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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 영국·프랑스 등 나이 들수록 책 더 읽는데, 우린 정반대
- 대학교수 "학생들, 책 소화 못해… 독후감 1~2장도 쩔쩔"
-"한국의 지식농사 깊이 얕아져, 의심하고 묻는 능력 저하"


대한민국이 얼마나 무식해지고 있는지,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의 탄식부터 들어보자.

"중학교 올라가는 순간 더 이상 입시와 무관한 책은 읽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책 읽으면 손해라고 생각하죠. 그러니 대학 들어가서는 좀 어려운 책은 읽지를 못합니다. 읽어도 취업서입니다. 뭐, 한마디로 대한민국이 무식해진 거죠. 교양의 암흑기랄까요. 이런 현상이 어떤 종류의 인간을 만들어 낼 거냐 하면 생각하지 않는 인간, 태도가 없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뻔한 거예요. 표피적인 사회, 질문과 호기심이 사라진 사회... 무식한 대한민국이죠."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장 교수는 "책 안 읽는 시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암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책 안 읽는 시대'라고 말했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책을 못 잡게 하는 시대' 그래서 '무식을 권장하는 시대'일지도 모른다. 문학코너를 기웃거리던 대학생조차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라면서 취업코너로 돌아서고 있으니 말이다. 책 안 읽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짚어본다.

◇ 공부에 도움이 안되면 안읽는다

'중학생을 위한 국어어휘력 만점 공부법'. 지금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읽고 있는 책 가운데 하나이다. YES24 청소년 베스트셀러 1위이다. 중학교 국어교과에 나오는 어휘들을 '믿기지 않겠지만, 저절로'외울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공부고수 3인의 비법을 담았다는 '이것이 진짜 공부다', 인문학 고전을 요약한 '고전은 나의 힘 세트', 디베이트에 사용되는 꼼수를 담았다는 '10대를 위한 유쾌한 토론교과서'도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한마디로 국어단어와 고전요약 외우고, 토론꼼수와 공부기술 익히는 것이 청소년들의 책읽기 목표인 셈이다.

선진국 청소년들은 어떤 책을 가장 많이 읽는지, 미국과 영국의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을 찾아보았다. 양쪽 모두 1위가 'The Fault in Our Stars(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말기암 환자인 두 청소년이 '우리는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라며 삶과 죽음에 대해 던지는 고민을 다룬 존 그린의 장편소설이다. 또 감정과 기억이 통제된 디스토피아 사회를 다룬 로이스 로리의 소설 'The Giver(기억전달자)'도 많이 읽히고 있다. 한국 청소년들이 공부의 기술을 읽고 있을 때 미국과 영국 청소년들은 삶과 죽음, 그리고 사회를 읽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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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 들어가기 전만해도 '한국 청소년들은 (책을) 읽고 싶어도 (입시 때문에) 못 읽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 단계를 넘어섰다. 책 읽는 것은 더 이상 '쿨하지'않은, 이상한 행동이 돼버렸다. 서울 한 고등학교 도서관 사서로 있는 이모(36)씨는 "책 읽는 학생들이 오히려 배척당한다. '찌질이'가 된다. 찌질한 것은 절대 안 하려는 요즘 애들이 책을 읽겠나? 절대 안 읽는다"고 잘라 말했다. "문학소녀, 문학소년?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이다. 지금은 찌질한 이야기다."

서초구 한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군도 "한 친구가 쉬는 시간에 '해리포터'를 읽다가 압수당했다. 선생님이 머리를 툭툭 때리며 '수학 문제나 하나 더 풀라'며 가져갔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문제집이 아닌 책을 읽고 있으면 다들 한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 읽기가 한심해졌고, 책 읽는 학생이 오히려 배제되는 것이 2014년 현재 대한민국 중고교 교실의 풍경이다.

◇취업에 도움이 안되면 안읽는다

대학 강의실 풍경은 더 심각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양대 사회학과 한 교수는 "학생들이 (독해력이 달려서) 아예 못 읽더라"고 개탄했다. "입학면접 할 때는 '독서를 많이 했다'고 강조하는데, 실상 까보면 거기서 거기다. 리포트도 아니고 1~2장 독후감 쓰는 것도 힘들어 한다. 대학원생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인문계열 대학원은 무조건 책으로 시작해서 책으로 끝나는데, 책을 도저히 소화하지를 못한다. 답답하다. 도무지 훈련이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책 읽으면 상금을 주는 행사까지 개최해야 할 정도이다. 한양대는 10권을 선정해 본문에 대한 문제를 많이 맞히는 학생에게 최고 200만원 상금을 지급하는 '독서골든벨'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성균관대, 중앙대 등도 유사한 행사를 진행 중인데, 교수들은 "오죽하면 중고생 '도전골든벨'을 흉내 내겠나"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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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양대가 개최한 '독서골든벨' 행사 모습. 책 10권을 읽고 단답식 문제를 많이 맞히는 학생들에게 여행상품권, 노트북, 카메라, 아이패드 등을 부상으로 제공했다. /사진=한양대 제공
청소년들이 공부에 도움이 안 되면 안 읽는 것처럼, 대학생들도 취업에 도움이 안 되면 안 읽는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김모(25)씨는 "대학생들에게 책은 사치이다. 취업준비만 해도 빡빡하다. 읽어도 인문학 상식을 모아둔 문제집이다. 소설을 집어 들다가도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하면서 돌아선다"고 말했다. 오찬호 서강대 연구교수는 "취업이 워낙 힘드니까 책 읽기도 '취업에 유리한지 아닌지'로만 접근한다. '이게 뭐 필요해?''그래서 어쩌라고?'이런 식이다. 이런 잣대를 들이대면 읽을 책이 없다. 책에 대한 촉수, 생각에 대한 촉수가 퇴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학에서도 책 읽고 토론하는 것이 더 이상 '쿨하지'않은, 이상한 모습이 돼버린 것. 서강대 경영학과 이모(23)씨는 "책을 읽고 이야기라도 하려면 '너 왜 이렇게 진지빠니'라는 반응이다. '재미없는 사람'으로 찍히고 만다. 책 이야기 자체를 생각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생각에 대한 촉수는 무뎌질 대로 무뎌졌다.

