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미움받을 용기》를 한 문장으로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인 듯 하다정통적인 심리학의 방법론으로 프로이트를 중심으로 한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우리의 행동을 설명하지 않고,새로운 방식인 목적론으로 접근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이론들은 현실을 살아가고앞으로의 좀 더 나은 삶을 희망하는 이에게 힘을 실어준다단순히 시장경제의 논리 속에서 기업의 하나의 부속품으로서 근면을 강조하는 자기개발서와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정의부터 알아본다


▶ 과제의 분리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 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 무늬만 인과관계

원래는 어떤 인과관계도 없는 것을 마치 중대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스스로에게 설명하고 납득하는 것

 

▶ 공동체 감각

타인을 친구로 여기고, 거기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공동체 감각이다. 여기서 소속감이란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의 범위는 우주와 무생물까지 확장된다.

 

▶ 자기긍정 vs 자기수용

자기긍정이란 하지도 못하면서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강하다.” 라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것이다. 이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삶의 방식으로 우월 콤플렉스에 빠질 수 있다.

자기수용이란 ‘하지 못하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60점짜리 자신에게 “이번에는 운이 나빴던 것 뿐이야. 진정한 나는 100점짜리야.” 라는 말을 들려주는 것이 자기긍정이라면 60점짜리 자신을 그대로 60점으로 받아들이고 “100점에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라고 방법을 찾는 것이 자기수용이다.

 

▶ 타자신뢰

다른 사람을 믿을 때 조건을 일절 달지 않는 것이다. 비록 신용할 수 있을 만큼의 객관적 근거가 없더라도 믿는다. 담보가 있든 개의치 않고 무조건 믿는 것 그것이 신뢰이다.

지금 ‘누군가를 무조건 신뢰해봤자 배신당할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지? 그런데 배신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이다. 나는 그저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만 생각하면 된다.

 

▶ 타자공헌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 공헌하려는 것이다. 타자공헌이란 ‘나’를 버리고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가치를 실감하기 위한 행위이다.


내가 이해한 아들러 심리학은 개인을 위한 심리학이며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용기’ ,’사용의 심리학이다중심에는 개인이 있으며 개인의 자유의지가 중심이 된다사람들이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도 결국은 개인들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그렇기에 자신이 역시 스스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다그 다음을 자신이 속한 사회즉 인간관계로 눈을 돌린다우리의 갈등을 모두 인간관계를 통해서 일어난다고 가정한 그는 사회와 조화롭게 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위의 행동 목표 중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에 대한 것으로 공동체 감각’, ‘수평관계’, ‘존재에 대한 감사’ 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이 세 가지는 읽으면서 내가 앞으로 변화해야 하 는 방향이라고 생각했다어쩌면 나에게 아들러 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아들러 심리학은 모든 수직관계를 반대하고 모든 인간관계를 수평관계를 만들자고 주장한다인간관계를 수직관계로 받아들이면상대를 자신보다 아래라고 보고 개입하게 된다는 점이다이것은 분명하다하지만 실제로 가장 실제 자신의 생활에 반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부모자녀 관계직장 상사와의 관계선후배 관계 등에서 내 스스로 먼저 실천해야 하는 부분이다수평관계라는 것은 자신의 역할은 분명히 하되 과제의 분리를 통해서 타인의 과제를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과제의 분리를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어쩌면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존재에 대한 감사는 경험으로 알게 된 부분이지만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다어떤 것을 판단할 때 타인의 행동만을 강조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주변을 잘 생각해보라있을 때는 모르지만 분명히 어느 날 갑자기 자리를 비우거나 없어진다면 크나큰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사물사람에 관계없이 우선 존재에 대한 감사라는 인식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공동체 감각수평관계 형성존재에 대한 감사타자공헌 등을 개인이 직접 실천하는 것이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고 물어본다

아들러의 대답이 진지하게 내 가슴 속을 울렸다.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는 관계없습니다내 조언은 이래요당신부터 시작하세요다른 사람이 협력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말고.”

