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C 정리


인버터와 콤바이너의 역할

- 인버터 : 직류 전류를 교류 전류로 전환시켜주는 역할

- 콤바이너 : CATV 방식에서 둘 또는 그 이상의 입력점에서 주어진 신호가 단일의 출력단에 상호 간섭없이 공급되는 장치. 스플리터(splitter)와 반대의 동작을 한다./ 복수의 송신기 출력이 단일 안테나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장치


이 모듈은 태양광 패널에 PLC와 임베디드 계측 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태양광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패널의 고장 유무는 물론이고 실시간 제어 기능으로 발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사용자 편의성도 높다.

반응형

'■ 관심 사항 >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자신문] LCD패널, 모든 형태로 제작 가능  (0) 2014.06.20
[전자신문] 가상 피팅시스템  (0) 2014.06.20
조선의 역사  (0) 2014.03.13
국제수지  (0) 2014.01.05
소비자물가지수  (0) 2014.01.05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궁금점으로 책을 찾게 되고, 국내에 책이 없어서 해외에서 관련 책을 찾아본다.

후에, 국내에 그 책들을 번역하여 내놓는다. 마케팅 측면에 관심이 있어서 그 쪽 분야에 대해서 계속 학습하고 찾아보고 나서 자신이 생각하는 책을 한 권 낸다.


책을 많이 읽고 꾸준히 읽는 것은 분명히 중요하다. 여기에 CEO 이주영 처럼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해서 심도있는 독서도 분명히 필요하다. 대학에서 보통 교양을 듣는 1학년을 제외한다면 3년 정도의 수업을 통해 자신의 전공을 하나 만든다. 한 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 3년 정도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투자하면 분명 그 분야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에는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서컨설팅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는다. 자신이 관심있어하는 부분을 찾는다. 최소 3년 정도는 관련 정보를 찾으며 주제 중심 독서를 실천한다."



반응형

'■ 책과 영화 >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기사) 진지빨지 말고 책 치워라.  (0) 2014.08.02
좋은 글, 나쁜 글, 이상한 글  (0) 2014.07.23
Chain Reading  (0) 2014.06.11
스티븐 킹의 글쓰기  (0) 2014.06.10
책과 독서 - Intro  (0) 2014.03.22

 

 

 

 

책을 단지 읽고 지나쳐버리면 금방 기억에서 사라진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리 속에 담아두기 위해서 글로 정리한다.

읽은 내용을 곱씹으면서 새롭게 정리가 되고 자연스레 글을 쓸 기회도 생긴다.

처음에는 글쓰기가 쉬웠었다. 그저 생각만을 표현했다.

시간이 지나가니 글쓰기는 쉬운게 아니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

어떻게 쓰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사람들이 흥미롭게 내 글을 읽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들이 늘어나기만 했다.

 

대부분의 책들은 글쓰기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글쓰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중요시하고,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분명 답이라는 것은 알지만, 조금은 일찍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쓰는 방법론, 바로 요령을 가르쳐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몇 가지는 실천해봐야 겠다.

 

하루에 아침에 10분 정도 마구쓰기를 해보고,

소설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최대한 짧게 줄거리를 요약해보자.

말의 어미를 다양하게 사용해보고, 문장에 군더더기가 있는지 확인해보자.

더 나은 글쓰기를 통한 쾌감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

 

 

▷ 글의 7단계 구조

 

Intro             - 서두

Point            - 포인트

Outline         - 아웃라인

Information    - 배경 정보

News            - 뉴스

Thought        - 생각

Ending          - 결말

 

Point

1) 글을 쓰려는 대상에서 발견한 특이한 점

2) 주제를 가리키는 표지판 혹은 주제와 연결되는 버튼

3) 뉴스
4) 과전 혹은 초점 

 

Outline

아웃라인은 개요짜기이지만, 줄거리가 될 수 있다.

 

Information

책을 둘러싼 정보

기본정보 - 출판사, 저자 이름, 출간 연도 

부가정보 - 표지, 제목, 저자 소개, 서문

 

News

1) 남에게 전하면 귀가 솔깃할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

2) 포인트를 뒷받침할 사례

 

Thought

생각, 느낌, 의견

 

▷ 글쓰기 연습

 

요약하기

요약을 잘하기 위해선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원본과 차이 없이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요약은 글을 단순히 압축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마구쓰기

글문을 틔우는 일이며, 내 안에 잠재된 글쓰기 능력을 계발하는 과정이다.

