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9

사전적인 의미로 사회과학은 인간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험과학을 말한다. 사회학, 정치학, 법학, 행정학, 심리학 등이 사회과학에 포함된다. 우리가 사회라는 틀 안에서 살고 있음을 깨닫고, 그 틀 안에서 생겨난 문제점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사회과학의 인식과 도구가 필요하다.

예전부터 사회학에 대해서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고 있으며, 사회의 한 구성원인 나는 사회로 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궁금했다.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현상이 발생하면 단순히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사회 내부의 시스템의 결함에 의해서 발생했는지도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처음에 어떤 통로를 통해서 사회과학에 접근해야 할지를 몰랐다. 너무 광범위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기에 처음 시작이 힘들었다. 출판잡지
 《기획회의》를 읽다가 우석훈의 《나와 너의 사회과학》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사회과학 입문자에게 적당하다는 언급이 있어서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

개인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인이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가 강하게 내재되어 있곤 했다. '내가 먼저 잘해보자.', '내가 먼저 착해지자' 하지만 사회문제는 모든 사람이 착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대신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 지식을 전달하고 습득하고 스스로 똑똑해지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 어쩌면 문제의 해결에 한 발 다가서는 방법일 것이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사회과학은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지금의 대학 혹은 학문의 체계는 하나의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전문가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 있고, 전체를 바라보고 지향하고 사회적 담론을 주도할 수 있는 지식인이 부족한 현실이다. 전문가는 많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거장'은 등장하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된 것이다. 이런 시점일 수록 사회과학을 통해서 전방위적인 백과사전식 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소위 인문학이라고 하는 '문사철'이 자리잡고 있다. 백과사전식 지식을 갖춘 사람이란 다른 말로 기획자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자기가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누가 뭘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지는 않아도 정확하에게 아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제 부터 '사회과학' 에 대한 학습이 시작된다. 이 책이 사회과학의 바른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아직 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사회과학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지 여전히 깜깜하기는 하다. 우선 사회과학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 부터 알아본다.

◆ 경제적 인간과 사회적 인간
다른 말로 '방법론적 개인주의'와 '방법론적 전체주의'로 말할 수도 있다. 개체와 구조의 문제라고도 한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개인주의 측면, 전체주의 측면 에서 바라볼 수 있다.
'방법론적 전체주의'는 집단은 개인의 속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자체의 독특한 속성이 있다고 보고, 사회를 단순한 개인의 집합이 아닌 사회 전체를 직접 연구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것으로부터 사회학은 본격적으로 출발 된 것이다.

◆ 설명과 이해 (과학철학과 해석학)
과학철학에서 강조하는 점은 과학의 예측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리 순수한 형태의 법칙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접근법을 '사전적 접근'이라고 부르고 '설명'의 방식이라고 한다. 반면에 해석학을 바탕으로 한 접근법은 지금까지의 현상을 맥락을 기초로 풀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사후적 접근'이라고 부르고 '이해'의 방식이라고 한다.
'설명'은 텍스트와 숫자가 중요하지만 '이해'는 저자 혹은 행위자의 의도와 함께 맥락(Context)가 중요해진다. 텍스트가 어떻게 쓰여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의도로 그렇게 쓰여졌으며 어떤 맥락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느냐가 중요해진다.

◆ 환원주의와 다원론
일원론은 아주 강력한 환원주의를 띠게 되는데 한 가지 요소로 환원해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의미를 두지 않고 무시해버린다. 대표적인 예가 중세시대의 기독교의 신을 생각하면 된다. 지나친 환원주의는 경계의 대상이지만 정치적, 사회적으로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또한 한 요소가 지나치게 강력해지면 근본주의로 빠지게 되기도 한다. 
다원론의 성향이 강한 곳은 그리스, 인도 및 인류문명이 시작된 곳으로 대부분 여러 신을 믿었다. 이때 사회지도층은 신들의 이름과 의미를 다 알아야 했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야 했다. 이렇게 복합적으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다원론의 기반이었다.

경제적인간/사회적인간, 설명/이해, 일원론/다원론은 어떻게 옳고 그르다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지 않고 어떤 사회 현상에 대해서 인식하는 하나의 틀로 작용되는 것들이다. 다른 사항들도 존재하지만 철학적인 접근이 이루어진 부분들은 아직은 내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사회현상을 바로 보는 인식의 틀이 마련되었다면 이제는 사회에 대한 모델링(Modeling)을 하게 된다. 모델링을 통해서 만들어진 모델을 통해서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 이 때 모델은 컴퍼넌트(Component) 바로 구성요소가 존재하게 된다. 

