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김구의 <백범일지> 중에서 

 

문화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사회 전반에 흐르는 말없는 힘이다.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누군가 만들고 누군가 지켜내고 누군가 다시 배우며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오늘은 우리의 조상들이 만들고 지켜왔던 문화유산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 한다.우선, 우리가 잘 알고 있고 방송이나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하는 낯익은 문화유산을 몇 점 소개한다.

 

 

 

▲<단오풍정>,《혜원 전신첩》, 간송미술관 소장, 28.2cm x 35.6cm, 국보 135호

 

▲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70호, 23.3 x 16.6cm(반곽)



 

 ▲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68호

 

 

현재 모두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유산들이다. 하지만 어떤 한 사람이 없었다면 아마 이 유산들은 일제강점기의 다른 수많은 문화유산처럼 해외로 밀반출되고 전쟁 속에서 없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위의 문화재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우리의 문화재들을 지켜온 간송 전형필 선생과 그의 문화재 수집이야기를 해 본다.

 

간송 전형필(1906~1962)과 간송미술관

 

1906년에 태어난 전형필은 24살의 어린 나이에 논 800만평(4만 마지기)를 상속받았다.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6,000억원 정도이고 그 땅에서 수확하던 곡식이 1년에 4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재산이었다.
그는 그 재산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였다. 그러던 중에 추사 김정희의 제자 오경석의 아들인 오세창을 만났다. 그는 전형필에게 '산골짜기 흐르는 맑은 물과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라는 뜻의 '간송'이라는 아호를 붙여준다. 간송은 해외로 밀반출되고 있는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그의 전 재산과 삶을 바친다. 후에는 그동한 수집한 유산들을 지키기위해 대한민국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보화각'을 짓는다. 그런 그는 1962년 57세의 이른 나이에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긴 채 아쉬운 삶을 정리한다.'보화각'은 후에 '간송미술관'이 되고 간송의 유지에 따라 매년 봄, 가을 두 번 전시관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현재 12점의 국보와 10점으 보물 그리고 서울시 유형문화재 4점 등 고서화를 많이 소장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술관이다.

 



 

간송의 문화유산 수집이야기

 

간송은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지켜왔기에 그가 수집한 문화재들에는 하나같이 사연들이 가득하다. 그 중 인상적인 두 장면을 소개한다.

 

첫번째 장면은 간송이 1936년 영국인 변호사 존 개스비로부터 고려청자를 구매하는 모습이다.간송은 개스비를 그가 짓는 보화각으로 데려와서 설득한다.

"개스비선생, 나는 귀하가 그동안 힘들여 수집한 고려청자를 이곳에 전시하면서, 조선에도 이런 찬란한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 동포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곳으로 모시고 온 겁니다.

 

"전 선생, 이곳에 와서 보니 전 선생이 단순한 수집욕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조상들이 만든 청자에 대한 자부심으로 다시 찾아오려 한다는 사실이 느껴집니다. 그것도 아주 가슴 깊이...... 저는 조국의 대영박물관에 돈을 받고 팔려고 했는데, 전 선생은 자신의 돈으로 구입해서 직접 지은 박물관에 진열하겠다니 머리가 숙여집니다. 전 선생, 제가 40만원에 양보하겠습니다.

 

 


40만원이라 하면 당시 서울의 기와집 400채 값으로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1200억원으로 도자기 한 점당 약 60억에 구입한 것이었다. 실로 대단한 결정이었으며, 하마터면 대영박물관의 소장품이 될 수 있었던 아찔한 장면이었다.

 

두번째 장면은 한글의 창제 목적과 원리를 밝힌 <훈민정음 해례본> 수집 때의 모습이다.간송은 항상 <훈민정음>에 대해 주의를 집중하다 마르크스주의 국문학자인 김태준을 매개로 해서 <훈민정음>을 거래하게 되었다. 당시 전형필은 김태준에게 묻는다

"소유주가 얼마를 말씀하셨소""천원을 말했습니다.""<훈민정음> 값으로는 만 원을 쳤습니다. <훈민정음> 같은 보물은 적어도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해요."

 

 

 


간송은 이에 더불어 소개비 명목으로 김태준에게 별도로 천원을 준다. 총 만천원이다. 지금 금액으로는 약 35억원정도이다. 간송은 물건을 무조건 싸게 사려는 장사꾼이 아니었다. 가치를 잘 모르는 사람과 거래를 할 때도 충분한 가격을 주고 구매를 했다.

 


<훈민정음>은 구매 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일제치하의 시대적 상황 때문에 세상에 알려지면 안되었었다. 하지만 광복 후에는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이 될 것이었다. 외부적으로 자신이 알려지지 않기 위해 거래를 대리인을 통해 하면서 주의를 기울였다. 한국 전쟁 당시에는 피난을 갈 때도 품속에 품었고, 잘 때는 베개 속에 넣고 지켰다.

