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속의 책을 찾아서 읽어라.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에서 다른 책들을 인용을 하거나 다른 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책들을 책의 앞쪽이나 메모지에 적어두자. 그리고 그런 책들을 찾아 읽어보자.

다른 방법은 흔히들 메타북이라고 하는 책을 소개하는 책을 읽어보는 것이다.

몇 권의 책을 소개해본다.


# 『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  박웅현

# 『지식인의 서재』, 『행복한 서재』, 한정원

# 『공부할 권리』, 정여울

#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조우석

# 『이젠 함께 읽기다』, 신기수 外

# 『월경독서』, 목수정




2. 책과 관련된 잡지를 구독하거나 찾아보라.


잡지를 보면 기본적으로 많은 종류의 책이 소개된다.

또한 먼저 읽어본 전문 서평가나 작가들의 소개가 된다. 

이런 잡지들을 읽다보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겨서 특히 유익하다.


# 『기획회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한 달에 두 번 출간이 된다.

# 『책 Chaeg』, 책과 문화 예술에 대해 소개하는 잡지, 월간지다.

# 『월간채널예스』, 온라인서점 YES24 에서 발행을 한다. 

    나는 이걸 받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은 이곳에서 주문을 한다.




3. 작가의 저작을 탐하라. 


어떤 책을 읽다가 감명깊거나 인상적이었다면,

그 저자의 다른 책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간혹 아닐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작가가 생기면 그의 책들이 궁금해진다.

한 명씩 좋아하는 작가들을 늘려나가라. 

그들이 궁금해지고, 그들의 책이 궁금해진다.


# 박범신의 『소금』을 읽고

-  『고산자』,『소소한 풍경』,『더러운 책상』,『산다는 것은』,『은교』 를 찾아 읽었다.

#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 『인생』을 읽었다.

# 천명관의 『고래』를 읽고

- 『나의 삼촌 브루스리 1,2』,『고령화 가족』 을 읽었다.

# 이덕일의 『조선의 왕을 말하다』를 읽고

- 『근대를 말하다』,『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이회영과 젊은 그들』,『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윤휴와 침묵의 제국』,『사도 세자가 꿈꾼 나라』  를 읽었다.

#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영혼의 미술관』,『뉴스의 시대』,『행복의 건축』을 찾아 읽었다.




4. 책을 추천해주는 다른 매체를 활용하라.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르는 경우는 다른 사람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어보라.

책은 물꼬를 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만 잘 선택하면 꼬리를 물게 되기 때문이다.

물꼬를 트는 데는 다른 자극이 필요할 때도 있다.


#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진행 : 이동진, 김중혁, 이다해

#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 창비
- 현재 시즌2를 진행 중, 개인적으로는 시즌1을 더 추천한다.

# tvN, 『비밀독서단』 : 현재는 『비밀독서단2』

- 다양한 책을 선정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하는 책 100'을 소개해준다.

# http://sosullist.com/

-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소설리스트를 참고

- 작가들이 소개하는 소설들, 좋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 어플 iinnk 

- 이번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알게 됨

- 그곳 담당자는 영화에 왓챠라면 책에는 잉크라고..

- 만들어진지 얼마 안되고 방문자가 많지 않아서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괜찮음




5. 읽을 책이 생각나지 않으면 세계문학전집 목록을 찾아보라.


나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생각이 안나면

세계문학에 포함되어 있는 책들의 맨 뒷 페이지를 본다.

각 출판사 별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기 때문에 그 목록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민음사>, <문예출판사>, <열린책들> 출판사의 세계문학 목록을 찾아본다.

고전의 경우에는 <책세상>을 추천하고, <범우사>의 한 손에 잡히는 책들도 괜찮다.


이런 책들은 처음에는 접근하기 힘들어 보이지만, 

한 번만 빠져보길 바란다. 이 책들의 표지가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그에 비할 바가 못된다. 사실 읽기 힘든 책이 더 많긴 하다.

하지만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는 재미와 보람이 있다.




6.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어라. 독서 모임을 가져라.


책은 혼자 읽을 때와 같이 읽을 때는 많이 다르다.

똑같은 책을 일고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내 느낌을 말하고, 상대방이 읽은 내용을 듣다 보면,

단순히 책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크다.

그리고 자기가 모르고 있던 양질의 책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마 처음에는 엄청 어색할거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 어제 그 영화봤어?

어제 그 프로그램 봤어? 는 서로 물어봐도 너 그 책 읽어 봤어?는 쉽지가 않다.

무언가 먼저 말하기가 그렇다. 어색하다.  하지만 모임에 적응해 보라.

책 읽는 새로운 재미를 얻게 될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이런 기회가 항상 아쉽다고 핑계를 대본다.




7.  서점에 간다. 그리고 마음가는 책을 선택한다.


이 글은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어서 쓴 글이다.

여러 가지 책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지만 결국 답은 내 맘대로다.

그냥 표지 하나를 보고 끌리는 책이 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고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직접 서점에 가서 종이를 만져가면서 책의 한 구절을 읽어가면서

마음 가는대로 책을 선택하는 게 답이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 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이 없더라.


- 1980.01.05 움베르트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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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리.타.


아침에 양말 한 짝만 신고 서 있을 때 키가 4피트 10인치인 그녀는 로, 그냥 로였다. 슬랙스 차림일 때는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의 이름은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에 안길 때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中


이 글을 처음 보았을 때는 작가가 이 문장을 쓰기 위해서 소설 속의 주인공 이름을 롤리타라고 지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롤-리-타' 혀 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리.타 

이 문장을 몇 번을 따라 해 봤는지 모른다. 그리고 따라 할 때 마다 혀 끝이 어디를 향하는지 유심하게 느껴봅니다. 정말 입천장을 세 번 건드리고 마지막에 앞니를 건드립니다. 분명 작가는 이 문장을 염두해두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이런 문장이 나왔다면 정말 너무 합니다.


이 문장의 진가는 영문으로 읽어 봐야 합니다.


Lolita, light of my life, fire of loins. My sin, my soul. 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 Lo. Lee. Ta.


