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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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5


분명히 기술적인 요소도 크게 좌우할테지만, 이건 생각의 승리요. 아이디어가 우선시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게 어떤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만약 이런 것을 가정에서 내가 상용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조그마한 패널을 통해 확인한다. 지금 어떤 가전제품에서 어느 정도 전력을 사용했는지, 혹시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 같은 것이 연결되어 있는 것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많은 노력을 들이면서 집에서 이런 저런 전기절약활동을 하지만 실제로 절약되는 양이 없거나 미미하다면 안하는 것만 못한 것이다. 직접 내가 해보면서 확인을 해본다면 충분히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생각의 싸움이다. 탭 같은 경우도 어찌보면 휴대폰을 크게 만들었을 뿐이다. 위의 기사는 어쩌면 가정에서 어떤게 필요한가 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생각해낼 수 있는 항목이다. 집에 있으면서 불편한 것을 하나하나 적어두자. 그리고 아이디어 노트도 하나 만들어보자. 어떤게 있으면 좋을까 생각해보고 찾아보자. 발상의 전환을 다르게 세상을 보자.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도 소홀히 하지 말자. 책읽고 글쓰는 관심사를 업무적으로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찾아보자. 그게 나에게 충분한 강점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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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듯 합니다. 최근에 이런 저런 사정으로 책을 읽을 시간을 많이 갖지 못했는데, 다시 읽으려 하니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잘 보지 않는 TV 프로그램을 보기도 하고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내 취향의 책이 아닌지, 제 상태가 책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지 몰라도 몇 권의 책을 앞 부분만 잠깐 읽고 미루어두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지난 화요일에 부서에서 하는 봉사활동으로 수원 영통도서관에서 책 정리를 했습니다. 제가 맡은 일은 도서관의 지하 보존서고에 있는 책을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도서관의 지하 보존서고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였습니다. 아마 이런 기회가 아니면 들어가보지 못했을 장소지요. 도서관 직원과 함께 보존서고에 들어 갔습니다. 문이 열리면서 가장 먼저 저를 자극한 것은 '정말 진한 책 냄새' 였습니다. 아마도 당분간 잊지 못할 기억을 주는 냄새일 거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책들의 종이냄새와 살짝 곰팡이 냄새도 섞인 듯 하고 먼지 냄새도 한 스푼 정도 포함되지 않았나 하는 냄새였습니다. 싫지 않았습니다. 아니 진한 책 냄새로 감동받았습니다. 아마 한 동안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5시간 정도 책 정리를 하고 나니, 이런 내 서재도 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나서 많지 않은 책들을 정리하고 새로 산 책들에 책 도장도 하나씩 꾸~욱 눌러주었습니다. 이제 무언가 정리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잊혀진 관성의 법칙을 되살리는 것이 남았네요. 어제는 퇴근 후, 아내와 두 아들과 치킨을 시켜서 맥주와 함께 먹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1마리로 가능했지만, 이제는 한마리 반을 시켜서 먹습니다. 조만간 두 마리가 되겠네요. 술도 좀 먹고 저녁에는 집중도 잘 안되어 아이들을 재우면서 식구들이 모두 저녁 9시라는 이른 시간에 잠이 들었습니다. 알람을 새벽 3시에 맞춰두었습니다. 저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새벽 3시 알람 소리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기 전까지인 6시 30분까지 책을 읽었습니다. 그 동안 잃어버린 관성을 되찾으려는 노력과 오랜만에 긴 시간을 가지면서 읽는 시간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잠깐 졸릴 때는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방과 거실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읽었습니다. 역시 저에게 힐링은 이런 것인 듯 합니다.

 



읽은 책은 조지 오웰의 <1984> 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지 오웰의 책은 이전에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동물농장>은 읽었는데 이 책은 예전에 사두고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있었습니다.. 내용은 워낙 유명해서 대충은 알고 있었습니다. <1984>의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빅브라더(Big Brother) 일 겁니다. 문예출판사의 책을 읽었는데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빅브라더가 아니고 대형(大兄)이라고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민음사의 번역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하네요. 다음에는 민음사 책을 한 번 접해봐야 겠습니다. 


