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을 통해서 본 독서 ■
블라디미르 쿠쉬전을 다녀왔다. 살바도르 달리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라고 한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하나하나 너무 놀랐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 뿐이었다. 미술 전시를 거의 가보지 않았던 나에게는 이렇게 미술관에서 직접적으로 감상하니 밀려오는 감동 또한 배가 되었다. 작품 하나하나를 곱씹어서 보았다.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에 감탄을 하였다. 어떻게 보면 모두 평범한 우리 주위의 것들인데 이렇게 표현하니 다시금 놀라울 뿐이었다.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유치원생들이 전시관으로 들어왔다. 순간 전시관 안이 시끄럽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그림을 그냥 한 번씩 쓱 훑고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상당히 유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끼리 코가 트럼펫으로 묘사된 그림들, 나비와 꽃이 돛으로 된 배들을 보면 우리 아이들도 분명 호기심을 가지고 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작품집 가격이 비싸서 구입은 하지 못했지만, 그의 작품들을 이미지로라도 모아서 아이들에게 한 번쯤 보여주는 기회를 마련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번 블라디미르 쿠쉬전 '환상세계로의 초대' 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그림들을 몇 점 소개하려고 한다. 워낙 책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그림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종이책 읽기를 권함> 에 등장하는 그림을 찾아서 벽에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항상 그런 그림들을 한 번쯤 별도로 모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에 이번 전시회에서 책에 대한 그림들을 몇 점 만나보았다.
<방랑의 지도>, <발견의 일기>, <에로틱 동화>, <잠자리에서 읽는 책>이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들이다.
전시를 보고 나서 <방랑의 지도>는 엽서로 나와 있어서 한 장 고이 집어들었다. 다른 작품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움을 뒤로 했다. 집에 돌아오면서 이 그림들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어떤 독서, 책에 대한 글들보다 더 마음을 건드려왔다. 그래서 독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 책을 통해 자유로워지고 비상할 수 있는가!
아래 그림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그림은 <발견의 일기>였다. 책의 한 장 한 장이 한마리 새가 되어 되어 푸른 바다위에 내리쬐는 태양을 향해 비상한다. 이런 게 진정한 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무런 감동과 배움이 없다면, 책을 읽고 나서도 변하는 모습이 하나도 없다면, 이렇게 책을 읽은 생각이 비상하지 않는다면 의미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지난 번에 읽었던 최진석의 《인간을 그리는 무늬》에서도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서 여러분은 더 자유로워졌습니까?" 라고 물어왔었다. 단순히 책을 읽어서 지식을 늘리고 간접경험을 늘렸으면 그만인가? 자유에 대한 지식을 쌓고 더 자유로워졌는가? 진지하게 질문해 볼 일이다. 이제는 조금 더 깊이 읽어내자. 독후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읽은 내용들을 다시 글로써 정리하고, 직접 체화해 나가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말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글로 남기어져서도 안 된다.
■ 관심을 확장하고, 책을 읽는 기쁨을 찾아 내라.
<에로틱 동화> 작품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코로 바람이 세어 나오며 흐! 하며 웃음을 지었다. 내 뒤에는 미술전공 대학생들로 보이는 일행들이 있었는데, 모두들 이 작품에 대해서 한 마디하면서 웃으며 지나간다. 이어폰으로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다. 나도 모르게 작품을 계속 보고있지는 못했다. 작가는 에로틱한 모습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아름다움, 예술에 대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때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된다. 하지만 한 권 한 권 책을 읽다보면 책 속에서 의미를 찾게 되고, 관심이 생기는 일정한 분야가 생긴다. 그렇게 그 쪽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우리 전통문화와 미술에 약간의 관심이 생겨서 관련 책들을 사서 읽고 전시회를 찾아서 다니려고 한다. 예술적인 재능의 부족으로 실제 붓을 잡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보는 기쁨을 알아간다. 이렇게 관심을 늘려 나가야 한다. 음악, 건축, 과학과 같은 특정 분야라던가 혹은 예전에 우표나 동전 수집같은 것이 유행했듯이 어떤 하나의 관심사에 집중해서 그 분야에 대해서 일반적인 것 이상의 지식을 얻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덕후, 매니아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확장해 나가야 한다.
■ 방랑하지만 길을 잃지 않는 모습, 독서의 완성은 통찰력이다.
<방랑의 지도> 나무 껍질은 책이 되고 책 속에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보인다. 독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방이 모두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나아갈 길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허생전>이다. 허생은 집안에서 글만 읽는 서생이다. 하지만 가난에 지친 아내의 항변에 직접 나선다. 그는 순식간에 엄청난 돈을 벌고 나라 안에 굶는 백성들도 구제한다. 나는 이게 통찰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방법이 바로 격물치지(格物致知)라고 생각한다. 사물에 대하여 깊이 연구하여 지식을 넓히는 것. 처음에는 하나씩 시작하겠지만 나중에 서로 서로가 그물로 되고 서로의 이치를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연결되다 보면 어떤 사회 현상 혹은 하나의 작은 조짐으로도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길 것이다. 이것이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독서의 완성이다.
우선 이런 접근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 그림으로 시작해서 독서로 이어지는 이런 구성이 좋다. 여기서 더 생각해야 한다. 더 꼬리에 꼬리를 물어야 한다. 더 확장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아야 겠다. 우선 생각한 것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책과 독서에 대한 그림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시인들의 시도 찾아보아야 겠다. 이렇게 조금 더 들어가봐야 겠다.
사색하는 시간을 조금 더 많이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서둘러 먹기만 했지 소화를 시키지 못한 게 많이 있다. 조금 기다려 보자. 조금 돌아가 보자.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을 생각은 이제 조금은 버려야 겠다.
▲ 방랑의 지도 (Atlace of Wonder)
▲ 발견의 일기 (Diary of discoveries)
▲ 에로틱 동화 (Contes Erotique)
▲ 잠자리에서 읽는 책 (Pillow book)
책에 대한 책들
■ 이젠, 함께 읽기다 - 신기수,김민영 외 2명/북바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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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명문가의 독서 교육 - 최효찬/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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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인시공 - 정수복/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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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경독서 - 목수정/생각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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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 - 이희석/고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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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어야 이긴다 - 신성석/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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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분 기적의 독서법 - 김병완/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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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을 실현해주는 독서컨설팅 - 심상민/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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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정혜윤/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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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책 읽기를 권함 - 김무곤/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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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도끼다 - 박웅현/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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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2.0 - 이권우, 강양구 외 3명/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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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인의 서재 - 한정원/행성:B잎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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