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생텍쥐페리를 생각하면 누구나 『어린왕자』를 먼저 떠올린다. 동화같은 이야기와 부드러운 문체를 떠올리며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런 마음으로 그의 다른 책 『야간비행』을 손에 잡았다. '이 책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치 새로운 작가를 만나듯이 책 속으로 다가간다.


『야간비행』은 불확실성과 위험으로 가득찬 밤 하늘 속에서 처음으로 항공우편 수송을 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무엇보다 엄격한 기준과 규칙을 가지고 항공우편사업을 관리하는 카리스마 있지만 인간미가 없는 '리비에르'와 감독관으로서의 역할과 인간적인 모습에서 갈등을 하는 '로비노', 항공우편 수송을 담당하며 야간비행의 위험과 도전을 몸소 겪는 '파비앵' 와 같은 조종사들이 등장한다.

그 속에서, 항공우편사업의 지속성과 조종사들의 안전을 위한 '리비에르'만의 리더십에 관한 내용과 밤 하늘 속에서 벌어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항공우편기를 조종하는 파비앵의 비행에 대해서 생동감있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야간비행』을 읽은 후에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된 부분은 '올바른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이다. 만약, '리더십'에 관련된 경영서적을 읽었다면 이렇게 리더십에 대해서 생각하기는 오히려 더 어려웠을 것이다. 소설 속의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게되는 리더십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보려 한다.


작품 속의 인물 '리비에르'는 감독관, 정비사, 조종사들에게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야간비행이라는 위험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그와 함께 수송수단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를 원한다.


(p57) '나는 정당한가 부당한가? 나는 알 수 없다. 내가 엄격하게 굴면 사고는 줄어든다. 책임이란 개인에게 있지 않다. 그것은 모든 이에게 적용되지 않으면 아무에게도 적용되지 못하는 막연한 힘과 같다. 내가 정말 정당하게 군다면, 야간비행은 매번 죽음의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리비에르 역시 내적갈등을 지니고 있지만, 그는 주변사람들에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태도와 생각이 옳은 길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쓰여진 배경이 1930년대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모습이 그 당시에는 이상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리더십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최근에는 직급 파괴, 소통, 자유로운 토론 등으로 문화가 변해가면서 리더의 모습도 많이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의 전통적이며 보수적인 카리스마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한 부분도 존재한다.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부분, 급박한 마감일자가 정해진 프로젝트,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영역 등에서는 여전히 전체적인 통찰력을 가진 리더의 모습과 신속한 판단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반면, 고객에 대한 대응과 창의력이 필요한 업무 등에서는 자유로운 소통문화, 개인의 의사존중, 토론 문화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더 요구되어 지기도 한다.


이러한 업무의 환경적인 요인과 리더 및 팀원들의 개인적인 성향 부분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리더십이 나타날 수 있다. 옳고 그름으로 나누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부분은 그 속에서 '인간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냉철하고 위급하다고 하더라도, 일정이 촉박하더라도 그 여건 속에서도 '사람'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 이 부분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모든 일의 토대이고, 리더십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리더는 외로운 자리일 수 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자리이다. 힘들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기를 바란다.

모든 것은 '인간미', '따뜻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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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는 한 이상한 소년을 만난다. 소년은 조종사에게 양을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맞추지 못하는 그의 보아뱀 그림도 이해한다. 소년은 자신이 사는 작은 별(B612)에 사랑하는 장미를 남겨두고 세상을 보기 위해 여행을 온 어린 왕자였다.

 

어린왕자는 여행을 시작하고 일곱번째로 지구에 도착한다.

그동안 거친 별은,

첫번째, 모든 별을 다스린다는 임금

두번째, 자기가 가장 똑똑하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허영쟁이

세번째, 술고래가 술을 마시고 있는 행성

네번째, 상인이 있는 별

다섯번째, 아주 작은 별에서 가로등 하나를 점등하는 점등인이 있는 곳

여섯번째, 서재에만 앉아 있으면서 지리학을 한다는 늙은 학자

그리고 드디어 지구에 도착한다.

지구에 처음 도착해서 만난 것은 나중에 자신의 별에 가고 싶을 때 오라고 한 노란 뱀, 자기가 하는 말을 반복하는 높은 산의 메아리, 정원의 수많은 꽃, 그리고 역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찾아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어린왕자는 사막에서 여우를 만난다. 어린왕자는 여우를 만나면서 '길들인다'라는 말을 통해 수많은 일상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의 별에 두고 온 작은 꽃을 생각하게 된다.

어린왕자가 여우에게 이런 점을 배웠다면 조종사는 어린왕자에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배운다.

 

추락한 지 8일 째 되는 날 어린왕자와 조종사는 샘을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하늘에 별들이 보이는 데 그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곳에 자신과 함께 길들여진 꽃이 있기에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어린왕자가 떠나면 조정사에게 하늘의 별을 보라고 한다. 그 중에 하나의 별에서 어린왕자가 웃고 있을 거라고. 그러면 어느 별에 있는지 모르니 모든 별이 웃는다고 생각할거라 한다. 


▶ 주요장면소개


하나.

p116

"비밀 하나를 알려 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안녕, 잘 가."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네 장미가 너에게 그토록 중요한 것은 네가 장미에게 들인 시간 때문이야."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비밀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겉에 보이는 화려함만을 쫓는 우리의 세태에 일침을 놓는 듯 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내면의 깊은 부분이고 평범하고 사소하지만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p108

"그런데 말이야. '길들인다.' 라는 게 뭐야?"


"그래. 지금 너는 나에게 수많은 아이와 다름없는 작은 소년에 지나지 않아. 난 네가 필요하지 않고, 물론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지. 나도 너에게 수많은 여우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되는 거야. 나한테 너라는 존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는 거고, 너한테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되는 거니까."


"이제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돼. 나에게는 꽃 한 송이가 있는데...... 난 그 꽃에게 길든 것 같아."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길들여 달라고 부탁한다. 이는 필요한 물건을 사듯이 쉽게 친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사고방식을 비판하는 대목이다. 


현대사회는 마치 숫자로 삶이 좌지우지 된다. 나의 등수는 몇 등인가?, 몇 점짜리인가?, 얼마나 버는가?, 얼만큼 큰집에 사는가? 등이 행복의 척도가 되어버렸다. 이런 척도들 사이에서는 아무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화려하고 비싸지 않으면 자신이 초라해지고 자존감은 떨어진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자신이 자신을 소외시키고 있다.

'길들인다'는 말은 이러한 현대사회의 물질만능세태와 인간소외현상 극복을 위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묻는 철학적인 언어와 같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일곱번째로 오게 되었다. 그가 지구에 오기 전에 만난 별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어른들의 모습을 나타낸다. 각각의 별들의 특징이 바로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유를 상징한다. 과연 우리는 그 중 하나에 해당 하지 않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나는 지금 어떻게 길들이고 있으며, 길들여지고 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가족들과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만들고 있는가?

친구들과 곱씹어 이야기할 수 있는 사연을 만들고 있을까?

나 혼자 외로울 때 생각나는 나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가?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갈 때마다 우리는 여우가 알려주는 비밀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사랑할 수 있는,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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