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백범일지』 말미에 붙인 「나의 소원」이라는 글 가운데 일부입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 최진석, 『탁월한 사유의 시선』,  中 



예전부터 책을 읽어오면서 제가 가지고 싶은 것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통찰력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통찰력은 무슨 사건이 발생하거나, 어떤 일이 있을 때 그 뒤에 숨어 있는 배경이나 현상들을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주관적 근거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부터 가지고 싶은 게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어떻게 보면 통찰력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바로 '예술적인', '문화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문학과 글을 찾아서 읽고,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을 들으며 감동하고, 누군가의 그림에 감탄해보고 싶습니다. 그런 시선과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는 힘, 감동할 줄 아는 감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을 하나만 더 보태겠습니다. '철학적인' 사람입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변함 없어보이는 일상 속에서 다름을 발견할 수 있는 시선, 누군가 만들어 놓은 틀이 아닌 생각의 기준으로 새롭게 정의를 할 수 있는 사람, 어떤 문제가 발생하거나 해결해야 할 일들이 생겼을 때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사람들과 토론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려고 합니다. 당연히 쉽지 않겠죠.

다른 사람들이 가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기에 어쩌면 고되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단은 넘어가야 합니다.  아마도 계단을 딛고 바라보는 세상은 분명히 다를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통찰력 있는, 예술적인, 문화적인, 철학적인, 생각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게 제 삶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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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이라는 유명세에 힘입어, 그에 맞춘 마케팅의 결과로 한 동안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점유하고 있는 책이 있다. 

총 3권으로 구성된  KBS제작팀이 구성한 『명견만리』라는 책이다. 책을 덮고 있는 띠지 치고는 조금 두꺼운 곳에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사가 적혀 있다.


"개인도 국가도 만 리까지는 아니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며 세상의 변화에 대비할 때입니다.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공감하기 위해 일독을 권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


어떻게 보면 매년 초에 등장하는 '올 해에 주목해야할 ○○' 같은 책 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런데 예전에 KBS에서 해당 기획을 다룰 때 몇 번 관심있게 본 기억이 있었고, 이번 구성이 최근에 한 번쯤은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들을 한 번쯤 상기시키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한 권씩 찾아서 읽고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는 항상 기대하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잘 정리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모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전달하는 부분이 있는가, 앞으로의 내 삶에 적용해 볼 만한 것들이 있는가, 종합적 사고력, 통찰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가 등이다.


그래서 오늘 리뷰에서는 책의 목차를 바탕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내 삶에 한 부분으로 체화시켜야할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려 한다.


[1부 - 정치]


지난 겨울 역사적인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계속되었다. 그 역사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아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을 향했다. 한 번 밖에는 가지 못했지만, 그 때는 나름의 생각과 소신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한 번이라도 가지 않았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약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 내가 만약 80년대 광주에 있었다면 과연 어떤 행동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는데, 작금의 시대에서 벌어지는 일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 가수 전인권의 '행진'을 외치며 걸어가던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선명하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 서두르지 않는 선진국들의 모습에서는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정치인들의 임기 내에 공을 이루고자 하는 욕심때문에, 국회의권 재선을 위해 다음 선거 전에 무언가라도 하나는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 때문에 우리는 항상 정책의 지속성이 떨어진다. 장기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은 장기적인 시선으로 가져가야한다.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가 중요한 법이다. 삶에서도 평생의 계획이 있고, 올 해의 계획이 있고, 더 잘게 쪼개 오늘의 계획이 있게 된다. 평생의 계획을 위해서 해야할 것들에 대해서는 방향을 항상 점검해가며 잘게 쪼개진 계획들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계획을 위해 부가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챙겨야 할 것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건강, 만족감을 얻는 취미생활, 아이들의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가정교육 측면에서의 일관성 등이 지금 내가 방향을 잡아야하는 장기적인 관점이 아닐까


1장. 당신은 합의의 기술을 가졌는가?

-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갈등비용, 우리는 선과 악의 대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 매년 국민투포는 네 차례, 지자체 주민투표는 20여 차례나 실시하는 스위스, 심지어 2027년에 결정될 핵폐기장 부지 선정을 위해 2015년부터 12년 동안 매년 50회씩 토론회를 연다. 다수의 힘으로 미래를 바꾸기 위한 합의의 기술. 업청난 규모의 갈등비용을 치르지 않으려면 이 기술을 배워야 한다.


2장. 이제 정치에 대해, 그 어떤 것도 예측하지 마라

- 계몽과 대의의 시대를 넘어, 무섭게 폭발하는 참여의 열망

→ 패권주의와 인종차별을 내세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젊은이들의 미래를 뺏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통과된 영국 브렉시트, 과연 시민이 어리석은 것일까. 그러나 부패한 절대권력인 대통령을 평화롭게 시위로 끌어내린 것도 결국은 시민의 힘. 세계 곳곳에서 점점 강렬해지는 정치 참여의 열망. 기성 정치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정치 시스템이 도래하고 있다.