◇책을 못 잡게 하는 나라, 잡게 하는 나라

흥미로운 것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의 독서의 라이프사이클은 한국과는 정반대라는 것. 한국이 유아나 초등 때 바짝 읽다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안 읽는다면, 이들 나라는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읽는다. 한 출판 관계자는 "한국 부모들은 어릴 때 독서를 많이 시켜야 상위 1%에 진입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옆집 아이와 경쟁적으로 책을 사주고 읽힌다. 의도가 순수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선진국들은 독서가 그냥 습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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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도서 사이트에서 판매중인 '자녀 독서 교육' 관련 도서들. 독서와 성적의 상관관계를 강조한 도서가 대부분이다. /사진=인터넷 교보문고 캡처
영국의 조사기관 DJS리서치에 따르면, '매일 책을 읽는다'는 비율이 여자는 18%(18~29세)→31%(30~44세)→32%(45~59세)→48%(60세 이상)로 높아졌다. 60세 이상 여성 가운데 절반이 매일 책을 잡는다는 것. 남자도 14%→22%→27%→31%로 나이가 들수록 많이 읽는다. 프랑스 국민들은 휴가시즌이 되면 TV시청도 줄이고 책을 읽는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들은 1년에 평균 11권(만화제외)을 읽는데, 여름휴가 동안에만 3권을 읽는다. 휴가기간에는 TV시청이나 인터넷서핑을 평소보다 1시간씩 줄이고, 독서에는 25분씩 늘어난 2시간14분을 매일 할애한다. 휴가라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 읽기를 위해 휴가를 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스마트폰이 한국만 대세가 아닐 텐데, 독서행태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이들 나라에서는 책을 읽지 않으면 대학에 들어갈 수도, 졸업할 수도 없는 교육구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현재 영국 더럼대학교에 재학중인 김헬렌(22)씨는 "독서의 깊이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국 학교에서는 발췌문을 읽었는데, 미국에서는 1년에 5~6권은 완독해야 수업을 따라간다. 영국은 미국보다 더 많이 읽어야 하는데, 친구들이 남는 시간만 있으면 책을 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웬만한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 알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외국대학으로 유학을 간 한국 학생들이 힘들어 하는 것도 바로 책 읽기와 쓰기 때문이다. 최근 미 예일대를 졸업한 유학생 이모(25·여)씨는 "영어는 둘째 치고 일단 사고하는 방식부터 송두리째 바꾸는 연습을 해야 했다. 비판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 책을 읽고 말과 글로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한국에서 이런 훈련을 받지 못해서 대학 다니는 내내 힘들었다"고 말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웬 책이냐고?

책 읽기는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 미래의 결실을 위해 깊숙이 씨를 뿌리고 묵묵히 가꾸는 것. 하지만 연세대 경제학과 홍훈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지식의 농사는 깊이는 얕아지고 토양은 천박해지고 있다. 실용지식도 결국 기초지식에 근거하는 것인데, 책 읽기가 고갈되면 실용적인 지식조차 존립이 위태롭다"며 "질문하고 의심하는 기능이 저하하면서, 창의적인 혁신능력도 저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혁신의 중심 실리콘밸리만 해도 그 밑천은 독서와 관련이 깊다. 지급결제 시스템 '페이팔'에서 시작해 전기차(테슬라), 우주로켓(스페이스X)까지 진출한 엘론 머스크는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로켓까지 배웠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책벌레였다. 나를 잡으러 올 때까지 서점에서 책을 읽었다.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읽었다.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어지면서 백과사전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줄곧 로켓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그가 지금껏 읽은 책은 1만여권에 달한다고 한다. 로켓과학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런데 먹고 살기도 힘든데 웬 책이냐고? 맞다. 구조적으로 책을 손에 못 잡게 하는 시대인데, 독서의 짐을 개인에게 다 지울 수는 없다. 경남과학기술대 박종훈 교수는 "책 안 읽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과 기업이 스펙과 스킬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을 갖춘 인재, 질문을 하는 인재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의식 없는 인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작가이자 사회학자인 정수복씨는 "학교는 책을 읽고 질문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의무적으로라도 수업시간 중 일부를 읽고 질문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객관식 시험을 없애야 한다. 얼마나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논술로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교육과 기업이 지금의 '무식을 권장하는 시대'를 초래하고 있다면, 그 해결의 첫 단추도 어쨌든 교육과 기업이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10년 뒤 대한민국의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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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를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루에 딱 두 잔 정도를 마신다. 이제는 하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듯이 그렇게 커피를 마신다. 어디를 가도 그렇게 커피를 좋아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다른 음료를 내가 과연 하루에 한,두잔이라도 마시는가? 아니다. 어쩌다가 한 번 정도 마실 뿐이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커피는 하나의 습관이 되어 버렸고, 다시 말해서 중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커피가 처음 발견되게 된 계기는 인류가 술을 처음 접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 술이 어떤 동물이 과일이 웅덩이에 떨어져서 자연발효되면서 만들어진 것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듯이 커피도 염소가 나무에 달린 어떤 열매를 먹고 씹었더니 몸에서 열이 나면서 기운이 솟아다고 한다. 이를 본 사람들이 그것을 먹기 시작한 것이라 한다.

 

<커피는 원래 쓰다>를 읽게 된 이유는 내가 매일 마시는 커피에 대해서 정작 내가 아는 것은 정말 없다는 것이다. 그냥 남들이 마시고 습관이 되어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내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내가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그 호기심과 궁금증이 나를 이끌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내가 그동안 너무나 무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항상 Green Bean을 볶아서 커피를 만든다고 해서 나는 커피는 콩의 한 종류로서 맛이 독특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커피나무의 빨간열매의 씨앗, 바로 Green Bean을 볶아서 만들었다. 커피는 씨앗이다. 이것만으로도 읽은 보람이 있다.

 

커피는 세계교역량 중에 Oil 다음으로 많이 거래되는 물품이다. 과연 커피의 어떤 매력때문에 이렇게 전세계인이 커피를 수없이 마셔되는 것일까?

