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인 에어 (영국, 2011)

- 감독 : 캐리 후쿠나가

- 배우 : 미아 와시코브스카(제인 에어 役), 마이클 패스벤더 (로체스터 役)

 

2. 폭풍의 언덕 (영국, 2012)

- 감독 : 안드리아 아놀스

- 배우 : 카야 스코델라리오(캐서린 언쇼 役), 제임스 호손 (히스클리프 役)

- (한줄)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매력에 빠져듬

 

3. 시티 오브 갓 (브라질 외, 2005)

- 감독 :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카티아 런드

- 배우 : 알렉산드레 로드리게즈 (로킷 役), 리안드로 퍼미노 (제 役), 펠리페 하겐센 (베니 役)

- (한줄) 이것이 실화라니!

 

4. 밀정 (한국, 2016)

- 감독 : 김지운

- 배우 : 송강호 (이정출 役), 공유 (김우진 役)

 

5. 바닷마을 다이어리 (일본, 2015)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배우 : 아야세 하루카 (코우다 사치 役), 나가사와 마사미 (코우다 요시노 役)

     카호 (코우다 치카 役), 히로세 스즈 (아사노 스즈 役)

- (한줄) 사치와 스즈에 빠진 영화, 이렇게 잔잔한데 재미있다니

 

6. 사울의 아들 (헝가리, 2015)

- 감독 : 라즐로 네메스

- 배우 : 게자 뢰리히 (사울 役)

- (한줄) 존더 코만도 라는 말을 알게 됐다. 사울의 1인칭 관점과 흐린 배경처리가 인상적이다.

 

7. 검사외전 (한국, 2016)

- 감독 : 이일형

- 배우 : 황정민 (변재욱 役), 강동원(한치원 役), 이성민 (우종길 役)

- (한줄) 황정민 영화는 비슷하지만, 믿고 보는 재미가 있음

 

8. 럭키 (한국, 2016)

- 감독 : 이계벽

- 배우 : 유해진 (형욱 役), 이준 (재성 役), 조윤희 (리나 役), 임지연 (은주 役)

- (한줄) 유해진이 역시 좋아, 더욱 빛나길, 임지연은 점점 좋아지는 느낌

 

9. 존윅 (미국, 2015)

- 감독 : 데이빗 레이치, 채드 스타헬스키

- 배우 : 키아누 리브스 (존 윅 役), 알피 알렌 (요제프 役)

- (한줄) 스트레스 쌓일 때 그냥 보면 좋음, 총으로 하는 액션 Good

 

10. 사냥 (한국, 2016)

- 감독 : 이우철

- 배우 : 안성기 (문기성 役), 조진웅 (박동근/박명근 役), 한예리 (김양순 役)

- (한줄) 그냥 조진웅이 나오면 좋음, 한예리도 연기를 잘하네. 다른 것도 찾아봐야 겠는걸

 

11. 화차 (한국, 2012)

- 감독 : 변영주

- 배우 : 이선균 (장문호 役), 김민희 (차경선 役), 조성하 (김종근 役)

- (한줄) 김민희가 이 작품을 통해서 여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긴장감이 쫀득하다. 소설도 읽어봐야 겠음

12. 검은 사제들 (한국, 2015)

- 감독 : 장재현

- 배우 : 김윤석 (김신부 役), 강동원 (최부제 役), 박소담 (영신 役)

- (한줄) 소재의 참신성에 일단 박수, 이탈리어인지 라틴어인지 모르겠는 그 언어의 흥미가 두드러진다.

          더불어 박소담이라는 배우를 알게 된 기쁨이 무엇보다도 크다. 처음에 김고은인 줄 알았음

 

13.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미국, 2015)

- 감독 : 드니 빌뇌브

- 배우 :  베니치오 델 토로 (알레한드로 役), 조슈 브롤린(맷 그레이버 役),에밀리 블런트 (케이트 메이서 役)

- (한줄) 감독을 먼저 알고 나서 고른 첫 작품이다. 마치 영화 <신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무간도>는 보지 못했으니 잘 모르겠고, 우선 실제 있음직한 이야기와 멕시코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14. 그을린 사랑 (캐나다, 2010)

- 감독 : 드니 빌뇌브

- 배우 : 루브나 아자발(나왈 마르완 役), 멜리사 디소르미스 폴린 (잔느 마르완 役), 맥심 고데테(시몬 마르완 役)

- (한줄) 정말 참신한 구성과 마지막의 기가 막히는 반전이 인상적이다.

  "누나 1 더하기 1은 2인데, 1 더하기 1이 1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극적일 수가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극단적일 수 밖에 없을까? 어쩌면 레바논의 현실이 더 극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이다. 뇌리에 남는 영화가 될 것이다.

 

15. 에너미 (캐나다, 2013)

- 감독 : 드니 빌뇌브

- 배우 : 제이크 질렌할(아담 벨, 앤소니  役), 멜라니 로랑(메리 役), 사라 가돈(헬렌 役)

- (한줄) 두 사람의 한 이야기인가, 한 사람의 두 이야기인가? 내 속에 욕망이 드러나는 것인가

           마지막 거미의 등장과 함께 '헉 이게 뭐지' 하는 호흡을 내뱉고 잠이 들었다.

 

16. 언더 더 스킨 (영국, 2013)

- 감독 : 조나단 글레이저

- 배우 : 스칼렛 요한슨(로라  役), 제레미 맥윌리암스

- (한줄) 무엇을 말하려고 했었나. 남자들의 욕망과 그 폭력성을 다른 표현의 방식으로 표현을 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가?

 

17. 나우 유 씨 미 2 (Now You See Me 2) (미국, 2016)

- 감독 : 존 추

- 배우 : 제시 아이젠버그 (J.다니엘 아틀라스 役), 마크 러팔로 (딜런 로즈 役), 우디 해럴슨 (메리트, 맥카니 役), 데이브 프랭코 (잭 와일더 役), 리지 캐플란 (룰라 役), 모건 프리먼 (태디어스 브래들리 役), 다니엘 래드클리프 (월터 役), 마이클 케인 (아서 트레슬러 役)

- 2016년 최악의 영화 top10 을 선정하는 어떤 곳에서 이 영화를 본 것 같다. 빵빵한 배우들을 데리고 이 정도 밖에 못했다니 하는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한 번 재미있게 보내는 시간으로 만족했다. 마술과 액션을 조합한 것이 참신했고, 이 영화가 중국 감독에 중국 배경을 토대로 찍혔기에 중국인들은 보는 맛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도 중국에서는 꽤 흥행했다고 하니...