She was Lo, plain Lo, in the morning, standing four feet in one sock. She was Lola in Slacks. She was Dolly at school. She was Dolores on the dotted line. But in my arms she was always Lolita.


번역된 글보다 영문으로 읽었을 때 느껴지는 건 확실히 나름니다. 

Lolita, light of my life, fire of loins. My sin, my soul. Lo-lee-ta 한 번 따라서 읽어보세요. 마치 시인들의 문구같기도 하고, 랩퍼들의 라임같기도 합니다. 이 부분도 읽어보시죠.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t발음의 연속된 향연입니다. 읽는 재미가 몇 배로 커집니다. 


영어 독해 능력이 좋지 않아서 책 전체를 영문으로 읽어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아마 『롤리타』는 영문장의 매력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롤리타』를 읽으려고 영어 공부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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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을 통해서 본 독서 



블라디미르 쿠쉬전을 다녀왔다. 살바도르 달리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라고 한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하나하나 너무 놀랐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 뿐이었다미술 전시를 거의 가보지 않았던 나에게는 이렇게 미술관에서 직접적으로 감상하니 밀려오는 감동 또한 배가 되었다. 작품 하나하나를 곱씹어서 보았다.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에 감탄을 하였다. 어떻게 보면 모두 평범한 우리 주위의 것들인데 이렇게 표현하니 다시금 놀라울 뿐이었다.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유치원생들이 전시관으로 들어왔다. 순간 전시관 안이 시끄럽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그림을 그냥 한 번씩 쓱 훑고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상당히 유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끼리 코가 트럼펫으로 묘사된 그림들, 나비와 꽃이 돛으로 된 배들을 보면 우리 아이들도 분명 호기심을 가지고 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작품집 가격이 비싸서 구입은 하지 못했지만, 그의 작품들을 이미지로라도 모아서 아이들에게 한 번쯤 보여주는 기회를 마련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번 블라디미르 쿠쉬전 '환상세계로의 초대' 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그림들을 몇 점 소개하려고 한다. 워낙 책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그림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종이책 읽기를 권함> 에 등장하는 그림을 찾아서 벽에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항상 그런 그림들을 한 번쯤 별도로 모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에 이번 전시회에서 책에 대한 그림들을 몇 점 만나보았다

 

<방랑의 지도>, <발견의 일기>, <에로틱 동화>, <잠자리에서 읽는 책>이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들이다.

전시를 보고 나서 <방랑의 지도>는 엽서로 나와 있어서 한 장 고이 집어들었다. 다른 작품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움을 뒤로 했다. 집에 돌아오면서 이 그림들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어떤 독서, 책에 대한 글들보다 더 마음을 건드려왔다. 그래서 독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 책을 통해 자유로워지고 비상할 수 있는가!

 

아래 그림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그림은 <발견의 일기>였다. 책의 한 장 한 장이 한마리 새가 되어 되어 푸른 바다위에 내리쬐는 태양을 향해 비상한다. 이런 게 진정한 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무런 감동과 배움이 없다면, 책을 읽고 나서도 변하는 모습이 하나도 없다면, 이렇게 책을 읽은 생각이 비상하지 않는다면 의미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지난 번에 읽었던 최진석의 《인간을 그리는 무늬》에서도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서 여러분은 더 자유로워졌습니까?" 라고 물어왔었다. 단순히 책을 읽어서 지식을 늘리고 간접경험을 늘렸으면 그만인가? 자유에 대한 지식을 쌓고 더 자유로워졌는가? 진지하게 질문해 볼 일이다. 이제는 조금 더 깊이 읽어내자. 독후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읽은 내용들을 다시 글로써 정리하고, 직접 체화해 나가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말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글로 남기어져서도 안 된다

 

 

■ 관심을 확장하고, 책을 읽는 기쁨을 찾아 내라.

 

<에로틱 동화> 작품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코로 바람이 세어 나오며 흐! 하며 웃음을 지었다. 내 뒤에는 미술전공 대학생들로 보이는 일행들이 있었는데, 모두들 이 작품에 대해서 한 마디하면서 웃으며 지나간다. 이어폰으로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다. 나도 모르게 작품을 계속 보고있지는 못했다. 작가는 에로틱한 모습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아름다움, 예술에 대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때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된다. 하지만 한 권 한 권 책을 읽다보면 책 속에서 의미를 찾게 되고, 관심이 생기는 일정한 분야가 생긴다. 그렇게 그 쪽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우리 전통문화와 미술에 약간의 관심이 생겨서 관련 책들을 사서 읽고 전시회를 찾아서 다니려고 한다. 예술적인 재능의 부족으로 실제 붓을 잡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보는 기쁨을 알아간다. 이렇게 관심을 늘려 나가야 한다. 음악, 건축, 과학과 같은 특정 분야라던가 혹은 예전에 우표나 동전 수집같은 것이 유행했듯이 어떤 하나의 관심사에 집중해서 그 분야에 대해서 일반적인 것 이상의 지식을 얻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덕후, 매니아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확장해 나가야 한다.

 

■ 방랑하지만 길을 잃지 않는 모습, 독서의 완성은 통찰력이다.

 

<방랑의 지도> 나무 껍질은 책이 되고 책 속에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보인다. 독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방이 모두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나아갈 길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허생전>이다. 허생은 집안에서 글만 읽는 서생이다. 하지만 가난에 지친 아내의 항변에 직접 나선다. 그는 순식간에 엄청난 돈을 벌고 나라 안에 굶는 백성들도 구제한다. 나는 이게 통찰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방법이 바로 격물치지(格物致知)라고 생각한다. 사물에 대하여 깊이 연구하여 지식을 넓히는 것. 처음에는 하나씩 시작하겠지만 나중에 서로 서로가 그물로 되고 서로의 이치를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연결되다 보면 어떤 사회 현상 혹은 하나의 작은 조짐으로도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길 것이다. 이것이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독서의 완성이다.



우선 이런 접근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 그림으로 시작해서 독서로 이어지는 이런 구성이 좋다. 여기서 더 생각해야 한다. 더 꼬리에 꼬리를 물어야 한다. 더 확장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아야 겠다. 우선 생각한 것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책과 독서에 대한 그림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시인들의 시도 찾아보아야 겠다. 이렇게 조금 더 들어가봐야 겠다. 