[2부 - 생애]


나는 직장인이다. 지금 내가 회사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잠깐 생각해본다. 주요 보직장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나이는 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다. 40대들이 업무를 리딩한다. 그리고 50대 후반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60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그런 부장님들의 자녀들은 아직도 중학생, 고등학생인 경우도 있다. 때로는 초등학생 이하인 경우도 있다. 만약 퇴직을 해야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30대 중반의 입장에서 15년, 2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니 벌써부터 갑갑하고 초조하다. 


금전적인 문제 뿐만이 아니다. 나는 평생 동안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만족감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이 어쩌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이 나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부분은 분명히 기억하려고 한다. 앞으로 나에게 발생할 일들이 나도 모르게 갑자기 내 삶을 흔들어 놓을 정도로 대비없이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가족의 삶을 지킬 수 있는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것, 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은 멈추지 않아야 겠다.



3장. 120세 쇼크, 새로운 생애지도가 필요하다

- 서드에이지, 제3섹터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생애기

→ 100명 중 40명이 100세 이상 사는 삶을 축복이 아니라고 답했다. 100명 중 60명은 80~89세까지만 살고 싶다고 답할 정도다. 그러나 이미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연령대가 92세를 돌파한 지금. 120세 시대는 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생애주기를 유년기, 성인기, 노년기로 나눌 것이 아니라 4등분하라.


4장. 셀프부양 시대, 우리는 준비할 수 있는가

-한국형 복지국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여든의 할아버지, 장애 아이들을 가르치는 체육 선생님도 할아버지. 이 동네에 사는 대학생들은 어르신들에게서 반찬을 얻어가는 게 일상, 죽을 때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사는 것. '셀프부양' 시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3부 - 직업]


덕후의 힘을 믿는다. 덕후라는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싶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습관적으로 해서 무언가 성과를 달성하는 사람' 

최근에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의 저자 김민식PD 가 어느 팟캐스트에 나왔었는데, 이 분은 PD라는 직업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에 대대해서는 정말 아주 깊게 파고든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책을 낼 정도까지 되는 것이다. 취미가 직업의 수준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하나의 분야에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 직업을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른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자신과 맞는 부분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집중하고 무언가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떤 것에 관심이 있을까. 나는 삶이 미적이었으면 좋겠다. 소설을 읽고, 시를 느낄 줄 알며, 좋은 음악을 찾아서 듣고, 아름다움을 그릴 줄도, 볼 줄도 아는 안목을 가지고 싶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 갈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가? 앞으로 조금 더 확장할 수 있는 분야가 어디가 있는지를 계속 파악하자.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내가 그것을 잡기 위해서 최소한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는 알고 있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찾아보고, 기회가 찾아왔을 때 겸손하되, 놓치지는 말아야 겠다.


5장. 자신이 경영하는 사업, 그 자부심을 넘치게

- 660만 골목사장의 인생을 바꾸지 않으면 성장은 없다.

→ 자영업업은 뭔가를 이뤄낸 사람들의 상징이었다. '사장님'이라는 호칭 속에 담겨 있던 커다란 자부심. 하지만 '골목 사장님'으로 불리는 지금의 자영업자들은 어떠한가. '창업의 정신'이 사라진 나라는 언제나 파멸을 맞았다.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6장. 정답사회의 한계, 덕후들이 바꾼다.

- 정해진 일자리가 아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전혀 다른 선택

→ 수학은 못하는데 복잡한 컴퓨터 게임은 잘 만드는 사람. 종이비행기만 2만 번 접다 이색스포츠 컨설팅 회사를 차린 사람. 헬리콥터를 너무 좋아하다 세계 최고의 드론 회사를 만든 사람. 죽어라 공부해서 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꿈꾸는 만큼 성장하는 직업을 갖는 시대로 가자.


[4부 - 탐구]


얼마 전 부터 서재에 있던 한 권 책을 다시 찾아 읽기 시작했다. 『생각의 탄생』 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생각의 도구는 '관찰','형상화','추상화','패턴인식','패턴형성','유추','몸으로 생각하기','감정이입','차원적사고','모형만들기','놀이','변형','통합' 이다. 나는 여기서 탐구를 생각이라고 간주한다. 지금 현재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그렇다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방법을 찾는 과정이 생각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생각해보세요' 하면 그것보다 난해한 것이 또 없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어떻게 탐구해야 할까? 지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부터 시작해보자. 아니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좋다. 많은 방법으로 시도해보자. 위에서는 13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아는 것에 제한된다. 스스로 제한되지 않도록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우라. 목적을 위해서 생각을 하고 생각을 위해 방법을 생각하고 방법을 배우기 위해 다른 것들을 찾아보자. 그렇게 하니씩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자. 그러면 되지 않을까.


7장. 호기심 격차 시대가 열렸다.

-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능력을 보호하라.

→ 그 대학의 연구실에는 '교수님'이라는 호칭이 없다. 실험에 필요한 장비는 연구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손수 제작하여 사용한다. 이 모든 것이 단 하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능력, 호기심이다. 이 대학에서만 여섯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데는 이유가 있다.