 

18. 그레이트 뷰티 (이탈리아, 프랑스, 2014)

- 감독 : 파올로 소렌티노

- 배우 : 토니 세르빌로(젭 감바르델라  役), 사브리나 페릴리(라모나  役), 세레나 그랜디(로레나  役)

- (한줄) 상징으로 가득찬 영화다. 그런데 한 번 나도 이유는 모른 채 먹먹할 때가 있었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예술작품과 젭 감바르델라의 슈트 센스가 단연 돋보이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할 게 많이 있다. 아마 놓친 것도 많이 있지 않을까? 한 번 다시 봐야 겠다.

 

19. 도성풍운3 (중국, 2016)

- 감독 : 왕정

- 주윤발(지안 役), 유덕화(도재 役), 장학우(제이시 役)

 

20. 곡성 (한국, 2016)

- 감독 : 나홍진

- 배우 : 곽도원(종구 役), 황정민(일광 役), 쿠니무라 준 (외지인 役), 천우희(무명 役), 김환희(효진 役)

 

21. 더킹 (한국, 2016)

- 감독 : 한재림

- 배우 : 조인성(박태수 役), 정우성(한강식 役), 배성우(양동철 役), 김아중(임상희 役), 류준열(최두일 役)

 

22. 마스터 (한국, 2016)

- 감독 : 조의석

- 배우 : 이병헌(진회장 役), 강동원(김재명 役), 김우빈(박장군 役), 엄지원(신젬마 役), 오달수(황명준 役)

 

23. 킹 메이커 (미국, 2011)

- 감독 : 조지 클루니

- 배우 : 라이언 고슬링(스티븐 마이어스 役), 조지 클루니(마이크 모리스 주지사 役),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폴 자라 役)

           에반 레이첼 우드 (몰리 스턴즈 役)

 

24. 엽문1 (홍콩, 2008)

- 감독 : 엽위신

- 배우 : 견자단 (엽문 役), 임달화(주청천 役), 슝다이린(엽문의 아내, 장영성 役), 변소황(금산조 役)

 

25. 무간도 (홍콩, 2003)

- 감독 : 맥조휘, 유위강

- 양조위 (진영인 役), 유덕화 (유건명 役), 황추생 (황국장 役), 증지위 (한침 役)

 

26. 무간도2 - 혼돈의 시대 (홍콩, 2003)

- 감독 : 맥조휘, 유위강

- 양조위 (진영인 役), 유덕화 (유건명 役), 황추생 (황국장 役), 증지위 (한침 役), 유가령 (메리 役), 오진우 (예영효 役)

 

27. 무간도3 - 종극무간 (홍콩, 2004)

- 감독 : 맥조휘, 유위강

- 양조위 (진영인 役), 유덕화 (유건명 役), 여명 (양금영 役), 진도명(심등 役), 황추생 (황국장 役), 증지위 (한침 役)

 

28. 대부 (미국, 1977)

- 감독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 말론 브란도(돈 비코 코를레오네 役), 알 파치노(마이클 코를레오네 役), 제임스 칸(산티노 소니 코를레오네 役), 로버트 듀발 (톰 하겐 役)

 

29. 프리즌 (한국, 2016)

- 감독 : 나현

- 배우 : 송광호(정익호 役), 김래원(송유건 役)

 

30. 보안관 (한국, 2016)

- 감독 : 김형주

- 배우 : 이성민(대호 役), 조진웅(종진 役), 김성균(덕만 役), 조우진(선철 役)

 

31. 대립군 (한국, 2017)

- 감독 : 정윤철

- 배우 : 이정재(토우 役), 여진구(광해 役), 김무열(곡수 役)

 

32. 악녀 (한국, 2017)

- 감독 : 정병길

- 배우 : 김옥빈(숙희 役), 신하균(중상 役), 성준(현수 役), 김서형(권숙 役)

 

 

 

반응형


감독 : 라즐로 네메스 / 헝가리

출연 : 사울 역 (게자 뢰리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수용소 아우슈비츠에 대한 영화다. 최근에 한참 동안 '팔레스타인'에 대한 책을 읽었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았었다.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과 고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이들의 행위에 화가 치밀어 올랐었다. 이들의 어떻게 신이 선택한 민족이란 말인가? 라고 뱉어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대한 지원과 원조라는 든든한 보호막으로 지금의 행위들을 용인받아 왔다. 또한 그들에게는 민족의 역사를 돌이켜보았을 때, 자신들은 언제나 박해받아왔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무려 600만 명이라는 사람들이 마치 동물들이 살처분 되듯이 무차별하게 학살받아온 기억을 몸과 마음의 구석구석에 지워지지 않게 새겨져 놓았을 수도 있다.


지금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모습들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우슈비츠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내릴 수 밖에는 없다. 인간에 대한 미안함 때문일 것이다.


『사울의 아들』은 존더 코만도(Sonderkommando)를 처음 다룬 영화라고 한다. '존더 코만도' 그들은 강제 수용소 내에서 특수 수용자 집단을 지칭하던 용어로 "비밀운반자"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들은 학살될 사람들을 안심시키며 가스실로 유도한다. 그리고 샤워를 하는 것이라며 말한다. 문이 닫힌다. 그리고 가스가 새어나온다. 사람들이 벗어 놓은 옷에서 시계, 반지 등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모아서 감독관에게 바친다. 문이 열린다. 수많은 사람들은 샤워실 아니 가스실 내에 모두 알몸인채 서로 뒤엉켜 숨을 거두었다. 그들은 다시 그 시체들을 소각장에서 불태운다. 그리고 가스실에 있는 수많은 죽음의 흔적들을 고개를 숙여가며 원래의 상태로 청소를 한다.


다른 장소에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 노역자들은 사람들이 벗어놓은 옷가지를 소각하는 소각장과 시체 소각장의 불을 태우기 위해 석탄을 나른다. 시체 소각장에서 나온 뼛가루를 마치 모래인 양 강가로 버린다. 이런 일이 수 없이 반복된다. 정말 잔인하다. 거의 모든 학살을 독일인들은 유대인 동료들의 손으로 직접 하도록 만든 것이다. 거친 욕을 내뱉을 수 밖에 없다.