 

 


<간송 전형필>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그의 막대한 재산에 놀랐고, 모든 재산을 오직 해외반출을 막기 위해서 문화재수집에 몰두한 그의 헌신에 감탄했고, 마지막으로 왜 이런 분을 지금까지 몰랐을까? 하는 나의 무지와 세상의 무관심에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는 그저 그들이 지켜낸 유산에 대해서 한 번 더 보고, 읽고, 찾아보고, 느껴보는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의 도리이자 김구 선생이 말하는 문화보국으로 가는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 문화재와 미학에 대해 한 발자국 더~


■ 우리 문화재 그리고 미학 - http://zorbanoverman.tistory.com/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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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9
"당신의 인생이란 이 책을 고른 것과 같은 선택의 순간 수십억 가지가 합쳐진 것에 불과하다."는 <선택의 과학>의 저자 리드 몬터규의 말처럼 선택의 문제 때문에 사람들은 괴로워하지 않아도 될 것을 괴로워하며 끊임없이 지금 선택했기 때문에 놓친 것들을 아쉬워한다. 이것은 우리가 직업을 선택하고 그 속에서 만족을 찾으려 할 때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다.

p105
실제로 아돌프 아인히만은 스스로 특별한 의식없이 '조국의 명령'과 '게르만의 영광' 같은 지극히 단조로운 용어의 노예가 된 사람이었으며 이런 몰이해와 비판능력의 부재가 결과적으로 거대한 악의 실체가 된 것이었다. 만약 아이히만이 평범한 시대에 태어나 히틀러와 같은 리더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그저 성실한 공무원으로 기억됐을 것이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말하기의 무능성', '생각의 무능성', '판단의 무능성'등 세 가지 무능함을 가진 극히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결론내렸다. '악'이란 결국 '비판적 사유의 부재'가 불러온 재앙일 뿐이었던 것이다.

p108
중요한 문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거나 실패한 사람들에 대해 그 결과만을 가지고 성급히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특정한 상황에 처하면 형편없이 망가져 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누구든 '생각 없이', '무지한 채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던져져 악해질 수 있으며 실패할 수 있다.

p120
실제로 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기업 중 하나인 베스킨 라빈스의 외아들이자 유일한 상속자인 존 라빈스는 32번째 아이스크림 맛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유산상속을 거부했다. 그는 오히려 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과 육식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환경운동가가 됐다. 그는 2006년 미국에서 출간돼 화재를 모았던 <100세 혁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소쿠엘의 2층 통나무 집에서 아내와 아들 내외,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 통나무집 지붕에 설치한 태양열 집전판에서 생활전기를 얻고, 직접 가꾸거나 이웃과 물물거래한 유기능 채소에서 모든 영양분을 섭취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들의 눈에는 가난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고 사랑이 충만하다."
존 라빈스의 이야기는 삶과 직업에 있어 돈이 가장 중요하고, 부자가 되는 것만이 행복을 보장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p132
우리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나'를 먼저 알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영원히 찾을 수 없다. 실제로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며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을 알았다'는데 있다.

p135
자아정체감이야 말로 성공의 첫걸음이자 올바른 직업을 찾아가는 지름길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나를 안다'는 것은 역사상 가장 훌륭하다고 일컬어지는 성인들이 말하는 '깨달음'의 다른 말이다.

p138
우리의 뇌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우주를 창조하고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세상에는 수십억 개의 우주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있다. 이 우주 없이는 당신은 볼 수도 없고 생각할 수 없으며 느낄 수도 없다. 즉 '나'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그러니 "내가 누구냐?"는 질문은 "내가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는가?" 라는 질문과 같다.

p160
뉴욕대의 신경학과 교수인 조지프 르두가 쥐를 대상으로 편도체를 제거해본 실험에서 밝혀냈듯이 편도체가 제거되어 두려움이 없어진 쥐는 금새 고양이에게 잡혀 먹힌다. 즉, 두려움과 공포야말로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생존본능이 시도 때도 없이 발동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p225
당신이 직장인이던 가정주부이던 프리랜서이던 혹은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던 간에 하루 온종일 원하는 대로 쓰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낼 수는 없다. 당신이 이른 체내시계를 가진 아침형 인간에 가깝다면 당신의 에너지 고조기는 오전에 집중된다. 오후가 되면 에너지의 흐름이 급격하게 낮아져 같은 일을 하는데 두 세배의 시간이 걸린다. 아니, 당신은 어쩌면 다음날 오전으로 업무를 미뤄야 할지도 모른다.

p263
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주치의로 유명한 딘 오니시 박사도 심한 관상성 심장병 환자들에게 하루 20분 간의 요가, 15분 간의 점진적 이완훈련, 15분 간의 정좌명상, 5분 간의 심상법 등 하루 1시간 가량의 명상을 하게 하고, 그밖에 철저한 채식과 하루 30분 정도의 걷기 운동, 그리고 금연을 실천하도록 했다. 이렇게 1년간 이 프로그램을 실천한 심장병 환자는 관상동맥의 폐색이 현저하게 호전되어 심장병이 치유되었다고 한다.

