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노자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관련된 책도 여러 권 사서 읽었다.

그리고 조금 더 노장사상에 대해서 깊이 알려고 장자와 관련된 책도 한 권 샀지만, 두 계절이 지나는 동안 책꽂이에 고이 꽂혀 있었다. 그때는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책이라는 게 신기하게도 똑같은 내용이고, 읽는 이도 변함이 없지만, 어느 시점에 읽느냐에 따라서 가슴 저림의 강도가 제각각이다. 어제 갑자기 이 '장자'가 눈에 들었고, 처음에 잘 읽히지 않았던 부분이 눈에 들기 시작했다. 지금이 이 책을 읽을 때인가 보다.


아직 책의 반 정도도 읽지 않았지만, 무언가 생각할 거리가 있어서 지금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남겨두고 싶었다. 여전히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막 쏟아내야 겠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현재 현암사에서 출판한 『장자』를 읽고 있는데, 어떤 한 가지가 생각이 났다.

'현상과 사건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그것에서 발견하는 것은 제각각이다.' 라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이 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하찮은 무언가가 다른 이에게는 삶을, 세상을 바꿀 어마어마한 것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용도를 정해서 만들어서 당연히 그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것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거나 하면 전혀 새로운 것이 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현상과 사건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해소될 때 까지 파고 들고, 그 궁금증을 끊임없이 파생시키고 결국 모든 것으로 확장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통찰력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내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도 확인하고 어떻게 하면 다르게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기가 미술작품이 될 수 있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리고 다른 하나 혁신적인 자기 변화다. 장자에서 유명한 이야기인 호접몽을 잠깐 적어본다.


어느 날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유유자적 재미있게 지내면서도 자신이 장주임을 알지 못했다. 문득 깨어 보니 다시 장주가 되었다. 장주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엇는지 나비가 장주가 되는 꿈을 꾸었는지 알 수가 없다. 장자와 나비 사이의 무슨 구별이 있기는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일러 '사물의 변화'라 한다.


여기에 대한 해석본이다. 

여기서 우선 주목할 것은, 앞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꿈이 꿈인 것을 꿈이라고 깨달았다는 것은 그 꿈에서 깨어났다는 뜻이다. 지금 그 꿈에서 깨어난 상태를 다시 꿈꾸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것은 이른바 그 깸에서 다시 한 번 깨어났다는 뜻이다. 이렇게 깸에서 깨어나는 것이 큰 깨어남, 대각이라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장자는 대각한 사람이다.


장주가 나비가 되고 나비가 장주가 된다. 변혁을 하고 그 변혁 속에서 다시 변혁을 한다. 깨어나면서 그 깨어남에 갇혀있었던 상태에서 다시 깨어난다. 장주가 나비가 되고 나비가 장주가 되는 제약이 없다.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지만 자연스럽다.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을 그냥 초월해버리니 그래서인지 숨막힘이 없다.


장자의 첫 이야기로 돌아가본다.

'북쪽 깊은 바다' 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 하였습니다.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이라 하였습니다. 그 등 길이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습니다.


말도 안되는 몇 천리가 되는 큰 물고기가 있다. 그런데 그런 물고기가 다시 몇 천리의 새로 변한다. 이 책에서는 이 부분을 무한한 가능성으로 해석한다.  이 해석이 마음에 든다.

거대하고 그지없는 물고기나 붕새도 본래는 알이었다. 그렇게 큰 것들도 조그만 알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는모두 이런 씨알을 품고 있다. 우리 속에 있는 이런 무한한 가능성을 자각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제 다시 생각을 정리해봐야 겠다.

세상에 벌어지는 일은 동일하다. 하지만 개개인이 어떤 시각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사건이 벌어졌을 때 궁금해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물어야하고 배워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지금의 처지에 대해서 불만족스럽다고 한탄하고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 나비가 장주가 되고 장주가 다시 나비가 되고, 거대한 물고기 곤이 거대한 새 붕으로 변하듯이 어떤 사정때문에 우리가 변화할 수 없는 것이 없다. 항상 모든 일을 할 때 나오는 제약은 던져버려라. 과감히 나비로 날아가고, 과감히 붕으로 변하면 된다.


정말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때로는 이런 게 필요할 때가 있다. 변하지 못할 것은 없다. 생각이 바뀌면 된다. 

그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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