를 구성하는 이 토론회는 미테랑 도서관과 퐁피두 센터, 과학의 집에서 개최되며 매일 TV로 생중계하고 기록하여 모든 일정을 마치면 책으로 발간하여 보존할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이게 바로 '격(格)' 이구나! 초고층의 높은 빌딩과 경제성장률의 수치 등은 국가의 격을 만들 수 없구나. 결국 격(格) 은 사람들을 통해서, 그들의 진지한 성찰과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이제 우리는 이와 같은 격(格)을 향해야 하지 않을까.


이와 함께 예전에 EBS 지시채널e 에서 소개한 프랑스의 대학입학시험인 '바칼로니아'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1808년 부터 지속되어온 이 시험의 목적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바칼로니아는 모두 주관식이고 특히 철학 문제는 세개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 4시간 동안 자기의 생각을 글로 적어야 한다.

중국의 천안문 사태가 있었던 1989년의 문제는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가?"

이민자 폭동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2006년은 "특정한 문화의 가치를 보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정치인의 탈세와 온갖 비리로 얼룩졌던 2013년에는


이것이 격(格) 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건축과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세상에 접근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그들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하지만 모두들 매체와 매개가 다를 뿐이지, 결국 바라보는 세상은 같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으로 올바른 세상에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아닐까?


만약 바칼로레아가 우리나라에 있다면,

과연 2016년 지금은 어떤 문제가 등장할까?

그 질문에 대해 각자 생각할 시간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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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칼라니티 라는 '유능한 의사' 가 있습니다. 그는 이제 곧 레지던트 생활을 마치고 신경외과 의사로서 발돋움하는 일만 남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언제나 다른 이들의 죽음을 지켜 보고, 떠나는 이들의 마지막을 책임져 주던 그 였는데, 이제는 상황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그는 천천히 죽음과의 만남을 준비합니다. 같은 의사였던 아내와 함께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신중한 고민을 합니다그리고 2세를 갖기로 하고 딸 아이를 출산합니다. 그는 투병 중에서도 몸이 허락할 때 까지 신경외과 의사로서 수술에 참여하고, 레지던트 생활을 마칩니다. 더 이상 의사로서의 역할이 힘들어지게 되었을 때는 평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가 남긴 글과 아내가 덧붙인 글이 모아져서 한 권의 책으로 남았습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는 폴 칼라니티의 유일한 책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서른 여섯 살이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 삶을 정리하며 적어낸 글, 그는 과연 어떤 이유로 삶의 마지막 기록을 책으로 남기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짧은 생각일 수 있겠지만, 어쩌면 그가 떠난 뒤 남게 되는 아내와 딸을 위해서 적어둔 마지막 편지일지도 모르겠네요.


▲ 폴 칼라니티와 그의 아내, 그리고 딸

 

삶과 죽음은 그 자체가 부조리합니다카뮈는 어린 아이들의 죽음교통사고로 인한 죽음 처럼 부조리한 게 없다고도 했습니다사람들이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게 찾아온다는 것입니다예상할 수 없습니다갑자기 찾아옵니다내일을 알 수 없습니다그래서 누군가는 그것이 공평하다고 하지요.

 

저는 만약~라면?’ 이라는 질문을 저에게 대입하는 것을 망설이는 편입니다입으로 꺼내는 순간글로 적어버리는 순간 무언가 제 삶에 영향을 미쳐버릴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그래서 좋지 않은 의미일 경우에는 잘 담지 않습니다그런데 조심스럽게 만약 제 남은 삶이 1년 이라면?’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제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백해집니다그리고 결국은 사람을 향하게 됩니다무엇보다 내 가족들이 나의 부재로 인해 겪게 될 여러 아픔을 떠올리게 됩니다그렇다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조금 명확해지는 거 같습니다가족들이 겪게 될 아픔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고그들이 살아가면서 힘이 될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삶을 위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 번쯤 제 인생을 처음부터 곱씹어 볼 거 같습니다제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나로 인해 누군가 큰 상처와 아픔을 겪지 않았는지정말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는지깊은 슬픔에 눈물을 흘렸던 적은 없었는지 하나씩 하나씩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서 한 번 더 되새기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위화의 <7과 같은 책을 읽으면서 죽음’ 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겪어야 할 경험이지만우리 주위에서 그 경험에 대해서 말해줄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그러기에 사람들은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 두려워하고궁금해합니다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 의문점은 풀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남게 됩니다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간직해 둡니다.


▲ 해골과 꽃다발이 있는 바니타스 정물, 아드리안 판 위트레흐트 (1599~1652) 作


대신에 대단히 실용적인 호모사피언스들은 죽음을 통해서 삶을 돌아봅니다
서양화를 보다 보면 해골이 등장하는 그림을 종종 보게 됩니다그리고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기 보다는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철학자 니체의 운명관을 나타내는 아모르 파티(amor fati)’ 라는 말이 있습니다이는 다가오는 운명의 필연성에 긍정하고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여 사랑하라는 의미입니다니체의 영원회귀’ 사상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만약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이 죽은 후에도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갈 것입니다그래야지 다음 삶에도 이 순간이 반복 될 테니까요죽음은 부조리하기에 우리가 예측할 수 없습니다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판단은 어쩌면 지금 현재에 충실한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책을 한 번 읽으면서 만약 내 삶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 이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죽음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을 한 번 펼쳐 볼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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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오늘날의 학문불류로는 나누기 곤란한 일종의 통합교과적 텍스트일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읽으려면 말 그대로 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많은 이들이 고전읽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힘들더라도 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통합적 지식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까닭에 고전은 이러한 지식인을 훈련시키는 데에도 아주 좋은 교재라 하겠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통해 한 권의 고전 전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고전읽기를 하는 독자의 기본적인 물음이다. 아래는 몇 가지 대답이다.