p277
우리 모두는 우리의 의식수준에 맞는 주파수만 받아들일 수가 있다. 이런 주파수의 작용을 모르는 한 우리는 마주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단지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귀로 들리는 것으로만 인식한다. 그래서 평소보는 사물이란 것이 자신의 주파수를 넘지 못하며 더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고 아무리 많이 본다 해도 자기 영역만큼만 보게 되는 것이다.
주파수에 따라 보는 영역이 확장되거나 줄어 들 수가 있는데, 이것 역시 주파수상태에 따라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평상시 무엇이 보이고 들리는 가를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주파수가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를 가만히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p278
놀랍게도 깊은 명상 중에 있는 사람이 내는 진동수는 약 7Hz정도로 이는 지구가 내뿜는 진동수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의식이 명상상태에서는 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진다는 이야기다. 지구가 내뿜는 주파수를 처음 발견한 것은 독일의 물리학자 슈만이었다. 그의 이름을 따 약 7.83Hz에 이르는 지구의 주팟후를 '슈만 주파수'라 부르는데 이것은 인간이 대지의 품 안에서 생활하며 느낄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주파수라고 한다. 미국의 NASA에서는 유인 우주선을 만들 때, 주파수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우주병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 슈만 주파수를 인공적으로 우주선 안에 발생시킨다고 한다. 사람들의 심장 박동 주파수도 평소 이에 맞추어 공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이 이런 상태로 유지될 때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강증진 효과 뿐만 아니라 분명한 의식의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명상을 함으로써 우리의 진동 주파수를 우주 전역으로 확장시켜 공명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우주는 무한한 정보로 이루어진 영점 공간이다. 명상을 이 영점 공간의 무한한 정보라는 무한한 주파수에 접속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명상을 통해 당신은 우주 저편에 있을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가 남겨놓은 의식을 가져올 수도 있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 광물 그리고 지구 자체와도 공명할 수 있다. 이로써 당신은 더 높은 의식 수준으로 올라 갈 수 있다.

p299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원하는 문제의 해답을 찾지 못할 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우선 오른손에 구슬을 들고 의자에 앉는다. 오른손 아래 바닥에는 양동이를 두고 의자에 앉아서 맘속으로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호흡을 고르면서 잠을 청한다. 잠들기 직전의 상태에서 온몸의 힘이 쭉 빠질 때 손에 힘이 빠지면서 구슬을 놓치게 된다. 그러면 구슬이 양동이에 떨어지면서 챙그랑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 깰 때 머릿속에 순간 스쳐갔던 생각, 즉 영감을 메모지에 적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아하 이거였구나"의 순간을 맞이 했고 이렇게 상대성 이론을 비롯한 많은 이론들이 탄생했다고 한다.

p309
인간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세포 속에는 핵이 있고, 그 핵 속에는 유전자라는 약 30억 개의 막대한 정보가 들어 있어서 이것은 1,000 페이지 분량의 책 1,000권에 해당하는 양임을 알아보았다. 양자물리학ㅇ든 한 명의 인간은 우주의 축소판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한 인간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우주의 모든 정보가 유전자를 통해 이미 주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p311
무라카미 카즈오 박사는 우리가 가끔 기적 같은 일을 경험하는 경우를 예로 든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50kg도 들어 올리지 못했던 아이 엄마가 위기 상황에 처해 100kg이 넘는 물건을 번쩍 들어 올리는 일이 생긴다. 대부분의 경우 '정신력의 놀라운 힘'쯤으로 여기기 쉬운데, 몸 속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도록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아무리 정신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것은 지금까지 50kg의 물건을 들 수 잇는 에너지만을 만들 수 밖에 없던 유전자가 '2배의 에너지를 만들어!'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앞서 유전자는 거대한 정보의 도서관과 같다고 했다. 그 도서관에는 모든 가능성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정보로 가득하다. 인간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게 아니라 태초부터 모든 정보가 주어졌는데 다만 발현되지 않고 있다가 어떤 계기로 인해 OFF 상태였던 유전자의 스위치가 ON으로 바뀔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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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의 이덕일 소장의 책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올해 독서 목표 중에 하나가 그의 출간된 책 중에 아직 읽지 못한 책을 모두 읽어보는 것이다. 아직 역사 관련 책들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국내 출간된 책 중에서 역사에 대해서 이렇게 흥미롭게 내용을 전개하는 책은 아마도 그의 책이 으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의 책들을 통해서 무지했던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씩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역사를 알고자 한다.

시간은 단절되지 않듯이 [근대를 말하다]의 근대 또한 근대만을 놓고 설명한다면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조선이 일제의 지배를 받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책에서도 말하듯이 인조반정 이후, 노론 위주의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기득권 유지를 위해 유학을 고집하면서 신규문물과 개방에 대해서 철저하게 빗장을 걸어서이다.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여러 사건들이 이어져서 결국 근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흔히, 과거에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다시는 반복적인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바로 역사는 반복되기에 좋은 일들은 선순환을 일으켜 자주 반복하게 만들고 잊고 싶은 과거는 그때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큰 관점에서 세계사, 국사가 될 것이고, 좁은 의미에서는 우리의 개인적인 삶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렇게 개인적인 삶에 적용을 하려면, 일단은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야한다는 것이 우선시된다. 우리는 학교에 다닐때에도 국사를 배울 때, 다른 시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배우지만 근대에 대해서는 큰 몇가지 사건에 대해서 간략하게 배우고 넘어간다. 동학농민운동, 아관파천, 갑오개혁, 임오군란 정도가 지금 생각나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리고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책들도 근대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들은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근대를 말하다]는 근대를 개괄할 수 있는 개론서로서도 아주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역사적 주요 사건들을 중심으로 근대에 대해서 전개하는 것을 통해서 근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우리의 독립운동의 본거지인 간도가 지금은 중국의 땅이 된 것이 철도부설권을 매개로 일본이 중국에 넘긴것이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고, 백두산 정계비에 나와있는 부분을 작위적으로 해석하면서 동북공정을 하는 중국의 모습에 대해서도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참을 수 없었다.

