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늙었다고 생각될 때, 그리하여 한없이 처량하고 무기력해질 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충고를 진심으로 따라보는 것도 좋다.


첫째, 학생으로 계속 남아 있어라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폭삭 늙기 시작한다.


둘째, 과거를 자랑하지 마라

옛날 이야기밖에 가진 것이 없을 때 당신은 처량해진다.

삶을 사는 지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셋째, 젊은 사람과 경쟁하지 마라

대신 그들의 성장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들과 함께 즐겨라.


넷째, 부탁받지 않은 충고는 굳이 하려고 마라.

늙은이의 기우와 잔소리로 오해받는다.


다섯째, 삶을 철학으로 대체하지 마라.

로미오가 한 말을 기억하라.

"철학이 줄리엣을 만들 수 없다면......

그런 철학은 꺼져 버려라."


여섯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겨라.

약간의 심미적 추구를 게을리 하지 마라.

그림과 음악을 사랑하고 책을 즐기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이 좋다.


일곱째, 늙어가는 것을 불평하지 마라.

가엾어 보인다.

몇 번 들어주다 당신을 피하기 시작할 것이다.


여덟째, 젊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다 넘겨주지 마라.

그들에게 다 주는 순간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다.

두 딸에게 배신당한 리어 왕처럼 춥고 배고픈 노년을

보내다가 분노 속에서 죽게 될 것이다.


아홉째, 죽음에 대해 자주 말하지 마라.

죽음보다 확실한 것은 없다. 인류의 역사상 어떤 예외도 없었다.

확실히 오는 것을 일부러 맞으러 갈 필요는 없다.

그때까지는 삶에 탐닉하라. 우리는 살기 위해 여기에 왔다.


감사하며 살 수 있다면 좋은 인생 아닌가. 마지막 순간에 살 한 점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닳고 닳은 뼈와 질긴 가죽 하나 달랑 남기고, 새털처럼 가볍게, 바람에 날리듯, 편안한 비행을 할 수 있다면 참 괜찮은 인생 아닌가. 먼 길을 가야 하는 저승사자도 그 가벼움에 짐을 덜어 고마워할 것이다.




- 故 구본형의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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