1949년 작이기에 아직은 고전의 반열에 들기에 이르지만, 전후 시대에 쓰여진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분명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두고 새롭게 해석될 여지가 많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작품의 주인공인 윈스턴이 하는 일은 과거의 모든 기록을 현재를 기준으로 모두 바꾸는 작업입니다. 과거의 역사는 중요치 않습니다. 불과 얼마되지 않은 일들도 당이 추진하는 것과 다르다면 철저히 역사 속에서 사라집니다. 사람들도 자연스레 자신의 기억은 외면해버리고 당이 바꾸어 놓은 기록만을 볼 뿐입니다.


작중에 과거(역사)에 대한 당의 슬로건이 등장합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당은 현재를 지배하고 있으면서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철저하게 왜곡하고 그렇게 현재와 미래를 지배합니다. 과거를 통한 반성이라던가 뒤돌아보는 것이 없습니다. 단지 당으로 대표되는 지배계급이 바라 보는 현재 뿐입니다.


이중사고라는 개념도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중사고는 두 개의 상반된 내용을 모두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입니다. 2 더하기 2는 분명 4입니다. 하지만 당에서는 2더하기 2가 5라고 합니다. 빅브라더가 대표되는 당은 절대적입니다. 그러기에 2 더하기 2는 5가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답은 4입니다. 윈스턴은 4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5도 받아들입니다.  과연 제 자신은 4라고 대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중국의 진나라때 환관 조고가 사슴을 황제에게 받치며 "말입니다." 라고 하자 황제 호해는 "어찌 사슴을 말이라 하는가?"라고 했답니다. 그러나 이미 조고의 권력에 겁을 먹은 신하들은 모두 나서서 말이라고 했습니다. 황제 호해는 자신의 판단력을 의심하면서 정사에서 물러났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중사고를 어쩌면 이렇게 권력의 힘이 두려워 스스로 하고 있는게 아닌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런 적이 없는지 생각해봅니다. 분명 제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권위에 밀려서 그저 순응하지는 않았을까, 빅브라더에 의해 내 생각과는 다르게 살아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제 생각과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짜 놓은 판에 그들이 정해놓은 룰을 그저 아무생각 없이 따라야할까요?
작품의 마지막은 쓸쓸하고 아쉽습니다. 국가 또는 이데올로기라는 큰 무엇인가에 대항하는 개인의 마지막은 항상 이래야만 할까요? 너무 현실적이라 씁쓸하게 책을 덮습니다. 현실의 빅브라더가 누구일까 궁금해집니다. 윈스턴이 제가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p331 마지막
그러나 모든 것은 잘되었다. 싸움은 끝났다. 그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를 얻은 것이다. 그는 대형(Big Brother)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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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홈페이지에서 [작문특강]이 3부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좋은 글, 나쁜 글, 이상한 글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방송이었다.

최근에 글쓰기에 대한 흥미가 점점 늘어갈수록 부담감과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하나씩 하나씩 나아지자. 서두르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말며, 꾸준히 나아가자.


▶ 1부, 좋은 글

1. 시작이 반이다. 시작은 반 + α 다.
  : 자기 만의 일기를 제외하고는 자기만족용이 아닌 대외 과시용이다.
  : 가장 재미있는 것을 제일 먼저 쓰라.
  : 첫 문장, 첫 단락에 힘을 주어보자.

2. 스토리는 힘이 세다
  : 글감을 구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 기사는 기록과 동의어가 아니다.
  :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방식 사용

3. 모든 글에는 취재가 필요하다
  :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 취재란 정보수집 과정이다.
  :
 글감을 모으는 취재과정은 중요하다.

