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찰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8가지 동인, 와칭(WATCHING)


출처 : 동아비즈니스리뷰 No.145 

         단풍씨앗을 관찰해 헬리콥터가 나왔다. 당연한 것일수록 의문을 가져라.


1.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져라. (Wondering)


인간은 대체로 정해진 패턴에 따라 행동하길 좋아한다. 미국 노스이스턴대의 알버트 바라바시 박사팀은 5만 명의 휴대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개인의 이동 경로를 산출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어떤 사람이 현재 어디에 있을지 모를 때 평균 2곳 정도만 뒤지면 그 사람을 찾아낼 수 있었다. 또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아맞힐 확률이 93%나 됐다. 아무리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이라 해도 80%를 밑도는 일은 없었다. 결국 사람 행동의 80% 이상은 정해진 습관을 따르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익숙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선풍기가 등장한 1882년 이래로 선풍기는 늘 비틀린 날개가 달린 형태였다. 이런 형태는 인위적으로 바람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다이슨 사는 이러한 '당연함'에 의문을 품고 상식을 파괴해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들었다. 이 선풍기는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혁신적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런 혁신적인 제품조차도 인위적으로 바람을 생성해서 내보내는 장치라는 점에서는 기존 선풍기가 없었다면 애초부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아이디어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사고는 기존 사물, 현상을 잘 관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2.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어라. (Assignment)



3. 사소한 것을 유심히 봐라. (Trivial)


미국 리글리 사는 새로 만든 민트 맛 사탕인 덱스트라 폴라 프레시 라는 제품을 마케팅할 방안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티켓을 입에 문 채 운전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습관을 발견하고 이를 응용하기로 했다. 무심코 받아 든 티켓을 입에 문 순간 은은한 민트 향과 맛이 퍼진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사람들은 '이게 뭐야?'라는 솬심과 함께 티켓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더욱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장에서 바로 그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주차티켓에 자사의 신제품을 활용해서 마케팅을 한 이후 주차장 인근에 있는 매장에서 매출이 급증했다. 고객의 사소한 습관을 발견하고 주차 티켓에 민트 맛과 향이 나는 식용물질을 코팅해서 작은 변화만 줬을 뿐인데 매출이 급증했다. 결국 성공의 단초는 운전자들이 급할 때 티켓을 입에 문다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사소해서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 데 있다.



4. 실수나 실패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라. (Count Mistake/Fail)


실수나 실패는 위대한 발견과 혁신적인 통찰력에 이르는 원동력이 된다.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꾼 빛나는 발견이나 발명에는 의도하지 않은 '세렌디피티' 즉, '우연한 발견'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쉽게 폭발하는 액체폭탄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던 노벨이 규조토에 흘러내린 니트로글리세린이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박ㄹ견하고 안전한 고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것도 우연의 산물이다. 위에서 언급한 플레밍이 푸른곰팡이로부터 페니실린이라는 물질은 추출해낸 것도 우연이다. 우연한 발견이 마술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의식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실패나 실수는 '준비된 마음 가짐'을 자극해 새로운 통찰력에 이르게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이를 혁신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5. 오감을 충분히 활용하라. (High Sense)


오감을 활용한 관찰은 '오감 마케팅'으로 발전했다. 영국의 수제화장품 전문기업인 러쉬는 '후각-시각-청각-촉각-미각'으로 이어지는 오감 브랜딩 방법을 마케팅에 활용했고 성공을 거뒀다. 매장 입구의 욕조에 향기로운 입욕제를 풀어 행인들을 '후각적'으로 유인하고, 천연색소를 이용한 화려한 색상의 제품들로 고객을 '시각적'으로 감동시키며, 빠른 비트의 음악을 들려줘서 '청각적'으로 자국한다. 각종 제품들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게 해서 '촉각적'인 관찰이 가능하게 하고 마치 치즈처럼 생긴 제품을 매장에서 잘라줘서 간접적으로 '미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러쉬는 오감 마케팅을 통해 발전했고 2011년에는 영국제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6. 생활 속의 작은 불편함을 기회로 삼아라. (Inconvenience)


미국 스탠퍼드대의 마틴 루프 교수가 766명의 기업가를 조사한 결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신제품 개발이나 특허 출원 등에서 3배가 성과가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인간관계는 성공적인 사회생활과 기업의 성과창출에 바탕이 되므로 기업 구성원 간의 인간적인 불편함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여기에는 관찰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일상 생활에서 불편한 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면 관찰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불편함의 크고 작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을 그냥 흘려 지나치느냐 아니야에 있다. 무엇인가에 절실함을 느낀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그 안에 불편함이 숨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7.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New Experience)


미국 조지아귀넷대의 스티블 플라텍과 셸리 켐프 교수가 수행한 '자기 자신과 낯선 사람을 봤을 때 뇌 반응에 관한 연구' 에 따르면 낯익은 사람을 봤을 때는 뇌의 전두엽이 활성화 된다. 반면 낯선 사람을 봤을 때는 뇌의 뒤쪽 중앙 부분이 활성화된다. 이들의 연구가 관찰에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확대해서 해석하면 익숙한 것을 볼 때와 낯선 것을 볼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다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의 애덤 웨이츠 교수에 따르면 갑자기 깨달음을 얻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유레카 모멘트' 가 가능하도록 하는 여역이 있는데 이 부분이 뇌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낯선 사람을 볼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 같은 부분이다. 웨이츠 교수는 이 부분을 '디폴트 네트워크'라고 부르며 일이나 구체적인 목표에 집중하지 않을 때 활성화된다. 그는 디폴트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평상시 외부 자극으로부터 단절돼 여행하거나 구글의 '20%타임' 또는 3M의 '15% 룰' 처럼 기존 업무로부터 단절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즉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라는 것이다.


진정한 벤치마킹은 이종업계에서 가져오는 게 더욱 창의적이다. 동종업계의 타사에서 배우는 것은 모방이고 표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업계 간의 이질성이 크고 연관성이 낮을 수록 이들에게 얻은 아이디어를 자신의 업종에서 차용하고 사용할 때 더욱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연 잎 위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모습을 보고 연 잎이 물을 밀어내는 초소수성의 현상을 응용해서 방수효과가 높은 직물을 만들거나 물을 밀어내는 코팅물질을 만들어 낸다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8. 호기심을 키워라. (Grow Curiosity)


호기심은 발견과 발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전자레인지는 현대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조리도구가 됐지만 그 발명 과정에는 남다른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퍼시 스펜서는 진공관을 만드는 레이턴사에서 보조공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종종 간식으로 싸온 사탕이나 초콜릿 따위가 주머니에서 까닭없이 녹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낀 스펜서는 그 현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실험했다. 그 결과 진공관에서 발생하는 극초단파가 음식에 열을 가해 변형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응용해서 전자레인지를 발명했다. 스펜서 이전에도 진공관에서 발생하는 극초단파로 인해 간식이 녹는 사례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현상에 제대로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스펜서였고 그 결과 그는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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