첫째, 저자와 그의 시대를 철저히 이해하기, 저자가 그 책을 쓰던 순간을 상상하기, 이로써 읽는 이는 텍스트의 저자와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도 저자의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둘째, 전체를 통독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해보기, 한 권의 책이 많은 주장을 담고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딱 집어서 이것 하나라고 할 만한 것은 반드시 있다. 책 한 권을 읽고 '이 책의 주장은 한마디로 이것' 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은 고도의 추상적 사유를 할 줄 안다는 증거이다. 자주 해보면 늘어난다.


이상 두 가지는 일종의 몸풀기에 해당할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 그 책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책은 살아 숨쉬는 생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읽으면서 일종의 대화를 하려면 이런 종류의 몸풀기가 많이 요구된다. 읽고자 하는 책과 정말 가까워지고 싶으면 읽든 읽지 않든 늘 책을 끼고 다니면서 자꾸 쓰다듬어 보고, 들춰 보고 하면서 표지의 질감, 활자 자체의 물질성에도 익숙해지는 노력을 할 필요도 있다.


셋째, 구조를 파악하기.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종의 질서를 상상해 보고, 그것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고전의 저자는 분명히 책을 쓰면서 구조를 세우고 작업했을 것이다. 그것을 알아내는 것은 자연과학자들이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자연 현상 안에 숨어있는 질서를 찾아내고 아주 간단명료한 법칙으로 추상화하는 활동과 마찬가지의 것이다.


넷째, 독특한 표현과 비유들을 찾아내기. 어떠한 저자든지 손가락의 지문과 같은 고유한 표현 습관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은 책읽기의 흥미를 더해주며, 동시에 자신의 글쓰기 훈련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고전의 저자가 자연과학의 언어들을 자주 사용한다면 그가 관심있는 지식의 영역 또는 그가 모범으로 삼고 있는 지식이 자연과학임을 짐작할 수도 있다.


이상 두 가지는 책을 본격적으로 읽어 나가면서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구조가 뼈에 해당한다면 표현과 비유는 살에 해당한다. 이것들이 책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치밀하게 읽다가 건성건성 읽다가 하는 과정을 되풀이 해보는 것도 책에 질리지 않는 방법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책과 아주 친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소리내어 읽기. 어떤 책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소리내어 읽는 것이다. 다 읽을 수 없으니 자신이 맘에 드는 부분만 골라서 저자가 독자에게 읽어준다는 기분으로 한 번 낭독해보자. 이렇게 함으로써 책을 몸으로써 느끼게 된다. 자신이 쓴 글도 소리내어 읽어보면 말이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여 문장을 다듬을 때도 도움이 된다.


여섯째, 문장 다시 써보기, 고전의 문장들 중에는 멋진 것이 많다. 흉내내어 베껴보는 것도 좋고, 그와 똑같은 취지로 자신이 다시 써보는 것도 좋다. 이것은 아주 좋은 문장 훈련이다.


이상 두 가지는 한마디로 책을 내것으로 만드는 과정에 해당한다. 이 정도면 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책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게 되어 다음 책을 읽을 수 있는 준비가 된다.


일곱째, 핵심만 추려내어 써보기. 자연과학자들이 법칙을 만들어내는 것은 자질구레한 것들을 버리고 핵심만 골라내는 행위이다. 고전을 한 권 읽고서 모든 내용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정리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파악한 핵심을 A4 한 장 정도로 쓸 줄 아는 것, 이것은 진정한 추상화 능력이다.


- 강유원, 『서구 정치사상 고전 읽기』 서문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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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기회가 온 바로 그 순간, 심리학으로 성공을 잡는 법』 에서 -실천과제- 발췌


제1장_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자

-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그냥 '살 빼기'보다, '5킬로그램 줄이기'가 낫다. 구체적인 목표는 어디서부터를 성공으로 부를 수 있는지 분명하도록 해준다. 그리고 성공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하도록 자극한다. '최선을 다하'와 같이 막연한 목표는 그 누구에게도 동기를 부여할 수 없다.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자

- 목표는 현실 가능성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높게 잡아야 한다. 도전적인 목표는 동기를 부여하고 열정을 자극한다. 반면 목표가 너무 쉬우면 성공 가능성은 높겠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달라지지 않는다. 살을 5킬로그램 빼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10킬로그램을 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목표를 향한 접근 방식을 비교해보자

똑같은 목표라고 해도 추상적 접근 방식이냐, 구체적 접근 방식이냐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이를테면 옷장 정리를 '집 안을 깨끗하게 하기' 라고 볼 수도 있고(이유 중심적 접근 방식), 또는 '입지 않는 옷들을 골라서 버리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행위 중심적 접근 방식). 우리는 이유 중심적 접근 방식으로 바라볼 때 열정을 끌어올리고 유혹에 저항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반면 행위 중심적 접근 방식은 어렵고, 생소하고,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제를 처리해야 할 때 도움을 준다.


목표에 맞는 접근 방식을 선택하자

목표가 먼 미래의 일일 때 사람들은 이유 중심적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 이 접근 방식은 자신의 욕망과 가치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반면('디즈니랜드에 놀러 가면 얼마나 신날까?), 현실적인 문제에는 소홀하도록 만든다('디즈니랜드에 가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이와는 반대로 가까운 미래의 목표에 대해서는 행위 중심적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 이 접근 방식은 현실적인 문제에 주목하도록 만들지만, 목표 달성 과정에서 얻을 수 잇는 기쁨과 의미를 외면하게 할 위험이 있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맞게 적당한 접근 방식을 선택하는 기술이다.


긍정적으로, 더불어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긍정적인 생각은 목표 달성에 대단히 중요하다. 그 이유는 동기를 부여하고 열정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표 달성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상황을 과소평가해서는 곤란하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그저 다 잘될 것이라며 안이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준비에 게으르다. 이는 긍정적인 생각의 어두운 면이다.


정신적 대조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자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우선 목표를 달성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다음으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정신적 대조를 통해 긍정적인 생각의 힘을 발휘하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감각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제2장_목표는 어디서 오는가?