 

커피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의 음료였다. 처음에 이슬람 수도사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음용되던 커피는 15세기 말 부터 일반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커피는 커피하우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커피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문학, 예술, 정치에 대해서 논하기 시작했고 토론이 일상화되었고 집권 세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게 되었다. 때문에 이슬람의 집권층은 마냥 커피의 확산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예컨데 커피하우스는 오스만제국의 콘스탄티노플에서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술탄 왕조에 의해 금지되기도 하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도 있다. 커피가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전파되게 되는데, 당시 유럽의 맥주제조업체들의 큰 반발을 사게 되었다. 이유는 사람들이 맥주를 대신해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마시는 물이 좋지 않아서 맥주를 대신하기도 했던 유럽은 술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커피는 훌륭한 대체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마치 커피의 초기 발생지처럼 커피의 문화를 유럽이 주도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고종 황제가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에스프레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때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마 IMF 이후 스타벅스가 처음 등장하면서 이런 문화들이 자리를 잡아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동안에 우리는 그저 '커피 한 잔 주세요' 로 통했다. 메뉴는 단지 커피였고, 프림과 설탕의 조합이 중요할 뿐 커피가 어떤 것이었느냐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아직도 여전히 우리가 흔히 믹스커피라 부르는 인스턴트 커피의 인기도 대단하다. 아마 그 이유는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물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예전의 믹스커피 일변도의 커피는 이제는 에스프레소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이 시점에서 커피의 종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커피의 종은 크게 에티오피아 원산지인 아라비카(Arabica)와 콩고가 원산지인 로부스타(Robusta)가 있다. 두 종류는 이름 만큼이나 확연한 차이가 있다. 아라비카 종은 재배되는 지역의 환경 즉, 온도, 강수량, 일조량, 토양의 특성, 해발 고도등이 충분히 갖춰졌을 때 생산될 수 있는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고 있는 반면, 로부스타 종은 그렇게 까다롭지 않게 재배가 되고 있다. 그래서 아라비카는 재배되는 곳에 따라 독특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로부스타는 그 말이 '쓰다'라는 뜻을 내포했다는 듯이 맛이 쓰고 품질은 다소 떨어진다.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커피는 아라비카 종을 사용하고 있고, 믹스커피는 로부스타 종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커피를 구매할 때 보면 아라비카 종을 강조하는 문구가 많이 보인다.

 

커피에 대해서 조금 알고 나니 재미있고,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커피를 한 잔 타서 옆에 두고 책을 읽었다. 커피를 마시고 입 안 전체에 퍼지게 하면서 나름의 향도 느껴보기도 했다. 알면 더 맛있게 마실 수 있고 더 잘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아직 커피의 맛은 잘 모르고, 커피의 쓴 맛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 연하게 타서 먹지만 알수록 매력있는 커피가 아닌가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웠던 코피루왁, 자바커피, 커피보관법에 대해 소개한다.

 

p54

코피루왁 

인도네시아는 원래 커피나무가 자라지 않던 땅이다. 커피가 막대한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네덜란드는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에 커피재배를 시도, 수확에 성공한다. 루왁은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사향고향이를 말하는데, 그렇다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야생에서 서시하는 사향고향이는 숲속을 어슬렁거리다 빨갛게 익은 커피열매를 발견한다. 그리고 커피열매를 따먹는다. 그런데 커피열매는 과육 부분이 적고 씨가 과도하게 발달한 열매라 과육은 소화가 되지만 씨앗은 배설물과 함께 그대로 배출된다. 아마 인도네시아의 옛날 사람들은 자신들의 커피를 따먹는 사향고양이를 싫어했을 것이다. 마치 들판의 곡식을 탐내는 참새를 우리네 농부들이 싫어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던 중, 농부들은 사향고양이가 커피농장 주변에 배설을 한 똥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커피콩이 남겨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예전에 지인의 과수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지인은 까치를 제일 싫어했다. 왜냐하면 까치가 한 번이라도 쪼아 먹은 배는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헐값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 루왁의 배설물에 박혀있는 커피콩들을 바라보보던 인도네시아의 커피 농부들의 심정도 비슷했으리라. 상품으로 팔지 못하겠지만 아까운 마음에 더럽다고 놀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커피콩이 섞인 배설물을 집으로 가져갔다. 역사적인 발견의 순간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모르는 채. 집으로 돌아간 농부는 집에서 고양이 똥으로 범벅이 된 커피콩을 볶아서 커피를 내린다. 그런데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향고양이의 뱃속에서 발효된 커피콩은 사향고양이 특유의 향과 소화액이 독특한 향과 풍미가 더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p166

자바커피

예멘의 모카항을 통해 커피를 들여와 유럽에 팔기 시작한 네덜란드는 커피가 돈이 되자 직접 커피생두의 수급에 나선다. 당시 네덜란드는 해외 식민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결국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데에 성공한다. 물론 모카커피를 이식한 것이었는데,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토양이나 기후에 의해서 아라비아의 모카커피와는 다르게 변종이 되었다.

 

 

p176

커피보관법

밀폐용기에 보관하고 빨리 마셔 없애는 것이다. 그런데 밀폐용기라 해서 가정에서 많이 쓰는 플라스틱 재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고유의 냄새가 커피에 섞여 커피 향을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유리로 된 만든 용기를 사용하고 햇빛에 닿지 않은 곳에 실온 보관한다.

 

커피는 자체 향도 강하지만 다른 냄새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냉장고나 냉동고에 있는 각종 다른 음식 냄새들이 커피에 빨려 들어간다. 절대 냉장고 보관은 안된다.

 

커피의 보관은 커피의 맛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다. 아무리 최고의 생두로 최고의 로스터가 볶은 커피라 할지라도 보관이 허술하면 그 커피는 생명을 잃는다. 매우 당연한 이치다. 왜냐하면 커피는 음식이니까.

 

 

더보기

p16

커피의 유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지역과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른 다양한 전설로만 전해 내려오고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전설은 다음의 두 가지 이야기다.

 

먼저 아비시니아의 목동 칼디의 전설이다. 6세기경 아프리카의 아비시니아(지금의 에티오피아)고원에서 염소를 치던 목동 칼디는 어느날 수풀 속에서 흥분해서 날뛰는 염소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염소 울음소리를 쫓아간 칼디는 염소가 처음 보는 나무에 달린 빨간 열매를 따먹은 것을 알게 된다. 궁금하게 여긴 칼디가 열매를 따서 입에 넣고 씹었더니 몸에서 열이 나면서 기운이 솟는 것이 아닌가. 소년 칼디는 그 열매를 마을의 수도사에게 가져갔고, 열매를 달여 먹은 수도사는 기운이 나고 졸음이 없어져 밤새 기도를 할 수 있었다는 전설이다.