사색하는 시간을 조금 더 많이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서둘러 먹기만 했지 소화를 시키지 못한 게 많이 있다. 조금 기다려 보자. 조금 돌아가 보자.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을 생각은 이제 조금은 버려야 겠다. 

 


▲ 방랑의 지도 (Atlace of Wonder)


▲ 발견의 일기 (Diary of discoveries)


▲ 에로틱 동화 (Contes Erotique)


▲ 잠자리에서 읽는 책 (Pillow book)

 

 

책에 대한 책들


■ 이젠, 함께 읽기다 - 신기수,김민영 외 2명/북바이북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484

 

■ 세계 명문가의 독서 교육   - 최효찬/바다출판사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464


■ 책인시공  - 정수복/문학동네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312


■ 월경독서  - 목수정/생각정원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230

 

■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  - 이희석/고즈윈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191

 

■ 읽어야 이긴다  - 신성석/교보문고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146

 

■ 48분 기적의 독서법  - 김병완/미다스북스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141

 

■  비전을 실현해주는 독서컨설팅  - 심상민/교보문고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85

 

■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정혜윤/민음사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78

 

■  종이책 읽기를 권함  - 김무곤/더숲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73

 

■  책은 도끼다  - 박웅현/북하우스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71

 

■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2.0  - 이권우, 강양구 외 3명/그린비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70

 

■  지식인의 서재  - 한정원/행성:B잎새

  (리뷰) http://zorbanoverman.tistory.com/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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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2월 책정리

 

#1. 인생 - 위화 / 푸른숲

☞ http://zorbanoverman.tistory.com/472 

- 중국작가 위화의 작품이다. 위화의 작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그의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문체이다. 그리고 중국의 민초들의 삶을 다룬다. 직접적으로 사건을 부각시키지는 않지만 중국의 근현대사의 역사적인 사건들도 이야기 속에 등장하면서 관심의 폭을 확장시킨다. 그의 작품을 <허삼관 매혈기>, <제7일>, <인생> 이렇게 세 편 밖에 읽지 못했지만 <인생>은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의 문체를 놓치지 않으면서 푸구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정말 진한 삶의 애환으로 진하게 얼룩진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의 삶에서 비극적 삶이 연속적일 수 있을까? 허구지만 이렇게 되뇌어 보지만, 분명 그런 이들이 여러 작품과 실제 사건들로부터 떠오르면서 깊게 다가왔다. 그리고 책을 잡으면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그리고 깊은 감성에 빠뜨리고 결국 눈물을 떨구게 만든다.

 

#2. 이젠, 함께 읽기다  -  신기수,김민영, 윤석윤, 조현행/북바이북

☞ http://zorbanoverman.tistory.com/484 

- 독서 공동체 숭례문학당에서 함께 책을 읽는 모임을 만들어 진행하는 이야기다. 짧은 기간이지만 작년에 독서모임을 가졌었는데 똑같은 책을 읽고도 사람들마다 서로 다르게 접근하고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상이했다는 점이다. 내 촉수로는 잡아내지 못했던 부분을 어떤 이는 너무나 쉽게 잡아내고 그것으로 감흥한다. 이런 점이 좋았다. 지금은 이런저런 핑계와 사정으로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지는 못하지만, 나중에 다시 한 번 할 예정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런 모임을 만든다면 첫번째 도서로 이 책을 선정할 것이다. 독서 모임을 생각하고 있거나 직접 경험해보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3~5. 북간도 1,2,3  -  안수길/글누림

- 간도에 대해서는 올해에 관련 책을 읽어야 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간도지방은 우리 농민이 황무지를 개간하여 농사를 지었고 당시 실제 거주민이 중국인보다 조선인이 많았던 지역이다. 간도는 우리가 흔히 만주라고 부르는 지역인데 이곳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청, 일본, 조선, 러시아 모두에게 중요한 지역이었기에 역사적으로도 굴곡이 심하다. 그 중심에 우리들의 조상들이 있었고, 우리가 지금 색안경을 끼고 보는 조선족들이 바로 그들의 자손들이고, 러시아의 많은 동포들이 당시 살기 위해 더 깊이 들어간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이런 역사적인 사건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간도는 당시 한반도 내에서의 제약이 그나마 벗어나 독립운동의 근거지 역할을 하였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일제에 타협한 이들과 일본군, 만주군이었던 이들은 미군정에 의해 다시 경찰병력이 되고, 다시 사회의 집권층으로 둔갑했지만, 실제 당시 만주에서 항일 투쟁을 했던 이들의 자손들은 이제는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외면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이 안타깝다.

 

#6.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인플루엔셜

☞ http://zorbanoverman.tistory.com/479

-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내용이다. 지금도 여전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다. 프로이트와 융으로 이어지는 심리학은 유아기 때의 경험등으로 인한 인과론적인 것이라면 아들러 심리학은 목적론적 심리학이다. 그렇기에 아들러 심리학은 지금 현재를 중시하고 자신의 목적 지향적인 것을 다룬다. 이 책은 구성 방식이 문답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또한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자기개발서가 말하는 것과 같은 내용들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이해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성과는 아래 구절을 얻었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 구절이었다.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는 관계없습니다. 내 조언은 이래요. 당신부터 시작하세요. 다른 사람이 협력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말고."