단문으로 쓸 것, 한번 시작하면 일정 시간 멈추지 말고 쓸 것, 맞춤법을 의식하지 말 것

 

줄거리쓰기

특정 상황을 설명하거나 표현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쓰다 보면 글의 요점이 파악된다.

쓰는 과정에서 핵심내용의 서술, 접속사 사용, 표현력 등을 배울 수도 있다.

 

묘사하기

첫째, 단문으로 써라.

둘째, 미사여구를 동원하려 하지 말라(아는 단어만 써라)

셋째, 쓸 수 있는 것부터 쓰라.

넷째, 남에게 이야기해주듯 쉽게 써라

 

▷ 글쓰기 기술

 

Intro 쓰기

호기심을 자극하라.

직선처럼 곧장 들어가라 - 핵심을 압축해서 한 문장으로 드러내는 것

따옴표로 시작하기

질문을 던지며 들어가라

줄거리를 요약해서 보여줘라

 

Ending 쓰기

반전을 통해 독자의 허를 찔러라

내용을 멋지게 규정하라

핵심 키워드를 결말에 넣어라

화룡점정, 감동을 극대화해라

 

▷ 글쓰기의 법칙

 

<것>을 남용하지 말라

<도>,<등>도 자주 쓰지 말라

주어를 반복해서 쓰지 말라

단어와 문장의 중복을 피하라

똑같은 어미는 변화를 주라 - '어미 사전'을 알고 있으면 중복을 피할 수 있으며, 문장이 살아난다.

말문을 열었다 / 운을 뗐다 / 말했다 / 밝혔다 / 전했다 / 주장했다 / 설명했다 / 부연했다 / 더했다 / 곁들였다 / 덧붙였다

 

웃음을 자아냈다 / 웃음보를 자극했다 / 배꼽을 잡게 했다 / 폭소를 이끌어냈다 / 박장대소했다 / 폭소탄을 터뜨렸다

 

꼬집었다 / 쓴소리를 던졌다 / 힐난했다 / 비판했다 / 비난했다 / 일갈했다 / 공격했다 / 맹공을 퍼부었다 / 집중 포화를 날렸다

 

방송 리뷰를 할 경우 자주 등장하는 단어

추임새를 넣다 / 너스레를 떨었다 / 익살맞은 표정을 지었다 / 농담을 던졌다 / 말을 거들었다 / 약을 올렸다 / 시치미를 뗐다

과잉 수식과 수사를 금지한다

한문장에 이중 주어 사용을 금한다

빼도 좋을 조사는 과감히 빼라

 

 

글쓰기에 관한 책 함께 읽기

■ 대통령의 글쓰기   - 강원국/메디치미디어
   1) 노무현 대통령    http://zorbanoverman.tistory.com/289

   2) 김대중 대통령    http://zorbanoverman.tistory.com/290

   3) 글쓰기            http://zorbanoverman.tistory.com/292

■ 글쓰기의 최소원칙  - 도정일/경희대학교출판국
   http://zorbanoverman.tistory.com/274

 

반응형



# 내게도 아버지가 필요해요


소설가 박범신의 <소금>을 읽었다.

예전에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이번에도 울었다. 그때와 비슷했다.

그때는 엄마 때문에 많이 울었고, 이번에는 아버지 때문에 울었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을 때는 읽는 도중에 자주 눈물이 났는데,

이번에는 책의 끝 부분에 눈물이 왈칵 터져올라 버렸다.

이야기가 거의 끝나가기 시작하던 무렵에,

작중 내가 술을 마시고 울면서 말하다.

『내게도 아버지가 필요해요! 』

혼자 조용히 서재에서 소리없이 쓴 눈물을 흘렸다.

내게도 아버지가 필요했다.

먼저 떠나신 아버지도 아버지가 필요했다.

 

# 빨대


도시락을 싸던 시절에

어떤 아이는 젓가락만 가지고 왔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서로 나누는 문화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며 반 아이들의 부모들이 정성껏 사주신 반찬에

젓가락을 날렸다.