 

다른 하나는 예멘에서 내려오는 오마르의 전설이다. 오마르는 모카 왕국의 수도사였는데, 모카의 공주와 사랑에 빠졌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 쫓겨나고 말았다. 산속에서 헤매던 오마르가 거의 지쳐갈 무렵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렸고 새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곳엔 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가 이썽ㅆ다. 오마르는 그 열매를 따먹고 피로를 회복했음은 물론 목숨까지 보존할 수 있었다. 그 후 모카의 공주가 아프다는 소문을 듣게 된 오마르는 빨간 열매의 효험을 알고 있기에 이를 갖고 다시 모카로 돌아갔다. 결국 그 열매로 공주를 치료했고 왕은 오마르와 공주의  사랑을 허락했다는 이야기다.

 

오마르의 이 커피 전설은 13기경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연표로만 따진다면 오마르가 커피를 발견한 것은 칼디보다 무려 700년이나 뒤의 일이다.

 

p20

커피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의 음료였다는 점이다. 이슬람 수도사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음용되던 커피는 15세기 말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 이슬람 사회는 커피가 가져온 변혁과 도전으로 찬란한 문명을 구사하기에 이른다.

 

커피가 이슬람 사회에 퍼지게 된 중심에는 커피하우스가 있었다. 지금의 카페라고 할 수 있는 커피하우스에서 이슬람의 대중들은 커피를 마셨다. 그러나 단지 커피만 마신 것은 아니었다. 모여든 사람들은 함께 문학이나 철학,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정치에 대한 토론을 즐겼다. 토론은 때로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조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커피는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의 비밀 음료에서 대중을 깨우는 각성의 음료로 퍼져나갔다. 때문에 이슬람의 집권층은 커피가 보급되는 것을 마냥 환영할 수는 없었다. 예컨데 커피하우스가 성황을 이루었던 오스만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에서는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술탄 왕조에 의해 커피하우스가 금지되었으며, 커피를 마시다 걸리면 가혹한 형벌에 처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커피에 대한 억압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한편, 당시의 유럽은 전쟁과 마녀사냥으로 얼룩진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대중들은 항상 맥주에 취해있었다. 이러한 유럽을 깨운 것도 커피였다. 커피가 유럽으로 전파된 경로에 대해서는 터키의 오스트리아 침공 실패가 계기가 되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 전에 이미 베니스 상인들을 통해 터키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탈리아로 들어갔으며, 베네치아에는 커피하우스까ㅡ지 생겨났다. 이스탄불에 카페가 생기고 거의 100년 후의 일이다. 베네치아에 생긴 커피하우스는 금새 유명해졌다. 이슬람 사회와 마찬가지로 유럽인들도 카페에 모여 정치를 얘기하고 문학과 철학, 예술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가속화 시키는 기반이 되었음은 물론이고 훗날 유럽 근대화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된다.

 

p42

기독교 문명이 이슬람의 커피를 받아들이면서 커피를 아라비아의 와인이라고 불렀던 것이 그 반증이다. 반면, 술을 금하는 이슬람 사회에서는 술을 대체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바로 이러한 요구에 딱 맞아 떨어졌고 커피하우스를 통해 퍼져나갔다. 커피하우스는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했고 결국 커피하우스를 통해 이슬람 사회도 변화와 도전을 맞이하게 된다. 마치 훗날 교황이 커피를 허하면서 유럽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던 것처럼 커피는 이슬람과 유럽 양쪽 모두에게 변혁의 음료였다.

 

p48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들어오기 전까지 흔히 카페라고 하면 커피뿐 아니라 술도 함께 취급하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2층에 위치하였으며 흡연이 가능했다. 커피 메뉴는 그냥 커피였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모두 커피의 산지를 따지기는 커녕 어떤 커피 회사의 제품인지도 묻지 않았고, 커피를 내리는 방식에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커피보다는 수다를 떨 수 있는 좌석을 판매한다는 개념에 가까웠다. 그래서인지 가격이 비쌌다. 90년대에 이미 5천원에서 만원을 넘나들었으니까. 그러나 스타벅스는 달랐다. 1층에서 바로 진입이 가능했고, 무언보다 다양한 커피 메뉴가 시선을 끌었으며, 가격 선택을 비롯해 공간을 활용하는 동선도 달랐다. 소비자들에게 스타벅스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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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울의 거리는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들로 넘쳐난다. 과장하면 한집 걸러 커피집이다. 대로변 목이 좋은 곳엔 어김없이 다국적 기업의 커피브랜드나 국내 대기업의 커피전문점이 차지하고 있고, 그 이면도로 역시 중소 커피점들이 커피 향을 풍기고 있다. 그런데 이런 빠른 커피가 대세인 한국 커피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런 바람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시작했다. 이른바 웰빙 신드롬, 이어서 슬로우 푸드라는 개념이 소개되면서 사람들은 먹거리의 안전과 건강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의 불씨가 커피로 옮겨 붙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경험했던 커피 맛과 인터넷으로 습득한 커피 지식으로 무장하고 보다 까다롭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커피 어디에서 누가 볶은 거죠?'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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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라는 농작물이 어떤 곳에서 어떻게 재배되고, 어디에서 누가 볶는 것인지 꼼꼼하게 따질수록 커피 생태계는 더욱 균형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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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라는 말에는 아라비아의 커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아라비카의 원조격인 타이피카 종이 있으며, 버본 종을 비롯하여 카투라, 몬도노보, 카투아이, 켄트, 카티모르 등이 대표적인 아라비카 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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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피루왁

 

인도네시아는 원래 커피나무가 자라지 않던 땅이다. 커피가 막대한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네덜란드는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에 커피재배를 시도, 수확에 성공한다. 루왁은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사향고향이를 말하는데, 그렇다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야생에서 서시하는 사향고향이는 숲속을 어슬렁거리다 빨갛게 익은 커피열매를 발견한다. 그리고 커피열매를 따먹는다. 그런데 커피열매는 과육 부분이 적고 씨가 과도하게 발달한 열매라 과육은 소화가 되지만 씨앗은 배설물과 함께 그대로 배출된다. 아마 인도네시아의 옛날 사람들은 자신들의 커피를 따먹는 사향고양이를 싫어했을 것이다. 마치 들판의 곡식을 탐내는 참새를 우리네 농부들이 싫어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던 중, 농부들은 사향고양이가 커피농장 주변에 배설을 한 똥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커피콩이 남겨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예전에 지인의 과수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지인은 까치를 제일 싫어했다. 왜냐하면 까치가 한 번이라도 쪼아 먹은 배는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헐값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 루왁의 배설물에 박혀있는 커피콩들을 바라보보던 인도네시아의 커피 농부들의 심정도 비슷했으리라. 상품으로 팔지 못하겠지만 아까운 마음에 더럽다고 놀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커피콩이 섞인 배설물을 집으로 가져갔다. 역사적인 발견의 순간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모르는 채. 집으로 돌아간 농부는 집에서 고양이 똥으로 범벅이 된 커피콩을 볶아서 커피를 내린다. 그런데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향고양이의 뱃속에서 발효된 커피콩은 사향고양이 특유의 향과 소화액이 독특한 향과 풍미가 더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p60