 

#7. 나와 너의 사회과학  -  우석훈/김영사

☞ http://zorbanoverman.tistory.com/481

 -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그 실마리를 풀어서 이해를 해야할 지 모르는 분야가 많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사회과학분야이다. 워낙 범위가 광범위하고 관련된 분야가 다양해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과학의 분야에 대해서 설명하기보다는 사회과학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법론적인 면을 보여주는 개론서이다. 방법론을 알았다면 이 방법론을 적용해서 실제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제는 그게 막막하다. 도무지 그 길을 잘 모르겠다. 혹시 사회과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관련된 책이나 참고할 만한 것이 있는지 조언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8. 자기만의 철학  -  탁석산/창비

☞ http://zorbanoverman.tistory.com/482

 - 만약 다시 대학을 간다면 어떤 전공을 택할 것인가? 아마도 나는 철학과를 선택할 듯 하다. 철학에 대해서 관심이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관련된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철학의 주변을 맴도는 그런 책들은 몇 권 읽어보았지만 문외한에 가깝다. 그래서 차근차근 철학에 접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알아보던 중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창비청소년문고에서 나온 책인데, 청소년문고라 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다. 나처럼 초심자에게는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철학을 과학과 종교와 비교하면서 철학의 특징을 설명하고 추상적철학, 경험적철학, 전문적철학 세단계로 철학을 구분한다. 그리고 우리가 자신의 분야에 대한 경험적 철학자가 되기를 권한다. 짧지만 철학에 관심이 있지만 그 벽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9. 보다  -  김영하/문학동네

 - 솔직히 활자는 다 읽었는데 이렇게 읽은 목록을 정리하다 보니 이 책에 대해서는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다. 이 책은 헛 읽었다. 이 책은 김영하 작가가 <보다>, <말하다>, <읽다> 이렇게 시리즈로 계획 중인 책 중에 처음 출간된 책으로 소설가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모습에 대해서 적은 글이다. 평범한 것을 평범하지 않게 보는 다르게 보는 눈에 대해서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남는게 하나도 없으니 이 책은 다시 읽어야 겠다.

나는 소설을 특히 좋아하는 데, 이미 대중들에게 상당히 알려져있고 세계적으로 많이 번역된 김영하의 작품에 대해서는 아직 쉽게 빠져들지 못한다.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도 <살인자의 기억법>, <보다> 이 두 권 밖에 없지만 무언가 확 다가오는 게 없었다. 그래서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항상 선택을 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10. 축복받은 집  -  줌파 라히리/마음산책

- 팟캐스트 <빨간책방>을 통해서 그녀의 소설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이 책에 들어있는 단편은 아홉편인데 한 편 한 편이 모두 인상적이다. 특히 <질병통역사>, <진짜 경비원>, <축복받은 집>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 다른 단편들을 보았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 것들도 많이 있다. 그런 단편들은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 줌파 라히리가 벵골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작품 속에 인도에 대한 소재도 엿보인다. 지금까지 잘 접하지 못한 것이라서 흥미롭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 주목해서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책의 뒷면에 정여울 문학평론가가 적은 글로 마무리한다.

'줌파 라히리의 소설은 가족, 친구 연인 등 모든 인간관계에 내재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폭력'을 섬뜩하게 드러냄으로써 사랑보다 더 깊은 관계의 심해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리하여 그의 소설은 결국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라 '그럼에도 뜨겁게 사랑하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우와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까 부럽기만 하다. 

 

#11. 전봉준, 혁명의 기록  -  이이화/생각정원

- 간도와 함께 올해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주제 중 하나는 바로 동학농민운동이었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는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많이 일어났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동학농민운동이라고 생각된다. 동학농민운동은 조선에서의 시민운동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점이라면 프랑스에서는 단두대에서 그 시대를 상징하는 왕의 목을 쳤다는 점과 혁명을 성공했지만 조선에서는 왕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정하면서 바꾸려 했다는 점 그리고 실패했다는 점이다. 또한 동학농민운동을 계기로 일본이 본격적으로 조선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 중심에 서 있던 녹두장군 전봉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시 전봉준은 그야말로 그 시대의 역적이었기에 그에 대한 기록과 흔적들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역사학자 이이화는 그 사라진 흔적들 속에서 전봉준의 혁명의 기록들을 찾아낸다. 이 책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시 한 번 자세히 정리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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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

사전적인 의미로 사회과학은 인간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험과학을 말한다. 사회학, 정치학, 법학, 행정학, 심리학 등이 사회과학에 포함된다. 우리가 사회라는 틀 안에서 살고 있음을 깨닫고, 그 틀 안에서 생겨난 문제점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사회과학의 인식과 도구가 필요하다.

예전부터 사회학에 대해서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고 있으며, 사회의 한 구성원인 나는 사회로 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궁금했다.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현상이 발생하면 단순히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사회 내부의 시스템의 결함에 의해서 발생했는지도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처음에 어떤 통로를 통해서 사회과학에 접근해야 할지를 몰랐다. 너무 광범위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기에 처음 시작이 힘들었다. 출판잡지
 《기획회의》를 읽다가 우석훈의 《나와 너의 사회과학》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사회과학 입문자에게 적당하다는 언급이 있어서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

개인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인이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가 강하게 내재되어 있곤 했다. '내가 먼저 잘해보자.', '내가 먼저 착해지자' 하지만 사회문제는 모든 사람이 착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대신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 지식을 전달하고 습득하고 스스로 똑똑해지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 어쩌면 문제의 해결에 한 발 다가서는 방법일 것이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사회과학은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지금의 대학 혹은 학문의 체계는 하나의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전문가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 있고, 전체를 바라보고 지향하고 사회적 담론을 주도할 수 있는 지식인이 부족한 현실이다. 전문가는 많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거장'은 등장하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된 것이다. 이런 시점일 수록 사회과학을 통해서 전방위적인 백과사전식 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소위 인문학이라고 하는 '문사철'이 자리잡고 있다. 백과사전식 지식을 갖춘 사람이란 다른 말로 기획자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자기가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누가 뭘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지는 않아도 정확하에게 아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제 부터 '사회과학' 에 대한 학습이 시작된다. 이 책이 사회과학의 바른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아직 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사회과학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지 여전히 깜깜하기는 하다. 우선 사회과학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 부터 알아본다.

◆ 경제적 인간과 사회적 인간
다른 말로 '방법론적 개인주의'와 '방법론적 전체주의'로 말할 수도 있다. 개체와 구조의 문제라고도 한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개인주의 측면, 전체주의 측면 에서 바라볼 수 있다.
'방법론적 전체주의'는 집단은 개인의 속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자체의 독특한 속성이 있다고 보고, 사회를 단순한 개인의 집합이 아닌 사회 전체를 직접 연구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것으로부터 사회학은 본격적으로 출발 된 것이다.

