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나나의 날파리, 도대체 너는 어디서 나타났니?


이제 여름의 문 앞에 서 있다. 점점 포근하다라는 느낌은 사라지고 따뜻하다를 넘어서 덥다라는 느낌이 오고 말았습니다.

이런 여름에는 땀으로 끈적해지는 살갗에 찝찝해지고, 집에는 파리, 모기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어제도 한 방 물렸네요.

그리고 내 아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 놈의 출현도 조금씩 잦아집니다. 그 놈은 바로 '날파리' 입니다.

아이들에게 간단하지만 포만감을 줄 수 있는 간식 '바나나' 는 먹고 나서 식탁에 올려 놓으면 어느새 날파리가 생겨납니다.

분명히 집에는 날파리가 없었는데 도대체 이놈은 어디서 나타났을까요?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입니다. 날파리 그게 바나나에서 나오나?

 

궁금증이 생기고 나서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이런 날파리 하나 어디서 생겼나 궁금했던 게 일이 커집니다.

제가 생각했던  '날파리가 바나나에서 나오나?' 라는 생각은 찾아보니 자연발생설로 소개가 되고 있네요.

 

자연 발생설은 기원전으로 올라갑니다. 기원전 4세기경의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찰을 토대로 이야기를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곤충이나 진드기가 부모가 아닌 쓰레기, 땀, 흙탕물에서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새우나 장어는 흙탕물에서 자연 발생한다고 생각했었죠.

 

지금 생각하면 황당무계한 실험도 있었습니다.

17세기에 벨기에의 화학자 반 헬몬트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합니다.

 

1. 밀가루 낱알과 땀으로 더러워진 셔츠에 기름과 우유를 적셔서

2. 항아리에 넣고 창고에 방치하면

3. 쥐가 자연 발생한다.

 

과연 쥐가 나왔을까요?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1861년에 파스퇴르는 중요한 실험하나를 합니다. 파스퇴르는 과학자입니다.

한 포털의 지식인 서비스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더라구요. "파스퇴르는 사람입니까? 우유입니까?

아마도 어린 학생들일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사람이죠.

파스퇴르가 진행한 실험은 '백조목 플라스크 실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백조목 플라스크 실험 - 사진출처 : https://goo.gl/tFFUpa

 

위의 그림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861년 파스퇴르가 공기 중에 떠도는 미생물이 적절한 환경의 액체를 통해 증식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실험입니다.

S자목 플라스크에 액체(육즙)를 담아두면 공기는 자유롭게 드나들지만 미생물의 포아는 목부분에서 더 이상 진입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확인을 해보니 액체(육즙)에는 미생물이 발생하지 않은 겁니다. 반면에 백조목을 제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플라스크 안으로 미생물의 포아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확인해보니 미생물이 증식이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미생물의 자연발생설은 사라지게 됩니다.

 

날파리(보통 초파리나 하루살이 같은 작은 벌레)는 바나나에서 직접 생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날파리가 분명 저절로 생길거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놈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타났는지를 잘 모르겠거든요.

 

날파리는 보통 외부에서 들어옵니다. 그리고 과일 껍질이나 음식물쓰레기 같은 곳에 알을 낳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들은 부패한 당질의 유기물질을 먹고 삽니다. 그래서 포도나 바나나 같은 당질이 많이 포함된 과일에 유난히도 꼬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름에 유난히 꼬이는 이유는 보통 15도 이상에서만 활동이 가능하고 알을 까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이 있나봅니다. 벌레를 퇴치하는 회사인 CESCO 홈페이지에 초파리가 왜 생기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입니다.

 


▲ 출처 : 세스코 홈페이지, (http://www.cesco.co.kr)

 

외부를 통해서 집으로 들어온 날파리들은 일주일 정도가 되면 약 500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날파리가 부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24시간이라고 합니다. 헉!

그렇다면 날파리 친구들 4마리가 사이좋게 저희 집에 들어왔다면, 일주일 뒤에 500 X 4 = 2000개의 알을 낳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놈들이 모두 성공적으로 생존한다면 일주일 뒤에는 다시 2000 X 500 = 1,000,000 마리가 됩니다. (제가 아무런 다른 과학적 이유없이 산수로 짐작한 겁니다. ) 불과 4마리가 놀러와서 보름 만에 백만 마리를 만들어내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러니 사람들이 자연발생이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날파리가 싫으시다구요? 정답은 하나네요. '청소는 깨끗이~!' 아내에게 이렇게 말하면 혼나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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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렵다. 인문학이라고 흔히들 문사철(文史哲)이라고 한다. 문학은 그 중에서도 소설은 읽을 수록 빠져들게 만들고 작가들마다 개성이 넘쳐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아직 시(詩) 에 대해서는 나 역시 문외한이어서 아직 그 매력을 잘 알지 못한다. 역사의 경우는 궁금증을 유발하고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이 역시 흥미를 끄는 요소가 다분하다. 하지만 언제나 벽이 있다. 바로 철학이다. 예전부터 책꽂이에 꽂아둔 버드런트 러셀의《서양철학사》는 항상 앞장만 조금 읽고 그 이상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서양철학사》의 완독이다. 하지만 이전에 먼저 철학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기초적인 철학을 배우기 위해 몇 가지 책들을 찾아보았다. 요슈타인 가이더의 《소설로 읽는 철학 소피의 세계》, 양운덕의 《피노키오 철학》시리즈를 읽기로 했다. 하지만 이 책들도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나에게 철학의 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철학자 탁석산의 《자기만의 철학》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창비청소년문고 시리즈인데 철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초심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철학을 과학과 종교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나간다. 그리고 철학을 기하학의 발전단계에 빗대어 잠재적 철학, 경험적 철학, 전문 철학으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이 중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경험적 철학을 해 나갈 것을 권한다. 철학 그 심오한 세계로 빠져 보자. 심오하지만 어차피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니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


우선 철학 공부를 시작했으니 한 가지를 명심하고 들어가자. 이게 어쩌면 철학하는 근본 정신일 것이다.

p13

"지금은 바로 이해가 안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철학은 언제나 상식에 도전한다는 것, 그것만은 잊지 마세요."



