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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14

갑신년의 세 친구 안소영 작가의 《책만 보는 바보》 에서는 조선 후기 정조시대 박지원의 사랑에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백동수와 같은 계급에서 소외받았던 이들이 등장하면서 시대에 대해 고민하며, 신분제도의 문제점을 뼈저리게 느끼며 세상이 변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나 《갑신년의 세친구》에서는 박지원의 손자인 박규수의 사랑에 그 시대의 젊은 청년들이 모여들어 세상의 변화를 꿈꾼다. 이들은 당시 유력한 가문의 자제들인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이었다. 19세기 후반 조선 안팎의 정세는 혼란스러웠고, 기존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혁의 시기였다. 조선은 서구 열강의 개화의 압력을 받았고, 청나라와 일본이 서구의 문물을 수용하고 변혁의 물결 위에 있을 때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했다. 당시 조선의 젊은 지식인들은 일본을 방.. 2014. 9. 22.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작가 천명관이 단편집을 발표했다. 그는 벌써 이 문단에 들어온지 10년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이 분야는 자신에게 어색하다고 표현한다. 소위 충무로에서 영화 업(業)에 종사하다 불혹의 나이가 되어 문단에 데뷔한 그의 작품은 하나하나 읽을 때 마다 마치 영화를 한 편 보는 듯 하다. 처음에 그의 작품 를 처음 접하고 지금 껏 읽어오던 소설과는 다른 느낌과 장대한 서사에 빠져들었고 항상 다음이 기다려졌다. 이후 출간된 , 도 단연 천명관의 진가를 드러내며 이야기의 향연을 펼친다. 그는 분명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내가 생각하는 천명관 작가의 매력은 짧지 않은 책 속에서도 서사의 흐름이 끊이지 않으면서 글을 읽는 이의 마음을 놓아주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편집이란다. 나는 아직 단편을 읽는 것에.. 2014. 9. 18.
투명인간 두껍지 않은 책에서 우리 가족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대서사시를 만날 수 있었다. 성석제의 은 만수의 가족을 통해서 일제강점기에서 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적 사건과 우리의 삶의 단편을 보여주면서 큰 흐름으로 우리의 근현대사를 관통한다. 만수네 가족들을 간단히 소개해보려한다. 아마 가족을 소개하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고, 읽는 이에 따라 작중 등장인물들과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은 그 때의 아련한 생각에 빠져들지도 모른다. 김용식 (만수의 할아버지) - 낙동강 유역에 있는 상산군의 큰 부잣집 삼대독자. 어렸을 때 신식 학문을 배우고, 서울로 가서 고등보통학교, 경성제대 예과에 들어갔다. 예과를 마치고 나서 전공으로 법문학부 철학과를 택했고. 당시 친구들과 독서회를 만들.. 2014. 8. 30.
소년이 온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궁금한 게 많이 생긴다. 무엇인가 조금 알게 되면 반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해 준 무엇이 궁금하고, 내가 속해 있는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어서 돌아가는지, 내가 먹고, 자고, 입고하는 것들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서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오고 또 빠져나가는지 궁금하다. 사람이 사람에게 왜 이렇게 잔인한지, 운명은 존재하는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신은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아마 삶이란 풀지 못하는 궁금함을 자기 나름대로 풀어나가면서 하루를 살아가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과연 나는 어떤 사회 속에서 살고 있을까? 운명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은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태어난다. 누군가는 복지국가에서 따뜻한 부모 속에서.. 2014. 5. 30.
안녕, 내 모든 것 신문의 북섹션은 신간을 소개받고 책을 구매하는데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이 되면 일간지들에서는 신간을 소개하고 주목되는 책들에 대한 서평이 올려온다. 각 일간지들의 책 소개는 베스트셀러만을 홍보한다는 느낌은 그다지 많이 받지는 않았다. 북섹션 담당자의 안목과 주제별로 소개해주는 구성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신문의 북섹션보다는 독서관련 팟캐스트가 책을 선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다.지금 매주 청취하는 독서관련 팟캐스트만 해도 5개 정도는 된다.MBC라디오의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의 , 출판사 창비의 , 출판사 문학동네의 , 그리고 최근에 덧붙여진 것이 서점인 교보문고의 이렇게 다섯종류를 즐겨 듣는다. 은 정이현 작가와 허희 문학평론가가 진행을 한다. 정이현 작가는 예전부.. 2014. 3. 8.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저자 홍세화가 이 당시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아는 것이 주요합니다. 저자 홍세화는 1972년 대학교 재학 시 '민주수호선언문'사건으로 제적당했다가 1977-1979년 '민주투위' '남민전' 조직에 가담했습니다.. 1979년 다니던 무역지사의 해외지사 근무차 유럽으로 갔다가 남민전 사건이 터져 귀국하지 못하고 빠리에 정착합니다. 이후 관광안내, 택시운전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면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2002년에 귀국하게 됩니다. 이 책은 저자 홍세화가 당시 택시운전을 하게 된 계기와 택시운전을 하면서 겪은 경험과 생각 등을 엮어낸 수필입니다. 망명 생활 동안의 그의 내면적인 고뇌가 드러나며 그 속에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똘레랑스] 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입니다. 그렇.. 201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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