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빌리고 나서, 집에 와보니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가 아니었다. 그 뒤에 붉은 색으로 2.0 이 붙어 있었다. 출판사는 그린비니까 무언가 잘못된 거 같지 않았다. 책을 펼쳐보니 호모부커스의 다음 편이라고 한다. 살짝 아쉽긴 하지만 이 책 역시 그린비의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의 한 권이니 특별하게 다가온 인연이라 생각하고 다른 호모부커스들은 어떻게 책을 읽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야 겠다.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일까?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 걸까? 이 두 가지 물음표 마크에 최근에 생각이 많아졌다. 책을 읽는 방법은 각자 마다의 개성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책 읽기에도 기본이라는 것이 있고 호모부커스 처럼 책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 남과 다른 비법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한 권 한 권 읽어가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법' 같은 지름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 고 있다. 어쩌면 단지 남들은 어떻게 하나 보고 싶은 나만의 책에 관한 관음증 생각하면서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어 나갔다.

 이권우 작가외 25명이 각자의 독서관에 대해서 쓴 글이기에 짧게 짧게 그들의 생각들을 풀어내는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방법도 다르지만 결국은 이것들은 모두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서로 모두 이어지고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도 어느새 그 끈의 한 쪽을 잡고 있는 듯 했다. 어떤 이는 나와 책을 읽는 스타일이 많이 비슷해서 공감하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이는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풀어내어 어느새 내 눈이 커지기도 했다.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일까? 라는 내 질문에도 조금은 이 책이 방향성과 방법은 귀띔해주기도 하였다. 책의 서문에 보면 이권우 작가가 "읽고 성찰하기, 그리고 변화하여 성장하기, 그리고 다시 글쓰는 사람이 되라." 라는 글이 있다. 누군가는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에 달라진 점이 없다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라고 까지 하였다. 그만큼 내가 읽은 책에 대하여 느끼고 무언가에 대해서 사유하고 그것이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책 속에 이런 글귀가 있다. "읽는 책이 그저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도움이 되고 실용적이면 소용이 없다. 은밀히, 그러나 거대하게 변화하는 세계를 뚫어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귀띔해 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또 다른 대답이기도 하다.

 아직은 책읽기를 통해서 인생에 대해서 성찰하려고 하는 시작점이다. 모든 시작점에는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서 몸으로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지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그런 과정이다. 조금 더 부딪혀보고, 항상 열린 시선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2.0] 의 26인 필자 중의 한 사람인 안민용씨는 자신의 관심분야를 확인하고 조금씩 넓혀가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국십진분류표(FDC)를 사용한다고 한다.

000 총류
100 철학
200 종교
300 사회과학
400 순수과학
500 기술과학
600 예술
700 언어
800 문학
900 역사

 이런 분류로 보니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은 너무 일부 분야에 치우쳐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내 관심사를 확장하고 새로운 분야를 찾아서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아마 몇 년 뒤에는 모든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관심과 지식으로 조금더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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