어떤 요인이 목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자

- 목표를 합리적으로 수립하고자 한다면, 목표를 선택하는 과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요인들 각각의 특성을 따져본 후, 어떤 것들은 강화하고 또 다른 것들은 제거하도록 하자.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갖자

-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은 목표 선택 과정에서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정말로 원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머뭇거리고 있다면, 스스로 이렇게 물어보자. '나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아니라면 이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능력에 대한 가변론자가 되자

-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과 마찬가지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믿음 또한 목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지능이나 성격과 같은 개인적인 특성들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 믿는다. 특히 불변론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 특성들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기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더 애를 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최근 발표된 많은 연구 성과가 불변론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그리고 다양한 실험 사례가 개인적 특성들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내놓고 있다. 만약 여러분이 불변론자라면, 그리고 그 믿음이 목표 선택에 방해가 된다면, 이제 그 선입견을 버릴 때가 왔다. 자신의 능력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가변론자는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고, 이를 통해 능력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간다.


환경요인을 활용해 무의식을 자극하라

- 환경요인은 목표를 선택하고 추구하는 과정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그리고 이 영향은 대부분 무의식적 차원에서 이뤄진다. 언어적 표현, 이미지, 사람들 등 주변의 다양한 환경요인이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그중에서 특히 롤모델은 '목표 전염'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의식이 다른 일로 방해를 받는 상황에서도 무의식이 목표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환경요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이를 통해 열정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이때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면, 우선 여러분이 제시하는 목표를 상대방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제3장_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목표


성과에 집중할 것인가, 성장에 집중할 것인가

- 이 장에서 우리는 능력을 증명하기 위한 성과 목표, 그리고 내적인 성장에 집중하는 향상 목표에 대해 살펴봤다. 학교나 직장, 또는 여러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분은 지금 하는 일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한 기회로 보는가, 아니면 최고의 자리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가?


성과에 집착하면 쉽게 포기하고 만다

- 성과 목표는 높은 동기를 부여해 최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기에는 과제가 그다지 어렵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안타깝게도 성과 목표를 지닌 사람들은 상황이 어려워질 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쉽게 결론 내리고, 이는 곧 성급한 포기와 좌절로 이어지고 만다.


내적 성장에 집중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

- 향상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문제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며, 실패를 다른 목표를 향한 원동력으로 받아들인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향상 목표의 혜택 1 : 과정을 즐기다

- 향상 목표를 지닌 사람들은 과정을 즐기고, 그 속에서 많은 기쁨을 발견해낸다. 그들에게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정 자체도 가치가 있다.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며, 전략을 끊임없이 수정한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실질적인 도움을 얻어낸다.


향상 목표의 혜택2 : 부정적인 감정에서 쉽게 탈출하다

향상 목표를 지닌 사람들은 좌절과 우울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천한다. 그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고, 곧바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이 또한 그들의 유연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성과 목표에서 벗어나 향상 목표로 향하자

- 이 장의 핵심은 성과 목표를 떠나 향상 목표로 넘어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맏고 있다면, 자신의 사교적인 능력을 의심하기보다 관계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직장에서도 자신의 업무 능력을 과시하기보다,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자. 향상 목표라는 안경으로 바꿔 끼는 순간 세상은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자.



제4장_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의 목표


이상 중심적 관점은 이익 극대화에, 예방 중심적 관점은 손실 최소화에 집중한다

- 이 장에서 우리는 이상 중심적 관점과 예방 중심적 관점의 차이를 살펴봤다. 이상 중심적 관점을 지닌 사람은 목표를 이상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성취라 생각하고, 예방 중심적 관점을 지닌 사람은 목표를 안전과 위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반드시 달성해야만 하는 책임이나 의무라 여긴다. 좀 더 일반적으로 설명하면 이상 중심적 관점은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며, 예방 중심적 관점은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상 중심적 관점에는 낙관주의가 도움이 된다

- 여러분이 이상 중심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면, 낙관주의와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낙관주의로부터 열정과 끈기를 높일 수 있으며, 목표 달성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예방 중심적 관점에는 방어적인 비관주의가 도움이 된다

- 예방 중심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낙관주의를 통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여기서 낙관주의는 경계심을 허물어뜨림으로써 동기를 거둬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들에게는 방어적인 비관주의가 도움이 된다. 즉 주변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인식이 경계심을 강화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이상 중심적 관점은 성취감을, 예방 중심적 관점은 안정감을 준다

- 이상 중심적 관점을 가진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을 느끼는 반면, 실패하면 좌절감을 맛본다. 이완느 달리 예방 중심적 관점을 지닌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면 안도감을 느끼는 반면, 실패하면 두려움이 증가한다.


이상 중심적 관점은 모험을 사랑한다

- 이상 중심적 관점은 자연스럽게 위험 편향으로 이어진다. 위험 편향이 강한 사람들은 기회를 놓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므로, 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항상 '신호'로 해석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그들은 창조적이고 모험적인 생각과 행동을 추구한다.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선호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협상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거시적인 그림에 주목하면서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으려 한다.


예방 중심적 관점은 안전을 사랑한다

- 예방 중심적 관점은 보수적 편향으로 나아간다. 보수적 편향이 강한 사람들은 실수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가짜 신호'가 아닌지 항상 의심한다. 그들은 새로운 생각과 행동에는 소극적이지만, 계획한 일을 미루지 않고 즉각 처리하는 장점을 지닌다. 세부적인 사항에 집중하고, 속도보다는 정확성을 선호한다. 주변의 유혹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사소한 부주의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


목표-관점-전략 사이의 궁합에 주목하라

- 이상 중심적 관점과 예방 중심적 관점 모두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하지만 목표와 궁합이 맞는 관점을 선택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먼저 목표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관점을 선택하는 것이다. 목표와 목표를 바라보는 관점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이상 중심적 관점 또는 예방 중심적 관점으로 치우친다. 하지만 주변 상황에 따라 두 관점의 스펙트럼상에서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와 궁합에 맞는 적절한 관점과 전략을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제5장_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목표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세 가지 기본 욕구

- 모든 목표가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관계', '역량', '자율' 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세 가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목표 만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준다.


