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읽기를 권함]의 부제는 우리시대 한 간서치가 들려주는 책을 읽는 이유이다. '간서치'는 지나치게 책을 읽는 데만 열중하거나 책만 읽어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그만큼 책에 빠져들어 사는 이들을 가리킨다.

겉표지는 구스타프 아돌프 헤니히의 [독서하는 소녀]라는 작품이다. 책의 제목과 표지가 이렇게 조화로웠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읽다가 가끔씩 종이의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다. 책냄새가 좋다. 단지 좋다라고 표현할 수 없는 내 표현력에 실망만 할 뿐이다.

요즘 가장 부러운 사람을 꼽으라면, 바로 고등학교, 대학교 때부터 책에 빠져서 책을 읽어온 사람들이다.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불과 올 해가 2년 밖에 되지 않고, 그 나이는 바로 서른살때였다. 그래서 중학교 때 [데미안]을 읽었다는 김무곤 작가 같은 사람을 이렇게 접하게 되면 너무나 부럽고 때로는 나도 빨리 읽어야 하는데 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읽어야 되는 책들이 너무나 많아서 조급하기도 하다. 그래서 속독을 하는 법을 공부해볼까? 라는 생각도 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또 헤어나오기 어려운 주제가 바로 '책에 관한 책'이다. 바로 이런 책을 말한다. 항상 다른 책 보자 하면서 서점에 가서 도서관에 가서 결국 뽑아오게 만드는 책들이다. 그리고 읽고 나면 그것봐! 하면서 그 속에 나와 있는 책들의 목록을 하나하나 적어간다. 이렇게 읽어야 할 책이 또 늘어난다. 어쩌지~! 좋은 책이 너무 많아서 탈이다.

나에게도 어느새 책읽기는 취미가 아니라 내 삶이요 생활이 되었다. 아직 내공이 깊지가 않아서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책들을 선택하고 읽어가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 같아서 위안이 되기도 한다.

책 속에 토마스 아 켐피스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시간이 나면 들어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꽉찬 책꽂이를 바라만 보아도 행복하고 뿌듯할 때가 있다. 누군가의 집에 가서 처음에 하는 일이 이 사람이 어떤 책을 읽나? 어떤 서재를 가지고 있나? 라는 궁금증이 항상 처음에 든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이 많이 있다. 분명 책읽기의 고수들을 보면 무언가 느껴지는게 있다. 아마 그것은 '책 읽는 사람은 곧 그 책이 된다'라는 말이 실제로 반영되진게 아닌가 싶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지혜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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