모델에 넣는 구성요소가 한 종류이면 균질적인 것이고, 두 종류 이상이면 이질적 혹은 비균질적 모델이 되는 것이다.
모델을 만들 때, 균질한 모델로 할 것인지 비균질한 모델로 할 것인지는 분석가의 선택의 문제이다. 그러나 결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분석도구 선정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구성요소는 늘어날 수록 설명력이 높아지고 사실성도 커지는 반면에 설득력과 전달력은 떨어지게 된다. 이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위에서 만들어진 모델을 분석할 때 수학이 많이 쓰인다. 사회현상 분석에 수학적 사유에 의존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시뮬레이션 방식 등과 같은 것들은 사회현상 분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간과할 수 없다. 이 밖에도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는 비가역성, 공간에 대한 관점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회적부분을 잠시 언급한다.

◆ 선형과 비선형
모델을 분석할 때 수학에 많이 의존하는 데 많은 부분이 선형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최적화기법(Optimization)을 통해서 선형으로 바꾸어 주고 선형적인 분석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기계론적 성장주의의 폐해에 대한 사회적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선형적인 접근법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점점 비선형적 현상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생겼다

◆ 시간을 다루는 법
사회과학에서 시간을 바라볼 때 특별한 목적론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목적론의 대표적인 경우가 진화론인데 인간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는 시각이다. 아리안 족이 궁극의 민족이 되어야 한다는 나치즘과 사회 진화론의 결합이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는 이미 역사를 통해 증명되었다. 사회를 바라볼 때 앞으로의 시간의 방향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결정하고 나서 그것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다원주의를 통해서 목적론을 벗어버리고 나서야 진화론이 다시 과학적 논의의 대상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 공간을 다루는 법
공간을 볼 때는 언제나 그 안에 깃들어 살아야 할 사람들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투기의 목적이 아닌 그 곳에서 삶을 꾸려갈 사람,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 묻힐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 그런 눈을 갖고 보아야 한다. 사회과학에서는 인간이 빠지면 아무것도 아닌 말장난에 불과하다.

사회과학의 개론적인 개념에서 《나와 너의 사회과학》을 처음 접했을 때는 살짝 당혹스러웠다. 사회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이론서의 개념이었다. 그리고 그 이론을 설명하는 데 철학적인 요소가 가미된다. 읽는 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그 기반을 마련해주는 책으로는 나에게 훌륭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사회과학자가 되려면 '맥락'을 잘 파악하고 '공감'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흐름을 인식하고 큰 파도에 몸을 얹는 것이 아닌 사회의 질적 성장과 변화에 손을 뻗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혼자 꾸는 꿈은 허무지만, 같이 꾸는 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겁니다." 라는 작가의 마지막 말을 남긴다.

p213
공감을 얻기 위해 제가 개인적으로 했던 훈련이 '바다의 눈으로 보기'입니다. 멸정 위기에 처한 고래를 연구하면서 고래라면 어떤 심정일까, 만약 내가 바다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그 과제를 통해 해양 사막화 같은 개념들을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다. 나쁘다. 이런 잣대만 들이댈 게 아니라 사람이 가진 아주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공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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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그날 처음으로 내 얼굴과 마주한다. 반쯤 감긴 눈에 눈곱이 끼어 있고, 머리카락은 나뭇잎들이 햇빛을 찾아 뻗어가듯이 사방팔방으로 솟구쳐 있다. 급하게 씻고 머리에 왁스를 바르고 로션을 바른 다음 거울을 다시 바라본다. 나름 하루의 시작이니 얼굴에 신경을 써야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아침에 마주했던 거울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묻는다. "넌 누구냐?" 하루 종일 컴퓨터를 바라 보아 오른쪽 눈의 가장자리가 붉게 충혈되어 있고, 푸석푸석해진 피부에 각질이 일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아침에 바른 로션의 효과는 과연 얼마나 갈까?

하루 두번 씩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게 내 얼굴인가?  많이 변했다. 예전 사진들과 동일인물인가 싶기도 하고, 안경에 눌린 콧대의 번질거림이 어색하기도 하다. 라색 수술을 할까 하다가도 워렌 버핏, 빌게이츠가 안경을 쓰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한다. 거울을 보며 세월의 흔적을 얼굴에서 찾아낸다. 그저 피부 나이라도 천천히 먹기를 바란다. 이왕 늙어가는 거 보기 좋고 품격있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신체적 젊음을 잃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아무리 사람을 지구 밖으로 보내고 유전자지도를 완성해 나가도 아직까지는 막을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막을 수 있는 곳이 있긴 하다. 바로 소설 속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만약 기도 한 번으로 다른 무엇이 당신 대신 늙어간다면 기도를 하겠는가?
기도를 할지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소설 속에도 공짜는 없으니까.

p47
"얼마나 슬픈 일인가!" 도리언 그레이는 여전히 자신의 초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이렇게 중얼거렸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는 점점 늙어가며 끔찍하고 흉측해지겠지. 하지만 이 그림은 항상 젊음을 간직하고 있을 테지.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고 해도 6월, 바로 오늘의 모습 그대로이겠지. 정반대라면 좋으련만! 내가 항상 젊음을 간직하고,  이 그림이 나 대신 점점 늙어간다면 좋으련만!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바칠 텐데!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서 바치지 못할 게 없지! 내 영혼이라도 바칠거야!"

