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터 궁금하고 불안했던 게 있었다. 우리가 잠을 자게 되면 자는 동안 거의 기억에 남지 않는데 과연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는가, 내 정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만약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을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 없었다. 그들도 내가 궁금했던 걸 답해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정신과, 뇌과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많은 미지의 세계가 잠에 존재한다.
데이비드 랜들의 『잠의 사생활』은 잠에 대해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작가 데이비드 랜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몽류병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고, 수면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결국 만족스러운 처방을 받지 못했고, 여전히 수면 문제에 대해서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데이비드 랜들 자신이 '잠'에 대해서 이런저런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동안 다른 책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잠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와 설명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잠이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지극한 영향을 미치고 잠을 통해서 삶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1. 나는 어젯밤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2. 사라진 두 번째 잠
3. 침대를 따로 쓰는 게 좋을까?
4. 아기와 부모가 모두 편하게 잠을 자려면
5. 꿈의 의미
6. 잠은 마음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
7. 'Z' 무기
8. 잠결에 저지른 살인
9. 승패를 좌우하는 것
10. 잠자다가 숨이 막힐 때
11. 불면증의 역설
12. 온전한 잠에 이르는 길
13. 편안한 밤이 되길
이 책의 목차다. 책을 고를 때 목차를 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이런 목차라면 충분히 구매할 마음이 생긴다. 제목 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처음 접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을 것 같다고 짐작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과 평소에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지식 측면에서 좋았던 부분을 잠시 소개한다.
인공조명이 발명되기 이전의 문학작품이나 많은 자료들을 보면 첫번째 잠과 두번째 잠이라는 것이 많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사람들은 첫번째 잠과 두번째 잠 사이에 한 시간 정도 깨어있어서 무언가를 하고 다시 잠에 빠진다. 그런데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것으로는 두 가지 잠 사이의 시간 동안 실험 참여자의 뇌는 프로락틴 호르몬을 다량 분비했다고 한다. 프로락틴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고, 오르가즘 이후에 찾아오는 편안한 느낌하고도 관계가 있다. 그리고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두 가지 잠 사이의 시간을 명상에 빠진 시간과 비슷하다고 묘사했다.(p37)
연구자들은 잠시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략 90분마다 다섯 단계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첫번째 단계는 아주 가벼운 잠에 빠진 상태로, 잠에서 깨어나면 잠을 잤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
두번째 단계는 특유의 수면 뇌파가 나타나는데, 이 뇌파는 한 번에 겨우 몇 초만 지속된다. 전체 수면 사이클에서 이 지점에 이르렀을 때에는 자다가 깰 경우 자신이 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단계는 뇌가 의식에서 멀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경유하는 정류장에 해당한다.
세 번째 단계와 네 번째 단계는 깊은 수면에 해당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델타파라는 파장이 길고 리드미컬한 뇌파가 나온다.
네 번째 단계는 이때 나오는 뇌파의 속도 때문에 흔히 느린 파형 수면(서파 수면)이라 부른다. 느린 파형 수면은 가장 깊은 수면으로, 뇌가 의식적 사고에서 가장 멀리 여행한 단계에 해당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 잠이 깬 사람은 방향 감각이 없고, 기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담을 하지 못하며, 도로 자고 싶은 생각 외에는 딴 생각이 없다. 연구자들은 이 상태를 '잠에 취한 상태'라 부른다.