커피업계에서 종사할 수 있는 대표적 일자리는 크게 커퍼(cupper), 로스터(roaster), 그리고 커피추출(brewing)영역에 속하는 바리스타로 나눌 수 있다. 커피 로스팅 분야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미지의 영역이며 이른바 블루오션에 속한다. 특히 그린빈(green bean)을 다루는 커퍼는 커핑(cupping)을 통해 생두의 등급을 결정하는 일종의 커피 테이스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커퍼는 커피의 최고수들이 모이는 전문 영역이다. 로스터가 현업 종사자가라고 한다는 커퍼는 연구직에 가깝다. 또한, 로스터에 비해 예술적 자유로움은 없지만 권위가 주어진다.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커피도 바로 커퍼의 평가과정을 통과한 것이다. 참고로 이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인은 아직 많지 않다. 얼마나 무궁한 가능성을 간직한 영역인가! 남들이 미국으로 연수가고 유학갈 때 같이 따라 가겠는가? 아니면 무한한 꿈을 갖고 브라질로 날아가겠는가? 과감하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당신에게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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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볶아야 한다. 호박씨를 볶아 먹고 땅콩을 볶듯이 커피씨도 볶아야 커피원두가 된다. 커피는 볶기 전에 절대로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달달 볶아야 깊이 감춰 놓았던 속내를 드러내 놓는다. 커피를 볶는 것을 로스팅이라고 부른다.

 

p65

커피를 볶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로스팅 과정에서 커피는 향, 색깔, 그리고 소리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 커피 로스터는 이 세 가지 변화에 온몸의 감각을 집중해야 한다. 로스터기 안의 생두는 일정한 화력을 받으면 크랙(crack 또는 ㅔpopping)을 한다. 크랙은 우리가 동네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뻥튀기와 비슷한 원리다. 보통 커피콩의 크랙은 두 번에 걸쳐서 이뤄지는데, 이때 나는 소리를 기준점으로 화력 노출시간을 조절한다. 로스터는 첫 번째 소리를 듣고 바로 로스팅을 끝낼 것인지, 아니면 두 번째 소리 전에 멈출 것인지, 혹은 두 번째 크랙까지 기다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커피 '볶음도'의 차이를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크랙 과정을 거치면서 커피는 색깔의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향이 표출된다. 커피 로스터들은 같은 산지의 커피라도 볶음도의 차이로 자신이 추구하는 커피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p70

내가 핸드드립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핸드드립이 산지별로 다른 다양한 맛과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추출방식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핸드드립이 갖고 있는 인간적인 속도와 자연성에 있다.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을 내리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대신 어떤 인위적인 에너지도 필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의 힘과 지구의 중력에 의지한다. 말하자면 아날로그 방식이다. 이렇게 한 잔의 커피를 내리면 그 순간만큼은 의식이 명료해지고 이때 풍기는 커피 향은 세상살이에 지친 나의 영혼을 치유하고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때문에 나는 커피원두 분쇄조차도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내 손으로 그라인더를 돌린다. 누군가는 귀찮은 일이라고 하지만 그 귀찮은 일 또한 커피를 즐기는 일의 중요한 부분이다.

 

p76

최초에는 빈곤으로 인한 생존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이른바 제3세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의 원조와는 돕는 방법이 달랐다. 그동안의 물질적인 원조가 이들의 삶을 전혀 개선하지 못한 것을 목격한 유럽의 지식인들은 원조 대신에 공정한 거래를 선택했다. 그들에게 학교와 병원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힘과 돈으로 학교를 지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관련된 매우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그들보다 우리가 우월하다는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들과 우리는 똑같다는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거래를 진행하다보니 그들의 사회 문화적 환경개선과 더불어 생태적 환경보호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추가로 알게 되었다. 그들의 삶이 개선되는 일이 결국 나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결성에 대한 자각이기도 했다.

 

p80

네덜란드 출신의 프란스 판 데어 호프 신부는 1973년부터 멕시코 인디오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아주 고된 커피 농사일을 하고 있었다. 프란스 신부는 라틴아메리타 민중의 가난이 왜 해결되지 않는가에 대한 고민 끝에 커피재배 농가들과 연대하여 커피협동조합을 설립한다. 이것이 오늘날 공정무역 커피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당시 프란스 신부는 유럽의 여러 NGO와 교류를 하고 있었는데, 특히 종교간 개발기구 참여연대에서 일하는 니코 로전과의 만남을 통해 공정무역커피 브랜드 '막스 하벌라르'의 개발에 합의한다. 간단히 말하면 막스 하벌라르 프로젝트는 프란스 신부가 커피를 생산하면, 니크 로전이 그 커피를 유럽시장에 팔기로 한 것이다. 막스 하벌라르는 네덜란드의 식민통치로부터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도왔던 소설 속 인물로 네덜란드에서는 널리 알려진 이름이었기 때문에 공정무역 커피의 이름으로 쓰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을 까발린 이 커피가 기존의 커피시작에서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1988년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공정무역 커피를 슈퍼마켓 매대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P87

실제로 유럽과 미국의 공정무역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개발과 경쟁 등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 시스템에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내왔다. 때로는 과격함을 띠기도 했다. WTO를 향해 공정무역을 도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신자유주의를 공고히 하는 정부와 기업들의 행위에 대해서 규탄을 보내기도 한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단체 글로벌 익스체인지가 2000년에 스타벅스에 공정무역 커피의 도입을 요구하는 메일과 팩스 보내기 운동인 '커피 캠페인'을 벌였던 것은 유명한 사례다. 결국 스타벅스는 주주총회를 통해 공정무역 커피의 도입을 공식 천명한다.

