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표지의 중앙에 마르고 잿빛 머리를 한 노인이 검정색 선글라스를 끼고, 검정색 슬리퍼를 신고 고개를 숙이고 가방을 끌고 간다. 그 아래에는 제목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라고 적혀 있다. 2013년 7월에 출간된 이 책은 작년 한 해 동안 서점계를 강타했다. 그리고 이 책의 작가인 요나스 요나슨은 이번 책이 데뷔작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대박을 친 것이다.


다들 너무나 좋아하고 항상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에 작년 한 해 동안에 이 책은 내 읽을 거리에는 배제되어 왔다. 왠지 그냥 남들이 너무 많이 읽는 건 읽기 싫어하는 잘못된 독서방식과 책을 읽어가면서 생겨난 편견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험한 걸로 봐서 이렇게 장기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들은 분명 이유가 있다. 과연 어떤 이유가 숨겨져 있을까 궁금하다. 사실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같이 책을 읽는 이의 적극적인 추천때문이었다.


그렇게 500쪽에 달하는 하늘색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읽고 있는데 내용이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 중간 중간에 이런 요소들이 조금씩 숨어있었다면 아마 나는 이 책에 큰 실망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작가는 스케일이 다르다. 어이가 없고 황당함을 내가 생각하고 예상하는 범위를 넘어서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래서 혼자 실소를 터뜨리며 읽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이야기는 두 개의 줄기로 진행된다. 하나는 자신의 100세 생일에 양로원 창문을 넘어 탈출한 노인 '알란' 이 우연히 어느 갱단의 돈가방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황당무계한 이야기이다. 나머지 하나는 알란이 태어나서 겪게 되는 수많은 사건을 통해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주로 폭탄전문가로서 살아가는 예상을 초월해버리는 또 다른 황당무계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던 장면을 한 장면을 꼽자면, '알란 일당'이 검사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었다. 100세 노인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말하는 부분과 삶의 경험으로 교묘하게 정신을 혼란시키는 알란의 모습과 그의 일당들이 중간중간에 증언하는 모습은 유쾌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그 외에는 미국의 트루먼과 존슨 대통령, 러시아의 스탈린, 스페인의 프랑코, 중국의 마오쩌둥,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는 장면은 작품을 흥미롭게 만든다. 어이가 없는 게 우선인 것은 사실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연필을 손에 쥐고 읽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처음에 (p47) <세상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다> 이 부분을 줄을 친 후에 연필을 내려놓았다. 


이 책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나눈다면,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유쾌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책으로 기억될 거 같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세계사적인 사건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 제1차 세계대전 (1914~1918)

- 1914년 7월 28일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 1918년 11월 11일 독일의 항복으로 끝난 세계적 규모의 전쟁. 이 전쟁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의 협상국(연합국)과 독일, 오스트리아의 동맹국이 양 진영의 중심이 되어 싸운 전쟁이다.


▷ 러시아 혁명 (1917년 10월) 

-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


▷ 스페인 내전 (1936~1939)

- 스페인에서 일어난 내전. 1936년 2월의 총선거에서 스페인에 인민전선 내각이 성립되자 이것에 반대하는 프랑코 장군이 인속하는 군부가 반란을 일으켜 치열한 내전이 일어났다. 독일과 이탈리아 양국이 반정부군 측을 강력하게 지원한 것에 반하여 인민전선 정부군 측을 원조한 것은 소련뿐이었으며 영국과 프랑스 등은 불간섭 정책을 취하였다. 그 때문에 전국은 점차 정부군 측에 불리하게 되어 1939년 3월 수도 마드리드가 함락되어 내전은 프랑코 장군의 반정부군 측의 승리로 끝났다. 


▷ 제2차 세계대전 (1941~1945)

-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태평양 등지에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추축국과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 사이에서 벌어진 세계 규모의 전쟁이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전쟁이다.


▷ 중국 내전과 모택동의 승리 (1949)

- 19세기 말 중국 왕정은 무능하고 부패한데다가 제국주의적인 서양 열강들의 중국대륙 진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중국은 의화단 사건 이후 거듭된 혁명의 진통을 거친 다음 그들 역사상 최초의 공화정인 중화민국의 탄생을 보게되었다. 이 공화국은 초대 지도자 손문(쑨원)이 일찍이 사망하고 난 다음 1927년에 국민당 장개석이 정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곧 국민당과 모택동의 공산당 사이가 결렬되면서 중국은 양대 세력 간에 20년이 넘도록 내전을 겪고 1949년 10월 1일 북경에서 공산당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언하고 강력한 공산정권을 탄생시켰다.


▷ 한국전쟁 (1950.06.25~1953.07.27)

-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한국에서의 전쟁


▷ 68혁명 (1968.05)

- 프랑스 칸대학과 파리대학 낭테르 분교의 학생 시위가 정부의 탄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러한 정부의 조치에 분개한 각지역의 청년근로자들이 합세하였다. 총 400만 명이 파업과 공장 점거, 대규모 시위에 참여했는데, 이들은 정부가 대학교육의 모순과 관리사회에서의 인간소외, 유럽공동체 하에서의 사회적 모순을 해결해 줄 것을 주장하였다. 이후 미국, 독일, 일본 등 국제적으로 번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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