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이 주일, 아니 일주일,

아무리 길게 잡아도 앞으로 몇 주일이 고작이다.

몸은 이미 자유롭지 못하다.

마음대로 걸어다닐 수도 없고 낮에도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잠들어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암 말기에 흔히 나타나는 체력 저하를 

수면으로 보충하려는 현상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몸과 마음은 물론 이성적인 판단까지도 혼미해진다.

건강할 때는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마음이 있어도 몸이 따르지 않는다.

더욱이 환자가 지금 하는 후회가 인생에서

미루고 미루던 숙제 탓이라면

그 후회는 그의 가슴을 더욱 깊이 후벼 팔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고백하는 그의 곁에서

나는 귀를 쫑긋 세운다.

그와 마음을 나누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이므로,

나는 그가 후회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대로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마른 침을 삼기고 자세를 고쳐 앉으며 묻는다.


"무엇을 가장 후회하시나요?"


그는 천천히 입을 연다.



첫 번째 후회,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두 번째 후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세 번째 후회,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네 번째 후회,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다섯 번째 후회,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섯 번째 후회,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일곱 번째 후회,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여덟 번째 후회,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아홉 번째 후회,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열 번째 후회,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열한 번째 후회,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열두 번째 후회,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열세 번째 후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열네 번째 후회, 고향을 찾아가보았더라면

열다섯 번째 후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열여섯 번째 후회, 결혼을 했더라면

열일곱 번째 후회, 자식이 있었더라면

열여덟 번째 후회,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열아홉 번째 후회,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스무 번째 후회,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스물한 번째 후회,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스물두 번째 후회,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스물세 번째 후회,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스물네 번째 후회,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스물다섯 번째 후회,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 오츠 슈이치,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中 -



이 책의 저자인 오츠 슈이치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이다.

그는 죽음을 앞둔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마지막을 준비해주었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이 비슷한 몇 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짧게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오늘 소개한 글귀는 책의 머리말과 목차이다.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목차들 하나하나 마다 그런 후회를 했을 이들을 생각하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상상해보라.

이 책이 출간한 해가 2009년이고, 내가 읽은 해가 2010년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였을 때이고, 결혼과 함께 내 첫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였다. 

이 책이 의미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스물두 번째 후회'를 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몇 년 만에 다시 만난다. 다시 한 번 하나씩 눈여겨 보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겠다.

아쉬워하더라도 후회하지는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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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이 『타인의 고통』에서 문제 삼는 상황은 바로 이것이다. "타국에서 발생한 재앙을 구경하는 것은 지난 1세기하고도 반세기 동안 오늘날의 언론인과 같다고 알려진 전문적인 직업여행자들이 촘촘하게 쌓아 올린 본질적으로 현대적인 경험이다. 오늘날 우리는 거실에서도 전쟁을 구경할 수 있게 됐다.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 이른바 '뉴스'는 비참한 모습을 시청자들의 눈에 내던져 동정심이나 격분, 그도 아니면 찬성 같은 반응을 자아낼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분쟁과 폭력을 대서특필하기 마련이다." 구경거리로 전락한 인간의 죽음은 산 자들이 거실에서 누리는 최대의 사치 중 하나이다. 죽음이 매일매일 재생산되어 과잉축적이 빚어지는 전쟁조차도 미디어를 통해 중계되면 스펙터클이 된다. 미디어를 통해 중계되는 죽음이 본질적으로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고 믿고 있기에, 우리는 죽음의 축적을 보고도 무덤덤하다. 그게 관음증이다. 관음증적 응시는 응시의 대상과 자신과의 연루를 알지 못한다. 텔레비전을 통해 죽음을 보고 있는 사람의 무의식 속에서 울리는 내면의 소리는 이렇다.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지는 않을 거다. 우리는 안전한 곳에 있다. 나는 아직 죽지 않는다."


