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손택1 [책 한 모금, 007] 관음증적 응시 수전 손택이 『타인의 고통』에서 문제 삼는 상황은 바로 이것이다. "타국에서 발생한 재앙을 구경하는 것은 지난 1세기하고도 반세기 동안 오늘날의 언론인과 같다고 알려진 전문적인 직업여행자들이 촘촘하게 쌓아 올린 본질적으로 현대적인 경험이다. 오늘날 우리는 거실에서도 전쟁을 구경할 수 있게 됐다.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 이른바 '뉴스'는 비참한 모습을 시청자들의 눈에 내던져 동정심이나 격분, 그도 아니면 찬성 같은 반응을 자아낼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분쟁과 폭력을 대서특필하기 마련이다." 구경거리로 전락한 인간의 죽음은 산 자들이 거실에서 누리는 최대의 사치 중 하나이다. 죽음이 매일매일 재생산되어 과잉축적이 빚어지는 전쟁조차도 미디어를 통해 중계되면 스펙터클이 된다. 미디어를 통.. 2016. 6.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