관계 욕구를 충족시키자

-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강화하며, 공동체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관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여러분은 이런 목표를 갖고 있는가?


역량 욕구를 충족시키자

- 잠재력을 발현하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역량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여러분은 지금 이런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가?


자율 욕구를 충족시키자

- 자신의 욕망에 따라 스스로 목표와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율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잇다. 목표에 자신의 생각과 가치가 담겨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열정을 느낀다. 여러분이 지금 좇고 있는 목표는 어떤가?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투자하고 목표가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반영하는가?


반짝인다고 해서 모두 금은 아니다

- 돈과 명예, 인기와 같이 자신의 가치를 다른 사람들의 인정으로부터 확인하고자 하는 목표는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가 정말로 추구해야 할 목표를 보지 못하게끔 한다. 혹시 지금 이런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변화의 시점이다.


내적 동기는 최고의 원동력이다

- 자신이 직접 선택한 목표는 내적 동기를 부여해 창조성과 끈기를 높이고, 그 달성 과정에서 기쁨을 발견하도록 자극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 하지만 보상, 처벌, 마감 시한, 감독 등의 외적 통제 요소들 때문에 내적 동기는 쉽게 상처를 입는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인센티브 제도를 구상하고 있다면, 내적 동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신중하게 고려하자.


통제력에 대한 확신은 열정을 자극한다

- 자율성 지지적 환경은 내적 동기를 부여한다. 사소하거나 가상적인 선택권도 자율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으며, 이는 곧 열정과 만족감으로 이어진다. 여러분의 직원, 학생, 자녀에게 어떤 목표를 제시하고자 할 때 그들이 느끼는 통제력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 자율 욕구는 내재화 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공동의 목표를 구성원들 모두가 내재화할 때 그 조직은 최고의 성과를 이룬다.



제6장_내게 어울리는 목표


쉬운 과제를 처리할 때

- 목표 달성이 쉬워 보인다면, 이상 중심적 관점을 선택하자.


어려운 과제를 처리할 때

- 목표 달성이 힘들어 보인다면, 예방 중심적 관점으로 바라보자.


새로운 과제에 도전할 때

- 익숙하지 않고, 까다롭고,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면, 향상 목표를 선택하자. 그리고 이를 예방 중식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행위 중심적 접근 방식으로 다가서야 한다.


유혹을 이기기 힘들 때

- 목표 달성의 과정에서 방해 요인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경우, 이유 중심적 접근 방식을 강화하도록 하자.


속도가 중요할 때

- 이상 중심적 관점을 선택하자.


정확성이 중요할 때

- 예방 중심적 관점으로 목표를 바라보자. 그리고 자율 욕구에 주목하자.


창조성이 중요할 때

- 이상 중심적 관점으로 목표를 바라보자. 그리고 자율 욕구에 주목하자.


목표 달성 과정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싶을 때

- 목표 달성 과정에서 기쁨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향상 목표를 선택하자. 그리고 자율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자.


진정한 행복을 원할 때

- 관계, 역량, 자율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목표를 선택하자. 그리고 부, 명예, 인기를 추구하는 목표를 멀리하자. 외부의 인정을 바라는 목표는 절대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제7장_다른 살마을 위한 목표


가능한 한 많은 선택권을 주자

- 일방적으로 목표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방에게 가능한 한 많은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도록 하자.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은 동기를 부여하고, 목표에서 더 많은 가치를 발견하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최고의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공식적인 선언을 하자

- 선택권의 여지를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공식적인 선언'을 활용하자. 목표를 공식적인 선언의 형태로 약속할 때 더 높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어떤 사람도 공적인 약속을 깨트리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선언의 효력이 사라지면 동기부여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주의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표의 내재화에 주목하도록 하자.


무의식을 자극할 수 있는 환경요인을 활용하자

- 목표를 선택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영향은 대부분 무의식적 차원에서 이뤄진다. 단어나 물건 등 다양한 환경요인을 활용해 우리는 다른 사람의 무의식을 자극할 수 있다. 다만 사람들마다 그 요인의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에 주의하자.


프레이밍 기법으로 목표를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 목표의 유형, 목표를 향한 접근 방식, 목표를 바라보는 관점 등은 동기 부여와 내재화 과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평가 여부 및 평가 방식은 향상 목표, 또는 성과 목표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리고 목표에 대한 설명 방식은 이상 중심적, 또는 예방 중심적 관점에 영향을 준다. 이와 같은 프레이밍 작업을 통해 열정을 높이고, 목표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다.


목표의 전염력은 강하다

- 목표의 전염력은 대단히 강력하다. 우리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강한 동기를 얻을 수 있다. 이 전염의 과정 역시 대부분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에게 적절한 롤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또는 여러분 자신을 롤모델로 내세움으로써 목표 전염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때 여러분이 제시한 롤모델을 다른 사람들이 잘 알고,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목표 전염성의 효과가 커진다.



제8장_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장애물 제거하기


문제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에 있다

- 방법을 몰라서 실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보다는 실천의 기회를 놓쳐서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성공의 열쇠는 실천에 있다.


순간을 놓치는 실수를 조심하자

- 우리는 너무나 바빠서, 또는 여러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실수를 종종 저지른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순간을 놓치지 말자


해야 할 일을 미리 정해 놓자

- 결정적인 순간에 어떻게 움직일지 구체적인 계획을 미리 마련해놓자. 그러면 절대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목표 방패를 들어 열정을 지켜내자

- 다양한 방해 요인과 경쟁 목표에서 관심과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우리 두뇌는 목표 방패라고 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 메커니즘 때문에 우리는 목표에 대한 열정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주기적인 자기 점검을 실시하자

-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자신의 위치를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기 점검이 없으면, 전략을 수정해야 할 시기를 놓치고 만다. 주기적인 자기 점검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자.