- 노명우, 『세상물정의 사회학』 中 -



뉴스에서는 연일 사건 사고가 보도된다.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테러,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마 폭행, 살인도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한 때는 연인이고, 친구였던 사람에 의해서도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이런 수많은 사건 사고에 대해서 우리는 더이상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분명 미디어에서 소개되는 어떤 죽음보다도 살짝 까진 내 손이 더 심각하게 다가올 뿐이다.


그런 나의 모습을, 우리의 모습을 작가 노명우는 '관음증'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이렇게 소개한다. 

텔레비전은 보고 있는 사람의 무의식에는  이런 내면의 소리가 있을 거라 했다.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지는 않을 거다. 우리는 안전한 곳에 있다. 나는 아직 죽지 않는다."


동의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해낼 힘과 의지는 쉽게 찾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내면의 소리를 잠자코 듣고만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관음증을 벗어나야 하는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졌던 그 죽은 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입장이었을 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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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통계적으로 세상을 그리는 관행이 심리에 미치는 효과를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통계적으로 세상을 그리는 관행은 개인을 익명의 단위로 바꿔놓고 있으며, 이 익명의 단위들이 모여 대중이 된다. 과학은 우리들에게 구체적인 개인 대신에 조직의 이름들을 제시하며, 그 정점에서 국가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정치적 현실의 원칙으로 제시한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도덕적 책임이 불가피하게 국가의 정책으로 대체된다.


개인의 도덕적, 정신적 차이를 인정하기 보다는 공공복지와 생활 수준의 향상을 앞세우려는 분위기가 지배하게 된다. 유일하게 '진짜' 삶인 개인적 삶의 목표와 의미는 이제 더 이상 개인의 발전에 있지 않고 국가의 정책에 있게 된다.이 국가의 정책은 외부에서 개인들에게 강요되며, 그 목표는 종국적으로 모든 삶이 추구할 어떤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데 있다.


개인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도덕적 결정권을 점점 더 많이 박탈당하고, 그 대신에 하나의 사회적 단위로 통치를 받고 의식주를 제공받고 교육을 받으며 또한 대중에게 쾌락과 만족을 안겨주는 기준에 따라 즐거워하게 된다.


- 칼 구스타프 융,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中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구성요소가 되었을 뿐이다.

사회는 개인들에게 개성과 창의성을 요구한다. 역으로 그들은 독특한 개인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사회가 원하는 것은 무언가 복잡한 것을 하나의 모델로 만들고 싶어한다. 통계는 그 중 대표적인 것이다. 정규분포는 통계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 하나이다.

사회는 가운데 선이 평균이라고 이것을 토대로 모든 걸 진행하려고 한다. 통계로 치면 그렇지만, 결국 개별적으로 보면, 개개인으로 보면 모두 개별적이다. 서로 다르다. 평균 선에 위치한 사람은 단순히 그 사람일 뿐이다. 


내가 진정 개인으로 살고 있는지, 내가 타인을 진심으로 개인으로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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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사회문제, 철학, 역사, 경제, 정치, 모든 것을 포용합니다. 문학이란 삶에 관한 것입니다. 그 점은 다른 학문과 같습니다. 철학이나 경제, 역사 모두는 삶을 기초로 논리를 세우고 제도를 만들며 진실을, 혹은 사실을 기록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모든 학문은 삶이 현장이며, 삶은 모든 학문의 기초입니다. 그러나 삶의 총괄적인 것을 다루어야 하는 문학은 어떠한 부분, 어떠한 분야도 수용해야 하지만 그 것은 실체가 아니며 사실도 아니라는 점, 그러면서도 진실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 해서 소설을 창작이라 한다는 것을 먼저 말해 두고자 한다.


- 박경리, 『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中



문학은 삶의 총괄적인 것을 다뤄야 합니다. 하지만 실체도 사실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진실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는 문학 중에 특히 소설을 좋아합니다. 여러 소설을 읽다 보면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저마다의 삶을 살아갑니다.

허구라는 그 속에서 허구적이지 않은 삶들을 살아갑니다. 이런 인물들의 삶을 천천히 지켜봅니다.