마지막 단계는 렘 수면으로, 안구가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단계에서 뇌는 깨어 있을 때와 똑같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꿈은 대부분 이 단계에서 일어난다. (p20)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보았던 부분은 잠의 신비로운 힘이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심지어 밤을 새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잠이라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사람들이 이런 수면 방식으로 진화한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어느 정도 내 궁금증에 대한 정보는 주고 있다. 바로 잠을 통해 우리 몸이 치유되고, 잠을 통해 우리의 기억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 조명은 우리 몸을 계속 깨어 있게 하고, 세포들의 정리와 재건처럼 잠잘 때 일어나는 야간 보수 유지 작업을 뒤로 미루라는 신호를 내보낸다. 인공 조명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우리 몸은 잠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지 않을 수도 있다.(p46)
한 밤중에 밖에서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밝은 곳에서 사는 여성은 해가 진 후 어두운 곳에서 사는 같은 나이의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3%가 더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암 발병률 증가는 우리 몸에서 에스트로겐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멜라토닌 분비가 낮아진 결과라고 생각했다. (p47)
폴 매카트니는 여자 친구의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어떤 멜로디가 떠올랐다. 그는 곧장 가까이 있던 피아노로 달려가 그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곡이 나중에 큰히트를 친 '예스터데이'였다. 매카트니는 훗날 전기 작가에게 "그것은 그냥 그대로 떠올랐어요. 완벽하게요. 나도 믿을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p135)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그 정보는 뇌에서 해마라는 부위를 통해 흘러 간다. 이 모든 정보를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은 비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보가 필요해 그것을 찾으려고 할 때 뇌의 작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뇌는 보관할 것과 버릴 것을 선별하며, 다음 날 새로 들어올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잊어버린다. 마음의 서류함을 정리하고 조직하는 과정은 렘 수면 동안에 일어날 수 있는데, 꿈의 무작위성은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창조적 천재성은 뇌가 매일 밤 어수선한 잡동사니를 정리할 때 일어나는 일이 단순히 과장된 형태로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정보만 남았을 때, 우리 마음은 이전에 볼수 없었던 연관 관계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p138)
우리의 몸과 정신은 깨어있을 때 오감을 통해서 들어오는 수많은 자극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들어오는 정보를 그저 쌓아놓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수면 상태에 빠지면 오감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최대한 차단하면서 손상되었던 세포나 신체적인 부분을 복구하고, 쌓아두었던 정보들을 나름의 방식대로 분류하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이런 시간이 아주 부족하게 되면 육체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쌓아둔 정보에서 어떤 정보를 찾아야할 지 갈피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는 나한테 잠 좀 편히 자라고 하셨다. 잠을 자는 걸 보면 뒹굴뒹굴 방 전체를 굴러다니고, 잠옷을 입고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게 아니라 그냥 어딘가 누워있다가 자곤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잠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심했다. 하지만 다행히 아무데서나 눈만 감으면 몇 분안에 잘 수 있는 불면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운을 가졌다.
『잠의 사생활』을 읽으면서도 그리고 최근에 몸소 경험한 것으로 봤을 때 '잠'이라는 것은 양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질적으로 충분한 수면이 우선되어야 한다. 살면서 깨어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하고, 깨어있지 않은 시간의 중요성은 간과하면서 살아왔다.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무시하면서 살아왔던 거 같다.
나에게 잘 맞는 '잠', 건강하게 효과적으로 잘 수 있는 법을 찾아보고 금전적인 투자도 충분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이제 잠 좀 자자~!
p15
돌고래는 잠을 잘 때 뇌 반쪽이 깨어 있어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반쪽이 꿈을 꿀 때 나머지 반쪽은 포식자가 다가오지 않는지 경계한다. 새도 뇌 전체가 잠을 잘지 절반만 잠을 잘지 결정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호숫가에서 잠자고 있는 오리 떼를 상상해보라. 무리 중 가장자리에 있는 오리들이 뇌 반쪽만 잠자면서 주변을 경계하는 동안 무리 가운데에 있는 오리들은 잠에 완전히 빠질 수 있다.
p20
연구자들은 잠이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략 90분마다 다섯 단계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첫 번째 단계는 아주 가벼운 잠에 빠진 상태로, 잠에서 깨어나면 잠을 잤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
두 번째 단계는 특유의 수면 뇌파가 나타나는데, 이 뇌파는 한 번에 겨우 몇 초만 지속된다. 전체 수면 사이클에서 이 지점에 이르렀을 때에는 자다가 깰 경우 자신이 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단계는 뇌가 의식에서 멀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경유하는 정류장에 해당한다.
세 번째 단계와 네 번째 단계는 깊은 수면에 해당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델타파라는 파장이 길고 리드미컬한 뇌파가 나온다.