제9장_계획이라고 하는 마술


계획은 놀라운 효과를 가져온다

- 가정법 형식의 간단한 계획을 세워두면 목표 달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계획 수립만으로도 유혹에 저항하고, 부정적인 감정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자

- 계획은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잡자. '열심히 공부하기' 가 아니라, '매일 저녁 네 시간 이상 공부하기'와 같이 구체적이고 완성된 형태로 계획을 세우자. 구체적인 계획은 일을 미루지 않고 곧바로 행동에 몰입하도록 우리를 자극한다. 따라서 계획을 세울 때에는 시간과 장소,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놓자. 계획의 생명은 구체적인 정보에 있다. 구체적인 정보를 계획 속에 담아놓으면, 다른 복잡한 일에 정신이 팔려 있더라도 실천의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가정법 형식의 계획을 세우자

- '저녁을 먹고 나면, 네 시간 이상 공부를 할 것이다'와 같은 가정법 형식의 계획을 종이에 직접 써보거나, 마음속으로 되뇌자.


장애물을 겨냥해 계획을 세우자

- 목표 달성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장애물이나 유혹을 예상해보자. 그리고 각각의 항목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가정법 형식의 계획을 세워두자. 예상되는 문제 상황에 대비해 미리 계획을 세워두면, 실제로 문제가 나타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제10장_자기 통제력을 높이는 기술


용불용설을 기억하자

- 자기 통제력은 우리 몸의 근육과 같아서 사용하지 않으면 위축된다. 거꾸로 규칙적인 훈련을 통해 단련할 수도 있다. 자기 통제력은 목표 달성 과정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자기 통제력을 단련하자

- 장기적으로 자기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트랜스 지방 섭취량을 줄이거나, 하루에 윗몸일으키기 100개를 하거나, 항상 똑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을 들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노력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자기 통제력 수위를 관리하기 위해 가급적이면 한 번에 한 가지 목표만 도전하고, 가정법 형태의 계획을 세우자. 이처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는 자기 통제력을 단련할 수 있다. 일단 자기 통제력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 훈련 강도를 높일 수 있고, 이는 다시 자기 통제력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자기 통제력은 지치기 마련이다

- 근육과 마찬가지로 자기 통제력도 피로를 느낀다. 그리고 자기 통제력 저장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 유혹에 대한 저항력도 크게 떨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자기 통제력이 소진되었을 때 가능한 한 신속하게 회복시키자.


전염 전략과 보상 전략을 세우자

- 전염 전략을 통해 자기 통제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 인내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거나, 자기 통제력이 높은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떨어져 있던 자기 통제력을 신속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고통에 대한 공감은 자기 통제력을 소진시킬 수 있으니 주의하자. 순간적인 기분 전환을 통해서도 자기 통제력을 높일 수 있으므로, 상큼한 음료수나 작은 선물 역시 도움이 된다.


혈당을 유지하자

- 혈당 수치 또한 자기 통제력 수위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혈당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백질과 복합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급하게 자기 통제력을 끌어올려하는 경우라면, 당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자. 단, 슬렌다와 같은 인공 설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때 당분이 몸속으로 흡수되어 두뇌에 이르기까지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이렇게 얻은 효과는 빨리 사라진다는 사실에 유의하자.


관성의 법칙을 명심하자

- 자기 통제력 저장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면 에너지를 가능한 한 아껴야 한다. 일단 어떤 행동을 시작했다가 멈추려면 상당히 많은 자기 통제력을 소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기 통제력의 관점에서 보자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편이 가장 좋다. 그 밖에 이유 중심적인 접근 방식으로 목표를 바라보고, 자기 점검을 강화하고, 외적, 내적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것도 자기 통제력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자기 통제력에 대한 자만은 금물이다.

- 자기 통제력은 제한된 에너지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금방 소진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목표에 동시에 도전하거나, 스스로를 유혹에 너무 쉽게 노출시키지 말자.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통제력을 과신하는 성향이 있으며, 이러한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너무 쉽게 유혹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자기 통제력을 일부러 시험에 들게 하지는 말자.



제11장_긍정적인 생각의 허와 실


낙관주의가 도움이 될 때가 있다

- 실제로 낙관주의는 동기를 부여하고, 우선순위에 집중하고, 문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등 목표 달성에 많은 도움을 준다.


낙관주의가 독이 될 때가 있다

- 하지만 낙관주의는 가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만든다. 문제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하게 하고, 무모하게 위험을 감수하도록 만든다. 낙관주의는 실패의 충격을 심리적으로 완화시켜주는 기능도 하지만,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내는 과정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비현실적 낙관주의를 조심하자

- 성공에 대한 확신과 비현실적 낙관주의의 차이를 이해하자. 비현실적 낙관주의란 타고난 지능, 운명, 행운 등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을 말한다. 여러분이 지금 자신의 재능을 행운 때문에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면,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비현실적 낙관주의자는 예상되는 문제 상황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으므로, 실제로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현실적 낙관주의를 지니자

- 현실적 낙관주의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자신감을 말한다. 현실적 낙관주의자는 노력과 끈기, 올바른 전략 선택이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현실적 낙관주의자는 가능한 한 문제 상황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비현실적 낙관주의에서 현실적 낙관주의로

- 혹시 자신이 비현실적 낙관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자.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앞서 살펴본 테스트를 시도하라. 그리고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의 근거를 확인하고,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현실적 낙관주의로 넘어가도록 하자.