만주에 그렇게 많은 우리 민족들이 그 당시 살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번을 계기로 알게 되었고 지금도 그 당시 애국지사들의 후손들이 그곳에서 대를 이어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매국노 이완용에 대해서 읽는 내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고, 독립운동을 하면서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 민족끼리 서로 갈등하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회영과 젊은 그들]을 읽으면서 그 당시 사회에 대해서 대강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조금 더 상세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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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아니면 전무 또는 그 밖의 무엇]

p21
 말도 할 줄 모르고 이성도 생기기 전인 내 아들이 느낀 최초의 욕구는 아마도 식욕이었을 것이다. 거의 태어나자마자 아들은 젖을 빨았다. 나는 내 평생 느껴 보지 못한 경외감에 차서 아기를 바라보았다. 설명도 들은 바 없고 경험한 적도 없으면서 아이는 무엇을 해야 할 지 알았다.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가 아기의 조그만 심장이 고동치도록, 막 태어난 마른 폐가 팽창하고 수축하도록, 암호를 새겨 놓듯이 아기에게 그 지식을 불어넣었을 것이다.
 그런 경외감은 내 평생 전례가 없는 것이었지만, 수세대를 뛰어넘어 나를 다른 이들과 묶어 주었다. 내 나무의 나이테가 보였다. 우리 ㅜ모님이 내가 먹는 것을 보고 있고, 할머니가 엄마가 먹는 모습을 보고 있고, 증조할머니가 할머니를 보고...... 아들은 동굴에 그림을 그린 이들의 아이들이 그랬듯이 먹고 있었다.

p50
 주낙을 따라 해마다 낚싯바늘 14억 개가 걸리고(낚싯바늘마다 수많은 물고기 도막, 오징어, 돌고래 살이 미끼로 매달린다.) , 선단 하나가 오직 한 종만을 잡기 위해 50킬로미터마다 한 개씩 총 1200개 그물을 펼치며, 배 한 척이 단 몇 분 만에 바다 동물 50톤을 잡아 올릴 수 있는 산업화된 어업의 전모를 알게 된다면, 현대의 어업인을 어부라기보다는 공장식 축산업자들이라고 생각하기가 더 쉬워진다.
 전쟁의 기술이 문자 그대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어업에 적용되어왔다. 레이더, 음향 측정기(적의 잠수함 위치를 탐지하기 위해 이용되었던 것이다.), 해군에서 개발한 전자 항행 시스템, 그리고 20세기 말에는 위성 기반 GPS 덕분에 어부들은 물고기들이 몰려드는 위치를 찾아내고 추적할 수 있는 유례없는 능력을 손에 넣었다. 위성 관측 수온 영상을 이용하여 물고기 떼를 식별할 수도 있다.

p54
 우리는 가끔씩 정신이 들 때면 우리도 동물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느다. 이것이 옳은 생각인 듯하다. 우리는 말하자면 물고기 앞에서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지 않는다. 우리는 물고기를 보며 우리 자신의 일부(등뼈, 통각수용기, 고통을 완화시켜 주는 엔돌핀, 고통에 대한 온갖 낯익은 반응들.)를 인식할 수 있으면서도 이러한 동물적 유사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그 결과 우리 인간성의 중요한 일부를 마찬가지로 부인한다. 우리가 동물에 대해 잊어버린 것을,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잊어 간다.

p56
해마는 주변 환경에 맞추어 색을 바꿀 수 있으며, 벌새의 날갯짓만큼이나 빠르게 등지느러미를 칠 수 있다. 해마는 이빨이나 위가 없어서 먹자마자 음식이 몸속을 통과해 내려가기 때문에, 쉬지 않고 먹어야 한다. (그래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지 않고도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눈이 따로따로 움직이는 식으로 적응했다.) 헤엄은 그리 잘 치지 못해서, 해마는 아주 약한 해류에라도 휘말렸다가는 지쳐서 죽기도 한다. 그래서 해초나 산호에 붙어 있거나, 서로 몸을 감고 있는 편을 더 좋아한다. 해마들은 잘 감을 수 있는 꼬리로 서로 몸을 붙들어 매고 짝을 지어 헤엄치기를 좋아한다. 해마드의 구애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 보름달이 뜰 때 짝짓기를 하는 경향이 있고, 짝짓기를 하면서 음악적인 소리를 낸다. 해마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부일처 관계를 맺고 산다. 아마도 가장 특이한 점은 수컷 해마가 6주 동안 아기 해마를 밴다는 사실일 것이다. 수컷들은 그야말로 '임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라나는 알에 분비액으로 영양을 공급해 준다. 알을 낳는 수컷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놀랍기 그지 없다. 알 주머니에 탁한 액체가 터져 나오고, 아주 작지만 완벽하게 제 모양을 갖춘 해마가 구름 속에서 마법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 단어 / 의미 ]

p65
전형적인 산란계의 닭장은 마리당 건평 432제곱센티미터이다. 이 페이지보다는 크고 A4용지 한 장 크기보다는 작은 크기다. 이런 닭장을 창문도 없는 헛간에 3층에서 9층까지 층층이 쌓는다. 일본에는 18층 높이에 달하는 세계 최고 높이의 배터리식 닭장도 있다.