네 번째 단계는 이때 나오는 뇌파의 속도 때문에 흔히 느린 파형 수면(서파 수면이라고도 함)이라 부른다. 느린 파형 수면은 가장 깊은 수면으로, 뇌가 의식적 사고에서 가장 멀리 여행한 단계에 해당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 잠이 깬 사람은 방향 감각이 없고, 기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며, 도로 자고 싶은 생각 외에는 딴 생각이 없다.
연구자들은 이 상태를 '잠에 취한 상태'라 부른다.
마지막 단계는 렘 수면으로, 안구가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단계에서 뇌는 깨어 있을 때와 똑같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꿈을 대부분 이 단계에서 일어난다.
p23
그리스 신화에서 잠의 신으로 나오는 히프노스는 죽음의 신인 타나토스와 쌍둥이 형제이며, 그들의 어머니는 밤의 여신인 닉스이다.
p24
빅토리아 시대에 구빈원(17~19세기의 영국에서 극빈자에게 숙식과 함께 일자리를 제공한 곳, 물론 제공하는 일자리는 지저분하고 힘든 일이었다.) 에서 살던 노동자들은 벤치에 앉은 채 앞에 팽팽하게 친 밧줄 위에 팔을 걸치고 잤다. 이 특권을 누리기 위해 돈을 지불한 걸 보면, 다른 방식으로 잠을 자는 것보다 이렇게 자는 게 훨씬 나았던 게 분명하다.
p25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이라 부르는 아주 희귀한 종류의 프리온병은 환자가 40세가 넘어야 발병한다. 이 유번병은 전 세계에서 몇몇 가족에게서만 발견되었다. 주요 증상은 점점 잠을 자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환자는 대개 만성 편두통과 탈진으로 시달리며 몇 달 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증상이 처음 나타난 지 일 년 안에 죽는다. 죽는 순간까지 정신은 멀쩡하다.
p39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이후에 사용된 인공 조명을 타임스 스퀘어의 밝기에 비교한다면, 그 이전에 전 세계에서 사용되던 인공 조명은 성냥 한 개비 정도의 밝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축음기가 바쁜 기업가들이 편지를 구술한 뒤, 비서가 축음기로 그것을 들으면서 옮겨 적는 용도로 쓰일 거라고 보았다.
p41
축음기로 얻은 약간의 명성과 돈으로 에디슨은 아크등보다 더 나은 인공 조명을 발명하는 일에 돈전했다. 그의 목표는 빛을 길들이는 것이었다. 즉, 어린이도 쉽게 조작할 만큼 단순하고, 실수로 밤새도록 켜둔 채 내버려두더라도 불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안전한 인공조명을 만드는 것이었다. 에디슨은 진공 속에서 말굽 모양의 철사에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가열된 철사가 빛을 내도록 전구를 설계했다. 진공은 철사가 녹거나 붚이 붙지 않도록 막아주었다. 그의 기술로 만든 전구는 그 당시 가장 훌륭한 설계는 아니었지만, 에디슨은 자신을 제품과 함께 묶어 홍보하는 기술이 아주 뛰어났다. 그는 뉴저지 주 멘로파크에 있던 연구소까지 애써 찾아와 자신을 띄우는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자기 회사의 소유 지분을 나누어주는 방법으로 발명의 천재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암암리에 확산시켰다. 또한 새로운 계획을 추진할 때마다 그것을 위해 세운 회사 이름에 반드시 자신의 성을 집어넣음으로써 일반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중 하나인 에디슨 전기 회사는 훗날 합병을 통해 제너럴일렉트릭으로 탄생했다.
p44
1994년에 로스엔젤레스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정전이 되었을 때 일부 주민은 하늘에 "거대한 은빛 구름"이 나타났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은하수였다.
p45
인공 조명이 한 일이 밤에 사물을 더 잘 보이도록 한 것뿐이라면, 거기에 대해 수선을 피울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원래는 어두워야 할 시간에 갑자기 밝은 빛을 도입하자, 미묘하게 조정된 생명의 계가 혼란에 빠졌다. 밝은 조명 때문에 혼란을 일으켜 맨해튼 초고층 건물에 충돌해 죽는 새(새도 나방과 마찬가지로 밝은 빛에 끌린다)가 일 년에 약 1만 마리나 된다. 북아메리카 전역에서 매일 밤 환하게 불을 밝힌 건물에 충돌하는 새가 1억 마리 이상이나 된다. 생물학자들은 이제 인공 조명이 바다거북, 개구리, 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들의 생활 환경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다.
