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과 영영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철학 -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philosophy - is the study or creation of theories about basic things such as the nature of existence, knowledge, and thought, or about how people should live

철학은 우리 인간 자신과 인간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인간들 내부의 생각에 대해 다루는 학문인 것이다. 


최근에 '삶이란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글귀를 보면서 내가 나를 알아가는 방법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기도 하였고, 얼마 전 작고하신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의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책에서 철학에 대한 세대별 해야 할 것을 보면서 한 번쯤 철학에 대해 살펴볼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다.


구본형 선생은 철학에 대해 세대별로 "30대는 철학사를 뒤적여 가장 매력적인 철학자 한 '분'을 골라라. 그 '분'에 관한 책 두 권을 정독해 그 '놈'으로 만들어라. 40대는 자신의 철학을 가다듬어라. 차용한 철학으로는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자신의 길을 갈 수 없다. 50대는 자신의 철학을 이웃과 조직에 나누어주어라. 철학이란 삶과 세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다." 라고 표현했다."


바로 지금까지 인간과 세상에 대해서 연구했던 철학자들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고 거기에서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나씩 나를 바꾸어나가고 후에는 바람직한 내 삶의 철학을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하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말인 듯 하다.


아직도 철학하면 동양의 공자, 맹자, 노자, 서양의 플라톤, 소크라테스 밖에 떠오르지 않으며 현대의 척학자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는 형편이라 예전에 사두고 이상하게 손에 잡히지 않았던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손에 잡았다.


책에는 48명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에 대해서 짧게 소개하고 있는데, 하나하나 다 깊이 스며드는 내용이었다. 단지 한 번 읽어보고 글로 똑같이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 내가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방식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P25 - 니체의 영원회기

니체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우리가 순간의 굴욕과 비겁을 선택할리는 없다. 순간으로 보였지만 그것은 사실 영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 그리고 지금의 삶이 비겁하다면 우리는 자신이 10만 년 주기로 지금까지 비겁했다는 슬픈 과거를, 동시에 자신이 앞으로도 영원히 10만 년 주기로 비겁하리라는 슬픈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우리가 굴욕과 비겁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지금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라!


P39 - 페르소나

맨얼굴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쓸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다. 불행히도 맨얼굴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이 쓰고 있는 페르소나를 벗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페르소나를 벗는 순간 망가진 맨얼굴을 볼까 두렵기 때문이다.


P56  - 인내천

개체에 내재하는 신적 생명력을 스피노자는 '코나투스'라고 불렀다면, 최시형은 한울님, 즉 천주라고 부른다. 흥미롭지 않은가? 인간 외부에 존재하는 초월자를 긍정하는 초월적 사유를 부정하자마자, 인간 내부에 잠재한 생명력을 긍정하는 내재적 사유가 전개된다는 사실이 말이다. 서양의 스피노자, 그리고 우리의 동학이 중요한 이유는 두 사유 전통이 공통적으로 인간이 직면하는 난제를 초월자에게 호소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인문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성찰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비록 실패의 가능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P83 - 생각

생각은 오직 기대하지 않았던 시간과 조우할 때에만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하이데거라는 현대철학자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존재와 시간]이란 유명한 철학책을 썼던 이 독일 철학자는 인간이 생각한다는 사실을 자명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인간이 과연 언제 사유하게 되는지를 숙고했다.


P89 - 돈오

지눌의 눈에는 당시 고려의 선승들은 자신들이 왜 치열하게 정진해야만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맹목적인 수행만을 일삼고 있는 원숭이들로 보였던 것이다. 수행을 하기 이전에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바로 이것이 지눌의 문제의식이었다. 왜 우리는 고통에 빠져 사는가, 왜 고통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어떻게 하면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가, 그리고 고통이 해소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게되는가? 우리는 자신의 실존적 상태나 수행의 방향을 지적으로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P106 - 진인사대천명

'사람의 일을 모두 다 하고, 천명을 기다린다'는 의미를 가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유명한 구절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난 뒤, 조용히 그 결과를 기다리는 태도, 어떤 결과가 나오든 기꺼이 수용하는 태도!


P222 - 아우라

어느 여름날 오후 휴식의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그림자를 던지고 있는 지평선의 산맥이나 나뭇가지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이 순간, 이 산, 그리고 이 나뭇가지가 숨을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산이나 나뭇가지의 아우라가 숨을 쉬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253 - 스펙터클사회

스펙터클 사회는 인간으로부터 상품에 대한 시각적 감각을 제외한 일체의 현실 감각을 박탈해버린 거대한 매트릭스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바로 여기에서 역설적으로 스펙터클 사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볼 수 있다. 촉각으로 접할 수 있는, 즉 자신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 지속적으로 개입하여 현실 감각을 키워야 한다. 단지 이것만이 권력과 자본이 내건 집어등의 유혹으로부터 해방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기억 속에 잡아두고 싶었던 내용이 너무나 많았고,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진 내용도 있었다. 라캉, 라베송, 하이데거, 지눌, 장자, 스피노자, 벤야민, 리오타르 같은 철학자에 대해서 한 번 더 그들의 생각을 알고 싶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19세기 프랑스의 작가 폴 부르제의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과 지금의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사유하지 않으면 인간스러움을 잃게 되는 것이다.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남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의 하나의 부속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할지는 자명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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