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책 이미지 대신 저자 김정운 교수의 사진을 올린다. 개성있고 매력있는 사람이다. 자기의 컨셉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나의 컨셉은 ???

p70
행복한 순간에조차 불행해질 것을 예상하고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때에 따라 완벽주의자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명칭이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행복을 즐기기는커녕 행복한 순간에 다시 불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결코 완벽주의자가 아니다. 강박증 환자일 뿐이다.

p100
창의적 예술의 본질에 관해 쉬클로브스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예술의 목적은 사물에 대한 느낌을 알려져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지각된 대로 느끼게 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예술 기법은 사물을 낯설게 하고 형식을 어렵게 하며 지각을 힘들게 하고 지각에 소요되는 시간을 연장시키는 기법이다. 왜냐하면 예술에 있어서 지각의 과정 자체가 미적 목적이며 이 과정을 오래 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사물을 경험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방법이며 이미 다 만들어진 것은 예술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p102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다. 익숙한 것, 낡은 것을 낯설게 하는 능력이다. 너무 익숙해서 있는 줄도 몰랐던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면서 눈에 들어온다. 이 때 느끼는 감동이야말로 최고의 미학적 경험이다. 칸트는 이를 '장엄의 미학'이라고 부른다.

p107
행복한 집에서 자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안다. 뭐가 재미있고 즐겁고 기쁜지를 경험한 사람만이 그 재미와 기쁨과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한 국가의 문화적 수준은 그 국민들이 얼마나 행복과 기쁨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능력이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p109
다빈치는 수백 가지의 눈의 습작을 가지고 있었다. 찢어진 눈, 젖은 눈, 늘어진 눈 등. 뿐만 아니라 코, 입, 머리, 턱 등과 같은 얼굴 부위 각 부분에 관해서도 수백 수천 가지 습작을 모아놓고 있었다. 오늘날의 표현을 쓰자면 얼굴 각 부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굴의 다양한 부위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다빈치가 작품을 그려낸 방식은 지극히 단순하다. 얼굴의 각 부위를 다양하게 조합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찢어진 눈, 높은 코, 늘어진 턱, 얇은 입술 등을 조합하면 아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 것이다.

p127
우연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낯설게 연결하여 새롭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어야 그런 우연이 찾아온다. 남이 시키는 일을 그대로 따라하는 방식으로는 그런 우연이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p186
신문에 '아내에게도 휴가를 주자'라는 컬럼을 썼다. 휴가 기간 동안 가족과 함께하는 아빠는 무척 생색나지만 항상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아내는 별로 생색나는 일이 없다. 생색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처럼 재미없는 일은 없다. 남편은 아내가 항상 가족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에게 가족의 뒷바라지로부터 자유로운 휴가를 주는 것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라는 내용의 컬럼이다.

p194
한국에서 영화가 유난히 잘되는 이유는 이 땅에 자기가 정말 재미있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영화는 2시간의 짧은 순간에 모든 재미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나는 영화를 보는 동안 주어지는 정보만 성실하게 수용하면 된다. 내가 앞서서 고민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아주 수동적인 편안함만 유지하면 된다. 내가 재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영화처럼 마음 편한 오락거리는 없다.

p195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내 재미를 찾아야 한다. 사소한 재미가 진짜 재미다.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 같은 통쾌함을 주는 영화의 재미는 길어야 두 시간이다. 그러나 사소한 재미는 평생 간다.

p198
공부 잘하는 사람이 출세하는 시대는 갔다. 학창 시절 공부 잘하던 사람들은 사회에서도 대부분 모범생이다. 시키는 일은 성실하게 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뿐이다. 그들은 창의적인 작업을 하기가 어렵다. 이제까지 시키는 일만 잘했지 시키지 않은 일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세기는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였다. 열심히 시키는 일만 해도 앞서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는 창의적인 사람이 앞서가는 세상이다. 시키는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은 이러한 새로운 사회에서 적응하기 어렵다.

나만의 재미있는 일을 가진 아이들은 창의적이다. 재미를 느끼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매일 똑같은 놀이만 하면 재미없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재미를 느낀다. 즉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만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새로운 재미를 지속적으로 찾아 나서는 아이들이 창의적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21세기를 앞서나가며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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