오늘 소개할 책인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한 대목입니다.
훌륭한 화가인 배질 홀워드는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를 알게 된 후 그로부터 작품의 영감을 얻습니다. 도리언이 배질의 모델이 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아온 날에 그는 쾌락주의적인 인생관을 깊게 가지고 있는 배질의 친구인 헨리 워튼 경을 만나고 그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깊은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이 만난 날 배질은 도리언의 훌륭한 초상화를 완성한다. 초상화를 본 세 사람은 작품에 감동을 하고 도리언은 작품 속 자신에 감탄하고 변하지 않는 젊음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워합니다. 베질은 초상화를 도리언에게 건네 주고 도리언은 그것을 자신의 집에 걸어 둡니다.

어느 날, 도리언은 싸구려 연극 속에서 유난히 빛나는 시빌 베인을 만나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예술적인 연기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결혼을 약속하고 그녀에게 키스를 하지요. 하지만 배질과 헨리에게 그녀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극장을 찾은 날, 그녀는 형편없는 연기를 선보이고 도리언은 시빌 베인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헤어지자 합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도리언을 만나고 진정한 사랑과 삶을 알았다고, 극중 인물들의 연기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도리언이 사랑하게 된 예술적인 연기가 도리언을 사랑하게 되면서 변하게 된 것이죠. 그녀는 도리언에게 자신이 잘못했다고 간청하지만 도리언은 그녀를 내치고 떠나버립니다.

다음 날 헨리는 자신이 너무 했나 싶어 그녀에게 잘못과 사랑을 구하는 편지를 씁니다. 하지만 헨리가 놀랄 만한 소식을 가지고 옵니다. 그녀가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 헨리는 그 소식을 이야기하고 별 일 아니라고 그녀는 도리언으로 인해 진정한 삶을 살았다며, 그 삶이 아름답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그리고 도리언은 그를 따라 파티를 갑니다. 그의 삶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대목입니다.

파티에서 돌아온 도리언은 초상화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림의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자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자신이 아닌 그림의 외모를 변하게 만든다는 것을. 도리언은 그 후, 점점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그랬듯이 유미주의에 빠져들고, 작중 헨리의 영향으로 쾌락으로 짙게 물듭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상처받고 아파하죠. 그의 감춰진 초상화는 점점 더 흉측하게 변해만 갑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환상 소실입니다. 소재 자체도 그리스신화나 판타지 소설에 등장할 만 합니다. 소재는 이렇게 허구적이지만, 내용 속에서는 많은 것을 우리에게 건넵니다. 19세기 초반 영국의 사회상을 보여주고,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적인 요소들이 드러납니다. 도리언, 배질, 헨리를 통해서 오스카 와일드 자신을 표현해냅니다. 그 속에서 배질과 헨리가 도덕과 쾌락으로 갈등하는 모습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합니다.

"나이 마흔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에 그들의 삶이 드러난다는 말이겠죠. 사람들의 얼굴은 그들의 삶의 조각조각들이 켜켜이 쌓여 올려지면서 나타납니다. 거짓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과연 10년 후의 제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질문을 해봅니다.
"기도 한 번으로 내가 늙어가는 대신 다른 무언가가 대신 늙어간다면 그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는 제가 사는 대로 얼굴에 반영되면서 늙어가고 싶습니다. 이해인 수녀, 법륜 스님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샛길로 빠져 봅니다.
항상 생각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어쩌면 영원히 풀리지 않을 거 같은 것이 있습니다. 아무런 죄도 없이 태어나자 마자 고통받는 어린 아이들, 자신의 잘못이 아닌 타인의 잘못된 행동의 결과로 가족을 떠나는 이들의 삶은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운명으로 미루어두어야 할까? 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기적이게도 '나 혹은 우리 가족이 아니니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는 우연으로 닥칠 수 있습니다. 삶은 예측할 수 없고, 내일을 잘 모릅니다. 그렇다고 허무주의로 빠지자는 것은 아닙니다.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면서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게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용서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도리언처럼 추하게 변한 자신의 초상화를 숨기려 애쓰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저녁 거울 속의 제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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