8장.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나

- 1에서 2가 아니라,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힘

→ 세계 최대 인터넷 화상통신 스카이프, 해외 송금 서비스의 혁신 트랜스퍼와이즈, 전 세계를 주름잡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이 탄생한 곳은 남한의 절반 크기에 , 서울 인구의 8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한때 대부분의 집에 전화기도 없을 만큼 가난했던 이 나라가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디지털 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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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될 수 있는 자격]


첫째, 스스로 수련할 것

둘째, 마음을 훤히 열 것

셋째, 지식과 행동이 일치할 것

넷째, 가르침에 차별을 두지 않을 것


좌우봉원(左右逢源)

- 가까이에 있는 것을 취해 그 근원까지 파악한다는 뜻으로, 가까이에 있는 사물이 학문의 근원이 되거나 또는 모든 일이 순조로워짐을 뜻하는 말


명찰추호(明察秋毫)

- 눈이 밝고 날카로워 아주 작은 일에 대해서까지 빈틈없이 살핌을 비유한 말


알묘조장(揠苗助長)

- 전국시대 송나라 때 어떤 사람이, 벼이삭이 너무 더디게 자라는 것이 싫어서, 조금씩 손으로 이삭을 위로 당겨 놓고, 집에 가서 자랑스런 말로 "오늘 내가 벼가 자라도록 도와줬어!"라 큰 소리치는 것을 아들이 듣고 그곳에 가보니 벼이삭이 전부 죽어버렸다.

- 일을 급하게 이루려고 하다가 도리어 일을 그르치다


배수거신(杯水車薪)

- 한 잔 물로 수레에 실린 나무에 붙은 불을 끄겠다는 것

-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일을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하거나 감당하려한다는 것


맹자의 이 말은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득, 즉 마음으로 깨닫는 것입니다. 일단 깨달은 바가 있어야 그것을 견지하고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진정으로 깨닫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것을 실천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러한 자기 수련에는 갖가지 도전이 내포되어 있으며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학문에 대해 스스로 깨달은 후에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훌륭한 학생이 되기 위한 조건]


첫째, 높은 수준의 본보기를 찾을 것, 스승에게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구하지 말 것

둘째, 온 마음을 기울여 공부할 것

셋째, 초심을 잃지 않을 것

넷째, 진심으로 가르침을 청할 것


"훌륭한 목수는 서툰 목수를 위해 먹줄을 바꾸거나 버리지 않고, 후예는 서툰 사수를 위해 활을 당기는 정도를 바꾸지 않는다. 군자가 다른 사람을 가르침은 마치 사수가 손으로 활을 팽팽히 잡아당기지만 화살은 쏘지 않은 채 생생하게 활을 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군자가 정도의 가운데 서 있으면 능력 있는 자가 그를 따라 배우기 마련이다."



[교육의 방법]


첫째, 때맞춰 내리는 비처럼 사람을 교화하는 방법입니다. 학생이 어떤 쪽에 의문을 갖고 있는지 살펴서 시간과 장소와 사례에 맞게 가르치는 것이지요.

둘째, 덕을 이루어주는 방법입니다.

셋째, 재능을 끝까지 길러주는 방법입니다.

넷째, 물음에 답해주는 방법입니다.

다섯째, 여운을 남겨 스스로 느끼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논어』 「술이」 에서 공자는 "마음속으로 애태우지 않으면 깨우쳐주지 않고, 애써 더듬거리며 말하지 않으면 틔워주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가르쳐주고, 어떻게든 말로 표현하려고 해야 깨우쳐준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깨우쳐주길 바란다면 먼저 자기가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이해하고는 싶은데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고는 싶은 말하지 못할 때, 그때 깨우쳐줘야 가장 효과적입니다. '때맞춰 내리는 비'는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그러므로 학생 역시 스승의 가르침에 호응할 줄 알아야 합니다.

- 맹자 교양 강의 中, 푸페이룽 지음/돌베개 -



# 돌베개 출판사에서 출간된 『맹자 교양 강의』를 읽고 있습니다. 추천사를 보면 故신영복 선생님의 글귀가 눈에 띄네요. 이 책이 무엇보다 신뢰가 가는 이유가 한 가지 있습니다. 이 책은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라는 책 이후에 출판사에서 후속 기획으로 만든 책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초반 부를 읽고 있는데 다른 고전 책들 보다는 확실하게 읽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가슴으로 와 닿는게 쉬운만큼 적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앞 부분을 읽고 있는데 벌써부터 느낌이 좋습니다. 우선 좋은 글귀가 있어서 먼저 이렇게 남깁니다.