◆ 설명과 이해 (과학철학과 해석학)
과학철학에서 강조하는 점은 과학의 예측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리 순수한 형태의 법칙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접근법을 '사전적 접근'이라고 부르고 '설명'의 방식이라고 한다. 반면에 해석학을 바탕으로 한 접근법은 지금까지의 현상을 맥락을 기초로 풀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사후적 접근'이라고 부르고 '이해'의 방식이라고 한다.
'설명'은 텍스트와 숫자가 중요하지만 '이해'는 저자 혹은 행위자의 의도와 함께 맥락(Context)가 중요해진다. 텍스트가 어떻게 쓰여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의도로 그렇게 쓰여졌으며 어떤 맥락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느냐가 중요해진다.

◆ 환원주의와 다원론
일원론은 아주 강력한 환원주의를 띠게 되는데 한 가지 요소로 환원해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의미를 두지 않고 무시해버린다. 대표적인 예가 중세시대의 기독교의 신을 생각하면 된다. 지나친 환원주의는 경계의 대상이지만 정치적, 사회적으로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또한 한 요소가 지나치게 강력해지면 근본주의로 빠지게 되기도 한다. 
다원론의 성향이 강한 곳은 그리스, 인도 및 인류문명이 시작된 곳으로 대부분 여러 신을 믿었다. 이때 사회지도층은 신들의 이름과 의미를 다 알아야 했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야 했다. 이렇게 복합적으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다원론의 기반이었다.

경제적인간/사회적인간, 설명/이해, 일원론/다원론은 어떻게 옳고 그르다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지 않고 어떤 사회 현상에 대해서 인식하는 하나의 틀로 작용되는 것들이다. 다른 사항들도 존재하지만 철학적인 접근이 이루어진 부분들은 아직은 내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사회현상을 바로 보는 인식의 틀이 마련되었다면 이제는 사회에 대한 모델링(Modeling)을 하게 된다. 모델링을 통해서 만들어진 모델을 통해서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 이 때 모델은 컴퍼넌트(Component) 바로 구성요소가 존재하게 된다. 

모델에 넣는 구성요소가 한 종류이면 균질적인 것이고, 두 종류 이상이면 이질적 혹은 비균질적 모델이 되는 것이다.
모델을 만들 때, 균질한 모델로 할 것인지 비균질한 모델로 할 것인지는 분석가의 선택의 문제이다. 그러나 결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분석도구 선정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구성요소는 늘어날 수록 설명력이 높아지고 사실성도 커지는 반면에 설득력과 전달력은 떨어지게 된다. 이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위에서 만들어진 모델을 분석할 때 수학이 많이 쓰인다. 사회현상 분석에 수학적 사유에 의존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시뮬레이션 방식 등과 같은 것들은 사회현상 분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간과할 수 없다. 이 밖에도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는 비가역성, 공간에 대한 관점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회적부분을 잠시 언급한다.

◆ 선형과 비선형
모델을 분석할 때 수학에 많이 의존하는 데 많은 부분이 선형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최적화기법(Optimization)을 통해서 선형으로 바꾸어 주고 선형적인 분석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기계론적 성장주의의 폐해에 대한 사회적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선형적인 접근법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점점 비선형적 현상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생겼다

◆ 시간을 다루는 법
사회과학에서 시간을 바라볼 때 특별한 목적론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목적론의 대표적인 경우가 진화론인데 인간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는 시각이다. 아리안 족이 궁극의 민족이 되어야 한다는 나치즘과 사회 진화론의 결합이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는 이미 역사를 통해 증명되었다. 사회를 바라볼 때 앞으로의 시간의 방향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결정하고 나서 그것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다원주의를 통해서 목적론을 벗어버리고 나서야 진화론이 다시 과학적 논의의 대상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 공간을 다루는 법
공간을 볼 때는 언제나 그 안에 깃들어 살아야 할 사람들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투기의 목적이 아닌 그 곳에서 삶을 꾸려갈 사람,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 묻힐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 그런 눈을 갖고 보아야 한다. 사회과학에서는 인간이 빠지면 아무것도 아닌 말장난에 불과하다.

사회과학의 개론적인 개념에서 《나와 너의 사회과학》을 처음 접했을 때는 살짝 당혹스러웠다. 사회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이론서의 개념이었다. 그리고 그 이론을 설명하는 데 철학적인 요소가 가미된다. 읽는 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그 기반을 마련해주는 책으로는 나에게 훌륭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사회과학자가 되려면 '맥락'을 잘 파악하고 '공감'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흐름을 인식하고 큰 파도에 몸을 얹는 것이 아닌 사회의 질적 성장과 변화에 손을 뻗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혼자 꾸는 꿈은 허무지만, 같이 꾸는 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겁니다." 라는 작가의 마지막 말을 남긴다.

p213
공감을 얻기 위해 제가 개인적으로 했던 훈련이 '바다의 눈으로 보기'입니다. 멸정 위기에 처한 고래를 연구하면서 고래라면 어떤 심정일까, 만약 내가 바다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그 과제를 통해 해양 사막화 같은 개념들을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다. 나쁘다. 이런 잣대만 들이댈 게 아니라 사람이 가진 아주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공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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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책정리

 

#1.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 - 최병삼,김창욱,조원영/삼성경제연구소
-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주목을 받아온 플랫폼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IT업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을 바라보면서 플랫폼에 대해서 설명하고 플랫품 구축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플랫폼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논리적인 구조를 잘 갖추고 있어서 논리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라든가 플랫폼에 대한 전략에 대해 접근법을 보기에는 좋은 것 같다. 체계적으로 구성된 것이 마음에 들었다.

# 2. 김약국의 딸들 - 박경리/마로니에북스

- 박경리의 <토지>를 읽다가 6권에서 정체되고 있다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았다. 예전부터 들어왔던 제목인데 이런 이야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김약국과 그의 딸들이 겪게 되는 비극적인 삶의 이야기가 짙게 베어 있다. 읽고 나면 무언가 묵직한 기분이 든다. 읽고 나서 별도로 정리해두지 않고 서평을 쓰지 않은 게 아쉬운 책이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정리해 볼 의미있는 책이다.