 

나는 앞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고 실천하고 시작할 것이다그와 동시에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삶에 대해서도 그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과 이를 통해 만난 아들러 심리학이 어쩌면 새로운 삶의 동력과 기저가 되길 바란다.



함께 읽어 보기


■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기시미 이치로/살림


   (자녀교육)  http://zorbanoverman.tistory.com/491
   (자아찾기)  http://zorbanoverman.tistory.com/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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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 그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모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모자를 삼킨 보아뱀' 인가요.

<어린왕자>에서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으로 이 역시 쉽사리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합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저 그림을 보면 자연스레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말합니다.


이제는 <어린왕자> 속에서 나오셔야 합니다. 각자 만의 답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어떤 질문에는 분명히 답이 존재하고 그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일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갈등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획일적인 사고가 굳어집니다.


하나의 답만 있는 경우, 만약 그 답이 틀리면 그 답을 섬기고 따라가던 사람들이 모두 오류의 낭떠러지에 설 수도 있습니다. 이때 단 한 사람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면 함께 망하는 길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림에 대한 각자 만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의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이 그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듯이 우리는 질문을 이어가야 합니다. 





철학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탈레스는 새로운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철학의 개척자'로 평가받습니다.

그때까지는 "이 세계를 '누가' 만들었을까?" 하고 물었죠. 그런데 탈레스는 "이 세계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하고 묻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세계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답을 제우스나 하느님이라고 했죠. 그런데 '누가'가 아니라 '무엇'이라고 물으면 답이 달라지죠. 답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생각하는 방향과 대상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고의 발걸음들이 모여서 결국 '원자론'을 제안하는 것에 이릅니다. 현대물리학의 중요한 가설이기도 한 원자론이 바로 탈레스로부터 시작된 질문에서 나왔다는 점이 신기하지 않나요?


플라톤은 이러저러하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를 물었고, 근대 철학을 정초한 데카르트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가장 확실한 것은 무엇인가?' 라고 물었죠. 칸트는 '우리는 어떤 조건에서 알 수 있는가?'를 물었고, 니체는 '선과 악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누가 만들었는가?'를 물었죠. 이런 질문들이 철학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꿔 놓은 질문들입니다.


어떻게 하면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


철학에 대해서 관심이 조금 생겼는데,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대학 때 교양으로 <서양사상의 이해>라는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당시에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계몽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서 배운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수업을 잘 못 신청했구나.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여전히 어떤 사상가로 시작해보려는 시도는 하지만 앞에 몇 장 읽다 보면 '아직 힘들구나!' 하는 자괴감에 빠집니다. 


아직은 철학책이 저에게는 히말라야 같은 높은 산입니다. 연습이 필요합니다. 근처의 낮은 산을 한 번 올라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철학에 입문하기 좋은 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찾고 또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찾은 것이 피노키오의 철학 <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 입니다. 전체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철학자 위주로 설명하기 보다는 특정한 주제를 설명하면서 여러 철학자들의 이론을 등장시키면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살짝 개괄하면서 다리 근육이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생기듯이 그렇게 책력이 조금씩 쌓이기를 희망할 뿐입니다.


'어떤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지 한 번 해보자. '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쉽게 어떤 분야로 관심을 쏟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동시켜주는 책을 만나면 정말 행운입니다. 저는 그런 책을 'Trigger Book' 이라고 부릅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달과 6펜스>는 화가 고갱에 대한 소설인데, 책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고갱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고 그의 그림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는 <달과 6펜스> 처럼 다른 분야로의 Trigger는 아니지만 질문 속에서 철학으로 확장시켜주는 그런 책입니다. 


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하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하게 하고, 프로이트의 의식, 무의식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이 됩니다. 과학적 명제로서 귀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플라톤의 이데아에 의문점을 남깁니다.


아직은 철학에 대해서는 감이 제대로 잡히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접근하고 알아갈지는 그저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얻은 것일 수록 더 오래 남고 소중하게 간직된다는 점을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철학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했으니 저 역시 그 방법으로 시작해야 겠네요.
'어떻게 하면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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