교육에 대해서 논하는 장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조금 발췌해서 적어두었습니다. 저는 맹자가 말하는 훌륭한 스승이자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사람은 스승이자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누군가의 스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는 첫번째는 실력, 즉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역량,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행동과 말의 일치이자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력과 인성이 모두 필요한 것입니다. 당연히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제가 누군가의 제자가 된다면 그때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요? 우선 높은 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누군가에게 배운다기 보다는 내가 그 배움을 토대로 스스로 무언가를 해 나간다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스승의 장점은 그대로 수용하고, 스승에게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부분을 내가 채울 수 있는지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아 본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그 행운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은 누군가의 스승이 되어보지는 못했기에 부족하지만 그런 기회를 한 번쯤은 만나 보기를 희망합니다.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런 관계였으면 더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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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작가 위화의 책을 찾았습니다.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책이 있더군요. 제목은 『살아간다는 것은』 입니다. 한 참 동안 의자에 앉아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한 겁니다. 이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데, 분명히 내가 들어본 내용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서재에 꽂혀 있는 위화의 『인생』이라는 책을 꺼내서 잠깐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중고서점에서 새롭게 찾은 『살아간다는 것은』은 『인생』과 같은 책이었습니다. 처음에 『살아간다는 것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인생』으로 제목을 바꾸어 출간되었네요.


소설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한 번 읽으면 다시 읽지 않는 편 인데 이런 우연이 찾아왔으니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그 소설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예전에 읽은 기억들이 저 깊은 내면의 서랍 속에서 고개를 듭니다. 복귀라는 노인의 일생을 다룬 내용인데, 그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오늘은 소설 속의 내용 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소설 속의 간단한 내용은 예전에 적어둔 『인생』의 감상평(http://zorbanoverman.tistory.com/472)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그 일상에 맞추어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 때는 무언가를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가 힘듭니다. 예전부터 무언가를 진지하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마다 그런 방법은 다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조용히 글을 쓰는 시간이 가장 깊이 생각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고민이 있거나, 생각이 깊어지거나, 한 동안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지냈다고 생각이 되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손이 갑니다. 몸이 아프면 열을 내면서 신호를 보내듯이, 마음이 아프면 저에게 이렇게 글을 써 보라고 나름의 신호를 보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책 제목 그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삶을 말하는 걸까요?',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돌아오는 내일 아침에는 또 무엇을 해야할까요?'


한 사람의 삶은 수 없이 많은 변수에 의해서 바뀌어 갑니다. 어떤 변수는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고, 어떤 변수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떤 변수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삶은 다른 결을 가지게 되고, 서로 다른 색과 향을 가지게 됩니다. 제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는 전제 자체가 통제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겠네요. 단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내 삶에 파고들더라도 그 변수에 무너지지 않도록 어떤 대비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매 겨울 마다 어떤 감기 바이러스가 유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독감 백신 주사를 접종하듯이 통제가 힘들어 보이는 것들을 통제할 수 있는 범위로 조금씩 끌여들여야 할 거 같습니다.


이제는 통제 가능한 변수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 부터 어른들이 수 없이 질문해 왔던 '꿈이 뭐니?' 와 같은 질문을 다시 듣는 것 같은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과연 그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하면서 통계와 평균에 나를 포함시키면서 면죄부를 받으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복귀'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인해 어머니, 아내, 아들, 딸, 사위, 외손자가 먼저 삶을 떠났지만, 먼저 떠난 이들을 그의 손으로 묻어 줄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거의 도살 직전에 있던 늙은 소를 데리고 오면서 자기와 같은 이름을 지어주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자신이 죽으면 마을 사람들이 아내 옆에 묻어줄 거라는 기대가 있기에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래서 언제될 지 모르는 그의 마지막을 위해 베개 밑에 돈을 조금 놓아둡니다. 자기를 거두어 줄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인 것이죠.


아직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정말로 무엇인지? 꿈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인 저로서, 일을 하면서의 제 모습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들을 사소하지만 하나씩 적어두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 지금부터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체의 '영원회귀'가 생각이 납니다. 사람이 죽게 되면, 자신이 살았던 삶을 반복해서 살게 된다고 말합니다. 영원히 반복되는 삶이고, 제가 사는 지금의 삶이 영원히 반복되는 삶을 만들어 갈 첫 번째 삶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자신이 살아왔던 지난 삶들을 곱씹고 회상하며 한 번 더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 회상이 흐뭇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 희미하고 확실히 어떻게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씩 하나씩 시간을 내고 수 없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언젠가는 제 스스로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에 대한 물음에 조심스럽지만 나름의 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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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화 능력을 배양시키는 방법]


첫째, 자신의 시각적, 청각적, 기타 감각적 이미지를 인식해보라. 방금 열쇠를 어디에 두고 왔는지 마음의 눈으로 보라. 읽고 있는 소설을 마치 영화로 보는 것처럼, 아니면 그것을 라디오로 듣고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려보라. 바나나, 눈, 고양이를 상상할 때 머릿속에서 그것들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심지어 맛까지 보려고 노력해보라.


둘째,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마음껏 해보라. 만일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싶다면 그것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될 때까지 머릿속으로 다시 쓰고 다시 '보라'. 만일 소리를 이미지 형태로 사고하고 싶다면 가장 좋아하는 노래나 협주곡의 선율뿐 아니라 화성을 머릿속에서 떠올리거나 들으려고 해야 한다.