p46
인공 조명은 우리 몸을 계속 깨어 있게 하고, 세포들의 정리와 재건처럼 잠잘 때 일어나는 야간 보수 유지 작업을 뒤로 미루라는 신호를 내보낸다. 인공 조명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우리 몸은 잠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지 않을 수도 있다.
p47
한 밤중에 밖에서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밝은 곳에서 사는 여성은 해가 진 후 어두운 곳에서 사는 같은 나이의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3%가 더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암 발병률 증가는 우리 몸에서 에스트로겐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멜라토닌 분비가 낮아진 결과라고 생각했다.
p51
스웨덴 연구자들이 한 연구에 따르면, 밤 11시에 자리에 누우면 평상시에 8시간을 자던 실험 참여자들은 새벽 3시까지 기다렸다가 눈을 붙이면 이상적인 수면 조건에서도 6시간밖에 자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즉, 잠자는 시점의 선택이 피로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p67
영화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1934년, 모든 주요 영화사들은 자발적으로 헤이스 코드라는 규정을 따르기로 동의했다. 이 규정은 체신부 장관을 지낸 뒤 미국 영화 제작자 및 배급업자를 대표하는 회장 역할을 떠맡은 장로교 장로 윌 H. 헤이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헤이스는 영화가 도덕적으로 적절한 영향을 주길 원햇다. 할리우드의 자체 검열에 따라 영화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미국 전역의 극장들에 배급되길 원한다면, 헤이스 코드를 따라야 했다. 부부가 한 침대에 함께 있는 게 필요한 장면이 있으면, 수평 위치라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적어도 한 명은 항상 발을 바닥에 대고 있어야 했다. 헤이스 코드는 1960년대 후반에 폐기
p71
남성은 혼자 잘 때보다 배우자와 함께 잘 때 잠을 훨씬 잘 자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배우자의 코 고는 소리를 듣는 불편이 없이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잔다는 사실이 주는 정서적 이득 때문일 것이다. 자연의 짓궂은 장난이라고 해야 할까, 여성은 코를 골 확률이 남성보다 훨씬 낮을 뿐만 아니라, 잠도 훨씬 곱게 잔다. 그 결과는 밤의 소극으로 나타나는데, 남편보다 아내가 불면증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훨씬 많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p83
아기는 처음에는 낮과 밤을 구별하지 않는다. 언제가 일어나서 정신을 차릴 시간이고, 언제가 잠자야 할 시간인지 알려주는 생체 시계는 서서히 나타나는데, 그래서 새벽 2시에 일어나 우유를 먹거나 놀길 원하는 아기는 왜 이것이 정상에서 벗어나는 일인지 전혀 개념이 없으며, 어느 날 저녁 7시에 피곤을 못 이겨 잠든 아기가 다음 날에도 반드시 똑같이 그런다는 보장은 없다. 세상에 태어난 뒤 처음 몇 주일 동안 아기는 대개 16~17시간을 자지만, 한 번에 계속 자는 시간은 길어야 4~5시간이다. 태어난 지 몇 달 지난 아기와 달리 갓 태어난 아기는 주변 환경에 무신경하다. 아기의 뇌에 잠이 필요할 때에는 배고픔이나 큰 소움이나 빛도 아기가 잠드는 것을 막지 못한다. 그것은 자주 그리고 강렬하게 찾아오는 충동이다. 아기는 잠자는 시간 중 절반은 깊은 렘 수면 상태로 잔다. 앞에서 말했듯이, 렘 수면 상태에서는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뇌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p85
연구자들은 규칙적으로 낮잠을 잔 집단의 아이들은 "함께 지내기가 더 즐거웠고, 사교성도 더 좋았으며, 요구하는 것도 적었다."라고 지적했다. 주의 집중 기간이 더 길고 성향도 더 차분한 이 아이들은 학습 능력이나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더 뛰어났다. 한편, 잠을 많이 자지 않은 아이들은 과다 활동을 하거나 까탈을 부렸는데, 주변 세계에 잘 반응하고 대응하도록 도와주는 깊은 렘 수면 시간이 적었던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p95
어린이의 잠에 관한 한, 수면의 질을 예측하기에 더 나은 지표는 함께 자기에 대해 부모가 내리는 선택보다는 규칙적인 습관이다. 밤마다 똑같은 시나리오를 일관성 있게 따라야 아이를 재우는 시간이 작은 전투로 변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p100
연구자들은 실험 참여자의 혈액 속에 혈액의 흐름을 보여주는 용액을 집어넣는 방법을 통해 수면 주기 중 대부분의 꿈이 일어나는 단계인 렘 수면 때 뇌의 장기 기억 중추와 단기 기억 중추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은 꿈에 이야기의 응집력이 없고, 곳곳에 과거의 순간들이 섞이는 한 가지 이유일 수 있다.
