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매력있는 작업이다. 종이에 연필로 쓰던, 이렇게 블로그에 자판을 통해서 적든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름의 쾌감이 있다.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신기하지 않은가? 어떤 이들이 글을 쓴다면 그들이 직접 그어내린 글자 획의 수가 같을지라도 자판으로 두드린 횟수가 비슷할지라도 각기 내뱉는 글은 천차만별로 존재하게 된다. 어떤 글은 세상을 움직이고 사람의 생명을 이어준다. 반면에 어떤 글은 불편하고 기분나쁘고 조악하기까지 하다. 글은 바로 글쓴이의 생각과 사상 삶이 담기게 된다.


<대통령의 글쓰기>에서도 글과 말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글은 곧 사람이다. 때로는 내가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알지도 못하는 것을 괜히 한 번 아는 체 해본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나 자신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경우도 있다. 결국은 이런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듯이 그런 글 또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게 된다.


비록 글을 많이 써보지는 못했으나, 분명히 내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내는 것과 단순히 꾸며내거나 생각해서 쓰는 글은 많은 차이가 있다. 경험한 일은 그때의 기억과 추억이 남아있고, 뇌리에 남아있는 오감이 있다. 그래서 당시의 이성적인 판단과 감성적인 자극이 고스란히 글에 담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글에는 한계가 있다. <라이어>에서 처럼 한 번 거짓말을 하다보면 그것이 진짜인 척 하기 위해 거짓말이 계속 덧붙여지듯이 어느 순간에는 글에도 군더더기가 계속 붙어버리게 된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이 책의 제목처럼 자신의 직간접적인 경험과 내면을 깊숙히 찾아보는 것이 진실하고 진정한 글이 나오는 길이다. 이런 글이 결국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감동이 전해진다.

글쓰기의 기본은 자신을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이것이 준비되어 있으면 된다고 생각된다.


항상 기본이 있으면 그 토대 위에 차곡차곡 쌓여져서 일정한 선에 도달하게 된다. 

글쓰기에는 어떤 것을 차곡차곡 쌓아올릴까?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언급된 내용 중에 살짝 체크해 둔 부분을 살펴보려고 한다.


글쓰기재료 수집


P78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스티븐 킹은 말한다. "글쓰기는 집을 짓는 것과 같으며,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연장통을 잘 갖춰놓아야 한다." 내게 포털사이트는 훌륭한 연장통이다. 연장통을 쓰는 요령은 이렇다. 포털사이트의 '뉴스'를 클릭한다. 우측 상단에 '검색'을 클릭한다. '뉴스 상세검색'을 클릭한다. 검색어를 입력하고 하단에 '칼럼'을 클릭한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도서관'을 검색하면 이에 관한 통계나 사례등을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해당 칼럼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제목에서만'을 클릭하면 된다. 지금도 글을 쓸 때 이 방법을 쓴다. 거의 모든 주제에 관해 쓸 말이 준비되어 있다. 그래서 자주 이 방법을 추천하기도 한다. 자료를 완벽하게 찾아놓고 글을 쓰기보다는 쓰면서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221

관심있는 만큼 보이고, 알면 사랑한다고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2년 동안 관찰한 결과, 소설 <개미>를 썼다. 주변 사람과 사물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열심히 관찰하면 된다.


P216

글을 잘 쓰기는 잘 듣기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스스로 중심만 잡을 수 있으면 많이 들을수록 좋다. 잘 들어야 말을 잘할 수 있고, 말을 잘해야 잘 쓸 수 있다.


글쓰기재료는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어떤 한 주제에 대해서 표현한다고 꼭 그것과 관련된 어휘 혹은 글귀만 사용되는게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것이 결국은 글쓰기의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런 재료들을 찾아야 한다.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에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간접경험을 꾸준히 해야 한다. 어떤 매체라도 좋지만 글로 된 매체를 끊임없이 살펴보는게  효과적일 것 같다. 


쉽게 읽히는 글


P178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 나오는 이 대목은 새겨들을 만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엄숙히 맹세하기 바란다. '생리현상을 해결했다'고 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똥을 싸다'는 말이 독자들에게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변을 보았다'고 써도 좋다.


P178

"쉽게 읽히는 글이 쓰기는 어렵다."고 한 헤밍웨이의 말은 확실히 맞다.


글쓰기를 조금씩 하다보니 정말 어려운게 쉽게 읽히는 글을 쓰기다. 글쓰기의 목적은 글쓴이의 욕구일 수도 있으나 읽는이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글은 정말 쉬운 단어와 글귀로 이루졌으나 다루는 내용의 무게를 결코 낮추지는 않는다. 어떤 글들은 화려한 미사여구가 붙지만, 단순하게 특별한 수식어 없이 내용만을 담백하게 전하는데도 감춰진 수식어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글들도 있다. 아직은 쉽게 쓰는 법을 나 역시 알지 못하지만 앞으로 가장 염두해두고 생각해볼 부분이다.