그러다 보면 감수성이 생겨납니다. 그들의 삶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것이 문학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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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속의 책을 찾아서 읽어라.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에서 다른 책들을 인용을 하거나 다른 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책들을 책의 앞쪽이나 메모지에 적어두자. 그리고 그런 책들을 찾아 읽어보자.

다른 방법은 흔히들 메타북이라고 하는 책을 소개하는 책을 읽어보는 것이다.

몇 권의 책을 소개해본다.


# 『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  박웅현

# 『지식인의 서재』, 『행복한 서재』, 한정원

# 『공부할 권리』, 정여울

#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조우석

# 『이젠 함께 읽기다』, 신기수 外

# 『월경독서』, 목수정




2. 책과 관련된 잡지를 구독하거나 찾아보라.


잡지를 보면 기본적으로 많은 종류의 책이 소개된다.

또한 먼저 읽어본 전문 서평가나 작가들의 소개가 된다. 

이런 잡지들을 읽다보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겨서 특히 유익하다.


# 『기획회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한 달에 두 번 출간이 된다.

# 『책 Chaeg』, 책과 문화 예술에 대해 소개하는 잡지, 월간지다.

# 『월간채널예스』, 온라인서점 YES24 에서 발행을 한다. 

    나는 이걸 받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은 이곳에서 주문을 한다.




3. 작가의 저작을 탐하라. 


어떤 책을 읽다가 감명깊거나 인상적이었다면,

그 저자의 다른 책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간혹 아닐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작가가 생기면 그의 책들이 궁금해진다.

한 명씩 좋아하는 작가들을 늘려나가라. 

그들이 궁금해지고, 그들의 책이 궁금해진다.


# 박범신의 『소금』을 읽고

-  『고산자』,『소소한 풍경』,『더러운 책상』,『산다는 것은』,『은교』 를 찾아 읽었다.

#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 『인생』을 읽었다.

# 천명관의 『고래』를 읽고

- 『나의 삼촌 브루스리 1,2』,『고령화 가족』 을 읽었다.

# 이덕일의 『조선의 왕을 말하다』를 읽고

- 『근대를 말하다』,『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이회영과 젊은 그들』,『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윤휴와 침묵의 제국』,『사도 세자가 꿈꾼 나라』  를 읽었다.

#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영혼의 미술관』,『뉴스의 시대』,『행복의 건축』을 찾아 읽었다.




4. 책을 추천해주는 다른 매체를 활용하라.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르는 경우는 다른 사람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어보라.

책은 물꼬를 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만 잘 선택하면 꼬리를 물게 되기 때문이다.

물꼬를 트는 데는 다른 자극이 필요할 때도 있다.


#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진행 : 이동진, 김중혁, 이다해

#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 창비
- 현재 시즌2를 진행 중, 개인적으로는 시즌1을 더 추천한다.

# tvN, 『비밀독서단』 : 현재는 『비밀독서단2』

- 다양한 책을 선정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하는 책 100'을 소개해준다.

# http://sosullist.com/

-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소설리스트를 참고

- 작가들이 소개하는 소설들, 좋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 어플 iinnk 

- 이번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알게 됨

- 그곳 담당자는 영화에 왓챠라면 책에는 잉크라고..

- 만들어진지 얼마 안되고 방문자가 많지 않아서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괜찮음




5. 읽을 책이 생각나지 않으면 세계문학전집 목록을 찾아보라.


나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생각이 안나면

세계문학에 포함되어 있는 책들의 맨 뒷 페이지를 본다.

각 출판사 별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기 때문에 그 목록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민음사>, <문예출판사>, <열린책들> 출판사의 세계문학 목록을 찾아본다.

고전의 경우에는 <책세상>을 추천하고, <범우사>의 한 손에 잡히는 책들도 괜찮다.


이런 책들은 처음에는 접근하기 힘들어 보이지만, 

한 번만 빠져보길 바란다. 이 책들의 표지가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그에 비할 바가 못된다. 사실 읽기 힘든 책이 더 많긴 하다.

하지만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는 재미와 보람이 있다.