p101
매일 밤 거의 모든 사람은 90여 분마다 렘 수면에 빠지는 동안 몸이 마비된다. 뇌는 초과 작업을 하기 시작하고, 성과 관련된 계의 활동이 증가한다. 꿈을 꾸는 이 단계에서 남성은 발기를 하고, 여성은 질에 혈액의 흐름이 증가한다. 그러면 뇌는 이미지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몸은 마치 꿈 속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처럼 반응한다.
p104
1900년,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빈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던 43세의 의사였다. 그해에 그는 그 후 50년 동안 꿈 이론에서 핵심을 이룰 책을 출판했다. <꿈의 해석>에서 그는 꿈은 결코 무작위적 사건들이 아니며, 꿈꾸는 사람의 은밀한 기대와 소망이 투영된 의미가 그 속에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프로이트는 마음의 통제를 벗어나서 우리의 욕망과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사고 영역인 무의식을 확인했다. 프로이트는 매일 밤 우리가 잠을 잘 때마다 마음은 어떤 상징 속에 이런 생각을 감추는데, 그 상징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밝혀내고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꿈을 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의식의 관심사에 압도되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것이다. 꿈은 우리에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프로이트가 "우리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부른 꿈은 마음을 위한 안전밸브였다. 만약 꿈이 없다면, 정신적 압력이 누적되어 신경증으로 이어질 것이다.
p108
프로이트의 이론들은 꿈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성적 의미가 있으며, 그것은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억압돼온 충동들을 반영하고 드러낸다는 견해로 축소 해석되고 말았다. 프로이트에 관한 문헌을 검토한 한 보고서는 20세기 중엽까지 분석가들이 음경을 대신하는 상징을 102개, 질의 상징을 95개 확인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분석가들은 심지어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 것 - 하늘을 나는 것과 추락하는 것 - 도 모두 섹스를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프로이트주의자들은 성행위 자체를 나타내는 이미지를 55개, 자위를 나타내는 아이콘을 25개, 가슴을 나타내는 모양 13개, 거세를 나타내는 상징 12개를 지적했다.
p109
꿈에 대한 프로이트주의자의 견해는 그 이론이 너무 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불만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 초까지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큰 영향력을 떨쳤다. 한 과학 학술지에 비판적인 견해를 발표한 어느 사람은 "우리는 많은 상징이 똑같은 지시 대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았다. 성기나, 성교 자위에 왜 그토론 많은 가면이 필요한가?"라고 썼다.