 

# 3. 나의 조선미술 순례 - 서경식/반비

- 여기서 '조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조선시대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재일동포인 서경식 작가가 큰 그림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가 직접 만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미술에 대해서 더듬어 가는 것이다. 다른 미술 관련 책들과 구별되는 점이라면 작품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작가를 중심으로 접근해가는 방식이다. 그의 작가 본인도 그렇고 디아스포라에 관련된 글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가 예전에 쓴 <나의 서양미술 순례>도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다.

 

# 4.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 - 다케우치 가즈마사/비즈니스북스

- 전기자동차 테슬라, 우주산업 스페이스엑스, 태양광산업 솔라리스를 이끌고 있는 엘론 머스크에 관한 책이다. 사내외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유난히 많이 언급된 인물이다. '인간을 지구 밖으로 보낸다'라는 비전으로 실제 일을 만들어내고 실천해내는 모습이 대단할 뿐이다. 개인적인 목표, 비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책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분명히 목표를 찾아야 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 5. 식물의 인문학 - 박중환/한길사

- 식물, 나무, 환경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서 관련 분야의 책들을 찾아서 읽고 있다. 처음에 들어가는 말부터 인상적이었다. "식물이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스트레스다'. 그 외에도 가정 내에서 환기의 필요성과 식물을 기름으로써 얻는 효과등을 유심히 보고 조그마한 화분도 두개 사서 집에 두었다. 올해는 화분의 수를 많이 늘리고 관리법에 대해서 공부해볼 생각이다. 이 책은 식물 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고 있다. 분명 좋은 내용이 많이 담긴 책인데, 몇 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풀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 6.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민음사

- 읽으면서 나 역시 수없이 상상했다. 망망대해의 조그만 배위에 낚시대를 들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실제 그런 사진이라도 있으면 하나 구해서 책상 앞에 걸어두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 노인이 몸에 낚시 바늘을 두르는 모습, 손에 쥐가 나서 그 손을 보고 대화하는 모습들이 떠오르고, 자꾸만 그 노인이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그 설명을 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은 올해 안에 한 번 필사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노트를 준비했다. 남다른 감동을 받은 건 아닌데 한 번 써보고 싶었던 충동이 일어난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모르겠다.

 

# 7.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 최효찬/예담

# 8.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 최효찬/바다출판사

- 독서와 자녀교육에 대한 책이다. 무언가 특별히 남다른 이야기가 있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은 보통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중간은 간다. 지금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뒤돌아보게 되고, 자녀 교육에 아버지로서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준 책이었다.

 

# 9. 삶의 한 가운데 - 루이저 린저/민음사

- 이 책은 지루하지는 않은 데 읽는 데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작중 몇 년 만에 만난 언니와 동생이 동생의 우편물을 보면서 동생의 지난 삶에 대해서 회고하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두 자매는 서로 이해하기도 하고 스스로 깊은 갈등과 고민에 빠지는 모습이 드러난다. 동시에 동생과 한 남자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볼 만하다. 시대적 배경은 나치시대이기에 당시의 시대상도 엿보인다. 읽고 정리하지 않고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작중 인물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안타깝다.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구는 하나도 없는 방안에서 트렁크가 놓여져있고 그곳에서 편지를 읽고 있는 두 자매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고 그 옆에 위스키 병이 계속 생각났다.

 

# 10.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헨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와이즈베리

- 제목 그대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각종 실험과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공부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집중해서 반복해서 읽고 외우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자주 기억속에서 인출을 자주 함으로써 배운 것을 떠올리라는 것이다. 그중 가장 좋은 방법은 시험이다. 이러한 인출작용을 통해서 뇌를 자극해서 부족한 부분을 알고 뇌 속의 뉴런을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반복적으로 읽는 것은 우리가 텍스트에 익숙해져서 이해하지 못함에도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외에도 흥미로운 기억법도 소개되었다. 어떤 것을 외울때 자신이 잘가는 카페를 생각하고 카페에 외울 것들을 대입하는 것들 같은거... 무언가 획기적인 공부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롭게 한 번 읽어볼 만 하다.

 

# 11.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문예출판사

- 이 책의 첫번째 매력은 재미있다는 점이다. 작중 주인공인 도리언 대신 그의 초상화가 나이를 먹어가는 이야기이다. 그것을 중심으로 인간의 도덕과 쾌락 뿐만 아니라 본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도리언이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추하게 변해가는 초상화를 통해서 과연 나는 어떻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만든다. 환상적인 요소가 들어간 소설이지만 19세기 영국의 귀족문화를 엿볼 수 있었고,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에 대해서도 경험하게 만든다. 한 편의 영화를 본 듯 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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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그날 처음으로 내 얼굴과 마주한다. 반쯤 감긴 눈에 눈곱이 끼어 있고, 머리카락은 나뭇잎들이 햇빛을 찾아 뻗어가듯이 사방팔방으로 솟구쳐 있다. 급하게 씻고 머리에 왁스를 바르고 로션을 바른 다음 거울을 다시 바라본다. 나름 하루의 시작이니 얼굴에 신경을 써야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아침에 마주했던 거울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묻는다. "넌 누구냐?" 하루 종일 컴퓨터를 바라 보아 오른쪽 눈의 가장자리가 붉게 충혈되어 있고, 푸석푸석해진 피부에 각질이 일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아침에 바른 로션의 효과는 과연 얼마나 갈까?

하루 두번 씩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게 내 얼굴인가?  많이 변했다. 예전 사진들과 동일인물인가 싶기도 하고, 안경에 눌린 콧대의 번질거림이 어색하기도 하다. 라색 수술을 할까 하다가도 워렌 버핏, 빌게이츠가 안경을 쓰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한다. 거울을 보며 세월의 흔적을 얼굴에서 찾아낸다. 그저 피부 나이라도 천천히 먹기를 바란다. 이왕 늙어가는 거 보기 좋고 품격있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신체적 젊음을 잃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아무리 사람을 지구 밖으로 보내고 유전자지도를 완성해 나가도 아직까지는 막을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막을 수 있는 곳이 있긴 하다. 바로 소설 속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만약 기도 한 번으로 다른 무엇이 당신 대신 늙어간다면 기도를 하겠는가?
기도를 할지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소설 속에도 공짜는 없으니까.

p47
"얼마나 슬픈 일인가!" 도리언 그레이는 여전히 자신의 초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이렇게 중얼거렸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는 점점 늙어가며 끔찍하고 흉측해지겠지. 하지만 이 그림은 항상 젊음을 간직하고 있을 테지.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고 해도 6월, 바로 오늘의 모습 그대로이겠지. 정반대라면 좋으련만! 내가 항상 젊음을 간직하고,  이 그림이 나 대신 점점 늙어간다면 좋으련만!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바칠 텐데!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서 바치지 못할 게 없지! 내 영혼이라도 바칠거야!"