요약


P158

2005년 10월 <한겨레>에 이런 기사가 났다. 독일 동방정책의 설계자 에곤 바르와의 대담이었다. "독일은 동방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주변국의 이해관계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는데, 그것을 정리한 것만도 2,000쪽에 달했고, 이것을 요약하여 27쪽으로 만들고, 다시 1쪽 반으로 요약한 문서로 만들었으며, 이것이 1989년 동구권 변혁의 밑거름이 되었다. <2005년 10월 3일 한겨레>


예전에 어떤 글쓰기 책을 보았는데 긴 글을 적어두고 1,000자 내로 줄이기, 다시 500자로 줄이기, 100자로 줄이기, 글의 제목 만들기 식으로 요약하는게 있었다. 정말 글자수가 적어질 수록 힘들다. 어느 순간부터 형용사와 부사를 빼야 한다. 그게 쉽지 않다. 주어와 서술어로 줄이기에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전달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 똑같은 표현을 나타내는 단어도 많이 있는데 아는 단어도 한정되어 있다보니 결국은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면서 군더더기가 덕지덕지 붙어버린다. 항상 생각해보자. 글에 군더더기가 없는지, 핵심이 무엇인지, 내가 분명히 말하려는게 무엇인지, 글을 읽는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지 분명히 알아가면서 그 중심을 찾아내자. <THE ONE PAGE PROPOSAL>도 이런 연습하기에 효과적일 듯 하다.


퇴고


보통 글을 다 쓰면 '아 다 썼다.' 하고 끝내버린다. 이건 다 쓴게 아니다. 글을 다 쓰고 나서 퇴고를 하고 살펴보고 수정하고 다시 읽어보고 이런 일을 여러 번 반복해본 후에 글을 다썼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게 힘들다. 글을 마무리했다는 끝마침의 기분때문인지 결국 마지막이 소홀해진다. 오타도 생기기도 하고 나중에 읽어보면 단락간에 이어지지도 않고, 전체 흐름과 상관없는 내용이 들어가있기도 하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하는지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나온 퇴고의 방법을 보고 항상 염두해두어야 겠다.


<시작보다 중요한 퇴고>

1.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자리에서 이 얘기를 하는 게 맞는가 하는 것이다. 바로 주제의 적절성 여부다.

2. 두 번째 주안점은 주제가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 주제가 잘 부각됐나? 즉 청중이나 독자가 어느 게 주제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겠는가.

 - 주제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가

 - 주제를 뒷받침하는 소재는 충분하고 적절한가

 - 주제의 명료함을 가리는 장황한 수사는 없는가

 - 주제에서 벗어난 내용이 많지는 않은가

3. 세 번째는 글의 전개에 무리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 무엇보다 논리적으로 서술되어 있는가

 - 서론, 본론, 결론의 서술이라면 이들 간의 안배는 균형감 있게 되어 있는가

 - 단락 구분과 단락 분량은 적절한가

 - 단락과 단락 사이에 연결은 매끄러운가

 - 전반적인 흐름에서 통일성을 깨트리는 단락은 없는가

 - 단락 순서를 바꾸면 더 나아지는 것은 없는가

4. 네 번째는 내용상의 보완이다.

 - 빼도 상관없는 군더더기는 없는가

 - 빠트린 내용은 없는가

 - 앞과 뒤가 서로 상충하는 내용은 없는가

 - 분량은 맞는가

5. 다섯 번째는 표현상의 문제다

 - 다르게 바꿨을 때 더 적절한 단어는 없는가

 - 불필요한 중복은 없는가

 - 불확실한 표현은 없는가

 - 진부한 표현은 없는가

 - 비문은 없는가

 - 짧게 끊을 데는 없는가 

6. 여섯 번째는 오류 찾기다.

 - 외래어 표기 등 맞춤법과 띄어쓰기 오류는 없는가

 - 숫자, 이름, 연도 등 사실관계 오류는 없는가

 - 쉼표, 물음표, 가운뎃점 등 부호는 정확한가

 - 한자나 영어는 틀린 게 없는가

 - 표절 시비 우려는 없는가

 - 날씨,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유동적인 내용의 변동은 없는가

7. 일곱 번째는 독자나 청중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것들이다.

 - 지겹다고 하지 않을까

 - 수다스럽다고 짜증내지 않을까

 - 왜 글을 썼는지 알 수 있을까

 -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을 받을까

 - 재미, 감동, 지식 등 무슨 유익을 얻을까

 - 시작에서 흥미를 보일까

 - 결론에서 여운이 남을까

 - 글이 리듬을 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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