p66
지난 반세기 동안, 실제로는 각각 분명히 유전적으로 다른 두 가지 종류의 닭, 육계와 산란계가 있었다. 우리는 둘 다 닭이라고 부르지만, 다른 '기능'을 하도록 설계되어전혀 다른 몸에 전혀 다른 신진대사로 움직인다. 산란계는 알을 만든다. (계란 생산량은 1930년대 이후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육계는 고기를 만든다. (같은 시기에 닭은 이전과 비교하여 절반도 안 되는 기간에 두 배 이상 성장하도록 만들어졌다. 예전에 닭의 기대 수명은 15~20년이었지만 요즘 육계는 대략 6주 만에 도살된다. 매일의 성장률은 줄잡아 400퍼센트 정도 증가했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산란계들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평아리들이 1년에 1억 5000만 마리 이상 폐기된다.
폐기된다? 이 말은 좀 더 알아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산란계 수평아리들은 대부분 연이어 늘어선 파이프에 전기가 흐르는 판 위로 들여보내져 폐기된다. 다른 산란계들은 다른 식으로 죽는데, 그 동물들은 운이 더 좋은지 나쁜지는 말하기 곤란하다. 어떤 병아리들은 거대한 플라스틱 컨테이너 속으로 던져진다. 약한 것들은 바닥에서 짓밝히다가 천천히 질식사 한다. 강한 것들은 위에서 천천히 질식사한다. 다른 병아리들은 산 채로 펄프 제조기 안으로 던져진다.

p82
칠면조 축산업에서는 23~26주, 양계 산업에서는 16~20주가 되어 암컷이 성숙하면 암컷들을 바로 우리에 넣고 조명을 어둡게 합니다. 완전히 깜깜하게 해 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다음 아주 저단백질 사료만 먹입니다.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이는 거죠. 이런 식으로 2~3주쯤 갑니다. 그 다음 하루 열여섯 시간, 스무 시간씩 불을 켜 줍니다. 그러면 새들은 봄이 온 줄 알지요. 사료도 고단백질로 줍니다. 새들은 곧장 알을 낳기 시작합니다. 아주 과학적인 원리에 따르기 때문에,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움직이도록 할 수 있습니다. 야생에서는 봄이 오면 싹이 돋아나고 잔디가 자라고 해가 길어지지요. 새들한테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자, 이제 슬슬 알을 낳아야겠어. 봄이 왔잖아." 그러니까 이미 내장된 것을 사람이 톡 건드려 주는 것뿐이지요. 조명, 음식, 먹는 때를 조절함으로써 산업은 새들이 1년 내내 알을 낳게 만들 수 있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거죠. 칠면조들은 이제 1년에 알을 120개 낳고, 암탉은 300개를 낳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보다 두 배 내지는 세 배까지도 많은 양이지요. 그렇게 첫해를 보내고 나면 다음 해에는 새들이 그만큼 알을 많이 낳지 못하기 때문에 도축당합니다. 산업은 알을 적게 낳는 새들을 먹이고 돌보느니 죽여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편이 더 싸게 먹힌다는 사실을 발견한 거지요. 이러한 관행 덕분에 새고기가 오늘날 그렇게 싼 값에 나오게 되어씨만, 새들은 그로 인해 고통 받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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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정말 끝이 없는 이야기이자 스토리텔링의 절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신화 속에서는 신들과 영웅들이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서 등장하면서 그 이야기들을 이어주고 하나의 대 서사시로 만들어 주기도 하는 것 같다. 많은 신들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이야기들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재미있다.' 재미있어서 읽고 싶어진다. 이것이 이야기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너무나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얼마 전에 TV채널을 보다가 영화 한 편이 눈에 띄어서 보았다. [신들의 전쟁] 이라는 영화였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바로 테세우스의 이야기였다. 이뿐이 아니다. 여기저기 살펴보면 신화 속의 이야기들이 여러 문학작품과 영상에 드러나 보이기도 하고 내재적 의미로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한 가지 재미를 찾는 법이 더 있다. 바로 어원을 찾는 것이다. 여러 어원들이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유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래 이야기에도 소개되어지는 에우로페(EUROPE)는 유럽의 어원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단어속에서도 이야기가 살아난다.

아직 3권의 책이 남아있다는 것이 안심이다. 늦지 않은 시기에 신화에 대해서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그 매력에 제대로 한 번 빠져보자.


<제우스가 이오를 암소로 둔갑시킨 이야기>

제우스와 암소가 함께있는 모습을 헤라가 본다.  제우스는 자신뿐만 아니라 애인을 둔갑시키는 것으로도 자유자재였다.
그 암소는 사실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이오였다. 헤라는 자신에게 암소를 달라고 하며 제우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암소를 아내 헤라에게 넘겨 준다. 헤라는 이 암소를 머리에 눈이 100개가 달린 아르고스에게 엄중히 감시시킨다. 