<소금> 에서는 빨대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속어로 쓰는 말에

'빨대를 꽂는다'는 말이 있다.

'회 좋아하나봐요?' '날로 먹을라고 하는거 보니' 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빨대를 꽂는 이들은 자식들이다.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다.

자본주의 속에 매몰되어 소비주의에 자연스럽게 빠져든 아이들은

아버지를 단순히 돈 벌어오는 사람으로 안다.

바빠서 야근하고 주말에 출근하니 만날 시간이 없다.

더 멀어진다. 아이도 어느 순간부터 돈만 주면 OK다.

그러면 그때부터 끝이다. 아버지의 삶은 그때부터 물거품이 된다.

나는 과연 어떠했었나? 아들의 입장에서

나는 지금 어떠한가? 아버지의 입장에서

 

# 그들에게도 로맨스가


한 개인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려면

자기만 아는 비밀을 간직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아버지를 단순히 아버지로 생각한다.

아버지라는 것은 한 남자가 살아가는데 겪게 되는

하나의 역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아버지이기 이전에 한 남자의 삶이 있다.

때로는 아득한 로맨스가 있을 수도 있고,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며 안타까워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로 태어났다고,

어머니는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로 태어났다고

그들에게도 아장아장 걸었던 때가 있었고,

우리의 20대처럼 열렬한 청춘이 있었음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

그들의 로맨스를 ~.

 

# 불공정 거래


오늘 아침 한 뉴스기사를 들었다.

노인들 중에 상속 후 빈곤층에 빠지는 경우가 늘어난단다.

아 정말 C-foot 이다.

평생을 키우고 간직하고 있는 재산을 상속하면, 빈곤층이 된다.

이런 불공정 거래가 어디 있는가.

부모가 된다는 것이 원죄를 가지게 되는 것인가.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책임은 있고,

자식은 부모를 봉양할 책임은 없는가.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관계라 생각해도

Give & Take 해야 하는게 공정한 거래가 아닐까!

나는 과연 지금 어떤 거래를 하고 있는가?


박범신 작가의 다른 책 읽어보기


■ 고산자             http://zorbanoverman.tistory.com/453

■ 산다는 것은      http://zorbanoverman.tistory.com/450

■ 촐라체             http://zorbanoverman.tistory.com/447



반응형

'■ 책과 영화 > □ 소설,수필,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84  (0) 2014.07.24
백년의 고독  (1) 2014.07.23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0) 2014.06.16
소년이 온다  (0) 2014.05.30
내 심장을 쏴라  (1) 2014.05.08




# 책과의 만남,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즐겨 듣는다.

여러 종류의 팟캐스트를 듣는데, 창비의 <라디오책다방>과 함께 가장 선호한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가장 큰 매력이 있다.

진행자 이동진과 소설가 김중혁의 유쾌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서로 웃으면서 장난을 치지만 그 속에 묘한 진지함이 베어 있다.

작가 김중혁도 팟캐스트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의 신작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이 나왔다고 한다.

그동안 즐겁게 들은 빚이 있다는 생각도 들고,

알고보니 이미 문단에서는 이름이 있는 작가였다.

이렇게 김중혁을 글로 처음 만났다.

 

 

# 등장인물과 이야기

 

구동치 : 악어빌딩 거주, 전직 형사, 현재 탐정, 딜리팅 일을 주로 함

이영민 : 이영민에게 딜리팅을 의뢰하러 옴, 천일수를 능가하려는 계획을 도모

한유미 : 이영민과 만난지는 얼마 안 된 연인 사이, 테니스장에서 만남, 구동치를 소개함

백기현 : 악어빌딩에 거주, 1층에서 철물점 운영

차철호 : 악어빌딩에 거주, 2층에서 합기도장 운영

이강혁 : 처음에 배동훈이 떨어지는 날 같은 건물에 있었음, 원수도장 일원이었음, 사건의 매개

배동훈 : 건물에 떨어지면서 사망함, 이야기의 발단을 이끄는 인물

박찬일 : 악어빌딩에 거주, 지하 레스토랑 '시칠리아의 향기'의 사장이자 주방장

빈일   : 성은 잘 모르겠다, 악어빌딩 3층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함

천일수 : 노블엔터테인먼트 회장

미영   : 천일수 회장의 비서, 테니스를 항상 같이 친다.