 

 

P88한국에서 공정무역이 빛을 발하는 지점은 최저임금을 겨우 벗어난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시민단체 간사들의 헌신과 선한 자본으로 무장한 착한 시민들이 만나는 순간뿐이다. 가난한 나라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이 모순, 이것이 현재 한국 공정무역계의 현실이다.

 

P90최근 이러한 웰빙에서 한층 더 진화한 로하스(LOHAS: Lifestyp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라는 개념이 부상

 

p91커피열매는 과육은 먹고 씨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과육은 벗겨내고 씨만 볶아서 먹기 때문에 굳이 유기농 커피가 아니어도 잔류 농약의 농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로스팅 과정에서 대부분의 농약 성분들이 휘발되기 때문에 커피에 유기농을 내세우는 것이 무색해진다. 이런 이유로 굳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 유기농 커피를 사용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농 커피는 주로 공정무역 커피 단체를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다.

 

공정무역은 일찍이 웰빙이나 로하스란 말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미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내걸었다. 따라서 공정무역으로 거래되는 먹거리, 대표적으로 커피와 바나나는 대부분 유기농법으로 재배되어 왔다. 공정무역을 통해 가난한 생산자들의 경제적 상황이 개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일터이자 삶이 기반이 되는 토양이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죽어간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생태환경도 망가지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이렇게 안전한 먹거리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태환경의 보존과 생산자들의 건강까지 생각한다면 유기농 커피는 더욱 많아져야 하고 생태적 연결성의 맥락에서 소비되어야 한다.

 

p98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인스턴트커피에 사용되는 커피는 공정무역 커피는 물론 원두커피에 사용하는 커피와 전혀 다른 종자였다. 로부스타(Robusta)종을 사용하는 인스턴트커피와는 달리 공정무역 커피 원두커피 제품은 90퍼센트 이상을 아라비카(Arabica)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로부스타 종과 아라비카 종은 어떤 차이가 있어서 공정무역 인스턴트커피의 사례가 적었던 것일까.

 

에티오피아 소년 칼디가 발견한 커피는 아라비아에 전해져 이른바 아라비카 원종이 되었다. 그리고 세상 모든 커피는 그 아라비카 원종에서 분화한 것이다. 원래 커피라고 하면 아라비카 종의 의미하는 것이었고, 아라비카라는 이름은 커피가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퍼진 데서 유래한 것이었다. 콩고가 원산지인 로부스타 종자가 발견된 것은 아라비카가 세상에 나오고도 한참 뒤의 일이었다. 게다가 로부스타는 쓴맛이 강하고 향이 약해 커피로서 상품성이 없었기에 발견된 뒤에도 자생식물처럼 방치됐다. 한편, 아라비카 종 커피는 재배조건이 까다롭고 고산지대에서 경작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쌌다. 덕분에 커피농사를 짓던 농부들은 그런대로 먹고 사는 것이 가능했고, 자녀들을 교육시킬 수도 있었다. 그런데 브라질에 전례없는 서리가 내려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자 아라비카 커피의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커피회사들은 아라비카 커피를 대신할 로부스타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된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 종보다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제외하고는 장점이 더 많았다. 병충해에도 강하고 플랜테이션 대량재배가 가능했기에 조금만 연구하면 아라비카 자리를 값싼 로부스타로 대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로부스타 커피의 개발로 판로가 줄어든 아라비카 커피가격은 곤두박질치게 되었고, 아라비카 종 커피를 재배하던 농부들의 생계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공정무역 커피는 이런 아라비카 커피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운동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공정무역 커피를 개발하려던 당시 한국은 로부스타 커피 소비량 세계1위의 인스턴트커피 공화국이었으니

 

p109전일본커피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커피점은 약 80,000개(2006년 기준)로 약 30만 명의 바리스타가 일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일본인 한사람이 1년간 마시는 커피는 3.3kg(2006년 기준)이다. 한국은 같은 시기 약 2kg이 조금 안 되는 양을 소비했는데, 일본의 경우 수년간 3kg 대를 유지해온 반면 한국은 무서운 속도로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일본의 인구와 시장규모로 미루어 볼 때 한국도 30,000곳 까지는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p113한국 땅에서 커피가 일약 최고의 흥행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인스턴트커피도 새롭게 조명되어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 인스턴트커피까지 등장했다.

 

로스터리카페란, 직접 커피생두를 볶아 내린 커피를 판매하는 곳을 말하는데 원산지별로 다양한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주로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다.

 

p129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본질적으로 로스팅이라는 불의 여역과 추출이라는 물의 여역이 만나서 완성된다. 불과 물은 상극이라 서로를 소멸시킬 수 있지만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p145커피의 종자는 크게 아라비카(Arabica)종과 로부스타(Robusta)종으로 나눌 수 있다. 리베리카(Liberica)종을 추가하여 세 가지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현재 리베리카 종은 생산량이 적어 거의 존재감이 없다. 그렇다면 커피의 전설에 등장하는 커피는 어떤 종자였을까? 힌트는 이름에 담겨있다. 커피의 전파 경로가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듯이 칼디나 오마르가 먹었던 전설 속의 커피열매는 아라비카 종으로 보인다. 한편, 로부스타는 라틴어로 '강하다'는 뜻이라 고 한다. 왜 로부스타는 강하다는 뜻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ㅇ라비카보다 늦게 발견된 로부스타는 아라비카에 비해 병충해에 강했다. 즉 병충해에 강한 커피라는 뜻에서 로부스타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아라비카 종은 원산지가 에티오피아였던 반면 로부스타는 콩고가 원산지다. 또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유전적인 측면에서 비교하면 아라비카 종은 자가수정이 가능한 반면 로부스타 종은 곤충에 의해서만 수정이 일어난다고 한다. 수확량으로 보면 세계 커피 수확량의 약 75퍼센트 정도가 아라비카 종이며, 나머지 약 25퍼센트 정도를 로부스타 종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대형 커피회사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가격이 싼 로부스타의 종자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나날이 로부스타 종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흔히 적도를 기준으로 북위, 남위 25도 사이의 아열대 기후 지역에선 커피재배가 가능하다고 해서 이 지역을 커피벨트라 통칭한다. 그러나 커피벨트 범위에 들어간다고 해서 모두 커피가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라비카 종은 재배조건이 까다롭다. 병충해에 약하고 섭씨 5도 이하 지역이나 30도 이상의 고온지역에서는 경작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온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또한 강수량과 조사량이 적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배지의 해발고도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와 같이 아라비카 종은 재배조건에 제약이 많지만 그만큼 원산지별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높다.