『사울의 아들』은 존더 코만더 일원이었던 사울이 어느 날 가스실에서 한 아이가 숨진 것을 본 후의 이야기다. 사울은 말한다. 그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작품이 끝날 때 까지 정말 그 아이가 사울의 아들이라는 것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 사울의 동료 중 한명은 사울에게 너는 아들이 없다 라고 계속 추궁한다. 그 아이는 아들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사울은 그 아이는 자신의 아들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소각장 속에서 불태워지듯이 보낼 수 없다고 한다. 그는 그 아이의 시체를 몰래 감춰두고, 랍비를 찾아 나선다. 이유는 아이를 소각장이 아닌 땅 속에 묻으려고 했던 것이고, 랍비는 유대인들의 장래절차를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는 전개 된다.


그 아이가 아들이었는가 아니었는가? 그것이 궁금한 이유가 있다. 만약에 아들이었다면 엄청난 환경 속에서 아들의 죽음을 지키려는 한 아버지의 모습이 작품을 관통한다. 하지만 만약 아들이 아니었다면 인간에 대한 인간의 마지막 배려, 판도라 상자의 마지막 남은 희망을 어쩌면 인간의 모습으로 보여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 아이가 아들 임이 명확하지가 않자, 그 두 가지를 모두 보는 이에게 전달 할 수 있었다. 그 부분이 어쩌면 이 작품의 압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직 영화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작품을 보면서 눈에 띄는 두 가지 부분이 있었다. 두 가지인 동시에 하나일 수도 있겠다. 작품을 보면 끔찍한 장면이 곳곳에 나타난다. 하지만 감독은 그런 부분을 선명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주로 사울을 중심으로 선명한 영상을 보여주지만 그 외의 부분, 특히 끔찍한 부분에서는 흐리게 표현하면서 사람들을 배려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영화는 사울의 일인칭 적인 측면을 주로 부각한다. 그러기에 사울의 얼굴이 부각되는 장면이 계속 등장한다. 카메라가 사울의 정면을 끊임없이 따라가는 듯한 모습 또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너무나도 묵직하게 들어온 영화였다. 한 밤 중에 홀로 앉아 두 손으로 올려 세운 무릎을 꽉 잡고, 몸을 움츠리고 짧은 숨을 반복해서 내 쉬며 본 영화였다. 『사울의 아들』이라는 영화에 대한 깊은 인상과 동시에 '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 간다. 이제는 책과 함께 영화도 같은 흐름 속에 놓아야 겠다.




반응형

                           


시작은 모두 알베르 카뮈로 부터 비롯되었다. 그와 관련된 것은 조금이라도 더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 그가 태어난 '알제리' 에 관심이 생겼다. 카뮈의 작품 『이방인』은 알제, 『페스트』는 오랑이라는 지중해를 마주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가 태어난 알제리의 뜨거운 태양과 자연을 그의 작품에 표현해왔다. 그런데 분명히 우리는 알베르 카뮈를 프랑스 작가로 알고 있다. 알제리와 프랑스의 관계, 그리고 카뮈와 알제리의 편치 않은 관계를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제목인 '알제리 전투'가 일어나게 된 배경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낯설은 알제리라는 나라가 익숙하게 다가온다.


영화, 《알제리 전투》는 알제리 민족해방전선(FNL)의 투쟁사를 다룬다. 알제리는 1962년 프랑스로 부터 독립을 하는데 그 후 4년 후인 1966년 9월 8일 이 작품이 이탈리아에서 개봉된다. 지나간 기억을 토대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시의 시대를 옮긴 작품이라 그 의미는 더 크지 않을까.



■ 알제리-프랑스의 관계


이 영화를 보기 몇 주 전에 한국영화인 《밀정》을 보았다. 마지막 장면은 일제강점기 의열단 단원이 자전거에 폭탄을 싣고 총독부로 향한다. 그들은 그 폭탄을 상해에서부터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여러 명에서 나누어 들여온다. 이 장면이 생각난 이유는 《알제리 전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평소에 히잡을 하고 다니는 알제리 여성들은  히잡을 벗고 화장을 하고 옷을 신경써서 입는다. 그리고 각자 가방에 폭탄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을 넣고 프랑스 군인들의 눈을 피해 폭탄을 제조하는 사람에게 건넨다. 그 사람은 세 명의 여성에게 받은 재료들로 폭탄을 만들고, 그녀들은 각자 프랑스인들이 모여 있는 장소들로 떠난다.


▲ 영화장면



제국주의 시대 프랑스는 북아프리카 정복의 중심을 알제리로 삼았다. 알제리를 북아프리카의 지리적 요충지로 삼고 이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서단과 동단을 철도로 잇는 아프리카 횡단정책을 추진하려 했다. 결국 1830년 프랑스는 알제리 북부의 지중해 바르바리 해적소탕을 명분으로 공격을 가해  알제리를 식민지로 삼았다. 이후 알제리에서는 끊임없는 독립운동이 일어났지만 프랑스 정부의 강압과 회유를 통해 식민지는 유지되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수많은 식민지들이 해방되면서 알제리 역시 독립에 대한 갈망은 커져 간다.


1945년 5월 8일 나치 독일은 항복을 선언한다. 알제리 거주 프랑스인들은 만세를 부르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이들은 알제리 독립의 목소리를 내던 비무장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졌다. 이때 프랑스 민병대가 시위대에 사격을 하고,  12살이었던 소년 사르 알 부지도가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하면서 알제리인들은 격분하면서 충돌이 격해진다. 프랑스군은 이 상황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무차별 공격에 나서고 알제리인들의 저항운동도 거세진다. 이때 약 1만명의 알제리인들이 학살되었다. (알제리측 추산 4만여명) 하지만 다른 많은 식민지 국가들처럼 1945년에 알제리가 독립하지는 못했다.


그들의 저항운동은 지속되었고 1954년 알제리 민족해방전선(FNL)이 알제리의 독립을 선포하고 게릴라 전을 벌인다. 영화, 《알제리 전투》도 그 게릴라전투를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다.