오윤정 : 악어빌딩 거주, 구동치와 맡은 편인 4층에 산다.

정소윤 : 구동치가 딜리팅 의뢰를 받고 지운 하드디스크를 찾으려고 구동치를 따라 다님

나영욱 : 천일수의 경호원, 원수도장을 이으려는 굳은 의지

 

소설을 읽을 때는 등장인물들에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중에 어떤 등장인물이 있는지 정리해본다.

줄거리를 적는 것보다,

서로 간의 관계를 생각하다보면 이야기가 다시 떠오른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들의 직업들이 무엇인지 한 번쯤 살펴보면 흥미를 더한다.

이번에는 어떤 직업들이 있었나?
소설의 주요 인물은 구동치와 천일수이다.

작가는 팟캐스트에서 말한다.

자기는 치읓(ㅊ)을 들어가는 이름을 좋아한다고,

재미있는 것 한 가지,

PC방 알바의 빈일은 우리가 흔히 비닐봉투를 말할 때

비닐을 소리나는 대로 발음해 빈일이라 했단다.

작가들도 요런 재미가 있구나!

 

이 소설의 핵심은 바로 '딜리터(Deleter)' 라는 직업이다.

스릴러이면서도 탐정소설같은 향기가 많이 풍기면서도,

'딜리터'라는 직업은 분명히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구동치는 고객과 '딜리팅(Deleting)' 계약을 한다.

만약, 고객이 죽는다면 고객이 생전에 계약했던 사항들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인터넷 상의 기록들, 기타 여러 문서들이나 자료들을 없애주는 일이다.

이 소설은 구동치가 딜리팅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인물들이 겹쳐지는 장소는,

주로 구동치가 사는 건물인 악어빌딩과 테니스장이다.

테니스의 이야기도 종종 등장한다.

 

 

# 작품 속 묘사

 

이번 책에서는 무엇보다 작가의 표현력이 눈에 자주 들었다.

처음에 등장인물들의 주요무대인 악어빌딩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작가 김중혁은 이 장면에서 글 속에서 그 냄새를 직접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글을 읽으면서 건물에 들어가는 생각을 하면 정말 고약한 냄새가 나길 바랬다.

 

p9

누군가 이 냄새를 설명한 적이 있었다. 깊게 땅을 판 다음 음식물 쓰레기와 동물의 시체와 곰팡이와 사람의 땀과 녹슨 기계를 한데 묻고 50년 동안 숙성시키면 이런 냄새가 날 거라고 했다. 악어빌딩 사람들은 대꾸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번에는 등장인물들을 묘사하는 몇 부분을 한 번 찾아보자.

 

실제로 작가들은 길거리를 가다가 사람들을 슬쩍 한 번 보면서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묘사할 수 있다고 한다. 마치 형사가 범인을 찾느냐고 사람들을 스캔하듯이 작가들 역시 일상의 사람들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

소설을 많이 읽다보면 그런 유혹에 가끔 사로 잡힌다. 바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긴다.

거리를 걷다가 다가오는 사람을 안 보는 척 하면서 바라본다. 어떤 머리에 바지는 뭐에, 티셔츠는 어떻고, 신발은 구두인지 운동화인지, 색깔은 어떤지. 얼굴 표정은 어떤지, 몸에 문신은 있는지, 걸음걸이는 어떤지, 화장은 했는지, 피부색은 어떤지 등에 대해서 예전에 없던 관심이 생기고 지나가다 눈으로 한 컷 사진을 찍어 묘사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p12

남자, 나이는 50, 키는 170, 얇은 금테 안경, 눈은 나쁜 편이고, 코의 형태를 보니 비염이 있을 것 같고, 얼굴에 큰 점이 두 개, 심하지 않지만 복부 비만, 튀어나온 배보다 내장 비만이 더 심할 것 같은 타입, 평범한 감색 재킷, 평범한 흰색 셔츠, 고객이 될지 알 수 없으니 1차 점검은 여기까지만.

 

p20

백기현은 눈가가 일그러질 정도로 환하게 웃고는 문을 닫았다. 키가 작고 상체가 발달해, 멀리서 보면 체조 선수 같았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단련된 다부진 몸이었다. 얼굴은 다부진 몸과 어울리지 않게 소년 같은 데가 있었다. 백기현은 구동치보다 정확히 스무 살이 많았지만 여전히 표정이 귀여운 구석이 있었고, 웃음 역시 맑았다.