귀인 재훈련을 실시하자

- 타고난 능력보다 노력과 끈기, 전략 선택이 성공 가능성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통해 현실적 낙관주의를 강화할 수 있다. 같은 목표를 달성했던 롤모델을 통해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과거 성공 사례를 떠올려보자

- 롤모델처럼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통해서도 현실적 낙관주의를 강화할 수 있다. 당시 어떤 문제가 벌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전략을 사용했는지 떠올려보자. 비관주의로 빠져드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 달성 과정을 상상해보자

- 결승점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향한 전체 과정을 미리 예상해봄으로써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현실적 낙관주의의 핵심이다.



제12장_성공적으로 포기하는 기술


끈기의 중요성을 명심하자

- 목표를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문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끈기 있게 나아갈 때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끈기를 키워주는 목표를 선택하자

- 끈기르 높이려면 먼저 목표 선택에 신중을 기하자. 향상 목표를 선택함으로써, 그리고 자신이 직접 선택함으로써 끈기를 세울 수 있다.


능력이 아니라 끈기를 고민하자

- 능력이 부족해서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능력보다 오히려 노력, 끈기, 계획, 전략이 더 중요하다. 이 사실을 분명히 이해해야 끈기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 객관적인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할 때 과감하게 포기를 선택하는 능력도 행복한 삶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성공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낮아 보일 때에는 포기를 두려워 하지 말자.


행복한 삶을 위한 포기도 있다

- 아무리 간절히 원하고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포기를 진지하게 고려하자.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포기의 기술은 새로운 성공을 부른다.

-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기회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포기하는 기술 또한 행복한 인생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목표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생산적으로 포기하고자 한다면, 빈 공백을 메워줄 새로운 목표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열정을 그대로 이어나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제13장_생산적인 칭찬의 기술


솔직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까 봐 정말로 꼭 필요한 피드백을 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자네 잘못이 아니야. 최선을 다했으니 됐어" 라는 위로는 일시적으로 좋은 느낌을 줄 수는 있지만, 동기를 부여하지는 못한다. 노력이 부족했거나 전략이 잘못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직접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지적해야 도움을 줄 수 있다.


생산적인 비판을 하자

- 비판할 때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자.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가급적 정확하고 상세하게 지적하자.


진실함을 전달하자

- 칭찬의 효과는 진실할 때 나타난다. 과장된 칭찬이나 사소한 일에 대한 빈번한 칭찬은 가식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진실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칭찬하는 사람의 행동과 말이 모순되지 않고, 칭찬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말해줘야 한다.


재능보다 노력에 주목하자

- 칭찬할 때에는 변화가 가능한 부분에 집중하자.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 끈기, 전략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자.


비교하지 말자

-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칭찬에 주의하자. 비교보다는 개인의 과거와 현재의 변화에 주목하는 칭찬을 하자. 이러한 형태의 칭찬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향상 목표를 선택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목표가 아니라 보상을 좇도록 해서는 안 된다.

- 칭찬이 자율성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선택과 느낌을 존중함으로써 자율성을 강화하고, 보상이 아닌 목표 자체에 집중하도록 만들자.


현실적인 기대를 말하자

- 기대를 하되 현실적인 선을 넘어서지 말자. 비현실적인 기대는 부단을 가중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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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소설을 읽지 못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고파지네요. 비소설을 읽다가 소설로 돌아오는 저의 주기입니다. 이야기에 주릴 때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소설, 무엇을 읽을지 망설일 때 손에 잡게 되는 세계문학전집을 다시 한 번 뒤적여 봅니다. 역시 예전에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제 주린 허기를 채워준 책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였습니다. 예전에 그렇게 손에 안 잡히던 책이었는데, 시기가 잘 맞았나 봅니다. 이번에는 다르네요.


카뮈의 책은 『이방인』에 이어 두번째로 만납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로 시작되는 『이방인』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세 번을 곱씹어서 읽었네요. 그의 작품 뿐이 아닙니다. 

코트의 깃을 바짝 세우고, 입술 끝으로 짧게 문 담배 그리고 무언가를 살짝 응시하면서 자연스럽게 잡힌 이마와 입가의 주름을 보게 되면 이 작가에게 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름부터 작가스러운 '알베르 카뮈'에 대해서 알고 싶어집니다.


▲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는 1913년 알제리에서 프랑스계 이민자로 태어납니다. 그 다음 해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이 발발하고,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전사하게 됩니다. 그 후 어머니와 함께 외가에서 불우하게 살아가게 되죠. 중등학교에 다닐 때는 폐결핵에 걸려서 가족과 떨어져 숙부와 함께 살게 됩니다. 정육점을 하고 있던 숙부의 집에는 에밀 졸라, 발자크, 휴고와 같은 프랑스 문인들의 전집이 있었고, 카뮈는 이런 책들을 읽게 됩니다. 후에 고학으로 알제대학교 철학과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평생의 스승인 장 그르니에를 만나게 됩니다. 카뮈는 그르니에의 격려를 받아 그의 초기 작품들을 문예지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삶의 부조리 인식하기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표지


카뮈는 1940년 28세의 나이에 그의 대표작인 『이방인』을 발표합니다. 

주인공 뫼르소가 뜨거운 태양 때문에 아랍인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재판을 받아 사형 선고를 받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는 뫼르소가 아랍인을 쏘아 죽인 것보다 그가 어머니의 장례식 때 냉담했다는 사실, 장례 다음 날 해수욕을 하고 여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었으며 그녀와 함께 희극 영화를 본 것을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결국 사람들은 뫼르소에게 비판의 날을 세우고 그에게 사형을 구형합니다.


뫼르소는 재판 과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자기가 아랍인을 쏘아 죽인 것과 상관없는 다른 것들을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고 심판하는지 의아해합니다. 재판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자리인데 왜 자신은 거기에 배제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형선고를 받을 때도 자기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같은 사람의 생명을 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같습니다.