제우스는 아들 헤르메스에게 어떻게 해보라고 당부하고 헤르메스는 날개 달린 신을 신고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최면 지팡이를 들고 지상에 하강한다.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에게 피리를 불고 이야기를 해준다. 이야기를 하고 있을 동안 아르고스의 눈은 하나씩 감기기 시작한다. 이때 단숨에 헤르메스가 단숨에 목을 자르고 바위산에서 아래로 던져버렸다.

헤라는 아르고스의 죽음을 불쌍하게 여기고 그 눈을 모두 뽑아 자신을 사랑하는 새, 자신이 총애하는 새 공작의 꼬리에 달아주었다.


<황소로 둔갑한 제우스>

제우스는 에우로페라는 여자에게 마음이 있어서 슬쩍 황소로 둔갑한 뒤 이 여자를 납치한 일이 있다. 황소로 둔갑한 제우스는 에우로페를 태운 채 온 유럽 땅을 돌아다니다 마침내 크레타 섬에 상륙에서 에우로페와 사랑을 맺는다. 유럽(Europe)이라는 말은 '에우로페(Europe)'라는 이름에서 유래한다.

에우로페가 제우스의 아들을 낳는데 이 아들이 바로 크레타에 왕국은 만든 미노스 왕이다. 테세우스와 사랑을 한 아르아드네가 이 미노스 왕의 딸이다. 미노스 왕의 아내 파시파에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딸이다. 파시파에의 어머니는 오케아니데스에 속하는 여성 페르세이스다. 바로 포세이돈 이전에 바다를 다스리던 바다의 신 오케아노의 딸인 셈이다.

미노스는 장성한 뒤 크레타섬에서 형제들과 왕위를 겨룰때 포세이돈에게 기도하며 신이 보호하는 징표로 황소를 보내주면 그것으로 포세이돈 신을 섬기는 제물로 삼겠다 기도한다. 제우스는 그 기도를 들어주지만, 미노스는 약속을 어긴다.

파시파에는 그 황소에게 욕정을 느끼기 시작하며 희대의 손재주꾼 다이달로스는 두꺼운 나무로 만들고 암소 가죽을 씌운 영락없는 암소를 만들어 준다 . 그리고 그 안에 파시파에가 들어간다. 그리고 황소에 욕정을 채우고 그 후에 파시파에가 낳은 것이 바로 '미노타우로스(미노스의 소)'라고 부르는 괴물을 낳았다. 머리는 황소이고 몸은 사람으로 태어난 괴물이었다. 이 미노타우로스는 먹는 것도 사람 고기 아니면 입도 되지 않았다.

미노스 왕은 이에 화가 나서 나무 소를 만든 명장 다이달로스에게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을 만들라고 명한다. 이에 다이달로스는 미궁을 완성한다. 그리고 이때 미노스 왕은 누구라도 그 미궁에서 빠져나오게 되면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그 미궁에 가둔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와 이어지는 이야기는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 이야기,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야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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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인 이덕일 선생님의 책이다. 이 분의 책은 출간된 것은 모두 읽어보려고 하고 있다.
아직도 읽어야 할 책이 쌓여있다. 이덕일의 책을 찾아서 읽는 이유는 우선 정말 재미있다. 책을 손에 잡다보면 어떤  책은 이 책을 빨리 읽어야 겠다. 하면서 계속 잡고 있어도 잘 안 읽혀지는 책이 있다.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이 그렇다. 이런 책들은 책을 읽는데 여간 노력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책은 잡으면 나도 모르게 시간이 한시간, 두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린다. 그러면서도 기억에 남는 책들이 있다. 바로 재미있는 책이다. 바로 역사학자 이덕일의 책이 그러하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 버린다. 또한 기존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분야를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다른 이들에게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 소재들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그의 이야기 솜씨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의 책은 일단 나에게는 보증수표다. 일단 작가 이름만으로 85점 이상은 기본으로 가지고 시작한다. 게다가 [이회영과 젊은 그들]은 내가 잘 모르고 있던 일제시대 독립군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그동안 이름도 알지 못했던 분이셨던 이회영 선생님에 대해서 알게 해주었다. 책의 기쁨 중 하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아는 것에 대한 기쁨 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한 장면 한 장면 그 시대를 떠올려 보았다.

이 책의 주요 인물인 이회영 선생님은 일가를 모두 데리고 만주로 떠난다. 바로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이 당시 선생은 일제 지배하에서도 기존 가문의 경제력과 오래전 조상들도 정계에서 고위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집안이었다. 바로 그 시대의 주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오직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일가를 모두 데리고 어마어마한 재산을 모두 가지고 만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의 여러 부분에서 활약을 하게 되는 인물들을 배출하고 인연의 끈을 만든 신흥무관학교 세운다. 

