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TV에서 떠나게 하는 전략처럼

애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매일 같이 남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 날씨가 화창한 일요일, 아이들이 아침부터 TV앞에서 넋을 놓고 있다. 아이들에게 TV 그만 보고 동네 한 바퀴 돌자고 넌지시 이야기해본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가기 싫다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한다. 그런 상황에서 "TV 그만 보고 나가 놀아!" 라고 고함치는 방식은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에서 최악의 경우가 된다.

나름 작전을 구사하는 부모는 TV 그만 보고 산책 나가면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준다고 유혹한다. 자신이 회사에서 인센티브에 길들여진 그대로다. 하지만 아이들도 자신과 그리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에 만족하더니 이제는 1만원이 훌쩍 넘는 '변신-합체'장난감이 아니면 움직일 생각도 않는다.

좀 더 머리가 좋은 부모는 아주 교묘한 전략을 짜낸다
"지금 나가 놀기에 너무 좋은 날씨고 너희 친구들은 벌써 놀이터에서 놀고 있지만 너희들은 오늘 온종일 TV만 봐야 돼!"
저항 심리를 유도하는 '역逆 심리학 reverse psychology'이다. 가끔은 이런 전략이 통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당장 TV를 끄고 나가 놀게 해달라고 졸라댄다. 한두 번은 신발끈을 채 묶지도 않고 뛰어나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흐뭇해 하겠지만 이 부모는 조만간 아이들의 조소와 경멸(?)이 섞인 반응을 겪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부모를 시험하려 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제 TV 그만 보고 나가 노는 것이 좋겠다. TV가 그렇게 보고 싶다면 선택해라. 30분만 더 TV보고 나가서 놀래? 아니면 지금 나가서 놀고 점심 먹기 전에 한 시간 TV 볼래?"

아이들은 약간의 갈등을 겪겠지만 그리 큰 부담 없이 이 두 가지 옵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부모 또한 불필요한 강요나 협박을 동원하지 않고 아이들을 TV앞에서 떠나게 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

                                                                                    - 노는 만큼 성공한다. - 김정운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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