 

놀라운 사실은 한국은 세계11번째의 커피 소비 대국이지만 이러한 아라비카 종 커피시장은 그동안 불모지와 다름없었고 대부분 로부스타 종 커피를 소비해 왔다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약 10년 사이에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대중화되고 원두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아라비카 종 커피의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로부스타 종은 앞서 언급했듯이 이름 자체가 강하다는 뜻인 만큼 병충해에 강한 내성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온에서도 비교적 잘 견디며 토양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비교적 높은 해발고도(900~2000m)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아라비카 종과 달리 이들 로부스타는 해달 500m 이내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그러니까 로부스타 종은 그냥 내버려두어도 알아서 잘 자라는 커피인 것이다. 이 얼마나 훌륭한 식물인가. 그러나 로부스타 종은 쓴맛이 강하고 향이 거의 없어 커피로서의 상품적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보니 로부스타 종은 가격이 싸다. 때문에 원가절감이 목적인 거대 다국적 커피회사들에 의해 대량 구매된 후 주로 인스턴트커피로 만들어진다. 인스턴트 커피의 생산과 소비 대국인 한국은 로부스타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다.

 

p149커피나무의 열매에 들어있는 씨를 파치먼트라고 한다. 도정하지 않은 쌀을 생각하면 된다. 도정을 통해 쌀겨를 분리하듯이 파치먼트도 가공을 하면 생두가 된다. 보통 생두를 그린빈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생두가 초록빛을 띠기 때문이다. 최근에ㅐ 순우리 말을 사용해서 날콩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생두를 볶은 것이 바로 커피원두다. 우리는 흔히 원두커피란 말을 사용함으로써 인스턴트커피와 구분을 하고 있는데, 사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인스턴트커피도 커피원두로 만들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지자면 원두커피의 일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스턴트커피와 구분하기 위해서는 원두커피라는 용어보다 '레귤러 커피'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국 커피시장에서는 레귤러라는 용어는 커피 컵의 사이즈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p150최근 증가 일로에 있는 갓 볶은 원두를 사용한다는 로스터리 카페에 가보면 메뉴에 단종커피라는 단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종? 조선의 임금도 아니요, 품절된 커피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단종은 동일한 커피종자란 의미로 원산지가 동일한 커피를 의미한다. 가령 에티오피아 이가체프나 과테말라 안티구아 또는 브라질 세하도 등으로 표기하는 커피 메뉴가 단종커피다. 요즘엔 스트레이트 커피라고도 한다. 핸드드립 커피전문점과 로스터리 카페가 많아지고 다양한 산지별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면서 단종 커피는 이제 대중의 입맛을 파고들고 있다.

 

블렌드 커피란, 각기 다른 원산지에서 재배된 두 가지 이상의 커피를 혼합한 커피를 말한다.

 

p151커피산지는 매우 다양하며 생산량도 제각각이라 커피 회사의 입장에서는 종류별로 값을 다르게 치르고 생두를 구입한다. 따라서 적절한 배합을 통해 재고량을 조절할 목적으로 블렌딩을 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생두는 수확한 지 1년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블렌딩의 목적을 전자와 후자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는 로스터 마음이지만, 최고의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고량을 조절하는 수단보다는 자신만의 커피 철학이나 개성을 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블레딩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블렌딩이라고 해서 아무거나 막 섞어도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블렌딩을 위해서는 뛰어난 커피 지식과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다양한 종류의 생두별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오랜 기간 동안 현장에서 쌓은 로스팅 경험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블랜딩 배합 노하우를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탈리아에서는 커피 로스터와 별도로 블렌딩만을 전문으로 하는 커리 블랜더가 다로 있을 정도다. 블렌딩의 목적은 단종커피에 부족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함인데 오히려 잘못된 블렌딩은 단종커피보다 맛과 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p155흔히 커피의 재배조건 가운데 따뜻한 기온과 적당한 강우량이 가장 중요하며, 강우량은 연중 1,200~2,000mm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풍부한 강우량을 받쳐 줄 수 있는 토양이다. 즉, 커피나무에게 필욯란 수분을 적절히 공급할 수 있도록 땅은 빗물이 넘치면 걸러내고 모자라면 머금고 있어야 한다. 이런 땅이 없다면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커피를 재배할 수 없다. 열매가 맷히기 시작하면 비보다는 태양이 필요한데 필요한 가우량이 있듯이 햇살도 적당한 조사량이 존재한다. 따라서 조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주변의 음영수(커피재패에 필요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식물을 말하는데 대표적으로 바나나와 야자나무)나 구름이 있어야 하다. 음영수야 심으면 된다고 쳐도 도대체 구름은 무슨 수로 조절 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끝은 아니다. 해발고도 조건이 맞아야 한다. 해발고도가 높아야 하는 이유는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차가운 기온이 교차되면서 커피열매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조밀도가 높아지면서 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커피나무에 빨간 커피열매가 엉글기 위해서는 하늘과 땅의 기운이 고루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연의 혜택으로 앞서 언급한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고 하더라도 이보다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서리가 내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기후조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서리가 내리는 순간 모든 게 끝난다. 냉해를 입는 것 자체도 치명적이지만 앞으로도 서리가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더 큰 문제다 커피는 파종을 해서 첫 수확을 할 때까지 최소한 2~3년, 보통 5년 전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서리피해는 커피농장을 옮겨야 할 정도의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실제로 브라질은 서리로 인한 냉해로 커피 흉작을 겪었고 농작 지역을 옮겨야 했다. 세계 커피 시장은 요동쳤고 결국 기존의 커피 수급구조 자체를 변화세켰다.

 

아라비아로부터 커피를 받아들이고 커피 거래의 주도권을 손에 넣은 유럽인들이 제일 처음 한 일은 바로 커피산지를 찾아 나서는 일이었다. 만약 유럽에서 커피를 재배할 수 있었다면 세계 역사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영구이 인도에서 커피재배에 성공했다면 지금처럼 홍차를 즐겼을까? 이런 측면에서 커피 천국 라틴아메리카의 발견은 유럽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대박이었겠지만 원주민 인디오들에게는 암울한 예고편이 되었다. 그리고 그 비극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가장 축복받은 자연환경 속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끔찍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공정무역 커피 운동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없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모든 원인은 커피의 재배조건에 있었다.