p111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렘 수면 동안에 뇌가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디멘트의 발견은 수면 연구의 방향을 확 바꾸어놓았다. 렘 수면은 뇌가 다른 수면 단계들과는 아주 다르게 행동하는 시기였다. 디멘트는 인간의 뇌가 수면과 각성, 렘 수면이라는 뚜렷이 구별되는 세 단계를 거치며 순환한다는 사실을 과학계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p111
주베는 수면과학에서 아주 유명한 실험을 했다. 주베는 고양이의 뇌줄기(뇌간)에 있는 그물체라는 부분에 작은 병터를 내면, 평소에 렘 수면 동안 움직임을 억제하던 메커니즘을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겨로가, 고양이가 꿈을 꾸면서 그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완전히 잠든 상태에서 고양이는 등을 둥글게 구부리고 쉭쉭거리는 소리를 내며 보이지 않는 적을 해야 덮쳤다. 그는 그 행동은 "아주 격렬해서 실험자를 움찍하게 만들었다."라고 썼다. 고양이가 충분한 힘으로 어떤 물체를 덮쳤을 때에는 몸이 크게 움직이는 바람에 잠이 깨어 몽롱한 눈으로 주변을 살벼보고는, 자신이 어떻게 그곳에 와 있는지에 대해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p123
뇌가 그 사건을 장기 기억으로 보내 보관하는 데 실패하면, 밤마다 악몽이 반복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대표적 증상 가운데 하나이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잠자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된다.
p124
21세기에 꿈 이론은 상징이 아니라 불안을 드러내는 데 치중한다. 오늘날 심리학자들은 꿈이 본질적인 의미를 갖고 있거나 억압된 충동을 나타내는지에 관심을 보이는 대신에, 꿈이 우리를 위해 무슨 일 -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나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었던 참전 용사가 귀국한 뒤에 그 후유증에 대처하는 방법처럼 - 을 할 수 있는지 알아내려고 한다.
p133
밤에 자리에 누워 잠을 잘 때, 뇌에서는 학습과 기억, 창조성에 중요한 과정이 일어나는 데, 그것이 일어나는 방식은 과학자들이 이제 막 알아내기 시작했다.
p135
폴 매카트니는 여자 친구의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어떤 멜로디가 떠올랐다. 그는 곧장 가까이 있던 피아노로 달려가 그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곡이 나중에 큰히트를 친 '예스터데이'였다. 매카트니는 훗날 전기 작가에게 "그것은 그냥 그대로 떠올랐어요. 완벽하게요. 나도 믿을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2003년 여름, 스테페니 마이어는 아리조나 주 교외에서 평범한 전업 주부로 살고 있었다. 아이들을 첫번째 수영 교습에 데려주기로 한 날, 스테페니는 한 소녀가 풀밭에서 아름다운 뱀파이어와 이야기를 나누는 꿈을 꾸었다. 뱀파이어는 소녀를 죽여 피를 빨아먹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스테페니는 즉시 꿈에 나온 대화를 최대한 정확하게 글로 옮겨 적었다. 그 꿈은 결국 책과 영화로 나온 <트와일라이트> 시리즈의 뼈대가 되었으며, 이 시리즈로 스테페니는 1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p137
심리학자들은 그 해결책이 쉽지도 않고 명백하지도 않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4단계 모형을 만들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우리는 마음이 문제나 쟁점의 기본 요소들을 붙들고 씨름하는, 치열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그 문제를 잠시 제쳐두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다른 일에 몰두한다. 이 단계는 그 문제에 어떤 의식적인 생각이나 주의도 기울이지 않는 휴면기로 이어진다. 그러다가 결국 그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을 때 혹은 꿈을 꿀 때 갑자기 영감이 반짝 떠오르면서 해결책이 생각난다.
p138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그 정보는 뇌에서 해마라는 부위를 통해 흘러 간다. 이 모든 정보를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은 비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보가 필요해 그것을 찾으려고 할 때 뇌의 작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뇌는 보관할 것과 버릴 것을 선별하며, 다음 날 새로 들어올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잊어버린다. 마음의 서류함을 정리하고 조직하는 과정은 렘 수면 동안에 일어날 수 있는데, 꿈의 무작위성은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창조적 천재성은 뇌가 매일 밤 어수선한 잡동사니를 정리할 때 일어나는 일이 단순히 과장된 형태로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정보만 남았을 때, 우리 마음은 이전에 볼수 없었던 연관 관계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p167
이성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나오는 게 분명했다. 과학자들은 뇌에서 이성적 사고를 하는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한 과학자는 원숭이 뇌에서 일부를 잘라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 관자엽(측두엽)을 잘라낸 원숭이는 두려움이나 분노를 나타내지 않았고, 이 ㅂ속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이건 먹으려 했다. 이 결과로부터 연구자들은 뇌에서 어떤 부분들은 더 높은 차원의 사고와 감정 조절을 담당하며, 그 부위가 손상되거나 없어지면 뇌가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자엽이 없는 원숭이에게는 모든 것이 바나나처럼 보인다.