α . 글에 진정성을 담아라

 

▶ 2부, 나쁜 글

1. 중언부언을 경계하라
  : 동어반복주의
  : 없어도 상관없는 말은 제외시키기

2. 되도록 한글을 써라
  : 가능하면 영어, 한자를 한글로 쓰자.
  : (예) 제작하다 -> 만들다    
         무관하다 -> 관계없다     
         
가가호호 -> 집집마다      
         하여간 -> 어쨌든

3. 주술관계를 맞춰라
   : 내용상 의미가 통하기도 하지만 독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중요한 요소이다.

4. 글쓴 후에는 반드시 퇴고하라.
  : 퇴고를 거듭할수록 글은 좋아진다. 

 

▶ 3부, 이상한 글

1. 사이시옷의 사용
  :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 (예 : 아랫니)
  :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경우 (예 : 등굣길, 햇수, 윗길)
  : 뒷말의 첫소리 'ㄴ','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예 : 존댓말)
  :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예 : 가욋일, 예삿일)

2. 맞추다 vs 맞히다
  1) 맞히다 - 맞다의 사동사
     # 맞다의 의미
     : 눈, 비 따위의 닿음을 받다
     : 좋지 않은 일을 당하다
     : 침,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다
     : 쏘거나 던진 물체가 어떤 물체에 닿다
     :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않다
  2) 맞추다
     :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
     :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 서로 어긋남이 없이 조화를 이루다.

3. 아니에요(O), 아니예요(X)

4. ~만하다, ~만 하다 (올바른 띄어쓰기)
  1) ~만하다
     : 보조형용사, 어떤 대상이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할 타당한 이유를 가질 정도로 가치있음
     : 가치가 있다라는 말을 대신 써보면 알 수 있다.
  2) ~만 하다
     : 보조동사 (만)에 (하다)가 더붙여진 말
    : 앞 말이 나타내는 대상이나 내용 정도에 달함, (정도)가 키워드이다.
  3) 함께하다(O), 함께 하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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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가브리엘 가브리아 마르케스(1927.03.06~2014.04.17)는 지난 4월에 타계한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이다. 당시 우리는 세월호 침몰이라는 믿기지 않는 참사로 다른 것들에는 암묵적 합의 하에 침묵했다. 이때는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누구인지 몰랐다. <백년의 고독>이라는 작품은 제목을 몇 번 들었던 기억은 있었지만 접하지 못했다.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할 때 선정하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서 끌리는 제목으로 <백년의 고독>을 손에 잡았다.


처음에는 책과 작가의 배경적인 지식은 알지 못했다. 이게 내가 읽는 방식이다. 읽으면서 궁금한 사항이라던가 사건들이 어떤게 있는지 읽으면서 하나씩 찾아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계속 읽어나가도 되는 건지 나 자신에게 의심스러웠다. 작중 등장하는 수많은 아르까디오와 아우렐리아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이 어떤 아우렐리아노인지 그의 부모는 누군인지 책의 첫 페이지에 있는 가족관계도를 수시로 들춰보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게 <백년의 고독>에서 느낄 수 있는 오묘한 매력이다.


마르케스가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현대예술 사조의 선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콜롬비아의 역사에 대해서도 개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콜롬비아 내전인 '1000일 전쟁'에서의 자유파와 보수파의 갈등과 '바나나농장 학살 사건'은 소설 속의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콜롬비아 바나나농장 학살 사건


1928년 12월 6일 콜롬비아 산타마리아 근처 시에나가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이다. 바나나농장에서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요구하면서 노동조합이 벌인 한달 간의 파업을 끝내기 위해, 콜롬비아 정부가 군대를 보내 진압하기로 결정한 뒤,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최소 47명에서 최대 2000명)이 군당국의 발포에 의해 살해됨.
당시 바나나 회사였던 '돌 푸드 컴퍼니'는 파업을 진압하기 위해 콜롬비아 정부를 압박했고, 콜롬비아 정부는 계엄을 선포하고 당시 파업의 일환으로 시에네가 시 광장에서 열리는 예배에 참석한 민간인을 살해한 사건이다.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윤회와 마술적 사실주의