 

p165당시 커피 수출이 가장 활발하던 항구가 예멘의 모카 항이었다. 커피 향이 퍼지는 항구의 이름이었던 모카는 그 후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모두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해서 마셨다. 물론 지금도 모카포트는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추출 기구를 카페포트가 아니라 모카포트라고 불렀다는 저체가 모카가 커피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모카커피의 범주에 속하는 커피는 예멘의 마타리, 에피오피아의 하리, 이가체프, 시다모 등이 있다. 그러나 최고의 모카커피라하면 하타리와 하라를 뽑는다.

 

p166카페모카란 에스프레소에 스팀 우유를 넣은 후 초콜릿을 넣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앞서 언급한 모카커피와는 성질이 전혀 다른 것이다.

 

모카자바는 모카커피와 인도네시아 자바커피를 블렌딩한 커피를 말한다.

 

예멘의 모카항을 통해 커피를 들여와 유럽에 팔기 시작한 네덜란드는 커피가 돈이 되자 직접 커피생두의 수급에 나선다. 당시 네덜란드는 해외 식민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결국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데에 성공한다. 물론 모카커피를 이식한 것이었는데,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토양이나 기후에 의해서 아라비아의 모카커피와는 다르게 변종이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자바커피를 원래의 모카커피와 블렌디한 것이 바로 모카자바다.

 

p174사실 갓 볶은 커피, 그러니까 로스팅 기기에서 막 볶아 나온 커피는 생각만큼 커피 향이 많이 나지 않는다. 로스팅 직후의 커피 향이 약한 이유는 볶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커피 향의 발산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원두는 아주 미세한 구멍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작은 구멍 안에 이산화탄소가 가득 차있다.  이런 이산화탄소가 다량으로 남아있으면 카피를 추출했을 때 커피 맛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갓 볶은 커피는 이산화탄소가 날아갈 신간이 필요한데, 이것을 숙성기간이라고 한다. 로스팅을 얼마나 강하게 했는지 에 따라 이 숙성기간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로스팅 후 3~5일 사이가 정점으로 이때의 커피가 가장 풍부한 커피 향을 자랑한다. 그리고 적정한 방법으로 보관했을 시 이내 소진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원두를 구매할 때에는 자신의 커피 소비량을 가늠해서 주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원두를 구매할 때는 분쇄한 커피보다는 갈지 않은 홀빈 상태의 커피를 구입하기를 권한다. 왜나하면 앞서 언급했듯이 커피는 작은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커피를 갈면 커피를 머금고 있는 구멍들이 없어지는 셈, 따라서 커피 향이 날아가 버릴 뿐아니라 공기 중의 산소와 접하는 면적이 증가해서 커피의 산패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진다. 보통 분쇄 후 5일이 지나면 커피 향은 없어지기 시작하고 산화가 지속될수록 맛은 그만큼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가끔 홀빈으로 구입하고 싶어도 분쇄기가 없어서 어쩔 수없이 분쇄한 커피를 선택하는 경우를 보는데, 앞으로 지속적으로 커피를 즐길 계획이라면 커피 분쇄기 정도는 장만하는 것이 좋다.

 

전동식, 수동식이 있는데 수동식 추천

 

p176밀폐용기에 보관하고 빨리 마셔 없애는 것이다. 그런데 밀폐용기라 해서 가정에서 많이 쓰는 플라스틱 재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고유의 냄새가 커피에 섞여 커피 향을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유리로 된 만든 용기를 사용하고 햇빛에 닿지 않은 곳에 실온 보관한다.

 

커피는 자체 향도 강하지만 다른 냄새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냉장고나 냉동고에 있는 각종 다른 음식 냄새들이 커피에 빨려 들어간다. 절대 냉장고 보관은 안된다.

 

커피의 보관은 커피의 맛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다. 아무리 최고의 생두로 최고의 로스터가 볶은 커피라 할지라도 보관이 허술하면 그 커피는 생명을 잃는다. 매우 당연한 이치다. 왜냐하면 커피는 음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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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5


우선 어떻게 해서든 사람을 모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을 모으고 나서 사람들이 그곳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여러가지 유혹거리들을 끊임없이 던져두어야 한다. 처음에는 메신저의 기능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문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게 만들면서 다가왔다. 처음에 사용할 때는 그냥 일반 메신저인데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거구나! 했다. 어느덧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메김하였다.


두번째는 게임이다. 게임을 하지 않는 나도 애니팡을 했고, 스마트폰을 잘 모르는 어머니도 애니팡을 했다.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연이어 수많은 게임이 히트를 쳤다. 그렇게 고객들은 다가왔다. 아 얘네 수익원은 게임 아이템팔고 그런거구나 했다. 


내가 생각하는 정도는 이런 얕은 정도이다. 이후에 카카오스토리가 등장하면서 아침마다 일어나면 카카오스토리를 열어보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관음증을 잘 건드렸다. 


그리고 각종 쿠폰들을 판매하는 e-commerce의 역할도 하고 아 이제 다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이번에는 뉴스를 보내준다. 뉴스라 하면 광고가 따른다. 거기에 대한 수익원이 계속 생길 것이다. 카카오톡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구글이 한국에서는 토종 포털인 네이버에 못 당하듯이, 카카오톡은 페이스북을 국내에서 압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개인적인 비전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사람을 모은 후, 각종 기능과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한다. 메신저라는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 확장해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비용만 소모하면서 내공을 쌓을 시간은 필요하다. 내공이 쌓이면서 추후를 생각하는 것이다.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내가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차근차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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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5


이 기사를 읽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업이라서 이렇게 남겨두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예전에 이론으로는 듣고 있었으나 실제로 이렇게 사업화가 되고 있고 그것을 통해 수익이 나고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빠른 실행력이다.


일부의 특출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이나 접근방식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판가름이 나는 것은 누가 먼저 일을 시작하고, 성과물을 내보이느냐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상당히 발전해있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서 혁신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내가 알지 못할 뿐이다. 그러기에 항상 세상을 센싱하는 촉수를 곤두세워야 한다. 흐름을 선도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흐름의 파도 속에서 나의 길은 분명히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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