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대한 감수성이란 자아의 내면에서 그 깊이를 끌어내는 능력이며,

그것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어 나와 세상을 함께 길들이려는 관대한 마음이다.

제 깊이를 지니고 세상을 바라볼 수 없는 인간은 세상을 살지 않는 것이나 같다.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中


'달은 어디에나 있지만, 보려는 사람에게만 뜬다.' 라고 했다. 사람들은 매일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간다.

대부분은 아마도 어제와 그렇게 다른 오늘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하루하루를 너무나 똑같이 살아가면 아쉽지 않은가? 무언가 어제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제와는 다른 날씨를 몸으로 느껴보고, 어제와는 다른 시선으로 길가의 나무와 가로등을 쳐다봐야 하지 않을까? 


보도 블록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민들레를 바라보면서 생명의 강인함을 느껴보아야 한다. 출퇴근 길에 눈에 보이는 아파트 공사현장을 바라보면서 한 번 더 질문해봐야 한다. 이렇게 모든 논과 밭을 아파트로 바꿔야만 하는 것일까? 그냥 단순히 걷지말고, 오감을 열어두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자. 그리고 하루의 삶에서 감탄할 것들을 찾아보자. 오늘 하루 나의 즐거움은 종이 위에 적는 서걱서걱 소리나는 만년필이었다. 이렇게 하나씩 찾아내자.


'사물에 대한 감수성', 이 역시 많은 관심과 연습이 필요하다. 바라보고 관찰하고 느껴보자. 

그리고 조용히 사색을 하면서, 생각을 하자.  생각이 깊어지면 '사물에 대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 깊이를 지니고 세상을 바라보자.' 그게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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