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1 『무진기행』, 김승옥 한국 문학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는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 잊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초반에 무진의 안개를 묘사하는 부분이다. 이 부부분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는지 모른다. 어떻게 안개를 이렇게 묘사할 수 있을까. 작가 김승옥과 그리고 그의 우리말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뺑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겨귀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더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 2015. 7.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