약 100여 년 동안 한 집안에 7대에 걸쳐서 마치 과거의 조상들이 살아난 듯이 비슷한 성향의 자손들이 조상들의 삶을 마치 윤회하듯이 살아가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가족 내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났을 경우 '아르까디오', '아우렐리아노' 라는 이름은 반복해서 이름에 포함된다. '아르까디오'라는 이름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체구가 좋고 과격했으며, 충동적이고 모험적이었다. 반면에 '아우렐리아노'라는 이름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차가워보이는 얇은 입술을 갖고 태어난 명민하고 은둔적인 성격을 보였다.


<백년의 고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마술적 사실주의'다. 이번을 계기로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마술적 사실주의는 사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가 초현실주의적 수법으로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형태라고 한다. 이 책의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돼지 꼬리 달린 아이' 가 어쩌면 대표적인 하나의 소재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사촌 간인 우르술란과 호세 아르까디오는 근친상간으로 돼지꼬리가 달린 자신이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서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아무도 닿지 않는 곳에서 '마꼰도'라는 마을을 세운다. 그렇게 한 가족의 역사는 시작된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는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는 태어나지 않고 대를 거듭해서 6대 째인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와 그의 이모인 아마란따 우르슬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돼지꼬리를 달고 태어나면서 한 집안은 몰락해 간다. 그리고 그 예언은 전해져내려오는 멜키아데스의 양피지문서에 담겨있었다.


소설 속에서는 미녀 레메디오스가 하늘로 승천한다거나, 레베카가 흙은 먹고, 마꼰도에 처음 온 집시들이 가지고 온 하늘을 나는 양탄자 등 일반적이지 않은 정말 마술적인 요소들이 자주 등장한다. <백년의 고독>은 분명 콜롬비아의 역사와 당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을 이야기 속에서 사실적으로 나타내지만, 그 방법으로는 환상적이고 허구적이고 마술적인 요소를 가득 담아 표현해내고 있다.


20세기의 세르반테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는 <백년의 고독>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책꽂이에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꽂아두고 어떻게 소설의 죽음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소설 예술의 극치인 동시에 소설의 시대에 보내는 작별 인사"


마르케스가 <백년의 고독>과 같은 신비한 매력을 가진 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 부모님과 떠어져 외할머니를 비롯해 외가 친척들과 함께 살아왔던 시절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노동자 학살이 일어났던 곳이 바로 그들의 고향이었으며, 외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전쟁터에서의 모험담과 콜롬비아의 역사는 작중 아우렐리아노 대령에 영향을 미쳤고, 외할머니와 집안 여자들이 들려준 신기한 이야기 또한 그의 마술적 사실주의의 발판이 되었다.


마르케스는그의 자서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에서 "나에게 영감을 주었던 가장 좋은 출처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내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내 앞에서 나눈 다화들이다" 라고 회고했다고 한다.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


<백년의 고독>의 2편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그 이전에 윤회하듯 반복되던 모든 것이 결말로 수렴되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읽은 많은 소설들은 분명 현실에서 있을 듯한 소재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때로는 판타지 소설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환상적이고 몽환적이고 때로는 허무한 표현 방식 속에서 그대로 현실을 표현해냈고 민중들의 삶을 말하고 있다.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라틴아메리카의 세익스피어라고 칭해지는 세르반테스에 비유되는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얼마 전에 신문컬럼 <조용호의 문학노트>에서 본 글귀가 눈에 띄었다
"문학을 포함한 예술은 서서히 현실은 내면화하면서 밑바닥에서부터 인간들을 위로하는 치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마르케스 역시, 조국 콜롬비아와 라틴아메리카의 현실 속에서 아파하는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이런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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