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한 권 출간 하고 싶습니다." 라는 소망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저 입니다.
서른 살이 넘어서야 책의 맛을 알았습니다. 뒤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에 초조해하면서 책들을 꾸역꾸역 읽기도 했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어려서부터 문학소년, 문학소녀로 초등학교, 중학교 부터 많은 책들을 읽어서 그들의 삶과 글의 근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나도 조금만 더 일찍 책에 빠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만약 이라는 것이 없지만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때부터라도 책을 읽고, 차근 차근 기록을 남겼으면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작가' 라는 단어는 저한테는 조금 크게 다가옵니다. 때로는 '작가' 라는 권위를 스스로 만들어서 제가 그들의 작품에 맹목적으로 빠져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비판적으로 읽어야할 필요성이 있을 때에도 제가 만든 그들의 권위에 스스로 무릎을 꿇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에 대한 동경은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럴 때 위안이 되는 책들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바로 저와 같은 직장인들이 출간한 책들입니다. 전업작가가 아닌, 그들의 밥벌이는 따로 있는 사람들, 저와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책의 내용과 함께 그 책들만의 독특한 개성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 바쁩니다. 그리고 나도 마흔 살이 될 때는 한 권의 책을 출간해야지 하는 다짐을 다시 해보기도 합니다.
성수선 작가의 『밑줄 긋는 여자』에서 제가 하고 싶은 글쓰기의 한 단면을 보았습니다. CJ, LG, 삼성정밀화학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면서 경험했던 에피소드들과 그녀가 읽은 책의 한 단락을 끈으로 이어주면서 자연스러운 독서에세이가 펼쳐집니다. 이 책의 매력은 성수선 작가가 해외영업을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그녀가 직장생활 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적절하게 잡아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색하지 않게 책의 메세지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그녀의 필력이 느껴집니다.
'나는 일상생활에 특별한 게 없어서 글을 쓸 내용이 별로 없어!'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다른 작가들의 에세이들을 보면 그들의 삶은 무언가 나와는 다른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거 같아서 내심 질투와 시샘이 일어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성수선 작가는 일상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자기만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해서 제 메모장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내 생활의 에피소드를 적어보았습니다.
'오늘은 가장 더운날, 그런데 에어컨 고장, 그리고 누진세는?' , '텃밭에 키우던 토마토 농사 접은 날' , '아이들과 함께 한 서해 갯벌 체험', '짭짤이 토마토와 어상천 수박과 같은 과일들' 이라는 단어들을 적어 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제 경험과 다른 분야를 자연스럽게 이어서 '생활의 쫄깃쫄깃함'을 적어 볼까 합니다.
생활의 쫄깃쫄깃함이 바쁘게 서두르는 출근길이 아니길 바라면서, 이제 씻고 출근해야 겠네요.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1999
『돈가스의 탄생』, 오카다 데쓰, 2006
『장미도둑』, 아사다 지로, 2002
『안토니 가우디』, 손세관, 2004
『타인에게 말걸기』, 은희경, 1996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럼』, 박민규, 2003
『괜찮다. 다 괜찮다.』 공지영, 지승호, 2008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2008
『군주론』, 마키아 벨리, 까치출판사, 2003
『나의 이력서』, 피터드러커, 2006
『딜리셔스 샌드위치』, 유병률, 2008
『남한산성』, 김훈, 2007
『달인』, 조지 레오나르드, 2007
『감독, 열정을 말하다』 지승호, 2006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최혁 2009
『엘레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김영하, 1999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 센트 반 고흐, 2005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이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2003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 이유명호, 2004
『불안』, 알랭 드 보통, 2005
『독서가 어떻게 나의 인생을 바꾸었나?』 에너 퀸들런, 2001
『책을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 2008
『데미안』, 헤르만 헤세, 민음사, 2000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민음사, 2002
『소설의 이론』, 게오르크 루카치, 문예출판사, 2007
『쓰바카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2008
『밥벌이의 지겨움』, 김훈, 2003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2004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2003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대니얼 길버트, 2006
『두려움과 떨림』, 아멜리 노통브, 2000
『와인스캔들』, 박찬일, 2007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이원복, 2007
『한 손에 잡히는 와인』, 히로카네 겐시, 2001
『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2002
『소박한 밥상』, 헬렌 니어린, 2001
『100만 번 산 고양이』, 사노 요코, 2002
『당신의 주말은 몇 개 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2004
『눈물의 편지』, 곤인을 기리는 사람들, 2000
『그리운 메이 아줌마』, 신시아 라일런트, 2005
『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2003
『아직도 가야할 길』, 스캇 펙, 2003
『5가지 사랑의 언어』, 게리 채프먼, 2003
『GIRL』, 오쿠다 히데오, 2006
『모모』, 미하엘 엔데, 2000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에크하르트 톨레,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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