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이상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포에 이끌리는 인간의 심리 밑에는 생물학적인 기반이 있다. 공포라고 하는 감정은 우리 몸속에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투쟁 대 도주반응'모드로 진입하게 만든다.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듯이 투쟁 대 도주 반응은 에피네프린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부비하는데, 이는 일종의 쾌감을 전달해주는 호르몬이다. - 공포와 쾌락을 담당하는 두뇌 영역들이 실질적으로 상당 부분 중첩되어 있다.
많은 브랜드들은 인류학자들이 말하는 소위 '파노라마 공포'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시 말해 "통제 불능 상태가 벌어졌다고 위협하면서, 심리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소비자들이 시도하도록 자극하고 있다.
마케터들은 이를 '신선 띠' 라고 부른다. 다양한 형태의 신선 띠는 오늘날 요구르트, 땅콩버터, 커피, 케첩, 아이스티, 머스터드, 주스,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식품 및 농산물 카테고리에서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신선 띠들은 병, 가방, 용기 안에 든 내용물이 세균에 오염되지 않았으며, 결코 다른 사람들의 손에 닿지 않았다고 안심시킨다. 하지만 대부분 환상에 불과하다. 마멀레이드 업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집에 와서 그 병을 열었을 때 '뻥'하고 소리가 나도록 병을 설계해놓았다. 이 소리는 지금 내가 산 제품이 신선하고,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시켜준다. 물론 '뻥' 소리가 실은 실험실에서 개발되어 특허를 받은 음향이라는 사실을 절대 알리지 않고 있다.
샴퓨 기업들은 또한 풍부한 거품을 가지고도 신선하뫄 청결함의 환상을 창조하기도 한다. 애프터셰이브의 '따끔거림'이나 스파클링 음료수가 목을 간질이는 것 또한 그 제품이 신섢고 오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내가 아는 몇몇 샴푸 브랜드들은 거품의 모양가 양을 개선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첨가하여 머리를 감을 때 더 신속하게 깨끗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나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다양한 식품, 음료, 화장품 브랜드들의 중요한 비밀 병기인 '갈망' 이라고 하는 요소ㅡㄹ 살펴보고자 한다. 갈망이란 모든 기업들이 쟁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리고 히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마케팅 요소이다.
1999년도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 두뇌는 마약, 알코올, 지방 함유량이 높은 식품처럼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을 더 많이 분비하는 방향으로 게임에 반응한다고 한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 연구는 또한 수행 가제의 난이도가 단계적으로 어려워질수록 도파민의 분비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젊은 남성들은 한 제품이 마음에 들면 그 브랜드에서 나온 다른 제품들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있다. 마케터들은 이를 '후광 효과'라고 한다.
포커스 그룹 모임이 끝나갈 무렵 나는 나의 두 가지 추축이 모두 옳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젊은 남성 연예인들에 대한 엄마들의 열광은 10대 시절의 성적 호기심을 되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성적인 것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폴 매카트니와 데이비드 캐시디를 좋아했던 어릴 적 자신의 열정과 흥분을 되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성적이라기보다는 향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성이라는 두꺼운 갑옷을 벗으면, 엄마들 역시 한 사람의 소녀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딸들에게 증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자신의 선택을 합의의 방향으로 바꾸라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바로 이러한 압력이 음악적 취향에서 나타나고 있는 10대들의 획일적인 현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힘이다.
80년대 초 마이클 잭슨은 펩시 광고를 찍다가 머리에 불이 붙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프로듀서였던 랠프 코헨은 바로 그때 잭슨의 그을린 머리카락을 랩에 싸서 30년 가까이 보관했다. 그리고 잭슨이 세상을 떠난 2009년에 이를 존레즈니코프라는 수집가에게 팔았고, 레즈니코프는 시카고에 잇는 보석업체 라이프젬과 계약을 맺고 잭슨의 머리카락 샘플로 값비싼 다이아몬드를 제작해서 내놓았다. 잏 설립자 딘 반덴비젠은 "마이클 잭슨의 DNA로 만든 다이아몬드르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분께 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사회적 관심을 기대합니다" 라는 인상적인 말을 남기면서 잭슨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다이아몬드를 '한정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에 비벌리힐스에서 열렸던 한 경매에서 아인슈타인의 두뇌를 찍은 X레이 사진이 3만 8750달러에, 메릴린 먼로의 텅 빈 약병이 1만 8750달러에 낙찰을 받은 상황에서 과연 이를 충격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