책 속에는 이회영 외에도 김구, 안창호, 신채호, 윤봉길, 김좌진 등 일제시대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한다. 예전에는 단순히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일제에 투쟁한다고 생각했다.  이 말이 맞긴하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사이에도 그들이 생각하는 사상에 따라서 서로 다른 노선으로 가고 때로는 독립운동가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공산주의 측면, 외교중심적인 측면, 무정부주의적인 측면 등 여러 방향으로 독립운동가들이 서로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의심하지 않는 것은 모두의 염원은 독립이라는 것이다. 같은 동포에 의해 죽은 김좌진 장군, 또 같은 동포에 의해 발고 되어 사형에 처해지는 독립운동가들을 보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웠고, 아직도 일제의 편에 섰던 이들의 자손들이 그 때의 재산으로 이 나라의 부를 세습하고 있다는 생각에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큰 실수 중, 하나는 독립 후 제대로 된 과거사청산이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부 역시 이당시 일제의 편에 섰던 이들의 자손들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고 생각될 수록 하나씩 하나씩 제대로 된 청산은 해야된다고 생각된다.

내가 이 시대에 대한 역사를 너무나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 많이 부끄러웠다. 을사조약 이후 독립 전까지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공부해봐야 겠다. 과거에 대한 후회, 일제에 대한 분노 보다는 이미 벌어진 사실인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 알고, 앞으로 우리의 역사, 나의 삶을 어떤 방향으로 키를 잡아야 할지 배우고 느끼고 몸으로 옮겨야 겠다.


[ 1932년, 이회영이 만주로 떠나기 전에 동지들에게남긴 말 ]


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누구나 자기가 바라는 목적이 있네. 이 목적을 달성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목은 없을 것이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서 죽는다 하더라도 이 또한 행복 아닌가. 남의 눈에는 불행일 수도 있겠지만 죽을 곳을 찾는 것은 옛날부터 행복으로 여겨왔네. 같은 운동선상의 동지로서 장래가 만리 같은 귀중한 청년자제들이 죽음을 제 집에 돌아가는 것으로 여겨 두려움 없이 몇 번이고 선을 넘고 사지에 뛰어드는데, 내 나이 이미 60을 넘어 70이 멀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대로 앉아 죽기를 기다린다면 청년동지들에게 부담을 주는 방해물이 될 뿐이니 이것은 내가 가장 부끄러워하는 바요, 동지들에게 면목이 없는 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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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대학교를 다닐 때, 한참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나름 신들 사이의 가계도도 한 번 그렸던 것 같기도 하고, 실제 현재 내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신화 속의 인물들이 여전히 어떻게 변형되어 살아가고 있는지도 배우고 나름 관심있게 지켜보곤 했다.

그러다가 이윤기 작가의 사망 소식을 아주 뒤늦게 접하고 나서 예전에 빌려다 보기만 했던 그의 책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그 중 첫번째로 소장하게된 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 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접근해야 할 책이 바로 이윤기 선생님의 이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서양의 대표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를 동양, 바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알맞은 문체와 표현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흥미롭다.

이 책은 읽어내려 갈수록 점점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책이다. 너무나도 무궁무진한 이야기인 그리스 로마 신화, 신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의 여러가지 면의 대표한다고 생각되는 신들의 모습에서 수천년을 이어온 그리스 로마 신화의 힘을 알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상업제품인 나이키(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유래), 화장품 헤라(여신 헤라) 등에서 유래되었고, 각종 콤플렉스들은 신화에서 이름을 따오고는 한다. 그 밖에도 여러 문학작품에서 그 재료로 신화를 이용하고 있다. 이렇듯 신화를 아는 것은 우리의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주는 밑바탕, 근본을 마련해준다. 또한 이 속에서 여러 곁가지로 분야를 넓혀가며 사고의 폭을 확장시킬 수도 있다.

다시 읽어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이다. 재미있고 쉽지만 그 속에 예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많은 점들이 눈에 조금씩 들어오는 것 같다.

한 번쯤은 이들 신화속의 등장인물에 대해서 정리해볼 필요는 있을 듯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인물

카이론 -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
          - 헤라클레스, 의신 아스클레피오스, 아킬레우스의 스승

땅, 대지의 여신 - 가이아
하늘의 신         - 우라노스

신들이 먹는 음식 - 암브로시아(ambrosia, 신찬)
신들이 먹는 술 - 넥타르(nectar)

대지의 여신 가이와와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자식 12신과 그 밖의 신들
- 이들이 낳은 12남매가 바로 '티탄(Titan)족', 즉 거대한 신들의 족속이다.
- 첫째 아들 : 거대한 바다(대양)의 신 - 오케아노스 (Ocean)은 여기서 유래됨.
- 둘째 아들 : 하늘 덮개 - 코이오스
- 셋째 아들 : 휘페리온 (Hyperion) - 높은 곳을 달리는 자
                : 태양신 헬리오스와 달의 여신 셀레네는 휘페리온의 자식
- 넷째 아들 : 크리오스
- 다섯째 아들 : 아이페토스
                   :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 먼저아는자, 에피메테우스(Epimetheus)-나중에 아는 자가 아들
- 여섯째 아들 : 크로노스(Cronus) - 시간의 신
                   :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올림포스 신들은 크로노스의 자손이다.
- 첫째 딸 : 테이아
- 둘째 딸 : 레아 - 동물의 안주인
- 셋째 딸 : 므네모쉬네(Mnemosyne)
             : 무사이 9자매가 딸이다.
- 넷째 딸 : 포이베
- 다섯째 딸 : 테튀스
- 여섯째 딸 : 테미스