셋째, 예술을 하라. 그러나 음악이나 춤, 회화나 요리에 관한 것을 '배우기만' 하지 말라. 직접 그리고, 작곡하고 시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보라. 그러는 가운데 이미지가 저절로 떠오른다. 아마도 당신은 색으로 사고하지 않고서는 그림의 색을 고르지 못할 것이며, 소리로 혹은 소리에 관해 사고하지 않고는 피아노 건반 위의 선율을 짚어낼 수 없을 것이다. 닭고기와 어울리는 맛에 관해 사고하지 않고는 닭고기 요리를 완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듯 행위들을 하기 전에 과정을 먼저 상상하고 그 과정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라.


마지막으로 내면의 눈, 귀, 코,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다른 시람을 시켜서 수학과 과학문제를 구술로 내게 하고, 연극대본을 읽으면서 다른 목소리를 듣고 다른 표정을 보라.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고 상상하는 일에 집중하라. 다른 기술도 그렇지만 이것을 일관성 있고 끊임없이 연습할 때, 보다 강력한 이미지를 보다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


- 『생각의 탄생』 中 -



[생각 정리]


최근에 내가 하는 일은 어떤 이슈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람들과 토의를 한 다음에 시스템으로 해결 방안을 프로세스로 정립하는 일이다. 사람들과 토의를 하는 시간에는 어떤 형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사람들 마다 생각하는 문제점과 이슈들, 그리고 나름 생각하고 있는 방안들이 구름처럼 떠 다닐 뿐이다. 이제는 그렇게 산재되어 있는 정보들을 모으고, 사람들과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도출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정립한다. 


이 프로세스는 사람의 눈에 보여야 한다. 바로 시각화해야 한다. 형상화되지 않은 것들을 모아서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복잡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도록 심플하게 하지만 정보는 부족하지 않게 표현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와 이슈에 대해서 명확히 파악해야 하며, 해결을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서 납득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분을 시각적으로 한 눈에 표현해야 한다.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정보의 요약이 필요할 것이며, 요약된 부분을 시각적으로 잘 배치하고 연결하고 구분해주어야 한다. 이럴 때는 배치가 필요하고 나름의 그림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해 왔었다. 그런데 방법적인 측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힌트를 얻었다. 내가 그림을 배우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내가 머릿 속에서 상상을 한다면, 그 상상을 그대로 종이 위에 그려놓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의 핵심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머릿 속의 구름처럼 떠돌던 생각들이 명확하게 시각화되지 않을까. 그것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데도 분명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생각을 가능하면 빨리 행동으로 옮겨 보자. 아직 행동의 단계는 아니지만, 드로잉 기초 책을 한 권을 주문했다. 어느 순간 내 머릿 속의 그림이 종이 위에 펼쳐질 날을 기대해 본다. 이것도 그 동안 시도했던 수 많은 것 중에 하나로 남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라질 것이다. 이제는 무언가 나만의 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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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누군가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 고 물어봤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 라고 답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출간된 그의 작품을 완독하고 책꽂이 한 켠을 바라보니 그의 책이 10권이나 되었다. 특히 그의 장편이 발표되었을 때 서점가 들썩이듯이 나 역시 항상 그 작품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어쩌면 그것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힘이 아닐까. 작품을 통해 먼저 좋아하게 되는 작가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수필집이라던가,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찾아서 그들을 조금 더 알고 싶어지는데, 이제는 '무라카미 하루키' 에 대해서 찾아볼 시간이 다가온 듯 하다.


『기사단장 죽이기』 는 1권 '현현하는 이데아' 는 거의 열흘에 걸쳐서 짜투리 시간이 생길 때 마다 한 장 한 장 읽어갔고, 2권 '전이하는 메타포'는 주말 하루동안 깊숙이 빠져들어서 읽어버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특히 그의 장편소설은 '이야기의 힘' 이다. 초반 부터 인물을 차곡 차곡 쌓아가고, 풀어야 할 미스테리를 다시 얽히고 설키게 만든다. 그리고 궁금하게 만든다. 내가 읽는 이야기가 의문을 풀어주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시 한 단계 더 깊이 어둠 속으로 나를 데려가는 것인지 긴장된다. 어쩌면 '쫄깃쫄깃하다' 라는 표현이 이런 때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소설 속의 주인공인 나는 어느 날 아내인 유즈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유즈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고 한다. 나는 차를 몰고 여기저기를 떠돈다. 그러던 중 한 레스토랑에서 어떤 여자를 만나게 되고, 거기서 그녀는 자신을 아는 척 해달라 한다. 그리고 레스토랑에 들어온 인물이 누구인지 알려달라 한다.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를 타고 온 남자를 그려서 그녀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그녀는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그녀와 하룻밤 관계를 가지게 된다. 그녀는 마조히스트 성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에게 이런 저런 요구를 한다.