▲ 영화장면


알제리와 프랑스와의 전쟁은 계속 이어지고, 수십만명에 이르는 알제리인과 6천에 이르는 프랑스계들이 사망하고, 어마어마한 병력인 67만 명을 투입한 프랑스 군에서도 9만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프랑스 여론도 나빠졌다. 그리고 마침내 1962년 프랑스의 드골 정부와 1962년 에비앙 합의를 통해 알제리는 독립을 쟁취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알제리에 세가지 제안(1.프랑스의 한 주가 되어 프랑스인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음, 2.프랑스의 자치공화국인 됨, 3. 국민투표를 통하여 완전한 독립국가가 됨)을 하였고 알제리인들은 독립을 선택한 것이었다. 


■ 피에 누아르 그리고 아르키(harki)


피에 누아르는 알제리에서 태어난 유럽계 사람들로 알제리 독립 당시까지 약 100만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100년이 넘게 알제리에서 살다보니 프랑스에는 낯설었다. 하지만 더 이상 알제리에서 그 전 처럼 살기는 힘들어졌다. 그래서 프랑스로 간 이들도 많았으나 프랑스에서도 이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했다. 양쪽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알베르 카뮈는 바로 이런 피에 누아르였다. 그는 알제리와 프랑스를 오가며 살았으며, 프랑스에서 문학적 성과를 이루며 정착해 살아갔다. 그는 알제리 출신이었지만, 프랑스-스페인계 백인 혈통이었다. 이런 그는 알제리의 독립보다는 프랑스 연합 내에서의 자치권을 확대하는 쪽의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카뮈는 알제리의 태양을 기억하지만, 알제리인들에게는 카뮈는 침략자들의 하나였을 뿐이었다. 알제리에 카뮈가 살던 집들은 거의 부숴지거나 그의 문학기념비도 온전한 것이 없다고 한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알제리의 태양과 지중해의 파도들은 작품 속에서는 빛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알제리의 태양과 파도는 카뮈라는 이름의 흔적을 지워버린 것이다.


아르키는 알제리계 보조병으로서 프랑스편에 서서 싸운 이들이다. 우리로 치면 친일파와 같은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독립이 되자 매국노가 되었고, 알제리 전역에서는 청산 작업이 벌어진다. 아르키들은 광장으로 끌려나와 몰매를 맞고, 처형을 당한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죽기 전에 프랑스로 부터 받은 훈장을 삼켜야 했다. 그렇게 청산된 사람들의 수는 3만~8만명에 이른다. 사람을 죽이는 일은 언제나 끔찍한 일이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역사가 독립 이후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6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그 때의 재산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을 볼 때면, 그때의 청산 작업이 아쉬울 뿐이다. 당시 일부 아르키들은 프랑스로 갈 수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지금의 프랑스 축구 영웅인 지네딘 지단의 아버지였다는 말이 있기도 했다.


120년 가량의 식민지배와 투쟁 그리고 그로 인해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 속에 남아있는 갈등의 잔재는 너무나 깊이 남아버렸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아프리카의 국경선은 지리적, 인구구성적인 조건은 무시되고 마치 긴 자로 그은 듯이 직선으로 분리되어 버렸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민족 분쟁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피에 누아르 같은 이들은 그들의 선택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그곳에 태어난 이들이다. 그런데 그런 이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간 것이다.


프랑스, 내 기억 속에는 너무나 좋은 기억으로 남은 나라이다. 직접 프랑스 파리와 리옹을 여행하기도 했으며, 자유와 박애를 상징하는 나라,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나라라는 기억은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면에 그들은 일제가 우리에게 가했던 수많은 학살과 고문, 강간을 저지른 것처럼 그들의 식민지에 수많은 상처를 남겨 놓았고, 지금도 여전히 깊이 패여 있다.



반응형


김한민 감독의 『명량』 은 2014년 여름, 관객 수 176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대한민국 영화계의 한 획을 그었다.

2014년은 유난히도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던 해였다. 무엇보다 너무나 끔찍한 참사인 세월호 침몰이 4월 16일 발생했으며, 그 사고의 현장에서 국가는 철저히 무능력했고 무책임했다. 그 이후로도 5월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 고양터미널 화재 사고가 발생했으며, 8월 청도 오토캠핑장 사고, 10월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국민들은 그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고, 정부에 대한 분노로 치달았으며, 정부는 언제나 처럼 열심히 정치(?)를 했다.

 

국민은 정부를 믿고 싶었는데, 믿을 수 없었다. 그 때 『명량』이라는 영화가 개봉한 것이다. 명량은 우리 역사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다. 그 의미는 누구나 어떤 일이 있었는지, 결론이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있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와 김명민 주연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으로 이미 문학계와 드라마를 통해서 접해온 소재였다. 하지만 우리들은 기댈 곳이 많지 않았다. 무언가 감당하기 힘든 일이 있을 때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을 현실에서 찾을 수 없었다. 역사 속의 영웅이 영화로 재현되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기댄다.

 

'지금 신에게 아직 열 두척 전선이 있사옵니다.

전선이 비록 적으나 미천한 신이 죽지 않았으므로 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가 있을까? 혼자 조용히 상상 속에 빠져 본다. 내가 만약 그의 위치에 있었더라면 과연 나는 그런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 해전 이전에 이미 19번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그 경험에서 분명히 열악한 상황에서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생각해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은 너무나 심각했다. 원균 장군이 칠천량 해전에 대패하면서 조선군의 전선과 수병들은 전멸하다시피 하고 12척의 배 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적들의 배는 20배에 달했다. 이순신 장군은 자신이 있었을까? 이 글을 쓰면서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어쩌면 붓을 잡는 그 순간까지 수없이 심장이 뛰었을 것이고, 포기하고 싶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도 사람인데 어찌 강인함 만을 갖추고 있었겠는가.



이순신 장군은 진중에서 일기를 썼다. 『난중일기』에서는 전쟁을 이끄는 장수로서의 모습과 그 뒤에 드러나는 한 인간으로서의 강하고 약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일기를 써내려가면서 스스로를 다 잡았다. 『난중일기』는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 76호로 지정되고, 충청남도 아산시 현충사에 보관되었다. 2013년 6월에는 전쟁 중에 지휘관이 기록한 매우 힘든 사례라는 참고하여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다.


