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이라는 유명세에 힘입어, 그에 맞춘 마케팅의 결과로 한 동안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점유하고 있는 책이 있다.
총 3권으로 구성된 KBS제작팀이 구성한 『명견만리』라는 책이다. 책을 덮고 있는 띠지 치고는 조금 두꺼운 곳에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사가 적혀 있다.
"개인도 국가도 만 리까지는 아니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며 세상의 변화에 대비할 때입니다.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공감하기 위해 일독을 권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
어떻게 보면 매년 초에 등장하는 '올 해에 주목해야할 ○○' 같은 책 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런데 예전에 KBS에서 해당 기획을 다룰 때 몇 번 관심있게 본 기억이 있었고, 이번 구성이 최근에 한 번쯤은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들을 한 번쯤 상기시키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한 권씩 찾아서 읽고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는 항상 기대하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잘 정리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모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전달하는 부분이 있는가, 앞으로의 내 삶에 적용해 볼 만한 것들이 있는가, 종합적 사고력, 통찰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가 등이다.
그래서 오늘 리뷰에서는 책의 목차를 바탕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내 삶에 한 부분으로 체화시켜야할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려 한다.
[1부 - 정치]
지난 겨울 역사적인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계속되었다. 그 역사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아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을 향했다. 한 번 밖에는 가지 못했지만, 그 때는 나름의 생각과 소신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한 번이라도 가지 않았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약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 내가 만약 80년대 광주에 있었다면 과연 어떤 행동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는데, 작금의 시대에서 벌어지는 일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 가수 전인권의 '행진'을 외치며 걸어가던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선명하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 서두르지 않는 선진국들의 모습에서는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정치인들의 임기 내에 공을 이루고자 하는 욕심때문에, 국회의권 재선을 위해 다음 선거 전에 무언가라도 하나는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 때문에 우리는 항상 정책의 지속성이 떨어진다. 장기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은 장기적인 시선으로 가져가야한다.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가 중요한 법이다. 삶에서도 평생의 계획이 있고, 올 해의 계획이 있고, 더 잘게 쪼개 오늘의 계획이 있게 된다. 평생의 계획을 위해서 해야할 것들에 대해서는 방향을 항상 점검해가며 잘게 쪼개진 계획들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계획을 위해 부가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챙겨야 할 것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건강, 만족감을 얻는 취미생활, 아이들의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가정교육 측면에서의 일관성 등이 지금 내가 방향을 잡아야하는 장기적인 관점이 아닐까
1장. 당신은 합의의 기술을 가졌는가?
-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갈등비용, 우리는 선과 악의 대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 매년 국민투포는 네 차례, 지자체 주민투표는 20여 차례나 실시하는 스위스, 심지어 2027년에 결정될 핵폐기장 부지 선정을 위해 2015년부터 12년 동안 매년 50회씩 토론회를 연다. 다수의 힘으로 미래를 바꾸기 위한 합의의 기술. 업청난 규모의 갈등비용을 치르지 않으려면 이 기술을 배워야 한다.
2장. 이제 정치에 대해, 그 어떤 것도 예측하지 마라
- 계몽과 대의의 시대를 넘어, 무섭게 폭발하는 참여의 열망
→ 패권주의와 인종차별을 내세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젊은이들의 미래를 뺏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통과된 영국 브렉시트, 과연 시민이 어리석은 것일까. 그러나 부패한 절대권력인 대통령을 평화롭게 시위로 끌어내린 것도 결국은 시민의 힘. 세계 곳곳에서 점점 강렬해지는 정치 참여의 열망. 기성 정치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정치 시스템이 도래하고 있다.
[2부 - 생애]
나는 직장인이다. 지금 내가 회사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잠깐 생각해본다. 주요 보직장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나이는 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다. 40대들이 업무를 리딩한다. 그리고 50대 후반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60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그런 부장님들의 자녀들은 아직도 중학생, 고등학생인 경우도 있다. 때로는 초등학생 이하인 경우도 있다. 만약 퇴직을 해야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30대 중반의 입장에서 15년, 2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니 벌써부터 갑갑하고 초조하다.
금전적인 문제 뿐만이 아니다. 나는 평생 동안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만족감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이 어쩌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이 나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부분은 분명히 기억하려고 한다. 앞으로 나에게 발생할 일들이 나도 모르게 갑자기 내 삶을 흔들어 놓을 정도로 대비없이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가족의 삶을 지킬 수 있는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것, 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은 멈추지 않아야 겠다.