카뮈에 의하면, 이성을 가진 존재인 인간은 합리의 욕망이 있는 까닭에 세계의 뜻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런데 세계는 인간이 알아볼 만한 아무런 뜻도 없다. 인간이 가진 '합리의 욕망'과 세계의 '몰합리'라는 두 개의 상반되는 것, 이러한 이율배반으로부터 생기는 모순, 그것이 바로 카퀴의 부조리이며, 인간이 피하지 못할 숙명, 인간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누구나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의식이 졸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그저 습관에 따라 기계적으로 일상생활의 쳇바퀴를 돌며, 인생의 뜻이 있는지 없는지 문제 삼지 않는다. 그처럼 졸고 있으면 존재자의 의식일 수 없으므로 의식이 완전히 깨어나서 부조리를 명확히 인식할 때, 인간은 인간다울 수 있다. 

- 『이방인』, 문예출판사, p179 -


『이방인』은 이러한 부조리로 가득차 있는 작품입니다.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수 많은 무조리가 있지만, 사람들은 뫼르소의 행동에 드러나는 부조리 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카뮈는 뫼르소의 극단적인 성향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부조리는 보이지 않느냐고 묻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방인』은 수많은 해석이 있으며, 지금도 제가 제대로 읽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독법으로 받아들인 것은 '세상의 부조리를 인식하라.' 였습니다. 그래야 다음에 무엇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반항하는 행동적 휴머니즘


  ▲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표지


몇 년 동안 읽혀지지 않은 채 꽂혀 있던 카뮈의 다른 작품은 『페스트』입니다. 이 작품은 1947년, 카뮈의 나이 35살에 쓰여졌습니다. 지금의 제 나이네요. 그래서 그렇게 안 읽히던 책이 잡혔나 보네요 라고 어떻게든 인연을 만들어 봅니다.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에서 언젠가부터 거리로 나와 비틀거리다 죽어가는 쥐 떼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정부는 페스트를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합니다. 오랑은 무방비가 되고 대혼란에 빠집니다. 이런 와중에도 의사로서 사명을 다하려는 리유와 부당한 죽음을 거부하려는 타루, 오랑에 체류 중이던 신문기자 랑베르 등은 공포와 불의의 도시에서 페스트와 저항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반면에 페스트는 신이 내린 형벌이며, 신의 뜻에 따르자는 신부 파늘루, 고통의 세상에서 오히려 소속감을 느끼는 코타르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방인』에서 부조리에 대해서 인식했다면, 『페스트』에서는 부조리를 인식하고 난 다음을 이야기합니다. 바로 부조리를 넘어서려고 하는 것이죠. 카뮈는 이렇게 인식된 부조리에 대해서 인간이 취해야 할 태도는 '반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반항'은 부조리로 인한 모순을 없애려고 노력할 필요 없이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그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진리를 바라보고, 행복을 바라는 욕구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이 '반항하는 행동적 휴머니즘'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그의 '반항'은 작품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럼요" 그는 말했다. "아마 자존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러나 나는 필요한 정도의 자존심 밖에는 없습니다. 정말이에요. 앞으로 무엇이 나를 기다리는지, 이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는 무엇이 올 것인지 나는 모릅니다. 당장에는 환자들이 있으니 그들을 고쳐주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반성할 것이고, 또 나도 반성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긴급한 일은 그들을 고쳐 주는 것입니다. 나는 힘이 미치는 데 까지 그들을 보호해 줄 것입니다. 그뿐이지요." - 『페스트』, 민음사 p170 -


늦여름 내내, 그리고 가을비 속에서도, 매일 같이 한밤 중이면 승객 없는 전동차의 괴상한 행렬이 바다 위 중턱으로 덜거덕거리면서 지나다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시민들도 마침내는 그 내막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순찰대가 임해 도로에 접근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흔히 몇몇 무리의 사람들이 파도 치는 바다를 굽어보며 솟아 나온 바위 틈에 숨어 있다가 전동차가 지나갈 때면 유람차 안에 꽃을 던지곤 했다. 그럴 때면 사람들은 전동차가 꽃과 시체를 싣고 여름 밤 속을 더 한 층 심하게 흔들리며 달리는 소리를 듣곤 했다. 

- 『페스트』, 민음사 p234 -


등장인물 그 중에서도 의사인 리유는 자신의 사명감과 다른 이유 없이 자신 앞에 있는 환자들을 살리겠다는 의지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페스트가 심해져 사람들의 장례 절차도 없이 땅에 묻기 위해 수송될 때 사람들은 전동차에 꽃을 던집니다. 먼저 떠나지 않게 붙잡으려는 노력과 먼저 떠난 이에 대한 인간애입니다. 그들은 페스트라는 부조리에 각자 나름대로 반항합니다. 희망을 가지고 행동을 합니다. 그것이 부조리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게 되는 것이죠.


이런 반항하는 행동적 휴머니즘의 모습은 카뮈의 삶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카뮈는 사형제도를 반대하고, 인권운동에 매진합니다. 1952년에는 스페인이 프랑코 치하에 있을 때, UN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지자 당시 유네스코 임원직을 사임합니다. 그 다음 해에는 동베를린에서 노동자들의 파업을 분쇄한 소비에트 연방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노벨상 그리고 카뮈의 죽음


▲ 프랑스 루르마랭의 알베르 카뮈 묘지


카뮈는 1957년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라고 평하지요. 그리고 3년 후 카뮈는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 됩니다.


카뮈는 1960년 바캉스를 마치고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통해 파리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가 미끄러져 나무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 사고로 카뮈는 48살이라는 짧은 삶을 정리합니다. 평소 '아이들의 죽음과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 보다 더 부조리한 것은 없다.' 라고 했던 카뮈이기에 그의 마지막은 무엇보다 더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시 카뮈의 검은색 가방에는 그의 유작인 『최초의 인간』 자필원고와 메모, 수첩 등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그 작품은 그의 아내에 의해 1994년에 출간됩니다.