마침내 뇌의 개략적 설계가 분명히 드러났다. 뇌 한가운데 근처에 있는 콩 모양의 시상은 우리에게 언제 잠을 자야 하는지 알려주고, 그 옆에 있는 시상하부는 배고픔과 갈증을 감시한다. 귀 가까이에서 아몬드만 한 크기의 신경세포 집단이 발견되었는데, 편도체 라는 이 신경세포 집단은 기억의 생성 기능 중 일부를 담당한다. 그 가까이에 있는 뇌하수체와 부신겉질(부신피질)은 우리를 두렵게 하는 일이 일어났을 때 호르몬의 형태로 몸 전체에 긴급 메시지를 보낸다.
뇌의 여러 부위에서 나오는 모든 메시지를 조절하는 부분은 이마 바로 뒤쪽에 있는 이마옆앞겉질(전전두엽피질)이다. 이마엽앞겉질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들과 더 높은 사고를 담당하는 부분들에서 나오는 반응들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p193
사건 수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잠을 자면서 말하기, 먹기, 운전, 자위, 섹스를 포함해 기본적인 인간 활동을 거의 다 상당히 잘 할수 있다. 유일한 차이점은 자신이 하는 일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마치 그 사람의 몸이 반란을 일으켜 뇌의 입력이 없더라도 자기가 할 일은 하기로 결정한 것과 같다.
p197
1843년, 정신 장애로 인한 행동에 범죄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맥노튼 규칙이 성문화되었다. 이 규칙은 편집 망상에 사로잡혀 영국총리의 비서를 총으로 쏴 살해한 대니얼 맥노튼의 이름을 딴 것이다. 맥노튼이 무죄로 풀려난 데 대해 재중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자, 빅토리아 여왕은 상원을 설득해 정신 이상의 항변을 제한하는 법률을 최초로 제정하게 했다. 그 후에 다소 수정되고 현화하긴 했지만, 이 법의 기본 요지는 원래 제정된 그대로 살아있다.
"정신 이상을 이유로 한 항변이 성립하려면, 해당 행위를 저지를 당시에 피의자가 정신병때문에 이성에 결함이 있는 상태에서 행동했으며, 자신이 저지르는 행위의 성격과 질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한다. 혹은 그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자ㅓ신이 나쁜 짓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몰랐음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한다."
p205
렘 수면 행동 장애는 주로 노인에게 나타는데, 렘 수면 동안에 뇌가 신체를 마비시켜야 하는데도 어떤 이유로 그러지 못할 때 일어난다. 그 결과, 잠자는 사람의 몸은 꿈 속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실행에 옮긴다.
p232
일주기의 이점 - 혹은 관점에 따라 불리한 점 - 은 피겨스케이트, 조정, 골프, 야구, 수영, 다이빙 선수들을 연구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들여다보는 모든 곳에서 숨어 있는 신체 리듬이 작용한다는 증거가 나타낫다. 한 연구는 육상, 역도, 수영을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에서 일주기 리듬 중 두 번째 에너지가 분출하는 순간에 경기를 한 선수들이 세계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일주기 리듬은 양방향으로 작용한다. 일주기 리듬이 소위 수면 관분에 해당하는 때에 경기를 하는 선수는 자신은 그것을 분명하게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관되게 정상 상태보다 약간 나쁜 성적을 얻었다.
