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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새로운 인연을 맺다. 이번에도 그동안 제목만 알고 있었던 책을 찾아 읽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중에서 서머싯 몸의 에 몇 일 동안 푹 빠져 있었다. 글의 여운은 아직까지도 잔잔하게 남아있다. 근래에 읽었던 책 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힌다. 책을 읽자 마자 얼마 후 부터 '아! 드디어 만났구나' 하고 느끼는 보물들이 있는데 역시 그 중 하나이다. 특히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건지 읽는 내내 궁금했다. 하마터면 뒷부분을 먼저 읽어버릴 뻔했다. 는 등장인물 스트릭랜드를 통해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인 폴 고갱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배경이 있는지 모르고 읽은 책이어서 즐거움은 배가 된다. 실제 인물이 배경이 되는 이야기와 다른 장르와 연결해주는 책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에 다.. 2014. 4. 20.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2/2) 아쉽다. 임금 문종 역사에는 만약은 없다고 한다. 만약은 없지만 그래도 너무 아쉽다. 문종의 이른 죽음이...우리는 흔히 문종하면 특별한 업적이 없고 병약한 조선의 임금으로 기억하기 쉽다. 사실 문종은 준비된 임금이었다. 세자 시절부터 이미 성군으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길렀으며 세종 대 후반에는 실질적으로 임금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여러 치적들을 쌓아올렸다. 안타깝게도 세종과 소헌왕후의 잇따른 국상으로 세자는 몸이 쇠약해졌다. 하지만 39살의 나이에 돌연 병사할 정도는 아니었다. 문종의 급작스러운 죽음에는 의문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당시 어의였던 '전순의'의 처방은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으며, 처방에 대한 의견은 당시 대신이었던 김종서 등과 의논하지 않고 수양대군과 의논하였다.과연, 문종은 병에 의.. 2014. 4. 4.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산문집은 작년 말에 읽은 황현산의 이후로 두 번째다.보통은 이야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서사를 좋아한다. 보통 소설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빠져버리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정말 나에게 맞는 짝을 만났을 때이다. 그런 책들은 내일로 넘기기가 힘들다. 시간이 늦어도 읽어서 끝장을 봐야 한다. 산문에서는 그런 종류의 감동은 덜하다. 그런데 산문집을 접하면서 산문 만의 매력을 새롭게 느껴가는 중이다. 서사와는 다른 간결하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분명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산문은 글쓰기 연습에도 훌륭한 선생님이 된다. 길지 않은 글에서 어떻게 도입부분을 표현했는지, 하고자 하는 말을 어떤 식으로 전개했는지, 글을 어떻게 마무리지었는지 살펴보기 좋다. 은 지금껏 거의 책을 내놓지 않은 문학평론가, 경희대 후.. 2014. 3. 31.
야만적인 앨리스씨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많은 욕이 들어있었던 책이다. 거의 일관된 하나의 욕이다. '씨발'이다. 다 읽고 나니 그 말이 빠지면 절대 안된다. 이 작품에서 '씨발'이 빠지면 읽은 후에 절반의 여운은 빠져나갈지도 모른다. 쉽게 표현할 수 없었던 소재인 듯 하다. 주된 흐름은 가정 내에서의 가정폭력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게 가정에 국한된 폭력이 아님을 알아가게 된다. 결국은 모든 폭력에 대해서 작가는 말하고 있다. 책의 중간 중간에 작가는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아마 그대는 이걸 읽고 있던 내가 맞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어디까지 왔나' 과연 그 어디는 어디인가? 책을 덮고 나서도 확실히는 모르겠다. 내가 어디까지 가야했는지를······ 글을 정리하면서 생각한 건, 과연 작가가 말하는.. 2014. 3. 25.
대통령의 글쓰기(3/3) - 글쓰기 글쓰기는 매력있는 작업이다. 종이에 연필로 쓰던, 이렇게 블로그에 자판을 통해서 적든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름의 쾌감이 있다.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신기하지 않은가? 어떤 이들이 글을 쓴다면 그들이 직접 그어내린 글자 획의 수가 같을지라도 자판으로 두드린 횟수가 비슷할지라도 각기 내뱉는 글은 천차만별로 존재하게 된다. 어떤 글은 세상을 움직이고 사람의 생명을 이어준다. 반면에 어떤 글은 불편하고 기분나쁘고 조악하기까지 하다. 글은 바로 글쓴이의 생각과 사상 삶이 담기게 된다. 에서도 글과 말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글은 곧 사람이다. 때로는 내가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알지도 못하는 것을 괜히 한 번 아는 체 해본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나 자신에 집중하기 보다.. 2014. 3. 17.
대통령의 글쓰기(2/3) -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 3개월이 지난 2009년 8월 18일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시대의 거인인 김대중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가이면서 한 시대의 사상가였다. 삶 자체가 민주주의 본연이었다. 그의 말과 글은 곧 그의 행동이었고, 행동은 다시 말과 글이 되었던 분이다. P2431980년대 초 총칼로 권력은 찬탈한 신군부 세력이 달콤한 제안으로 회유하려 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내가 당신들에게 협력하면 일시적으로는 살지만 영원히 죽는다. 그러나 당신들에게 협력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는 죽지만 역사와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산다. 따라서 나는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 그는 알았다. 말 자체가 그를 대변한다는 것을 알았다.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과연 처음부터.. 201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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