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책이다. 나 역시 너무나도 예전부터 들어왔던 이야기이지만 정작 지금까지 한 번도 읽어 보지 않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유태인으로 숨어 지내면서 작성한 안네 프랑크의 일기라는 것 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안네가 그 당시 생존에서 전쟁 후의 평화로운 삶을 살았는지 그러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했었다. 조금 너무하긴 한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마지막 페이지 "<안네의 일기> 그 후" 를 읽으면서 멍한 기분과 함께 분노가 일어났다. 책의 내용을 모르고 있었기에 이러한 소녀가 죽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책을 읽어오면서 계속 생각했기 때문이다.

15살이라는 소녀가 쓴 하루 하루의 일기이지만, 책의 뒤로 갈수록 그 생각하는 주제와 깊이는 너무나 철학적이고 자신과의 진지한 대화를 할 줄 아는 그런 진지한 내용들이 있었다. 꿈이 많은 아이였고 항상 긍정적인 아이였다. 2년 동안의 그 갇힌 생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으며 배움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다.

세상을 살다 보면 신을 의심하게 되고, 운명이란 존재하는가? 라는 의문을 자주하게 되는데 바로 이런 경우도 그 중 하나이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채 타인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 삶, 방어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테러 등에 대해서 가엾은 삶을 잃어버려야 하는 이들, 항상 생각해보는 일이지만 아마 답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은 한 소녀의 하루 하루의 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어찌보면 하루하루의 일과일 뿐이지만, 그 속에는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내고,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을 재치있게 묘사하고, 타인의 감정과 모습을 묘사하면서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승화되었다. 또한 이는 개인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 줌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나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말뿐이다. 나 역시 글을 쓰는 방법이나 기술은 잘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방법과 기술은 나 자신과의 진지한 대화와 함께 어쩌면 부끄러울 정도로 나에 대해서 드러냄으로써 나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한 단계 글쓰는 방식이 달라질것이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와의 끊임없는 진지한 대화와 내 삶에 대한 흔적을 남기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한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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