- 거대한 외눈박이들인 퀴클롭스 3형제
    : 브론테스(천둥), 스테로페스(번개), 아르게스(벼락)
    : 뒷날 이 3형제가 힘을 합해서 제우스에게 불벼락을 만들어준다.
-팔이 100개나 달린 거인들인 헤카톤케이레스 3형제
    : 코토스(돌진하는 자), 브리아레오스(강한 자), 기에스 (손을 함부로 놀리는 자)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밤의 여신 뉙스 사이의 신들
- '노쇠'의 신 게라스
- '비난'의 신 모모스
- '고뇌'의 신 오이튀스
- '애욕'의 신 필로테스
- '불화'의 여신 에리스
- '거짓말'의 신 아바테
- '죽음'의 신 타나토스
- '잠'의 신 휘프노스(Hypnos)
-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
- '운명'의 여신 3자매
    : 클로토(베를 짜는 여신), 라케시스(나누어주는 여신), 아트로포스(거역할 수 없는 여신)

티탄 12남매가 만든 세상
- 티탄 중 맏이인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 + 누이 테튀스
    : 강의 신 3천 형제, 강의 요정 3천 자매가 태어남
    : 지혜의 여신 메티스(뒷날 아테나 여신의 어머니)
    : 행운의 여신 튀케(로마식 이름: 포르투(Fortuna) - 영어 fortune : 행운의 유래
    : 저승 앞을 흐르는 강의 여신 : 스튁스(Styx)
        * 스튁스 +혜의 신 가운데 하나인 팔라스
            : 질투의 여신 젤로스(Zelos) - 영어 질투 jealousy의 유래
            : 승리의 여신 니케(Niche) -  나이키(Nike)의 유래
- 티탄 둘째 코이오스 + 누이 포이베
    : 아스테리아(Asteria) - 별이 빛나는 하늘
    : 레토(Leto) - 뒷날 태양의 신 아폴론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어머니가 됨
- 티탄 셋째 휘페리온(높은 곳을 달리다) + 누이 테이아
    : 태양의 신 헬리오스
    : 달의 여신 셀레네
    : 새벽의 여신 에오스
- 티탄 넷째 크리오스 + 여신 에우뤼비아
    : 별들의 신 아스트라이토스
    : 지혜의 신 팔라스(지혜라는 뜻, 뒷날 자리를 물려받는 아테나도 '팔라스 아테나'로 불림
- 티탄 다섯째 이아페토스 + 테미스(이치의 여신)
    : 프로메테우스(먼저 아는 자)
    : 에피메테우스(나중에 아는 자)
    : 아이페토스 (제우스에게 저항-하늘의 축을 짊어지고 있어야 하는 형벌을 받음)
- 티탄 여섯째 크로노스(시간의 신) + 누이 레아
    : 하데스
    : 포세이돈
    : 헤스티아
    : 데메테르
    : 헤라
    : 제우스

올림포스의 신
# 으뜸신 : 12명
- 제우스 : 대신
- 헤라 : 신성한 결혼의 수호 여신
- 포세이돈 : 바다의 신
- 하데스 : 저승의 신
- 데메테르 : 곡식을 다스리는 신
- 헤스티아 : 헤라 여신을 도와 인간의 가정과 부엌일을 돕는 신
~~~~~ 여기까지 제우스와 그의 형제자매
- 아폴론 : 태양과 음악과 의술을 관장하는 신
- 아르테미스 : 달과 사냥의 여신
- 헤르메스 : 제우스의 심부름을 하는 천상의 심부름꾼, 상업의 신
- 헤파이스토스 :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
- 아테나 : 지혜와 정의로운 전쟁의 여신
- 아레스 : 무지막지한 전쟁의 신
~~~~ 여기까지 제우스의 아들딸
- 아프로디테 : 사랑과 애욕의 신
- 포도주의 신 : 디오뉘소스
~~~~ 이들 중 한 명이 12신에 포함될 경우 대체로 헤스티아가 빠진다.

# 으뜸신들 아래 아신 - 버금신
- 헤베 : 청춘의 신 (제우스와 헤라의 딸)
- 무사이 9자매 : 므네모쉬네 여신의 딸들
- 에일레이튀이아 : 헤라 옆에서 출산을 주관, 이 여신이 돌아 앉으면 아기를 낳을 수 없다.
- 이리스 : 무지개라는 뜻, 심부름의 여신 (헤라여신의 버금여신)
- 카리테스 3자매 여신 : 아글라이아(광휘), 에우프로쉬네(기쁨), 탈리아(활짝 핀다)
- 디케(정의의 여신)
- 에이레네(평화의 여신)
- 에우노미아(아름다운 것만 지키는 미풍양속의 여신)
- 하르모니아(화목의 여신)
- 에리스(불화의 여신)
- 모라이아 3자매(운명) - 클로베(베를 짜는 여신),라케시스(나누어주는 여신),아트로포스(거역할 수 없는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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