오늘 소개할 책인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한 대목입니다.
훌륭한 화가인 배질 홀워드는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를 알게 된 후 그로부터 작품의 영감을 얻습니다. 도리언이 배질의 모델이 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아온 날에 그는 쾌락주의적인 인생관을 깊게 가지고 있는 배질의 친구인 헨리 워튼 경을 만나고 그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깊은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이 만난 날 배질은 도리언의 훌륭한 초상화를 완성한다. 초상화를 본 세 사람은 작품에 감동을 하고 도리언은 작품 속 자신에 감탄하고 변하지 않는 젊음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워합니다. 베질은 초상화를 도리언에게 건네 주고 도리언은 그것을 자신의 집에 걸어 둡니다.

어느 날, 도리언은 싸구려 연극 속에서 유난히 빛나는 시빌 베인을 만나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예술적인 연기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결혼을 약속하고 그녀에게 키스를 하지요. 하지만 배질과 헨리에게 그녀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극장을 찾은 날, 그녀는 형편없는 연기를 선보이고 도리언은 시빌 베인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헤어지자 합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도리언을 만나고 진정한 사랑과 삶을 알았다고, 극중 인물들의 연기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도리언이 사랑하게 된 예술적인 연기가 도리언을 사랑하게 되면서 변하게 된 것이죠. 그녀는 도리언에게 자신이 잘못했다고 간청하지만 도리언은 그녀를 내치고 떠나버립니다.

다음 날 헨리는 자신이 너무 했나 싶어 그녀에게 잘못과 사랑을 구하는 편지를 씁니다. 하지만 헨리가 놀랄 만한 소식을 가지고 옵니다. 그녀가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 헨리는 그 소식을 이야기하고 별 일 아니라고 그녀는 도리언으로 인해 진정한 삶을 살았다며, 그 삶이 아름답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그리고 도리언은 그를 따라 파티를 갑니다. 그의 삶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대목입니다.

파티에서 돌아온 도리언은 초상화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림의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자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자신이 아닌 그림의 외모를 변하게 만든다는 것을. 도리언은 그 후, 점점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그랬듯이 유미주의에 빠져들고, 작중 헨리의 영향으로 쾌락으로 짙게 물듭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상처받고 아파하죠. 그의 감춰진 초상화는 점점 더 흉측하게 변해만 갑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환상 소실입니다. 소재 자체도 그리스신화나 판타지 소설에 등장할 만 합니다. 소재는 이렇게 허구적이지만, 내용 속에서는 많은 것을 우리에게 건넵니다. 19세기 초반 영국의 사회상을 보여주고,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적인 요소들이 드러납니다. 도리언, 배질, 헨리를 통해서 오스카 와일드 자신을 표현해냅니다. 그 속에서 배질과 헨리가 도덕과 쾌락으로 갈등하는 모습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합니다.

"나이 마흔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에 그들의 삶이 드러난다는 말이겠죠. 사람들의 얼굴은 그들의 삶의 조각조각들이 켜켜이 쌓여 올려지면서 나타납니다. 거짓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과연 10년 후의 제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질문을 해봅니다.
"기도 한 번으로 내가 늙어가는 대신 다른 무언가가 대신 늙어간다면 그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는 제가 사는 대로 얼굴에 반영되면서 늙어가고 싶습니다. 이해인 수녀, 법륜 스님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샛길로 빠져 봅니다.
항상 생각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어쩌면 영원히 풀리지 않을 거 같은 것이 있습니다. 아무런 죄도 없이 태어나자 마자 고통받는 어린 아이들, 자신의 잘못이 아닌 타인의 잘못된 행동의 결과로 가족을 떠나는 이들의 삶은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운명으로 미루어두어야 할까? 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기적이게도 '나 혹은 우리 가족이 아니니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는 우연으로 닥칠 수 있습니다. 삶은 예측할 수 없고, 내일을 잘 모릅니다. 그렇다고 허무주의로 빠지자는 것은 아닙니다.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면서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게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용서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도리언처럼 추하게 변한 자신의 초상화를 숨기려 애쓰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저녁 거울 속의 제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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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항상 가슴 속에 새기고 있는 말이다. 여기서 생각이란 개인적인 가치관이나 목표로 대신할 수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신중하거나 급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을 맞게 된다. 이런 때에 자신만의 가치관, 목표가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순간을 아무런 판단의 기준없이 선택하게 되면 다시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위대한 선은 최고의 목표"라고 했다. 여기서 선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최고의 목표'는 목표 그 자체가 또 다른 목표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최고의 목표가 될 수 없다.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최고의 목표가 될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철학적으로는 아직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 나는 여기서 그 '최고의 목표'를 궁극적인 삶의 방향을 인도하는 무엇인가로 인식하려 한다.

 

그렇다면 과연 나의 최고의 목표는 무엇일까?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최고의 목표'는 아닐지라도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목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같은 노력이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나 역시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최고의 목표'를 찾게 된다면 아마 삶의 근본적인 것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것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이런 고민에 불을 지펴 준 책이 한 권이 있다. 바로 작년 4월에 출간된 <엘론 머스크의 대담한 도전> 이다. 이미 많은 기업체의 권장도서로 올라가 있으며,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인 '엘론 머스크'에 대한 책이다.

 

엘론 머스크의 '최고의 목표'를 바탕으로 한 도전과 혁신은 자동차, 우주산업 뿐만 아니라 꿈과 목표를 찾아 헤매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큰 자극으로 다가온다.

 

그럼, 엘론 머스크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잠시 뒤 따라 가보자.