 

p239

구동치는 정소윤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정소윤은 푸른색 트렌치코트 안에 얇은 데님 재킷을 입었고, 그 속에 하늘색 셔츠를 입었는데, 여섯개의 옷깃이 겹겹이 싸여 마치 포개진 꽃잎을 보는 것 같았다. 푸른 빛깔의 옷 때문에 정소윤의 화난 얼굴이 더욱 붉어 보였고, 차가운 공기를 지나왔다는 흔적이라도 남기듯 볼은 발그스름하게 상기돼 있었다.

 

이번에는 공간 묘사에 대해서 한 번 보자.

구동치의 사무실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p10

구동치의 사무실은 철제 책상 하나와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는 고급의자, 벽 한 쪽을 채운 사람 키 높이의 커다란 파일 보관함, 폭이 1미터도 되지 않는 비닐 옷장, 접어둘 수 있는 간이침대가 가구의 전부였다. 비닐 옷장 안에는 비슷한 스타일의 검은색 재킷 세 벌, 아무런 그림도 없는 검은색 티셔츠 열 장, 청바지 세 벌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책상 위에는 스피커가 하나뿐인 소형 오디오가 놓여 있었는데, 구동치는 그 오디오를 '애꾸눈오디오' 라고 불렀다. 사무실에는 언제나 1920년대에 이탈리아 테너 가수가 모노로 녹음한 아리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테레오일 필요가 없었다. 1920년대의 녹음이다 보니 지글지글하는 잡음도 적당하게 들어가 있어 텅 빈 사무실을 채워주기에 좋았다. 공기 속의 불쾌한 냄새와 잡음은 잘 어울렸다.

 

 

# '딜리팅(Deleting)에 대해서

 

p328

살아 있으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이 삶을 붙잡으려는 손짓이라면, 죽고 난 후에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으려는 마음은, 어쩌면 삶을 더 세게 거머쥐려는 추한 욕망일 수도 있었다.

 

p344

구동치의 유일한 비밀은 자신의 비밀을 없애려는 사람들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 말고는 숨길 게 없었다. 비밀을 가지고 싶지 않았다. 구동치는 비밀을 없애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마음이 지극히 이기적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죽음 이후의 삶은 자신이 조절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딜리팅은 타인의 힘을 빌려 그 삶을 조금 바꿔보려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딜리터(Deleter)' 라는 직업이었다.

우리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게 있듯이,

사람들은 명예를 남기기를 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남기기 위해 무언가를 지우기를 원한다.

과연 나는 삶을 정리할 때 남기고 싶은 것이 있는가? 혼자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런 질문은 다시금 나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고,

남긴다는 개념이 아닌 반대의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느낌이 달랐다.

 

혼자 생각으로는 최근에 불거진 많은 논란을 보면,

과거에 남겼던 SNS의 글, 어떤 연설들이 어느 순간 일판만판 커지는 것을 볼 때,

가능하다면 '딜리터(Deleter)'라는 직업이 대단히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반면에 자기가 한 일과 기록에 대해서 지우는 것이 어쩌면 자신의 책임을 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죄하고 새롭게 나아가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과거를 지우려고만 하는 모순이 반복되는 아쉬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다.

 

 

# 나만의 에필로그
 

김중혁 작가를 뱉겨보자.

분명 이 작품은 언젠가는 영화로 나올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에필로그를 남겼는데 누군가가 지웠다. ㅎㅎ

반응형

'■ 책과 영화 > □ 소설,수필,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년의 고독  (1) 2014.07.23
소금  (0) 2014.06.17
소년이 온다  (0) 2014.05.30
내 심장을 쏴라  (1) 2014.05.08
달과 6펜스  (0) 2014.04.20

독서를 하려면 자기가 흥미가 있는 분야에 대해 모르는 것을 알고,

그와 관련된 것을 공부하는 동안에 자연스럽게 그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을 알게 되는데,

그런 식으로 사슬처럼 읽어나가다 보면 그 분야를 훤히 꿰뚫는 순간이 오더라는 거죠.