3장. 120세 쇼크, 새로운 생애지도가 필요하다
- 서드에이지, 제3섹터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생애기
→ 100명 중 40명이 100세 이상 사는 삶을 축복이 아니라고 답했다. 100명 중 60명은 80~89세까지만 살고 싶다고 답할 정도다. 그러나 이미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연령대가 92세를 돌파한 지금. 120세 시대는 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생애주기를 유년기, 성인기, 노년기로 나눌 것이 아니라 4등분하라.
4장. 셀프부양 시대, 우리는 준비할 수 있는가
-한국형 복지국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여든의 할아버지, 장애 아이들을 가르치는 체육 선생님도 할아버지. 이 동네에 사는 대학생들은 어르신들에게서 반찬을 얻어가는 게 일상, 죽을 때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사는 것. '셀프부양' 시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3부 - 직업]
덕후의 힘을 믿는다. 덕후라는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싶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습관적으로 해서 무언가 성과를 달성하는 사람'
최근에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의 저자 김민식PD 가 어느 팟캐스트에 나왔었는데, 이 분은 PD라는 직업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에 대대해서는 정말 아주 깊게 파고든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책을 낼 정도까지 되는 것이다. 취미가 직업의 수준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하나의 분야에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 직업을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른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자신과 맞는 부분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집중하고 무언가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떤 것에 관심이 있을까. 나는 삶이 미적이었으면 좋겠다. 소설을 읽고, 시를 느낄 줄 알며, 좋은 음악을 찾아서 듣고, 아름다움을 그릴 줄도, 볼 줄도 아는 안목을 가지고 싶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 갈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가? 앞으로 조금 더 확장할 수 있는 분야가 어디가 있는지를 계속 파악하자.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내가 그것을 잡기 위해서 최소한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는 알고 있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찾아보고, 기회가 찾아왔을 때 겸손하되, 놓치지는 말아야 겠다.
5장. 자신이 경영하는 사업, 그 자부심을 넘치게
- 660만 골목사장의 인생을 바꾸지 않으면 성장은 없다.
→ 자영업업은 뭔가를 이뤄낸 사람들의 상징이었다. '사장님'이라는 호칭 속에 담겨 있던 커다란 자부심. 하지만 '골목 사장님'으로 불리는 지금의 자영업자들은 어떠한가. '창업의 정신'이 사라진 나라는 언제나 파멸을 맞았다.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6장. 정답사회의 한계, 덕후들이 바꾼다.
- 정해진 일자리가 아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전혀 다른 선택
→ 수학은 못하는데 복잡한 컴퓨터 게임은 잘 만드는 사람. 종이비행기만 2만 번 접다 이색스포츠 컨설팅 회사를 차린 사람. 헬리콥터를 너무 좋아하다 세계 최고의 드론 회사를 만든 사람. 죽어라 공부해서 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꿈꾸는 만큼 성장하는 직업을 갖는 시대로 가자.
[4부 - 탐구]
얼마 전 부터 서재에 있던 한 권 책을 다시 찾아 읽기 시작했다. 『생각의 탄생』 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생각의 도구는 '관찰','형상화','추상화','패턴인식','패턴형성','유추','몸으로 생각하기','감정이입','차원적사고','모형만들기','놀이','변형','통합' 이다. 나는 여기서 탐구를 생각이라고 간주한다. 지금 현재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그렇다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방법을 찾는 과정이 생각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생각해보세요' 하면 그것보다 난해한 것이 또 없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어떻게 탐구해야 할까? 지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부터 시작해보자. 아니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좋다. 많은 방법으로 시도해보자. 위에서는 13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아는 것에 제한된다. 스스로 제한되지 않도록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우라. 목적을 위해서 생각을 하고 생각을 위해 방법을 생각하고 방법을 배우기 위해 다른 것들을 찾아보자. 그렇게 하니씩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자. 그러면 되지 않을까.
7장. 호기심 격차 시대가 열렸다.
-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능력을 보호하라.
→ 그 대학의 연구실에는 '교수님'이라는 호칭이 없다. 실험에 필요한 장비는 연구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손수 제작하여 사용한다. 이 모든 것이 단 하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능력, 호기심이다. 이 대학에서만 여섯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데는 이유가 있다.
8장.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나
- 1에서 2가 아니라,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힘
→ 세계 최대 인터넷 화상통신 스카이프, 해외 송금 서비스의 혁신 트랜스퍼와이즈, 전 세계를 주름잡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이 탄생한 곳은 남한의 절반 크기에 , 서울 인구의 8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한때 대부분의 집에 전화기도 없을 만큼 가난했던 이 나라가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디지털 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