『명량』의 흥행 요소 중 하나는 훌륭한 해상 전투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 영화의 대규모의 전투신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대규모 전투신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극중 긴장감을 올려주며 영화의 절정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조선의 주력 전투함인 <판옥선> 이었다. 지금까지는 이순신 장군 하면 <거북선>이 가장 먼저 떠올랐었는데, 사실 조선의 주력선은 <판옥선>이었다. 판옥선은 전투를 위해서 만들어진 전투함으로 선체의 길이가 20~30m 에 이를 정도로 컸으며 최대 200명이 승선할 수 있었던 대형 전투함이었다.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판옥선은 갑판을 2층 구조로 만들었다. 아래층의 격군은 적군의 공격과 상관없이 노를 저을 수 있었고, 2층에서는 전투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판옥선의 다른 특징은 선체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영화에서는 위의 장면처럼 갑판에 나무를 걸치고 들어와 백병전을 벌이는 데 사실 판옥선은 적군보다 배의 높이가 상당히 높아서 오르기 힘든 구조였다. 당시 조선군은 활과 화약과 같은 원거리 공격은 능했으나, 백병전에서는 일본군이 우세했다. 이런 점까지 고려된 것이 바로 판옥선이었다. 거북선은 2층의 전투병도 실내에 위치하게 만든 구조지만, 전체적인 구조와 모양은 판옥선과 동일하다. 실제 거북선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왜란 중의 대부분의 전투에서 주력은 판옥선이었다.



『명량』은 최민식이 충무공 이순신 役 을 맡았다. 이름 석자 만으로 신뢰가 가는 배우다. 그리고 왜적으로는 류승룡이 구루지마 役, 조진웅이 와키자카 役을 맡으면서 최민식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류승룡의 연기는 흥미로웠다. 그는 이미 2011년 김한민 감독과 『최종병기 활』을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그때는 청나라의 명장인 쥬신타 役을 맡았었는데, 이번에 일본의 적장 役을 맡게 되었다. 이번에도 그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작품의 성격상 『최종병기 활』 만큼의 인물 중심의 내용 전개가 이루어지지 못해서 그의 긴장감 높이는 압박을 경험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평소 소설을 많이 보다가 영화를 읽게 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개성있는 조연들의 짧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연기 장면이다. 소설 속에서는 이런 조연들이 빛나기 힘든데, 영화 속에서는 이들도 빛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눈에 띄는 이는 배우 이정현이었다. 정탐꾼인 임준영 役을 맡은 진구의 아내 役으로 말을 할 수 없는 역할을 맡았다. 영화에서는 남편이 떠날 때 걱정해주는 장면, 시체들이 쏟아져들어올 때 남편이 있는지 확인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배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소리지르며 치마를 흔드는 모습이 등장했는데 그 절규와 표정에서 드러나는 간절함은 관객들의 심장을 파고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대한민국의 중심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이 동상은 1968년 4월 27일 정부 산하 단체였던 애국선열 조상건립위원회와 서울신문사의 공동주관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당시 이 위치의 인물 선정을 놓고 고민을 했는데, 세종로와 태평로가 뚫려 있어서 남쪽 일본의 기운이 강하게 들어오게 되어 이를 막을 필요가 있다던 풍수지리학자들의 주장에 따라 세종로 네거리에 일본이 가장 무서워할 인물인 이순신 장군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글을 쓰기 위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 자료를 조사할수록 어떻게 한 사람의 개인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라며 수없이 질문해보았다. 우선 전세계 해전 역사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23차례의 전투 승리, 그리고 그 속에서는 명량해전과 같은 엄청난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쟁은 수많은 병사들과 지휘관 그리고 그 뒤에는 백성들이 있다. 즉, 수많은 사람들의 서로 다른 생각과 서로 다른 사정을 어떻게 하나로 모으고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바로 지휘관의 리더십이 가장 큰 성패를 이끈다. 


여전히 이 사회는 믿을 수 있는, 따르고 싶은 리더십을 원한다. 누군가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충분히 따를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그 부재가 점점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아쉬움 속에 우리는 다시 그의 리더십을 찾는다. 


이번에는 정말 충무공 이순신이 내 마음에 깊이 각인 된 것 같다. 그가 남긴 말들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내 삶을 다잡아 본다. 


#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첫 시험에 낙방하고 서른 둘의 늦은 나이에 겨우 과거에 급제했다.

#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하지 말라. 나는 14년 동안 변방 오지의 말단 수비 장교를 돌았다.

#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라. 나느 적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진 후 마흔 일곱에 제독이 되었다.

# 자본이 없다고 절망하지 말라. 나는 빈손으로 돌아올 전쟁터에서 열 두척의 낡은 배로 133척의 적들을 막았다.

#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갓집에서 자라났다.

# 몸이 약하다고 고민하지 말라. 나는 평생 동안 고질적인 위장병과 전염병으로 고통 받았다.




반응형


영조(1694~1776, 재위 1724~1776)는 즉위 초반까지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낸 임금이었다. 어머니가 천한 신분 출신이었던 까닭에 주위의 무시를 받으며 성장하였고 본의 아니게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쟁에 휩싸이는 바람에 왕위를 올라서는 경종을 독살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영조는 매사에 조심하였으며 의뢰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종의 강박증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는 한결같이 탕평을 외쳤지만 근본적으로 노론의 지지 속에 즉위한 왕이라는 정치적 부담이 있었다.




이러한 영조가 첫아들 효장세자를 잃고 42세라는 늦은 나이에 얻은 사도세자는 더 없이 귀한 아들이었다. 영조는 당연히 세자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세자는 성격부터 영조의 마음에 차지 못하였다. 세자는 말이 없고 행동이 날래지 못하여 성격이 세심하고 민첩했던 영조를 늘 답답하고 화나게 만들었다. 또 세자는 커가면서 공부에는 별 다른 관심이 없고 칼싸움이나 말타기와 같은 놀이에만 열중하여 학문에 정진해 주기를 바라는 영조의 기대를 저버렸다. 영조는 자신의 기대와는 어긋나게 나가는 세자를 따뜻하게 타이르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꾸중하거나 흉을 보는 등 미워하기 시작하였다.