그러니까 읽기만으로는 안 되고,

읽은 다음에 그걸 바탕으로 글을 쓸 수 있어야 진정한 독서라고 할 만하다는 거예요.


- 김종헌(북카페 '피스오브마인드' 대표, '추사를 넘어' 저자)

반응형

'■ 책과 영화 >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글, 나쁜 글, 이상한 글  (0) 2014.07.23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책을 만들기  (0) 2014.06.20
스티븐 킹의 글쓰기  (0) 2014.06.10
책과 독서 - Intro  (0) 2014.03.22
비즈니스 관련 읽을 책목록  (0) 2014.03.21




1. 자신에 대해 써라 Write for Yourself


먼저 자신에 대해 쓰고 그 다음에 독자를 생각하라. 글을 쓸 때 당신 자신을 이야기해야 한다. 퇴고할 때는 그중 스토리가 아닌 것은 과감하게 삭제한다. 글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것을 점점 줄여가는 식으로 쓴다. 처음부터 이 글이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지 아닐지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2. 많이 읽고, 많이 써라 Read a Lot, and Write A Lot


만약 읽을 시간이 없다면, 쓸 시간도 없을 것이다. 모든 책에는 교훈이 있다. 심지어 나쁜 책이라도 그렇게 쓰지 말라고 말해준다. 좋은 책은 문체, 구성 등이 다르다. 좋은 글은 자존감을 갖고 창의적인 사고를 펼친 글이다. 읽는 것은 쉽고 더 친밀한 글을 쓰는데 분명하게 도움이 된다.


3. 쓰기 스타일을 만들어라 Master the Fundamentals of Writing


단어, 문법, 문체에 익숙해져라. 외우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에게 편안한 스타일을 찾으라는 말이다. 부사를 쓰지 말고 수동형을 쓰지 말라. 많은 단어를 알지 못해도, 대명사를 엉뚱한 데 갖다 놓아도, 스타일이 있다면, 이야기는 힘을 얻는다. '주어-동사'로 이루어진 아주 기초적인 기술도 그것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기대를 뛰어넘는 멋진 소설로 탄생하는 마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는 단어라는 연장으로 만들어내는 마술이다.


4. 글쓰기는 일이다 Writing is Work, So Be Prepared to Do It


쉬지 말라. 시간이 있을 때마다 쓰지 말고 시간을 내서 써라. 글쓰기는 쉬울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다. 끈기가 열쇠다.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쓰다가 멈추는 것은 가장 나쁜 생각이다. 쓰기 싫을 때도 써야 한다. 쓰기 위해 앉는 게 싫다면 잘 쓸 수 없을 것이다. 방해물을 제거하라. 


5. 스토리는 어디에나, 어느 순간에나 있다 Stories Can Be Found Anywhere, At Any Moment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다. 작가의 능력은 그것을 알아보는 것이다. 스티븐 킹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주위에서 주워들은 대화에서 나왔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청소부로 일할 때 여자 샤워실의 녹슨 벽을 닦아내면서 그의 데뷔작이자 출세작 [캐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뮤즈는 기다린다고 찾아오지 않는다. 항상 눈을 뜨고 귀를 열어라. 스토리는 발견되지 않은 유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땅 속에서 화석을 발굴하는 일이다. 작가의 일은 연장을 꺼내 그 유물을 흠집없이 끄집어내는 것이다. 그 화석은 때로 조가비처럼 작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티라노사우르스처럼 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토리가 작든 크든 기술적인 접근방식은 같다.


6. 정직하라 Always Be Honest


좋아하는 것을 쓰고, 그것을 삶에 스며들게 하라. 인생, 우정, 관계, 섹스, 일 등 개인적인 지식을 섞어 독창적으로 만들어라. "아는 것을 쓰라"는 말은 작가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쓰라는 말이다. 당신이 아는 것과 당신에게 독특한 것은 당신이 만들어낸 인물의 성격과 대화, 구성에 진실성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7. 연구하라 The Research Shouldn’t Overshadow the Story


당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쓸 때 더 많이 조사하라. 살을 파먹는 박테리아에 대해, 뉴욕의 하수구에 대해 당신이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독자들은 당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다.


