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출장을 와서 퇴근을 하고 바닷가 답게 회식으로 회센터를 갔다.

이틀 연속으로 먹는 술과 회에 곤욕을 치른 날이었다.

술자리에서 잠깐 밖으로 나와서 회센터 뒤쪽으로 걸어나갔다.

고깃배들이 정박되어 있고 배마다 '○○호' 라고 적혀있다.

어떤 배는 가장의 이름이, 어떤 배는 사랑하는 자식의 이름이,

아니면 고깃배 주인의 긴 고심 끝에 지어진 이름들 일 거라 생각한다. 

하루에 한 컷씩 사진을 찍기로 했으니, 오랜만에 본 배들을 찍어본다.

사진을 찍고 나서 보니 저 멀리 가로등 불빛이

마치 불길이 일어나는 것 처럼 보인다.

앞으로 적어도 한 달을 넘게 이곳에 있어야 하는데,

무언가 답답한 이곳에서 내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소소한 장소라도 찾아보고,

의미있는 것들을 조금씩 발견해내면서 하루 하루의 나날을 힘들게 보내지만을 말자.

그래도 지수와 세 아들 재훈, 재인, 재윤이가 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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