그리고 친구인 '아마다 마사히코'가 아버지인 일본의 화가 '아마다 도모히코' 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머물게 되면서 아버지가 살던 산 속의 집을 관리할 겸 나에게 그곳에서 살아도 된다는 권유를 한다. 일본의 대 화가의 집과 그의 작업실을 사용하면서 나의 하루하루의 삶은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 집의 천장 쪽으로 이어진 조그만 방에는 한 작품이 고이 포장되어 있었다. 제목은 '기사단장 죽이기' 였다. 이 작품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사건들이 하나씩 일어난다.


잘 모르던 어떤 이에게 제안이 들어온다. 고액의 사례가 있을 테니 자신을 직접 모델로 세우고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것이다. 그는 '와타루 멘시키'라는 인물이다.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작품이 '와타루 멘시키'라는 인물을 불러들인 것일까? 그리고 어느 날 새벽 평소 울던 풀벌레 소리는 들리지 않고 종소리가 들려온다. 그 종소리는 정원의 뒤 편에서 시작되는데 멘시키와 그가 그 종소리의 위치를 찾으면서 3미터 가량의 깊이의 구멍에 사면이 촘촘한 돌로 메꾸어진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을 끌어가는 주요 매개는 '그림' 이다. 주인공인 내가 친구의 집에서 발견한 그림과 그곳에서 그리기 시작한 새로운 나의 작품들 속에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고, 그 이야기가 등장인물과 사건들을 만들어 낸다. 


그렇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내가 친구인 '아마다 마사히코'와 '아마다 도모히코'의 요양원에 가서 '지하세계?' 로 들어가서 그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부분이다. 무언가 갑자기 맥락에 맞지 않은 이야기가 나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소설에 맥락을 생각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을 읽으면서는 살짝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리고 끝내 밝혀지지 않았던 '멘시키'라는 인물이다. 그가 소설 속에서 분명히 마지막에는 어떤 역할을 할 줄 알았다.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그를 등장시키면서 이야기가 이어졌고, 갈등과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그는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듯 하다. 그래서 무언가 풀리지 않은 응어리를 남겨둔 느낌이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에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다. 바로 소설 속의 음악 찾기다. 한때 그의 아내와 재즈 카페를 운영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던 그이기에 언제나 작품 속에 음악에 등장하는 것이다. 한 번씩 찾아서 들어보려고 하나씩 적어두었다. 이런 것도 책 읽는 쏠쏠한 재미다. 최근에 클래식을 하나씩 찾아서 듣고 있는데, 클래식을 들어야지 하면서 찾는 것 보다 이렇게 우연하게 만나는 인연들이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으로 이끌어 준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라 보엠>

베토벤 <현악 4중주>

슈베르트 <현악 4중주>

모차르트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베르디 <에르나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장미의 기사>


이번에는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차(Car) 도 등장한다. 나는 차에 대해서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많은 남자들이 자동차에 대한 나름의 로망이 있지 않은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소설 속에 다양한 차들을 등장시키면서 그런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주인공인 내가 처음에 몰던 '도요타 코롤라 왜건'

나중에 새로 바꾸게 된 '빨간색 푸조 205해치백'

어느 레스토랑에서 만나게 된 남자의 차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

내가 나중에 초상화를 그리게 될 아키가와 마리에의 고모 아키가와 쇼코에의 '파란색 도요타 프리우스'

멘시키가 그의 집에 초대할 때 보내준 '닛산 인피니티'

나의 유부녀 여자친구가 타고 오는 'BMW 미니'

아키가와 쇼코에의 아버지의 추억 '재규어 XJ6 (시리즈 Ⅲ)'

멘시키가 가지고 있는 차들 '은색 재규어 쿠페, 재규어 E타입 (시리즈 Ⅰ 로드스타), 레인지로버, 미니쿠퍼'



마지막은 소설 속의 마지막으로 대신한다.


"기사단장은 정말로 있었어." 

나는 옆에서 곤히 잠든 무로를 향해 말했다.

"너는 그걸 믿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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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우리 동네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새로 생겼다. 한 동안, 온라인 서점 중심으로 재편되던 국내 도서시장에 오프라인 서점이 하나 둘 씩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소규모 책방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가수 요조와 방송인 노홍철도 소규모 책방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조용히 알려지게 되었다. 이런 시류에 편승하듯 아니면 이들이 먼저 그 시류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최근 들어 대형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과  'YES24' 에서도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하나 둘 씩 늘려가면서 독자들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서고 있다.


집 근처에 생긴 중고서점을 반가운 마음에 빈 가방을 하나 메고 간다. 많은 책들을 손에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 한 권의 책만을 가방에 넣고 돌아왔다. 바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를 적어보라면 나는 서둘러 이 두 명의 이름을 남길 것이다.

'알베르 카뮈' 그리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을 읽었을 때는 무언가에 홀린 듯 하며 읽었었다.  아마도 그런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그를 빼고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홀로 수없이 감탄하며 읽어 내려갔다. 이 한 권의 책 만으로 그에게 빠져들었다. 그리고 접한 그의 다른 책은 『콜레라 시대의 사랑』 이었다.  여전히 나는 바다로 다시 나가는 플렌티노 아리사의 마지막 말이 생각난다.


