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춤추는 별을 낳을 수 있습니다.
- 프리드리히 니체
무언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가슴이 유난히 두근 거린다. 이럴 때는 아무 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가만히 차분해질 때 까지 숨을 고를 수 밖에 없다. 생각이 많아져서이다. 그런데 그럴 때 일수록 역효과가 난다. 무언가 할 것이 많이 있는데 반대로 아무 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이런 일은 때에 따라 몇 일이 지속되며 헤어나오기 힘들 때도 있다. 이런 걸 다른 사람들은 슬럼프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1
항상 살면서 염두해 두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나는 배웠다> 라는 시에 나온 한 대목인데, 마음에 간직해 둔 글귀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무슨 사건이 일어난 것 자체는 더 이상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가 중요하다. 이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우연의 사건을 필연의 사건으로 바꿀 수도 있다. 어떤 일이 나의 잘못에 의해서 벌어졌다면 충분하고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대로 나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면, 그만큼 그 기쁨을 누려야 하는 동시에 왜 나에게 그런 긍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는지 주변을 살펴야 한다. 나의 기쁨 뒤에는 분명히 다른 이의 그림자와 아픔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해두어야 한다.
이처럼, 유난히 두근 거리는 가슴을 달래기 힘든 슬럼프가 왔다면, 일단은 천천히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겼을까? 내가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아직 확신이 생기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는 것인지, 무언가 하고 싶은데 능력이 되지 않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서로 충돌되는 가치를 모두 지키고 싶은 것은 아닌지, 조용히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이럴 때는 다른 사람들의 훌륭한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에서 수 없이 부딪쳐서 나온 말 한 마디가 필요하다.
몰입이란
자신을 새로운 시점, 높은 경지로 들어올려
그곳에서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연습이며
군더더기를 버리는 행위다
몰입이란
알게 모르게 편견과 고집으로 굳어버린
자신을 응시하면서 그것을 과감히 유기하는 용기다. (발췌)
이렇게 나 자신을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내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은 이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자각해야 한다. 스스로를 냉정하게 응시해야 하는 것이다.
응시의 목적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단한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시선이 아닌
새롭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진부한 사람은
자신 속에서 흘러나오는 침묵의 소리를 듣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삶의 안무를 갖지 못한다. (발췌)
중요한 순간이 다가 온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분명히 자각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찾아가지만, 대부분이 여기까지이다. 나 역시 항상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에 새로운 목표를 적어내고,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보려고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실천이다. 여기서는 실천을 '용기'라고 부르겠다. '용기'로 말미암아 변화가 생기고 삶이 변하게 된다. 지금까지가 어떤 순간을 준비하는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의 수많은 노력이었다면 '용기'로 그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다. 얼음이 물로 변하고,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그 시점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름다움은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깨달아 알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때
자신의 몸에 베어 들기 시작하는 아우라'를 말한다.
'아우라'는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고유한 '진정성'의 표현이다.
"당신은 1년 동안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깨닫고,
그 운명적인 삶을 자발적으로 실천했습니까?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가치가 있는
자신만의 삶의 문법을 가지고 있습니까?" (발췌)
'아우라'는 용기의 결과로 생겨난다. 우리는 '아우라'가 생겨나는 그 지점, 즉 임계점은 알지 못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때로는 지치고 지겨울 수도 있는 그 시간을 참아내는 인내의 시간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몇 발자국을 남겨두고 발 길을 돌린다. 아쉬운 순간이다. 그 시간을 스스로 버텨낼 수 있는가? 그 때를 위해서 우리는 정신적, 육체적 단련이 필요하다. 진리는 항상 복잡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다. 어쩌면 너무 쉬워 모두가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 차분하고 묵묵하게 한 걸음씩 발을 내딛을 수 밖에 없다.
- 겹치거나 포갠 물건의 하나하나의 사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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