8. 지루한 부분은 과감하게 지워라 Leave Out the Boring Parts and Kill Your Darlings

글을 다시 읽어보고 지루한 부분은 지워라. 지루한 부분은 당신의 멋진 글을 망친다. 읽는 속도가 느려지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삭제하라. "지루한 애인은 죽여라"는 엘모어 레너드의 지적은 옳다. 글을 쓸 땐 자기중심적이 돼라.

9. 당신 편을 만들어라 Support Goes a Long Way


스티븐 킹이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있던 비결 중 하나는 그의 아내의 존재다. 그에게 그녀는 이상적인 독자다. 그는 [캐리]의 초고가 마음에 들지 않아 화장실에 버렸는데 이것을 아내가 발견해 계속 쓰도록 응원한 일화는 유명하다. 글쓰기는 외로운 일이다. 당신을 믿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꼭 말로 해줄 필요는 없다. 믿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10. 글쓰기로 행복해져라 Writing is about Getting Happy

글쓰기는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유명해지기 위한 것도 아니고, 연애를 위한 것도 아니고, 친구를 사귀기 위한 것도 아니다. 글쓰기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당신 글을 읽을 독자들과 당신의 삶 말이다. 행복한가? 그럼 써라. 글쓰기는 마술이다. 다른 창의적인 예술처럼 삶의 정수가 담겨 있다. 그 물은 자유다. 마셔라.


출처 : http://rayspace.tistory.com/


글을 잘 쓰고 싶다. 내 생각을 단백하고 깔끔하게 표현하고 싶다. 

장황하게 글을 쓰는 경향이 있다. 

짧게 짧게 탁 탁 치고 나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한 블로그에서 스크랩해 온 내용이다.

이 중 가슴에 와닿는 내용은 두가지가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써라.>와 <연구하라.> 이다.

글을 쓰면서 힘이 붙는 경우는 내가 경험한 이야기를 쓸 때이다. 

이럴때는 표현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진솔하기에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조금 생각해야 할 부분은 <연구하라>는 부분이다.

작가들은 하나의 캐릭터를 묘사할 때 관련 직업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인물을 구성한다.

나 역시 어떤 글을 쓸 때 관련된 지식을 주변에 배치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읽기 쉽지만 거기서 무엇인가 얻을 수 있는 그런 글을 쓰자.


반응형

'■ 책과 영화 >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책을 만들기  (0) 2014.06.20
Chain Reading  (0) 2014.06.11
책과 독서 - Intro  (0) 2014.03.22
비즈니스 관련 읽을 책목록  (0) 2014.03.21
나를 선택한 2014년의 책  (0) 2014.01.07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여덟 단어> 를 읽었다. 예전에 <책은 도끼다>를 인상깊게 읽어서 작가 박웅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여덟 단어>가 출간된지 어느 정도 시간이 되었지만 손에 쉽게 잡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한 번 읽어보라는 권유도 많았고, 독서할 목록을 만들때 찾는 여러 다른 블로그나 북관련 매체에서도 <여덟 단어>를 거듭 추천하고 있었다. 안 읽을 수가 없었다. 궁금하다. 그 여덟 단어가.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목차를 펼쳐보고 지금껏 읽은 내용들은 음미해본다.

 

<목차>

1강 - 자존(自尊) : 당신 안의 별을 찾으셨나요?

2강 - 본질(本質)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3강 - 고전(古典)  : 그 견고한 영혼의 성

4강 - 견(見) : 이 단어의 대단함에 관하여

5강 - 현재(現在) : 개처럼 살자

6강 - 권위(權威)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7강 - 소통(疏通) :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8강 - 인생(人生)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작가는 인생을 대하는 우리 자세로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을 손꼽았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내면적으로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본적으로 충실한 자아로서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 속에서의 본질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섰다면, 그때부터는 지금 당장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충실히 경험한다. 그렇게 자신을 세운다. 자아가 성숙하고 현재의 진리를 깨달으면서 타자를 대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라고 한다.

 

'전, 견, 현재' 가 내 가슴을 두 손으로 잡고 흔드는 듯 했다.