엘론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인터넷이 세상을휩쓸기 전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빠져들었고 독서광답게 초등학교 시절에도 하루에 10시간 이상씩책을 읽었다.

 

열 살이 되던 해, 머스크는 그동안 모아둔 용돈과 아버지가 보태준 돈으로 첫 컴퓨터를 구입하고, 혼자서 프로그램 안내서를 독학하여 마스터한다. 벌써부터 싹이 트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머스크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응용물리학과 재료과학 박사과정을 시작했는데 입학한 지 이틀만에 그만두고, 동생인 킴벌 머스크와 인터넷 지도 및 주소 등에 대한 소프트웨어 회사 'Zip2'를 창업합니다.그리고 4년 후 컴팩에 3 7,000만 달러( 4000억원)으로 넘기면서 발판을 마련한다. 곧바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엑스닷컴(X.com)을 설립하고 맥스 레브친의 '컴피니티(Confinity)'와 합병을해서 인터넷 전자상거래 결제서비스 화사인 '페이팔(Paypal)'을 만든다.

 

페이팔은 후에 주요 사용자이던 이베이(eBay) 15억달러(16,000억원)에 매입되고, 그때 머스크는 1 7,000만 달러(1,8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손에 쥐게 된다.

 

이러한 개인적인 역량과 실리콘밸리의 환경 속에서 머스크는 그의 꿈을 향한 발판을 마련한다.

엘론머스크는 어느 순간 자신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식량난, 물 부족 사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지구에서 몇 십 억명이나 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살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그의 답은 '지구 이외의 행성에 사는 것' 이었다.

그것은 그의 '최고의 목표'가 되었고 그의 대담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SpaceX

페이팔 매각에 따라 자금을 확보한 머스크는 2002년 항공우주회사 'SpaceX' 를 설립한다우주산업은 막대한 투자자금과 실패할 확률이 높아서 기업들에게는 섣불리 도전하기 힘든 고위험 사업이었지만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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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산업에 도전한 머스크는 무수한 실패를 맞닥뜨린다. 처음 제작한 팰컨1호는 3차례나 발사에 실패하면서 엄청난 손실을 냈으며, 사람들도 민간기업에게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하지만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그들은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6년 만인 2008 9 28일 처음으로 발사를 성공시키는 쾌거를 이루어 낸다. 그 때까지 실패비용과 연구개발비에 투입된 자금만 1억 달러(1,100억원)에 달했다.

 

SpaceX는 처음 도전에 나설 때부터 팰컨1호만의 성공을 목적으로 두지 않았다. 그들은 기존의 로켓제작회사가 주문을 받으면 그때부터 한 기씩 제작해오던 방식을 깨뜨리며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나갔다. 우선 최대한 설계를 간단히 해서 설계를 표준화하고 부품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프로젝트방식으로 굳어졌던 방법을 과감이 허물어 버리면서 비용을 줄이며 품질을 향상 시킬 수 있었다.

 

머스크는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한다. 로켓 제작에 투입하는 비용 중 약 4분의 3 1단 로켓에 들어가는데, 아시다시피 1단 로켓은 처음에 분리되는 것으로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1단 로켓이 분리되고 나서 다시 발사대로 돌아오면 그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을 재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2013 6월 실험에서는 지상에서 325미터까지 상승한 후 본래 지점까지 착지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초기부터 수많은 실패를 겪어 왔지만, 그들은 매번 문제점을 해결해 나갔고 로켓제작 및 발사 비용을 기존에 NASA가 들였던 비용의 1/10 수준으로 낮추었다.

 

"문제가 뭔지는 개의치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의 해결이다."


TESLA

2004년에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꿈을 가지고 가지고 있던 머스크는 스타라우벨과 에버하드를 만나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머스크는 기존에 에버하드가 설립한 테슬라에 출자를 하고 이사회의 의장이 된다




"전기자동차를 조금이라도 일찍 보급해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은 인류의 생명을 늘리는 데 있어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고, 기후변화에 대처하면서 화성 이주를 실현할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이었다.

 

시장에서는 뛰어난 기술이 있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한 사업모델과 그에 따른 마케팅 등이 뒤따라야 한다. 기술만을 내세우는 기업들이 고배를 마신 것은 기업사에 흔히 존재한다아직은 잘 모르지만 테슬라는 기술력 뿐만 아니라 그들 만의 독특한 전략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보통 전기자동차 시범을 보이는 것들은 경차와 같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머스크는 1단계로 10만 달러 가량의 고급스포츠카를 처음에 출시하고, 2단계로 5만 달러 가량의 세단 시리즈 그리고 3단계로 약 2만 달러 가량의 대중차를 개발하는 전체적인 로드맵을 그렸다. 처음부터 최고의 기술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도전을 시도한 것이다.

 

전기자동차에서 가장 염려되는 부분중의 하나는 전기충전시스템에 관련된 것이다. 머스크는 단순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의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고 고속 충전소 '슈퍼차저 스테이션' 고안해냈다. 전기자동차용 고속 충전소를 설치함으로써 평생 무료 충전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전기는 머스크한 출자한 회사인 솔라시티가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부터 만들어지게 된다.

 

슈퍼차저 스테이션에서 충전하는 방식은 무료이지만 몇 시간이 소요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외에 일정 요금을 받고 배터리 팩을 교환하는 방식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테슬라의 행보는 여전히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머스크가 다음에 또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른다. 그의 최고의 목표는 '화성으로 이주하는 것'이었므로 어쩌면 화성에 건물을 짓는 신개념의 건축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곳의 환경에 맞는 식품 및 식량산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들이 그의 목표와 이어질 때는 새로운 연관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가 만약 처음에 단순히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면 아마 자동차를 만드는 것에서 그쳤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무언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그 다음에 생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나는 어떻게 '최고의 목표'를 찾을 수 있을까?

엘론 머스크와 같은 목표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내 삶을 이끌어가고 어둠 속의 북극성과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직은 너무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희미한 빛이 느껴진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표'를 가져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서 실패를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행동이 없이는 아무리 훌륭한 목표라도 의미가 사라진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에 다시 가능성을 말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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