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전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서울에 집중되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알파고(AlphaGo)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5전 4승 1패로 알파고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361! 이라는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에서 인간을 압도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과학의 발전에 새삼 다시 놀랐습니다. 언론과 수많은 서적에서 인공지능(AI) 에 대해서 대서특필하였고, 이제는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을 덧붙인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상 속의 모습들이 실제로 현실에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어떤 것은 상상 이상의 현실이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현실 속에서 살게 될까요? 10년, 20년 후의 우리의 생활은 어떠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DARPA 라고 들어보셨나요? 우리 앞에 다가올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DARPA는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로 미국 국방부에 소속된 연구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냉전시대 미소 간의 우주전쟁의 산물입니다. 당시 미국은 자국 내 과학, 기술을 집약적으로 축적함으로써 소련과의 경쟁에서 압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지금은 우리에게 낯익은 것들이 개발됩니다. 본래 전쟁 중 적군은 배제한 채 서로 간에 통신하기 위해 개발된 Internet,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GPS, 이제 점점 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무인자동차등이 DARPA를 통해 활성화됩니다.


'무인자동차'를 예로 들어봅시다. DARPA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최초의 무인자동차대회인 DARPA Grand Challenge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각 단계별 우승 상금을 내겁니다. 미국의 유수 대학과 자동차 업체가 이 대회에 참여합니다. 처음에는 완주가 힘들 정도의 기술력으로 시작되었지만 해가 거듭 될수록 기술력은 발전해 갑니다. 그리고 이 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은 Google 등과 같은 산업계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Google은 상용화의 문턱까지 무인자동차를 이끌고 가고 있습니다. DARPA에서 물꼬를 틀고, 산업의 문턱으로 들어고, 조만간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게 될 기술인 것입니다.  언젠가는 Internet, GPS 가 당연한 것 처럼 무인자동차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Self-Driving Car test - Google / 2012


'무인자동차'에서 이제는 '로봇'으로 눈을 돌려 볼까요. 지난 해인 2016년에 우리 과학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카이스트팀이 DARPA Robotics Challenge 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DARPA Robotics Challenge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려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돌아갑니다. 당시 원전으로 미국과 일본의 로봇들이 투입됩니다. 당시 초기 대응으로 내부에서 밸브를 잠그는 것 만으로 어느 정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봇들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결국 엔지니어들이 오염된 원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이후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는 비공개되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최고의 로봇들이 투입되었지만, 정작 문제해결은 할 수 없었습니다. 로봇 공학자들은 실망이 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2012년 DARPA 는 전세계의 로봇 공학자들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장표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바로 아래 장표입니다. 로봇 공학자들은 이걸 보고 모두 한 숨을 쉬었다고 합니다. 지금 기술로는 턱없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ARPA는 당근을 제시하죠. 지원하는 팀에게는 30억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당연히 선불은 아닙니다. 각 단계를 통과할 때 마다 일부를 주는 거죠. 그리고 200팀 정도가 참여를 하게 되고 2015년 Final 에는 24개 팀이 올라가게 됩니다. 미국 12팀, 일본 5팀, 한국 3팀(Team SNU, Team KAIST, Team KOBOTIS), 독일 2팀, 홍콩 1팀, 이탈리아 1팀이 최종 결선에 올라갑니다. 



Mission 1 : 자동차 운전

Mission 2 : 자동차에서 내리기

Mission 3 : 문 열기

Mission 4 : 밸브 잠그기

Mission 5 : 벽 뚫기

Mission 6 : Surprise Mission

Mission 7 : 협지 통과

Mission 8 : 계단 오르기


이 미션은 이 정도가 가능하다면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했을 경우 밸브를 잠글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만들어진 것입니다. Mission 1이 자동차 운전입니다. 왜 일까요? 바로 오염된 지역에 로봇이 직접 운전을 해서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었다면 빠졌을 수도 있겠네요. 이 Final Mission 에서 카이스트팀이 로봇 강국인 미국과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  2015 DARPA ROBOTICS CHALLENGE Final Winner - Hubo (Team KAIST)


▲  2015 DARPA ROBOTICS CHALLENGE Final Winner - Mission


당시 우리나라의 우승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로봇의 양대 산맥은 미국과 일본이었으며 모두들 이번 Challenge 도 두 국가의 경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팀은 Google에서 지원하는 팀도 몇몇 있었습니다. 당시 Challenge 가 끝나고 8개월이 지난 후 하나의 영상이 공개됩니다. 당시 challenge 에 참가했던 Boston Dynamics 에서 만든 로봇을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8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향상된 기술력을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을 본 다른 로봇 과학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로봇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  Atlas, The Next Generation - Boston Dynamics


DARPA 에서 진행 중인 것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기사를 본 것 중에 하나는 생각하는 것 만으로 컴퓨터 모니터에 글을 쓸 수 있는 시대가 올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부분 역시 DARPA에서 이전부터 진행해오던 것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빅데이터를 기초로 합니다. 만약 '사과' 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의 뇌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런 데이터를 수 없이 쌓아놓는 것입니다. 그런 데이터들을 토대로 글을 쓰게 하는 것이죠. 아시나요? 이런 기술 역시 전쟁에서 아군끼리 아무런 말 없이 서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처음 고안했던 것입니다. 


DARPA의 1년 예산은 2조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당장 산업화되기는 힘들더라도 우리의 상상 속에 있는 것들을 실제 현실로 만들기 위한 일을 해 나갑니다. Internet, GPS 등이 우리에게 일상이 되었던 것처럼 오늘 소개한 것들 역시 언젠가는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런 기술이 인간의 삶에 들어올 때는 그 편리함과 함께 엄청난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이 해결해가야 할 부분입니다. 자율 주행차에 대해서 얼마전에 기사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만약 내가 구매한 자율주행차가 어떤 사고의 순간에 처했을 때 A를 선택했을 경우 차에 탑승했던 사람 2명이 죽고, B를 선택했을 때는 외부의 10명이 죽는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B를 선택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면 당신은 그 차를 구매하겠는가?" 이게 자신의 문제로 들어오면 복잡해집니다. 이런 것은 아주 작은 문제입니다.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벗어나는 수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입니다. 


로봇이 일상으로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단순 직업들은 사람에게서 로봇으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보다 더 심하게 대기업 중심으로 사회의 부가 집중되고 부익부 빈익빈은 심해질 것입니다. 어쩌면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기계파괴운동)이 재현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로봇이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경우의 법률적인 문제 등 각종 제도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들은 이제 단순히 공상과학이 아니고 현실로 들어오고 있는 부분입니다. 알파고가 갑자기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듯이, 우리의  일상에 충격을 주는 것들이 하나씩 나타날 것입니다. 그때마다 놀라고 당황할 수는 없습니다. 조금씩 그 변화의 흐름을 알아가고,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무엇을 해야 할지 미리 고민해 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 참고 -

1) 강연 : 수원시 평생학습관 <곧 다가올 로봇 시대> , 한재권
2) 로봇의 부상 - 마틴 포드 저 / 세종서적

3) 마음의 미래 - 미치오 카쿠 저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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