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화 능력을 배양시키는 방법]
첫째, 자신의 시각적, 청각적, 기타 감각적 이미지를 인식해보라. 방금 열쇠를 어디에 두고 왔는지 마음의 눈으로 보라. 읽고 있는 소설을 마치 영화로 보는 것처럼, 아니면 그것을 라디오로 듣고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려보라. 바나나, 눈, 고양이를 상상할 때 머릿속에서 그것들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심지어 맛까지 보려고 노력해보라.
둘째,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마음껏 해보라. 만일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싶다면 그것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될 때까지 머릿속으로 다시 쓰고 다시 '보라'. 만일 소리를 이미지 형태로 사고하고 싶다면 가장 좋아하는 노래나 협주곡의 선율뿐 아니라 화성을 머릿속에서 떠올리거나 들으려고 해야 한다.
셋째, 예술을 하라. 그러나 음악이나 춤, 회화나 요리에 관한 것을 '배우기만' 하지 말라. 직접 그리고, 작곡하고 시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보라. 그러는 가운데 이미지가 저절로 떠오른다. 아마도 당신은 색으로 사고하지 않고서는 그림의 색을 고르지 못할 것이며, 소리로 혹은 소리에 관해 사고하지 않고는 피아노 건반 위의 선율을 짚어낼 수 없을 것이다. 닭고기와 어울리는 맛에 관해 사고하지 않고는 닭고기 요리를 완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듯 행위들을 하기 전에 과정을 먼저 상상하고 그 과정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라.
마지막으로 내면의 눈, 귀, 코,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다른 시람을 시켜서 수학과 과학문제를 구술로 내게 하고, 연극대본을 읽으면서 다른 목소리를 듣고 다른 표정을 보라.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고 상상하는 일에 집중하라. 다른 기술도 그렇지만 이것을 일관성 있고 끊임없이 연습할 때, 보다 강력한 이미지를 보다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
- 『생각의 탄생』 中 -
[생각 정리]
최근에 내가 하는 일은 어떤 이슈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람들과 토의를 한 다음에 시스템으로 해결 방안을 프로세스로 정립하는 일이다. 사람들과 토의를 하는 시간에는 어떤 형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사람들 마다 생각하는 문제점과 이슈들, 그리고 나름 생각하고 있는 방안들이 구름처럼 떠 다닐 뿐이다. 이제는 그렇게 산재되어 있는 정보들을 모으고, 사람들과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도출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정립한다.
이 프로세스는 사람의 눈에 보여야 한다. 바로 시각화해야 한다. 형상화되지 않은 것들을 모아서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복잡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도록 심플하게 하지만 정보는 부족하지 않게 표현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와 이슈에 대해서 명확히 파악해야 하며, 해결을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서 납득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분을 시각적으로 한 눈에 표현해야 한다.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정보의 요약이 필요할 것이며, 요약된 부분을 시각적으로 잘 배치하고 연결하고 구분해주어야 한다. 이럴 때는 배치가 필요하고 나름의 그림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해 왔었다. 그런데 방법적인 측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힌트를 얻었다. 내가 그림을 배우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내가 머릿 속에서 상상을 한다면, 그 상상을 그대로 종이 위에 그려놓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의 핵심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머릿 속의 구름처럼 떠돌던 생각들이 명확하게 시각화되지 않을까. 그것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데도 분명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생각을 가능하면 빨리 행동으로 옮겨 보자. 아직 행동의 단계는 아니지만, 드로잉 기초 책을 한 권을 주문했다. 어느 순간 내 머릿 속의 그림이 종이 위에 펼쳐질 날을 기대해 본다. 이것도 그 동안 시도했던 수 많은 것 중에 하나로 남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라질 것이다. 이제는 무언가 나만의 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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