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 이후에 읽는 두번째 책이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를 읽었을 을 때는 내 머리를 치는 생각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었다. 같은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떻게 이렇게 사회의 보편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실천해 나갈 수 있구나! 라는 감탄을 했다.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가 교육, 공부, 학습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는 돈, 공동체, 교육이라는 주제로 전개를 하고 있다. 사실 내용의 전개 방식이나 그 컨텐츠는 사실 이 두책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역시 또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는구나! 하고 좋아라 하면서 이전 책과 너무 유사해서 다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에 '돈'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서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는데, 역시 돈에 대한 관점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는 것은 짐작은 하였지만 실상 돈에 대한 이야기 전개는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고미숙 작가에 대한 내 기대치가 높아서 생긴 일이다. 하지만 역시 그 참신한 컨텐츠와 공동체와 증여라는 방식으로 전개한 내용은 인상 깊었던 같다.
책 속에서 [가난뱅이의 역습],[버리고 행복하라],[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 이라는 또 다른 책에 대한 인용은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내 다음 읽을 책에 포함이 되었다.
[수유+너머 구로], 그리고 이전에 수원시 평생학습관을 통해서 알게 된 [문탁네트워크]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나중에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관련 책을 모두 읽고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글을 쓰는 기회를 만들겠노라고 작은 다짐을 하나 해 본다.
p48 20세기와 더불어, 우정과 의리, 충, 열 등 중세를 지배한고매한 가치들이 몽땅 실종되어 버리자 일상의 공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헛헛해졌다. 게다가 대가족의 연계마저 사라지자 현대인들은 당최 마음을 둘 데가 없다. 그러니 남는 건 나의 유일한 분신, 곧 자식이 인생의 전부라는 신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p78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는 건 실로 난센스다. 내 인생을 왜 거기에 낭비하는가? 자식은 어려서는 내가 보호하고 거두어야 하지만, 자라서는 나와 함께 길을 가는 인생의 동반자다. 인도의 한 전설적인 현자 마누는 이렇게 말했다. "아들이 열 여섯이 되면 그를 친구로 대해야 한다." [동의보감] 에서도 남자는 열 여섯부터 성인의 단계로 접어든다고 했다. 물론 시대마다 나라마다 성인이 되는 연령이 달라질 수는 있다. 어쨌거나 성인이 된 다음에도 부모가 계속 뒤를 봐줘야 한다면 그것 자체가 자식에게는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그러므로 부모가 물려줘야 하는 건 유산이 아니라, '홀로서기'에 대한 훈련이다. 누구에게도 머리 숙이지 않고,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독립심 혹은 자존능력!
p87 - 가난뱅이의 역습 - 여차할 때 비빌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맺어두기 위해서는 자기 동네에 멀리서 오는 친구가 있으면 기꺼이 재워 주자. 이슬람 교인들에게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곤란에 빠진 사람이 있으면 재워 주고 먹을 것을 주라'는 규범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라는데 우리라고 질 순 없다! 우리 편을 많이 만들어서 어디에 가더라도 머물 수 있는 곳이 있도록 해보자! 그렇게 하면 일본, 아니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아주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p89 간디의 후계자이자 인도의 교육성자로 불리는 비노바 바베는 여행을 할 때는 절대 돈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유는? "돈은 사람을 오만하게 만듭니다. 하루에 30킬로미터를 걷고 나면 분명 지치고 피곤하고 배가 고플 겁니다. 그러면 당신은 끼니를 해결할 식당과 하룻밤 묵을 숙소를 찾을 테고, 다음 날 다시 일어나 두 발로 걷기 시작할 테죠. 그렇게 하는 데 다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끼니와 잠자리를 제공해 줄 누군가를 간절히 찾을 수 밖에 없겠지요. 당신은 겸손해지는 법, 그리고 누구도 선택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 [버리고 행복하라]
p118 사람들은 늘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근데, 그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단 빚을 지지 않으면 된다. 빚이란 무엇인가? 내 능력 이상을 누리려는 탐심이다. 내 주머니에 들어오지 않은 돈으로 소비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길들여지면 절대로 돈이 모이질 않는다. 좀 번다 싶어도 옆으로 '샌다'. 자기가 사고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이 그런 일을 만들어 내고야 만다. 사고가 나거나 갑자기 아프거나 아니면 송사에 휘말리거나, 결국 수입과 더불어 빚도 함께 늘어난다. 돈도 길을 따라 들고 나는데, 이미 빚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생겨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이 통로를 차단해야 한다. 빚은 물론이고, 빚을 지려는 마음까지도 청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돈을 절로 모이게 되어 있다. 돈을 모으는 건 수입 자체가 아니라, 그 수입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p138 경제학자들은 한 가지 유형의 일자리, 즉 봉급 근로자 유형만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 어떤 경제학자도 자립형 노동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젊은이가 고용주의 마음에 들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는 설명에 한마디로 역겨움을 느낀다. 우리 인간의 삶이란 고귀한 것이어서 취업시장에 나가기 위해, 또는 인생을 고용주를 위해 바치느라 커버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무하마드 유누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p164 '교육통화'라는 말이 있다. [학교 없는 사회]로 유명한 이반 일리히가 창안한 말이다. 배움과 가르침의 능력들을 화폐처럼 교환한다는 의미다. 내가 요리를 가르쳐 주면, 누구는 수학을 가르쳐 주고, 내가 글쓰기를 가르쳐 주면 누구는 나에게 한의학을 가르쳐 주고 ...... 기타 등등, 사람은 누구나 배울 것이 있다. 또 누구나 가르쳐 줄 것이 있다. 학교가 저지른 가장 나쁜 일은 이 배움의 장에 교환법칙을 새겨 넣은 짓이다. 근대 이후 사람들은 뭔가를 배우려면 학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여,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이 공부라는 생각, 그리하여 학교를 마치면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를 한다는 생각을 숫제 망각해 버린다. 그렇게 되면서 교사는 자격증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되었고, 교사와 학생 사이는 엄격한 선이 그어졌다. 그래서 '뭔가를 배우려면 자격증이 있는 사람한테 돈을 주고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뼈에 사무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