영조의 질책이 심해지면서 세자는 부왕에 대해 큰 공포심을 갖게 되었고 주색에 탐닉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발을 하기도 하였다. 영조가 국가에 내린 금주령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술을 마셨으며 여자를 데려다 살림을 차린 일도 있었다. 그때마다 영조의 심한 질책이 내려진 것은 당연하였으며, 세자는 그런 영조의 질책에 우물로 뛰어드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맞섰다. 영조의 질책과 세자의 기행이 반복되는 가운데 20세를 넘어가면서 세자에게는 정신적 이상 증세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가학증은 세자 스스로 "심화가 되면 견디지 못하여 사람을 죽이거나 닭과 같은 짐승을 죽이거나 하여야 마음이 풀린다"고 영조에게 고백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여러 명의 내관들과 나인들이 세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는데 어느날은 내관의 머리를 잘라 들고 들어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제대로 옷을 입지 못하는 의대증이라는 기괴한 증상도 나타났다. 옷을 한 번 입으려면 수 십 벌의 옷을 늘어놓고 귀신에게 기원하며 불을 지르는 등 이상행동을 하였으며, 옷 수발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들을 둘이나 낳은 후궁 빙애를 쳐서 죽이기까지 하였다.



세자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고 영조에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즈음, 나경언의 고변 사건이 터졌다. 나경언이 세자가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내용을 투서하고 아울러 세자의 비행을 10여 조목을 걸쳐 나열한 것이다. 세자가 자기 대신 내관을 방에 앉혀 놓고, 20여 일 동안 평양을 몰래 다녀온 것이 발각된 지 얼마되지 않아서의 일이다. 세자는 나경언의 고변이 무함이라며 대질까지 요구하며 극구 부인하였고, 세자의 비행을 고발한 나경언은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하였지만, 이 사건은 여조와 세자를 영원히 갈라서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762년 윤 5월 12일 오후 세자를 창경궁 휘령전으로 나오도록 하라는 영조의 명이 떨어졌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지 세자는 혜경궁 홍씨를 둘러보고는 휘령전으로 들어갔다.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던 것일까? 홍씨가 본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영조는 세자에게 칼을 휘두르며 자결할 것을 명했다. 세자는 옷소매를 찢어 목을 묶는 동작을 취했지만 세자 시강원의 관원을 비롯한 신하들이 저지하였다. 세자는 세손과의 이별을 하게 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영조는 이 요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부인 홍씨는 뒷 건물에서 후일의 정조가 되는 세손을 부둥켜안고 떨며 이 비참한 광경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 날의 사건이 1762년인 임오년에 일어나 흔히 '임오화변'이라고 부른다.


사도세자에 대한 영조의 처분은 가혹하였다. 3~4시 무렵 밧소주방의 뒤주가 들어왔는데 크기가 작아서 쓸 수가 없자, 다시 어영청에서 쓰는 큰 뒤주를 들여왔고 영조는 여기에 들어갈 것을 명하였다고 한다. 결국 사도세자는 영조의 명에 의해 뒤주에 갇히게 되었고, 영조가 직접 뚜껑을 닫고 자물쇠를 채웠다. 사도세자는 뒤주 속에서 8일 만에 28세라는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다. 아들이지만 수명이 왕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던 조선왕조에서 최장수 왕 영조에게 사도세자는 최대의 정적이기도 했다.


세자가 죽은 후 영조는 곧 세자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긴다는 뜻에서 '사도(思悼)' 라는 시호를 직접 지어주고 묘지문도 친히 지어 주었지만 이 일을 절대 거론하지 말 것을 엄명했다. 그 만큼 이 사건은 이후의 정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영조 후반 사도세자의 죽음에 깊이 관여한 노론 세력은 정조의 즉위를 결사적으로 막았지만, 위기 끝에 왕위에 오른 정조는 부친에 대한 본격적인 추승 작업을 함으로써 반대세력을 무력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게 된다.


- (여기까지의 글은 모두 『조선 후기를 움직인 사건들』 中, <1762년 사도세자의 비극>, 신병주 지음, 새문사) -



최근에 영화에 조금씩 관심을 두면서 한국 영화를 한 편씩 찾아서 보고 있다. 얼마 전에 뒤늦게 본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을 보았는데, 그 때 배우 유아인의 연기에 감탄했다. 왜 그가 앞으로 한국 영화를 이끌 배우인지를 실감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가 출연했던 『사도』를 보았다. 『사도』는 그의 이름 만으로 영화를 선택하게 만드는 송강호와 유아인이 영조와 사도세자 役으로 출연한 작품이다.

이미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시나리오 연습장면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아버지이기 이전에 한 나라의 왕이었던 영조, 자신을 왕으로 만든 신하들을 무시할 수 없었던 영조, 귀한 아들이었기에 기대가 더 컸던 아들 그만큼 실망도 큰 아들에 영조는 분노했다. 그리고 조선왕조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송강호는 그런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 아들을 죽여야만 했던 왕의 냉정함과 한 나라의 지존으로서의 권위감과 불안감을 여실히 표현해 주었다.


유아인은 『베테랑』에서 조태오 役을 하면서 정말 악랄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사도세자 役에서는 아버지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무서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스스로 잔인하게 만들어 버린다. 지금까지 내가 접한 작품은 『베테랑』과 『사도』 뿐이다. 여기서는 모두 악역이고 비극적인 역이다. 감정이 극한으로 몰리는 연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유아인의 다른 연기가 궁금하다. 물론 영화 外에서 보여주고 있지만, 다른 영화를 통해서 나는 그 연기를 보고 싶다.


영화 『사도』에서 사도세자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뒤주에서 꺼내기 전의 장면이 있습니다. 영조가 사도세자의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더듬으며 만진다. 그리고 이런 말을 뱉어낸다.


'아이고 이놈아, 너는 어찌 이 늙은 애비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하느냐.' 


마지막 뒤주 속에서 영조와 사도세자와의 대화 그리고 이 장면, 그리고 염을 하는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울컥하고 만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자식을 죽일 수 밖에 없었을까? 과연 권력과 정치란 그런 것인가? 하는 물음을 끝까지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도세자'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명확하지 않다. 해석에 따라서 여러 갈래의 길이 생기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도 무언가 갈등의 소지가 될 만한 장면은 되도록 만들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신 통설로 알려진 큰 줄기를 던져주고 보는 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권하는 듯 하다.