"우리 목숨이 다할 때 까지"


이렇게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만나고 나서, 그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그와 관련된 사소한 것들도 관심이 생겨난다. 그의 작품, 그의 삶, 그의 이야기. 나에게도 행운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은 한 노인의 생(生)과 성(性) 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작품은 1927년 생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2004년에 발표한 작품이니 77세의 나이에 집필한 책인 것이다. 어쩌면 작품 속의 한 노인 속에는 그의 내면의 모습도 어느 정도는 투영되지 않았을까.


아흔 살이 되는 날, 나는 풋풋한 처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사랑의 밤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소설의 시작이다.  소설 속의 나는 아흔 살이다.  그는 아흔 살이 되는 날에 갑작스런 결심을 한다.  그동안 비밀의 집 여주인인 로사 카바르카스가 '새로운 것' 이라는 말과 온갖 음탕한 유혹을 했지만 그는 넘어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 일까? 아흔 살이 되던 날 갑자기 마음 속에 어떤 내적 갈등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처녀와 사랑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로사 카바르카스는 열 네살의 한 소녀를 소개한다. 소설 속의 나는 그녀를 '델가디나'라 부른다.


아흔 살의 나는 매일 저녁 로사 카바르카스가 마련해 놓은 유곽의 델가디나의 방으로 향하고, 그녀의 방에 그림을 가져다 두고, 그녀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하나씩 가져다 놓는다. 나는 델가디나의 방에 저녁마다 찾아가지만, 그녀를 실제로 탐하지 않는다. 낮에 바느질을 하며 피곤에 찌든 델가디나를 그저 바라보고 아침에 그녀가 일어나기 전에 먼저 자리를 뜰 뿐이다. 그러다 어느 날, 델가디나가 어느 사건에 의해서 처녀성을 잃어버렸다고 오해한 후,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소설의 마지막으로 향한다. 나는 그 사건이 오해임을 알게 된다. 


"소녀가 따를 거라고 생각하오?"

"아, 나의 서글픈 현자 양반, 늙는 것은 괜찮지만 멍청한 소리는 하지 마세요." 

로사 카바르카스는 우스워 죽겠다는 듯이 말했다. 

"그 불쌍한 아이는 당신을 미칠 정도로 사랑하고 있어요."


이 소설의 마지막은 아흔 살의 노인에게는 분명히 해피엔딩으로 보인다. 그런데 책의 마지막을 덮은 뒤에도 여전히 궁금하다. 과연 열 네살의 소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소설 속의 소녀는 실제 그녀의 입으로 어떤 의사를 표출한 적이 없다. 로사 카바르카스의 입을 빌려 그녀가 표현될 뿐이다. 소설 속의 그녀는 실제 아흔 살의 나를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그 반대의 가능성이 크지 않았을까? 과연 아흔 살의 노인과 열네 살의 소녀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그냥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들 뿐이다. 


이른 일곱살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이 소설을 예전부터 구상을 하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를 읽고 작품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고양한 짓은 하나도 할 수 없습니다." 여관 여주인이 노인 에그치에게 경고했다.

"잠자는 여자의 입에 손가락을 넣어서도 안 되고, 그와 비슷한 어떤 짓도 해서는 안 됩니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잠자는 미녀의 집』


어쩌면 그는 남자의 욕망과 노인의 삶을 조금 더 선명하게 표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는 아흔 살의 노인과 열 네 살의 소녀라는 극단적인 인물 창조를 통해 조금 더 거칠게 그리고 조금 더 절제하며 삶을 그려낸다.


'이야기'의 힘을 다시 한 번 믿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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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선택

'더 좋게' 보다 '다르게' 틀을 짜는 능력

메타선택을 앞에 둔 리더의 자질


-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DRB  No230 에서 발췌)



리더는 단순히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리더는 '선택을 위한 선택, 선택 위의 선택', 즉 메타선택을 하는 존재다.

예를 들면 직원을 선발할 때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는 것은 인사 담당 직원의 몫인 반면 어떤 인재를 언제, 어떻게, 왜 뽑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메타선택을 위해서는 어떤 사고가 필요한가. 일반적인 선택상황에서 주로 활용되는 사고 과정과 리더가 메타선택 상황에서 주요하게 사용하는 사고 과정은 완전히 다르다. 리더들의 메타선택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대상으로 하며 초점은 '패러독스 사고'다. 덧셈이 아니라 뺄셈식 사고, 단순히 더 좋게가 아니라 '다르게' 틀을 짜는 능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불확실성에는 '여유'로 대응해야 한다.


기업에서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지혜로운 생각을 선택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선택을 위한 선택'을 '메타선택'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메타'라는 표현은 특정한 개념에 똑같은 개념 그 자체를 반복해서 적용하는 경우에 사용되는 접두어이다.


메타선택을 위해서는 언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업무 관련 암묵적인 지식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업무 관련 암묵적 지식이 언어로는 전달되기 어렵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자전거 타는 기술을 예로 들어 보겠다.