 

책을 읽으면 어느 순간 머리를 탁 치는 경우가 있다. 입에서 살짝 탄성을 자아내고, 고개를 혼자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한 번 글귀를 읽는다. 여러번 그런 경험을 했다. 특히 '고전' 부분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작가 박웅현은 죽기 직전에 차이코프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절정 부분을 듣고 싶다고 했다. 순간 반가웠다.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몇 달 전부터 그 곡을 습관처럼 듣고 절정 부분에서 혼자 눈을 감고 그 웅장함을 느껴본 적이 많았다. 아무것도 알지 모르는데 좋다. 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그가 소개하는 음악들을 하나하나 내 클래식 어플의 My 앨범에 추가시켜가면서 들어보면서 글을 읽었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가야금 캐논,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소나타>을 들었다. 특히 그중에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은 잔잔하면서도 차분하면서도 웅장한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아직은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들으면 좋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것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 본질을 알기위해서 조금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p81

이처럼 지금 현재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시대 사람과의 본질적인 교감이 있다면 우리 인생은 더 풍요롭지 않을까요?

 

그렇다. 지금이 물질적으로는 과거보다는 분명 발전했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과연 그럴까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남긴 책과 그림과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같이 살 수 있을 기회는 못 가졌지만 그 시대를 느끼지 못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고전' 편에서는 작품을 그대로 느끼고 감동할 수 있는 기쁨과 그 기쁨을 알고 난 후에 더 깊이 알려는 의지가 생겨나는 것을 배웠다면 '견(見)' 에서는 부족한 감수성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일상을 일상적이지 않게 바라보는 모습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은 그 자체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작가 박웅현을 이 시를 읽고 난 후 부터 좋아하던 간장 게장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안도현, <스며드는 것>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이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읽고 나서 많이 아프다. 사람들이 자주 먹는 게장을 시인은 그렇게 바라본다. 그냥 보지 않고 마음의 눈으로 본다. 감정을 파고드는 범위가 단지 주변사람에 그치는 보통사람과는 다르게 다른 생명체와 사물에 까지 확장되어있다. 그냥 보지 않는다.

과연 어떻게 보는 것이 제대로 보는 것일까?  영화 <시>에서 김용탁 시인 역을 맡은 실제 김용택 시인은 작중 어머니들에게 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p116

"여러분, 사과를 몇 번이나 봤어요? 백 번? 천 번? 백만 번? 여러분들은 사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사과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것이 진짜로 보는 거예요.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사과의 그림자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고, 사과의 스민 햇볕도 상상해보고, 그렇게 보는 게 진짜로 보는 거예요.

 

앞으로는 무엇인가를 볼 때, 좀 자세히 그리고 깊이 봐야겠다. 그래야 온전히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느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어린 아이들이 단어를 배울 때, 그림을 보고 '사과' 하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리라. 사과를 보면서 군침을 흘리기도 하고,  색과 향을 느끼고 달려있는 나무도 알아보면서 깊이 알아야 겠다.

 

'견(見)'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주제가 바로 '현재'다. '견(見)'이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을 집중적으로 보는 것이라면 '현재'는 지금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이다. 그 온전히 살아냄은 박웅현의 개에 대한 철학이 무엇보다 좋은 예가 아닐까 생각된다.

 

p134

개들은 잘 때 죽은 듯 잡니다. 눈을 뜨면 해가 떠 있는 사실에 놀라요. 밥을 먹을 때에는 '세상에 나! 나에게 밥이 있다니!'하고 먹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온 세상을 가진 듯 뛰어다녀요.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자요. 그리고 다시 눈을 뜨죠. '우와, 해가 떠 있어!' 다시 놀라는 겁니다. 그 원형의 시간 속에서 행복을 보는 겁니다. 순간에 집중하면서 사는 개, 개처럼 살자. 'Seize the Moment, Carpe diem (순간을 잡아라, 현재를 즐겨라)' 의 박웅현 식 표현이자, 제 삶의 목표입니다.

 

길지 않은 책에 작가 박웅현은 많은 걸 담아주었다. 다 읽고 나서 존경하는 선생님, 선배를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편안하면서도 묵직함이 다가왔다. 나는 작가 박웅현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 <책은 도끼다>는 나의 독서에 큰 변화를 준 선생님이었다면, <여덟 단어>는 인생에 있어서 생각하고 있었으나 어떤 것일까 명확히 잡히지 않았던 것들을 차근히 설명해주셨다. 이 한마디로 글을 마친다.

 

'고맙습니다.'

 

반응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