반응형


최근에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내부자들』이다. 개봉 당시 누적 관객수 7,072,057명을 기록하며 역대 관객수 36위에 오른 작품이다. 조폭, 검찰, 언론, 대기업이 어떻게 철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들은 궁금한 점이 있었다. 과연 저럴까? 정말 이 사회의 최상층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세상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났다. 과연 이 영화는 현실의 반영일까? 단지 영화일 뿐인가? 라는 의심을 놓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최근에 몇몇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내부자들의 영화 속 상황이 실제로 재현되고 있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넥슨 주식 뇌물' 진경준 검사장 해임 확정...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 있는일" - 서울신문(2016.08.08)

김정주 "진경준이 '넥슨 주식 그냥 달라' 요구" - KBS뉴스 (2016.07.21)

김정주 불구속 기소, 검찰 넥슨 수사 본격화 - 비즈니스포스트 (2016.07.29)


게임 벤처의 신화를 만든 김정주 넥슨 창립자는 그 동안 기존의 대기업들의 부의 세습이 아닌, 벤처를 통해서 새롭게 대기업 계열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자수성가로 사람들에게 본보기였던 이 사람의 배후에는 냄새조차 숨겨왔던 권력과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바로 검사장 진경준 이었다. 검사장은 차관급이며 '검사'라는 역할 자체가 이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고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번 파문은 그 충격이 더 크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문제를 만든다면 과연 그 문제는 누가 해결을 해야 한 단 말인가?




이 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온 것은 2016년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고위 공직자 재산현황 공개였다. 진경분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장이 156억 원으로 재산 증가액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가 보유하고 있던 넥슨 주식 126억 원 어치를 처분했기 때문인데 그 주식이 넥슨이 상장되기 전인 2005년에 매입됐다는 것이 논란이 되었다. 


의혹이 제기되자 진경준은 사표를 제출하였고 법무부는 이것을 수리하지 않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대기발령인 저보를 시켰고, 이금로 인천지검장을 특임검사로 지명해 '진경준 사건'을 배당, 특별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체포하여 7월 18일 구속한 사건이다.


조사 과정에서 주식 외에도 추가적으로 밝혀진 사항으로는 진경준이 차량 벤츠를 요구했던 점, 그의 10년 가량의 해외 가족 여행 비용을 김정주가 지불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진경준 지검장이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는 있다. 그렇다면 의심스러운 것이 있다. 그 대가로 넥슨이 받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10년에 가까운 나름의 관계를 유지해온 그들간에는 둘 만의 비밀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영화로 돌아가 보자.  그동안은 영화를 많이 보지도 못했으며, 보고 나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흐릿해져서 영화의 매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영화라는 장르는 대단히 흥미로운 점이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연기자들이다. 안상구 役의 이병헌, 우장훈 役의 조승우, 이강희 役의 백윤식의 연기에는 그대로 매료되었다. 최근에 이병헌의 작품을 몇 번 보고나서 느낀 점은 그의 눈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병헌의 눈으로 보여주는 연기는 대단히 탁월하고 저음의 목소리 또한 배역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조승우는 뮤지컬로 유명한 배우이다. 사실 나는 그의 뮤지컬을 한 편도 보지 못했고, 그의 영화 작품도 이번이 첫번째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건 조승우가 연기를 잘해서 그런건지 몰라도 대단히 차갑게 느껴졌다. 평소에는 부드럽다가 냉정해질 때는 눈빛이 바뀌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렇게 영화에서는 시나리오의 진행에 따른 흐름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각 개성있는 연기자들의 모습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면서 더 풍부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이 평소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대단히 큰 차이점으로 보였다. 실제 인물이 눈물을 흘릴 때의 모습, 땀이 나고 눈물 콧물이 섞이고, 눈에는 그 감정이 그대로 녹아내리는 연기 이런 연기를 보는 맛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영화와 소설의 다른 점이자, 영화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은 바로 조연들의 연기이다. 소설에서도 분명히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이 있고, 그들은 그들만의 개성을 표출해낸다. 하지만 쉽게 두각을 나타낼 수가 없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다른 듯 하다. 영화는 시각적이고 청각적이다. 관객들에게 시각적, 청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장면을 만들어낸다면 보는 이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된다.


이번에는 '조상무' 役을 맡은 조우진 이라는 배우가 몇 번의 장면만으로 선명한 씬 스틸러가 되었다.

미래자동차의 조상무는 철저한 오회장의 심복이다. 그는 미래자동차 내의 어둠의 해결사다. 


"청소를 시켰으면 청소만 해주면 되지 쓰레기를 훔칠라 카노?"


영화의 주요 장면인 안상구의 손을 자르는 장면에서는 

"어이 안상구 사장, 사장 사장 해주니까 다 똑같은 사장으로 보이요? 사이즈가 다르잖아"


안상구의 심복이었던 박종팔 사장을 처리하려고 했을 때는

"여 써리고, 또 여 써리고 ...... 복사뼈 위를 써리야 안되겠나"


이런 몇 마디는 대단히 소름 끼친다. 만약 조폭의 모습으로 그렇게 했다면 이정도 인상은 주지 못했을 것이다. 까끔한 정장 차림에, 단정한 모습, 무테 안경을 끼고 직접 이런 걸 지시하고 행하는 모습은 낯설어서 그런지 몰라도 더 깊게 다가온다. 아마 지금 세상에는 이런 잔인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겉으로는 번지르 하지만 뒤에 숨어서 저지르는 그런 모습들, 그래서 더 역겹다.



영화에서는 이병헌의 재미있는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이 대사는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 이세진이 잘 살려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줬다. "모히또 가가지고 몰디브나 한잔 할라니까" 언뜻 들으면 자연스러운 말 같지만, 다 듣고 나면 이상한 말, 갑자기 웃음이 터진다. 이 대사는 사실 이병헌이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한 대사라고 한다. 


영화의 대사를 이렇게 잘 활용하면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개그맨 이세진 처럼 좋은 기회의 발판이된다.

그런데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를 반대로 사용한 사람도 있다.