언어적으로 표현을 할 경우, 자전거 타는 기술은 안장에 올라탄 다음에 자전거가 왼쪽으로 기울면 무게중심을 오른쪽으로 옮기고, 또 자전거가 오른쪽으로 기울면 무게중심을 왼쪽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아이가 이러한 설명 만을 듣고서 자전거를 곧바로 타게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자전거 타는 기술은 말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몸에 배는 것이 중요한 기술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서브루틴' 은 전체 프로그램 속에서 반복 사용되는 일부 프로그램으로서 그 자신이 독립적으로 활용되는 경우는 없고 메인루틴, 즉 메인 프로그램과의 관계 속에서 정해진 기능을 수행한다.


서브루틴이 문제 되는 상황은 왕위를 비롯해 모든 것을 상속받은 철부지 왕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 만약 그 철부지 왕이 국가 운영을 위해 몇 명의 신하가 필요하고, 농부의 수는 어느 정도 규모여야 하며, 군사의 수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 전혀 정보가 없다고 해보자. 과연 그 철부지 왕이 국가를 통치할 수 있을까? 데이비드 이글먼의 대답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정보의 경우 왕을 대신해서 신하들이 알고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왕들은 그런 정보에 관해 어둡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왕으로서 알 필요도 없고, 또 왕이 전모를 파악해 낼 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분야의 개척자 마빈 민스키는 <마음사회>라는 저서에서 인간의 마음이 일종의 서브루틴 체계들이 기계처럼 연결된 거대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한 평생 살아가면서 수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지만 우리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여행지에서 머무를 해외 호텔을 선택하기 위해 그러한 해외 호텔을 추천해주는 여행 대행사들을 고르는 것이 바로 메타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해외 호텔을 선택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준과 여행 대행사를 선택할 때 사용하는 기준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해외 호텔을 선택할 때는 호텔의 위치, 등급, 가격, 시설 등을 고려하는 반면 여행 대행사를 선택할 때는 예약 절차에서의 편의성과 신뢰도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메타선택 과정에서는 원래의 선택 상황에서 다루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정보를 다루게 된다.



메타선택 상황에서의 사고의 특징


1.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루는 리더


셜록 홈즈의 <실버 브레이즈> 이야기는 왜 우리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실버 브레이즈'는 유명 경주마인 실버 브레이즈의 실종과 그 말의 조련사인 존 스트레이커가 살해된 사건을 다룬 이야기이다.


로스 대령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 셜록 홈스에게 물었다. "뭔가 짚이는 것이 있소?" 그러자 셜록 홈스가 "그날 밤 사건 현장에 있던 개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군요"라고 대답했다. 그때 로스 대령이 반문했다. "그날 밤 개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소." 그 얘기를 들은 셜록 홈스가 대답했다. "바로 그 점이 흥미롭다는 겁니다." 뒤이어 홈스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분명 한밤중의 방문자는 그 개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존 스트레이커가 왔기 때문에 개가 전혀 짖지 않았던 겁니다. 따라서 마구간에서 실버브레이즈를 끌고 황무지로 나간 사람은 바로 스트레이커입니다.



2. 패러독스 사고


스콧 피츠제럴드는 "최고 수준의 지성은 두 개의 상반된 아이디어를 동시에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일을 다하는 능력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소위 명품을 제조하는 회사들은 모조품과의 전쟁을 일삼는다. 통념상 명품 제조사들에 모조품의 존재는 경영상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샤넬은 통상의 디자이너들이 모조품들을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모조품들을 제작하는 것을 즐겼다. 샤넬은 세계 최초로 모조 보석장식이 달린 브로치 같은 환상적인 액세서리들을 제작했는데 그 이유는 모조품들이 진짜보다도 더 살마들의 신데렐라 신드롬을 자극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진품에 대한 동경심이 더 높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샤넬은 이것은 단순히 대차대조표에 숫자로 기록되는 것 이상의 가치로 보았다.



3. 뺄셈식 사고


사우스웨스트사는 가급적 많은 노선에 취항하고자 하는 다른 항공사들과는 다르게 주로 이익이 많이 나는 노선에만 선택적으로 취항했다. 또 항공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는 기내식 서비스를 과감하게 제외했다. 이처럼 뺄셈식 전략을 통해 사우스웨스트 사는 세계에서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4. 다르게 틀 짜기(framing)


그들은 로버트 나델리가 조금 더 싼 차를 조금 더 빨리 생산함으로써 크라이슬러의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했던 것을 비판하면서 "크라이슬러 차를 살 만한 뚜렷한 이유가 있으면 한 가지만 대보라"고 반문했다. 왜냐하면 당시에도 이미 크라이슬러의 차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경쟁사들의 차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은 '다르게 틀 짜기'의 중요성을 다시감 상기시켜준다.



5. 최적화가 아닌 잉여와 여유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최적화를 추구하는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외부의 충격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모름지기 리더라면 최적화를 피하고 잉여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블랙스완에 당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실 100년 기업이 드문 이유는 블랙스완과 같은 불확실성 문제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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