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영화/□ 소설,수필, 시154 에린 헨슨, <아닌 것>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의 웃음 속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 에린 헨슨 (류시.. 2020. 11. 29.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만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만나라 - 구본형,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中 나에게는 스승이 있어 늘 물어보았어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스승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스러면 보여주었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지 않아 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윽한 달빛 아래 앉으셨지 스승은 명령하지 않아 사람마다 다르니 이건 되고 저건 안 돼라고 말하지 않아 제자가 하는 꼴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이따금 말을 하지 여기에 암초가 있고 저 너머엔 해협이 있다 여긴 바닥이 깊으니 냅다 달려라 이 넓고 넓은 곳은 외로움이니 물결과 이야기하고 홀로 고기를 잡아먹고 햇빛에 심장을 그을려야 망망대해를 지날 수 있다 두려워 마라 스승은 연꽃처럼 웃고 암시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뻔한 삶은 삶이 아니고 싱싱한 모험만이 살아 있게 하니 결국 나의 삶.. 2020. 9. 5. 하루를 위한 잠언 (막스 에르만) 하루를 위한 잠언 - 막스 에르만 세상의 소음과 서두름 속에서도 평온하게, 침묵에 깃든 평화를 기억하며 걸어가십시오. 스스로 비겁해지지 않는 선에서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십시오. 당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만을 낮고 분명하게 말하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지루하고 예의 없는 사람조차도 그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과장되고 이기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은 조심하십시오. 그들은 우리의 영혼에 작은 상처를 남깁니다. 만일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당신은 초라해지고 가치 없게 여겨질 겁니다. 어느 곳에나 당신보다 낫거나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이 계획한 일에 열정을 다하되 그 끝보다 만들어지는 여정을 즐기십시오. 당신의 겸손과 선함이 유지되도록 마음을 보살피십시오. 그것은 세.. 2020. 8. 8. 코로나 시대, 다시 읽는 『페스트』,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4년 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흔히들 '실존주의 철학의 입문서'라 말하는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난 후에 '실존주의'라는 철학과 '카뮈'라는 작가, 그리고 그가 태어난 '알제리'라는 지역적 배경이 궁금해서 한 동안 관련된 책과 영화들을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는 『페스트』를 그가 말하는 부조리에 '반항'하는 작품 세계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그 철학을 표현하기 위한 소설이라 생각했습니다. 동일한 작품을 2020년 7월 4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확진자 10,963,552명, 사망자 524,261명이 발생한 현 시점에 다시 읽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부조리를 찾아서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저항.. 2020. 7. 4. 나는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다 - <식물들의 사생활>, 이승우 긴장의 연속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마치 무슨 일이 갑자기 벌어질 수도 있다라는 암시들이 계속해서 나를 거드렸다. 그 긴장감은 흡입력으로 다가왔고,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장 까지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부터 시작은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시작된다. 그리고 어쩌면 자극적일지도 모르는 소재로 궁금증을 증폭시켰고, 그런 것들을 어쩌면 즐기고 있는 나 같은 독자를 마구 휘둘렀다. 책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읽기를 시작하면서, 이 책이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라는 생각은 책의 2/3 지점까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두 형제인 '기현'과 '우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갈등과 뜻하지 않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다가 어느 순간 '어머니'의 시점으로 그리고 또 다시 '아버지'의 시점으로, 다시 .. 2020. 4. 18. 하늘의 개척자의 모험,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 작가 생텍쥐페리를 생각하면 누구나 『어린왕자』를 먼저 떠올린다. 동화같은 이야기와 부드러운 문체를 떠올리며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런 마음으로 그의 다른 책 『야간비행』을 손에 잡았다. '이 책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치 새로운 작가를 만나듯이 책 속으로 다가간다. 『야간비행』은 불확실성과 위험으로 가득찬 밤 하늘 속에서 처음으로 항공우편 수송을 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무엇보다 엄격한 기준과 규칙을 가지고 항공우편사업을 관리하는 카리스마 있지만 인간미가 없는 '리비에르'와 감독관으로서의 역할과 인간적인 모습에서 갈등을 하는 '로비노', 항공우편 수송을 담당하며 야간비행의 위험과 도전을 몸소 겪는 '파비앵' 와 같은 조종사들이 등장한다.그 속에서, 항공우편사업의 지속성.. 2019. 12. 31. 이전 1 2 3 4 ··· 2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