p249
생물학의 잔인한 농담이랄까, 십대 청소년의 신체는 사춘기를 겪을 때 갑자기 일주기 리듬이 사실상 세 시간 뒤쳐진다. 갑자기 밤 9시나 10시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단지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가까워진다. 전 세계의 십대 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뇌는 밤 11시가 될 때까지 멜라토닌을 계속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어른은 깨어났을 때 체내에 멜라토닌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십대 청소년은 혈액 속에 멜라토닌이 여전히 돌아다니기 때문에 아침 8시 이전에 억지로 일어나더라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며, 신체의 요구에 못이겨 도로 잠들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일주기 리듬의 변화 때문에 십대 청소년에게 이른 아침에 교실에서 공부에 집중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행기를 타고 대륙 건너편으로 날아가 즉시 새로운 시간대에 적응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p51
이른 등교 시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구 사례가 있다. 한 연구자는 등교 시간을 늦추면 대다수의 학생의 성적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전체 수업 시간 내내 정신이 맑은 상태로 깨어 있었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수면 부족이 십대 청소년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어른의 뇌에 미치는 방식과 비슷하지만,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청소년에게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뇌의 능력을 감소시키며, 우울증이나 공격성 같은 감정적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수면 문제를 십대 청소년 우울증의 부작용이 아니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 연구자들이 한 연구에서는 밤 10시 혹은 그 이전에 잠을 자는 십대 청소년은 흔히 자정을 넘어서까지 자지 않는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훨씬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p259
수면무호흡이 나타나는 환자는 밤에 신체가 죽음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는 기묘한 느낌을 경험한다. 먼저, 밤 내내 목구멍이 시도 때도 없이 닫히면서 공기 공급을 차단한다. 그러면 점점 더 나쁜 부작용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공기 부족은 마치 시소처럼 혈중 산소 농도를 곤두박질치게 하고, 대신에 혈압을 치솟게 한다. 입술과 피부는 파랗게 변하기 시작한다. 최대 1분까지 폐에 공기가 공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심장도 한 번에 약 10초 동안이나 박동을 멈출 수 있다.
결국 뇌는 몸이 질식 상태에 처했다는 긴급메시지를 받는다. 뇌는 갑자기 잠을 깨고, 몸은 본능적으로 공기를 마시려고 헐떡댄다. 하지만 기도가 뚫리자마자 뇌는 이내 잠이 든다. 그러고 나서 다시 같은 사이클이 반복된다. 이 모든 것은 아주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한 시간에 스무 번 이상 밤새도록 일어날 수도 있지만, 당사자는 다음 날에 깨고 나서 그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사람 옆에서 자는 사람은 이 과정을 들을 수 있다. 리드미컬하게 들리던 코 고는 사람의 호흡이 갑자기 멈추고 거칠게 하악-하악-하악 하는 소리로 변하는데, 이때는 몸이 기도를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p268
UCLA 교수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혀가 이곳에 자리잡게 된 것은 우리가 진화에서 얻은 최대의 이득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언어 능력을 낳은 해부 구조의 작은 변화가 어떻게 행동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언어가 생기고 나면, 불과 몇 초 만에 '네 번째 나무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수컷 영양을 블그스름한 바위 쪽으로 몰아, 그러면 내가 거기에 숨어 있다가 창으로 찌를 테니까.' 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언어가 없다면, 두 원인은 더 나은 도구를 고안하는 방법이나 동굴 벽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지 못할 것이다. 언어가 없다면, 심지어 한 원인조차도 혼자서 더 나은 도구를 고안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P275
잦은 수면 방해와 뇌의 산소 부족은 장기 기억을 생성하고 보호하는 뇌의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P283
불면증을 연구한 뉴욕 대학의 교수 에밀리 마틴은 "잠의 조건은 아주 모순적이다. 잠은 아주 좋은 것이지만....... 다른 좋은 것들하고는 아주 다르다. 그것을 얻으려면 그것을 가지겠다는 강박 관념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p289
우리는 잠든 시간을 쉽게 판단할 수 없는데, 그 순간은 사고와 인식의 요구가 멈추어 그 시간이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불면증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기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은 의약품에 의존하는 쪽을 선택했다. 사람들을 잠들게 하거나 계속 푹자도록 돕는 의약품은 2010년에 미국에서만 연간 300억 달러어치나 팔렸는데, 이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가는 데 쓰는 돈보다 약간 더 많다. 그 수익 중 대부분은 수면제에서 나온다. 이것은 놀라운 반전인 셈인데,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면제에 대한 대중의 혐오가 아주 심해 <에스콰이어>의 자매지인 <코로넷> 잡지는 1960년대 중엽까지 수면제를 "죽음에 이르는 문"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