6.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어라. 독서 모임을 가져라.


책은 혼자 읽을 때와 같이 읽을 때는 많이 다르다.

똑같은 책을 일고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내 느낌을 말하고, 상대방이 읽은 내용을 듣다 보면,

단순히 책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크다.

그리고 자기가 모르고 있던 양질의 책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마 처음에는 엄청 어색할거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 어제 그 영화봤어?

어제 그 프로그램 봤어? 는 서로 물어봐도 너 그 책 읽어 봤어?는 쉽지가 않다.

무언가 먼저 말하기가 그렇다. 어색하다.  하지만 모임에 적응해 보라.

책 읽는 새로운 재미를 얻게 될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이런 기회가 항상 아쉽다고 핑계를 대본다.




7.  서점에 간다. 그리고 마음가는 책을 선택한다.


이 글은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어서 쓴 글이다.

여러 가지 책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지만 결국 답은 내 맘대로다.

그냥 표지 하나를 보고 끌리는 책이 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고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직접 서점에 가서 종이를 만져가면서 책의 한 구절을 읽어가면서

마음 가는대로 책을 선택하는 게 답이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 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이 없더라.


- 1980.01.05 움베르트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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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의 소설 『미국인』은 앞 부분에서 한 남자 인물을 소개하면서 

'그는 나쁜 운명을 깨울까봐 무서워 살금살금 걸었다.' 라고 하는 문장이 있다.


나는 그 때 마음을 정했다.

나쁜 운명을 깨울까봐 살금살금 걷는다면

좋은 운명도 깨우지 못할 것 아닌가

나쁜 운명, 좋은 운명 모조리 다 깨워가며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할 것이다


- 이미도, 『똑똑한 식스팩』 中



저 역시 『미국인』 에 등장하는 한 남자와 같습니다.

나쁜 운명을 깨우기가 무섭습니다.

그런데 좋은 운명, 나쁜 운명이라는 것이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운명이라는 단어 자체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죠.

저에게 닥쳐오는 좋은 운명(행복), 나쁜 운명(불행) 을 모두 받아들이도록 마음가짐을 가져야 겠습니다.

좋은 운명과 나쁜 운명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결국 하나의 운명이 되고 한 인간의 생이 되겠죠.

위축되지 마십시오. 저도 위축 될 때 마다 한 번 씩 이 글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당당하게 큰 걸음을 잊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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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에 대한 감수성이란 자아의 내면에서 그 깊이를 끌어내는 능력이며,

그것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어 나와 세상을 함께 길들이려는 관대한 마음이다.

제 깊이를 지니고 세상을 바라볼 수 없는 인간은 세상을 살지 않는 것이나 같다.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中


'달은 어디에나 있지만, 보려는 사람에게만 뜬다.' 라고 했다. 사람들은 매일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간다.

대부분은 아마도 어제와 그렇게 다른 오늘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하루하루를 너무나 똑같이 살아가면 아쉽지 않은가? 무언가 어제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제와는 다른 날씨를 몸으로 느껴보고, 어제와는 다른 시선으로 길가의 나무와 가로등을 쳐다봐야 하지 않을까? 


보도 블록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민들레를 바라보면서 생명의 강인함을 느껴보아야 한다. 출퇴근 길에 눈에 보이는 아파트 공사현장을 바라보면서 한 번 더 질문해봐야 한다. 이렇게 모든 논과 밭을 아파트로 바꿔야만 하는 것일까? 그냥 단순히 걷지말고, 오감을 열어두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자. 그리고 하루의 삶에서 감탄할 것들을 찾아보자. 오늘 하루 나의 즐거움은 종이 위에 적는 서걱서걱 소리나는 만년필이었다. 이렇게 하나씩 찾아내자.


'사물에 대한 감수성', 이 역시 많은 관심과 연습이 필요하다. 바라보고 관찰하고 느껴보자. 

그리고 조용히 사색을 하면서, 생각을 하자.  생각이 깊어지면 '사물에 대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 깊이를 지니고 세상을 바라보자.' 그게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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