▲ 영화로 제작된 알베르 카뮈의 유작 『최초의 인간』


지금까지 카뮈를 통해 만난 두 작품, 『이방인』과 『페스트』는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 라는 한림원의 평을 여실히 증명해 줍니다. 우리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자아(自我)' 그리고 '인간(人間)' 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한 번 쯤은 자기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 심연을 바라보기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들어가봐야 '자기 자신'을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됩니다. 부조리한 세상과 인간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이 부조리하게 느껴지시나요?

뜨거운 여름, 카뮈의 작품을 권합니다.

단, '뜨거운 태양은'은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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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내일이 되면 갑자기 그는 내일도 같을 것이고

모레도, 다른 날들도 모두 같으리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발견으로 그의 가슴은 녹아내리는 것이다.

(중략)

그런 생각들을 견디지 못해 사람은 자살을 하게 된다.

혹은 젊은 사람이라면 글을 쓴다"

 

- 알베르 카뮈 -

 

 

사람들은 자신 만의 삶을 살아가는 나름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카뮈가 말하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삶의 반복' 에 대처하는 나름의 처방을 가지고 있다.

만약,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반드시 찾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은 본래 외롭다고 하지만,

무언가로 자신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하고,

누군가로 하여금 힘을 얻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사람들마다 받아들여지는 삶의 무게는 다르기에,

아쉽게도 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술에 빠져 들기도 하고,

누적되는 삶의 피로에 허우적되기도 한다.

 

다행히 나는 그 방법을 한 가지는 찾은 것 같다.

'사람들의 삶을 엿보기', '있을 수 없는 일을 상상할 수 있는 재미'

'한참 동안 마음 졸이다, 긴 한 숨을 내 쉴 수 있는 감정의 경험'

'혼자 한 없이 외로워져서 눈물을 흘리다 조그만 위로에 위로 받을 수 있는 약한 감정'

나에게 이런 삶의 소소한 재미를 안겨주는 것은 '소설', 바로 '이야기' 다.



 

소설을 너무 좋아한다고 하지만,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소설을 쓸 때 작가는 분명히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작품 속에 등장시킬 인물들에게 각자 어울리는 성격을 만들어주고,

독자들이 이야기 속에 빠져들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숨은 요소들을 배치했을 것이다.

그런 작가들이 숨겨놓은 것들을 찾아보고 싶었다.

지금 읽고 있는 소설 속에서 이야기의 재미 뿐만 아니라,

그렇게 숨겨진 보물을 하나씩 찾아내듯 '소설' 을 읽을 수 있다면,

작은 방에서 '책 한 권' 읽는 재미로 남 부럽지 않게 하루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 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2980.01.05 움베르트 에코


'소설' 에 대해서 그 기법과 형식들을 한 번 쯤 알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라면,

쉽게 몰입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러웠다.

그러던 중에 '정여울' 작가의 책을 한 권 발견했다.

최근에 『공부할 권리』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글을 이끌어 가는 감성에 매료되어서,

이 분의 책이라면 기꺼이 선택해도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정여울의 문학멘토링』

제목이 '문학멘토링'이다. 딱딱하지 않다.

작가는 '문학'을 정말 좋아하고, 자기가 발견한 것들을

후배들에게 조근조근 설명해주는 듯 하다.

문학의 미로를 헤치는 18개의 열쇠를 준비하고,

하나씩 독자들에게 설명해준다.

말하는 이도 즐겁고, 듣는 이도 즐거운 대화같이 들린다.

각각의 열쇠에 해당하는 소설의 한 부분을 소개시켜준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소설의 경우는 궁금해져서

별도의 목록으로 정리를 하기도 하고,

읽어 본 책의 구절이면, 입가에 미소가 생기면서 반가움이 앞선다.

 

정여울 작가가 소개해주는 문학의 미로를 헤치는 18개의 열쇠는

지금 내가 가장 가지고 싶은 열쇠이기에 잘 보관해 둔다.


01. 패러디 - 고전은 왜 끊임없이 패러디되는가?

02. 시점 - 여섯 살 옥희의 눈에 비친 세상

03. 의인화 - 인간의 탈을 쓴 동물

04. 은유 - 하늘의 별이 튀밥 같다고?

05. 상징 - 그들은 왜 걸핏하면 방앗간을 찾을까?

06. 아이러니 - 어쩐지 너무 운수가 좋다 했더니

07. 알레고리 - 소인국은 그저 소인국이 아니다

08. 트릭스터 - 방자, 골룸, 동키, 큐피드의 공통점은?

09. 안타고니스트 - 저 녀석만 없으면 주인공이 행복할 텐데

10. 시간 - 또 기억 상실증

11. 공간 - 그곳이 평사리여야만 하는 이유

12. 음식 - 어떻게 먹을 것인가, 누구에게 먹일 것인가?

13. 판타지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이 거꾸로 흐른 까닭은?

14. 트라우마 - 견딜 수 없는 슬픔의 역할

15. 통과의례 - 영웅은 왜 과도한 시련을 겪는가?

16. 정체성 - 위대한 '가출'의 주인공들

17. 대재앙 - 세상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다면?

18. 사랑 - 사랑의 혁명적 힘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은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라는 작품이다.

아직 초반부를 읽고 있는데,

이번에는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조금씩 주변을 둘러볼 예정이다.

 

소설의 시작 부분을 보고 있어서

전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지금은 제인 에어가 외삼촌이 돌아가시고 부터,

외숙모와 외사촌들에게 심한 구박을 받는 것 부터 나온다.

과연 제인 에어는 이런 통과의례를 잘 겪어낼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제인 에어의 시선을 통해서 바라보는 이야기를,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의 시선으로 돌려보기도 한다.

새롭다. 신선하다. 소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해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고,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고 했다.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문학을 조금 더 파고 들어야 겠다.

갑자기 서재에 꽂혀 있는,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라는 책이 생각난다.

소설을 쓰는 법에 대해서 나온 책인데,

이 책을 만날 시기를 만났다.

앞에 몇 페이지만 들춰보고 고이 꽂혀있는 책인데

이제는 내가 조금 더 볼 수 있도록,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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