영화에 논설주간 이강희 役을 맡은 백윤식이 한 대사가 있다. "대중은 개 돼지 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이 영화 속의 대사는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기분이 상당히 나쁜 대사였다. 그런데 정말 이런 말을 입에 담은 사람이 있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 기획관이다. 교육부 정책 기획관이면 2급 공무원이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의 고위 관리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민중은 개, 돼지다.", "개 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는 발언을 했다. '영화 대사를 그렇게 사용하시면 안됩니다.' 몇 번을 봐도 화가 난다. 저 한 사람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교육부에 대해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 올바른 사람을 뽑길 바란다. 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대한민국 교육을 바랄 뿐이다.




지금까지는 현실에 밀접하게 다가가 있는 영화를 봐와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의 사회에 대한 이런 직격타가 반갑다. 이런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 중에 아마 가슴이 따끔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올바른 길로 선회하시길 바란다.                                                               



반응형


지금까지 리뷰를 책에 관련해서 해 왔다. 그런데 이제부터 조금씩 나의 관심 영역을 확장해보려 한다. 여러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조금 더 복합적인 이해와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르고 싶다. 영화는 영화만의 특성이 있다. 직접 배우들이 등장인물들로 빙의되어 연기를 하고, 카메라의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씩 쌓아가고, 우선은 단순한 감상과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바탕으로 영화 리뷰를 시작해 보려 한다.


그리고 첫 영화 리뷰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이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황정민(서도철 役), 유아인(조태오 役), 오달수(오팀장 役), 유해진(최상무 役)이 있다. 충무로의 보증수표 황정민, 떠오르는 신예 유아인, 주연급 조연 오달수, 유해진의 등장 만으로 이미 재미는 보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이 작품은 2015년 8월 5일 개봉된 영화로 거의 1년이 지나서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리뷰를 쓰려고 보니, 이 영화의 모티브는 2010년에 있었던 최철원(SK최태원 회장 사촌동생) M&M 대표이사의 야구방망이 사건이다.


당시 피해자는 자신의 회사가 다른 회사로 흡수합병되는 과정에서 해고되었다. 해고 사유는 합병 과정에서 화물노조 가입을 탈퇴하고 앞으로도 가입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각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피해자는 당시 SK본사 앞에서 1인 차량 시위를 벌였는데 회사가 탱크로리를 인수해주겠다고 해서 사무실에 따라 갔다가 사장으로부터 엄청난 구타를 당한다. 당시 최철원은 야구방망이 1대당 100만원이라 했으며, 나중에 살려달라고 하자 대당 300만원으로 구타를 했다고 한다.


다시 이 이야기를 상기하니 너무나 화가 난다. 당시 그 피해자는 한 집안의 가장인데, 그런 폭력을 당했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피해자의 무너져내린 자존감을 생각하면 가해자인 최철원의 죄를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사회 지도층들의 모습을 여전히 언론을 통해서 보게 된다.


얼마 전에는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이 3년 동안 61명의 운전기사를 바꾸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런데 수행기사 행동 매뉴얼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조건들이다.

그는 도대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을 하는 것 일까? 궁금하다. 요즘 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행운으로 저런 것들이 자신에게는 용납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런 사람이 한 기업의 리더라고 생각하니 더 치가 떨린다. 



           ▲ 출처 : 스포츠경제 (http://www.sp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71005)

 


최근에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사건이 있다. 바로 이건희 삼성회장의 성매매 관련 뉴스타파 보도이다. 내가 이 동영상에서 문제라고 생각되는 점은 성매매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성매매는 불법이지만, 없앨 수 없는 사회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동영상에는 어떤 사람이 여자들을 관리하고, 샤워실에 갈 때는 두 명이 부축을 하고.. 하나씩 하나씩 설명을 한다. 그리고 성매매 장소로 지목된 한 곳은 現 삼성SDS 김인 고문 명의로 되어 있는 곳이었다. 한 사람의 성적 욕망 충족을 위한 것이라 하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이 있다.


▲ 뉴스타파 동영상 中



그리고 수 많은 사람을 분노케 했던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이 있었다. '민중은 개 돼지',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와 같은 발언을 토해낸 사람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나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우리나라의 교육을 책임지는 고위공무원이란 말인가? 분명히 문제가 되리라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술을 먹었다. 영화 대사를 따라 했다 하지만, 누구나 알 것이다. 마음 속의 진심이 나온 것이다.  마지막에는 죽을 죄를 지었다 라고 말을 한다. 한심하다. 안타까울 뿐이다. 정신차리라. 개 돼지 무서운 것을 알겠느냐




서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ege)' 라는 말이 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를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의 빌 게이츠, 워렌 버픽의 기부, 젊지만 사회적으로 올바른 길을 가려 하는 마크 주커버그 등을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토양이 너무나 부럽다. 아직 우리 나라의 갈 길이 멀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분명히 우리 나라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를 실천하는 많은 기업가들과 고위직 공무원들이 있을 것이다. 부디 이런 분들의 이름을 먹칠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지금 크고 있는 내 아이들에게 나중에 훌륭한 우리나라 기업가에 대한 위인전을 읽어주고 싶다. 

부디 그런 분들이 되어주시길 바랄 뿐이다. 


처음 영화 리뷰의 형식은 자유롭다. 그냥 생각이 끌고 가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본다.



이 영화에서 특히나 인상적으로 본 부분은 '유아인' 이라는 배우였다. 다른 배우들은 이미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 그 진가를 보았다. 

그런데 서른 살에 저런 연기를 쏟아내는 '유아인'에 대해서 깊이 매료되었다. 그의 모습은 영화제에서 남들과 다른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는 부분, 무언가 자기 만의 세상을 사는 사람 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는 그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작품이 점점 기다려지고, 한국 영화를 이끌어 갈 재목이 되어주길 바란다.


처음 쓰는 영화 리뷰, 영화에 점점 빠져들기를 바라며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다.





반응형

'■ 책과 영화 >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을 죽일 수 밖에 없었는가?,『사도』  (0) 2016.08.15
영화가 현실이 되어 안타까운 영화,『내부자들』  (0) 2016.08.14
부러진 화살  (0) 2014.10.05
타인의 삶  (0) 2014.10.05
더 콘서트  (0) 2014.10.05



반응형

'■ 책과 영화 >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가 현실이 되어 안타까운 영화,『내부자들』  (0) 2016.08.14
『베테랑』,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꿈꾸며  (0) 2016.07.28
타인의 삶  (0) 2014.10.05
더 콘서트  (0) 2014.10.05
행복을 찾아서  (0) 2014.10.0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