과학, 철학과 얼마나 다른 거야?


과학은 철학과 마찬가지로 세계를 통째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통째로 이해한다'는 말은 세계의 모든 것을 알고자 한다는 뜻이다.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며 자연에 실제로 있는 것뿐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형이상학적인 것도 알고자 하는 범위에 포함한다. 이렇게 둘의 목적은 동일하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것이 과학과 철학의 분류 기준이 된다. 과학은 그 이해를 표현하는 방식이 수식에 의해 나타난다. 반면에 철학은 언어를 통해 드러난다. 철학은 수식 대신 언어를 사용하지만 언어가 지녀야 할 논리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과학이 실험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듯이 철학 역시 언어를 사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철학은 '사고 실험'을 통해서 이론을 전개하며 막연하고 애매한 주장이 아닌 논리적인 글이 되어야 한다.


종교, 철학과 무엇이 다르지?


종교와 철학의 가장 큰 차이는 종교는 철학과 달리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종교는 철학과 달리 경전, 제의, 예배, 교단 등과 같이 정해진 형식이 존재한다. 종교는 왜 사는지에 대해 확고하고 분명한 답을 준다. 반면에 철학은 어떤 의미든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종교는 인생의 의미를 일일이 알려주지만, 철학처럼 스스로 탐구하려고 하지는 않느다.

 

종교에서는 절도를 왜 나쁘다고 할까요? 그것은 신이 나쁘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경전에 도둑질하지 말라고 쓰여 있기 때문에 나쁜 것입니다. 절도 자체가 본성상 나쁘거나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해가 되기 때문에 나쁜 게 아닙니다. 신이 나브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나쁜 것입니다. 그것으로 끝입니다. 종교는 일단 우리의 행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해야겠지요.

 

종교는 왜 사는지에 대해 확고하고 분명한 답을 줍니다. 반면에 철학은 어떤 의미든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인생의 의미도 에외가 아닙니다. 과연 인생에 의미가 있는지조차 물음의 대상이 됩니다. 종교는 인생의 의미를 일일이 다 알려 주지만, 철학처럼 스스로 탐구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종교는 창시자의 삶과 주장 전부가 모두 대상이 되지만, 철학은 단지 주장이 주요할 
뿐이다. 철학자는 여기서 배제된다. 그래서 철학자들이 종종 자신의 사상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철학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철학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주지 않는다. 이것이 어쩌면 종교처럼 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사고를 풍부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게하는 철학만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의 세 단계


기하학의 발전 과정은 철학의 세 단계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기하학의 단계를 셋으로 나눠보면,

첫 번째는 잠재적 기하학으로, 기하학에 대해 모호하게 알고 있는 단계이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들이 원통, 구, 삼각형 이런 것을 인식은 하지만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단계를 말한다.
두 번째는 과학적 또는 실험적 기하학으로 실제로 해 본 것을 바탕으로 정리한 기하학이다.

세 번째는 연역적 기하학으로 경험이 아닌 논리적 증명에 의한 기하학이다.


이 세 단계를 철학과 연결시켜본다.

잠재적 기하학은 잠재적 철학으로 연결되어 진다. 우리가 흔히 '개똥 철학'이라고 하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만의 주장을 가치관을 강요하면 사람들은 흔히 '개똥철학'이라고 말한다. 이런 철학은 분명 개인의 인식에는 무엇인가가 자리잡혀 있지만, 상대방을 설득하기에는 무언가 2% 부족한 무엇인가가 있다. 아마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력의 부재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철학의 시발점으로 보면 상당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과학적 또는 실험적 기하학은 경험적 철학으로 이어진다. 경험적 철학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경험, 둘째는 한계치까지 생각을 밀어붙이는 치열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추상의 능력이다. 경험적 철학자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들이다. 경험적 철학자가 되려면 단순히 낱낱에 대한 설명이 아닌 분야 전반적으로 일반화하는 추상적 능력이 요구되어 진다. 그래서 작가는 일반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경험적 철학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연역적 기하학은 전문 철학과 통한다.

전문 철학이 경험적 철학과 다른 점은 경험 철학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다루는 반면 전문 철학은 전문 분야가 아닌 영역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전문 철학자가 경험적 철학자와 다른 점은 두 가지인 듯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전문 분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행복, 신, 죽음 등과 같은 것들로도 영역이 넓어진다. 이미 많은 선지자들이 이런 여러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논리력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철학을 펼쳐냈다. 그래서 전문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앞선 사람들이 고민했던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자신이 지금 생각하는 것에 대한 답이 이미 있을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생각으로 철학의 탑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금까지 철학을 과학과 종교와 비교해 보고, 철학을 단계별로 풀어놓아 보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자기만의 철학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더라도 이것은 내 문제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부터 철학은 시작된다. 그리고 문제의식은 처음부터 언급했듯이 상식으로 부터 도전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개인적인 문제를 벗어나서 공동체, 생명, 지구와 같은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토대도 바로 문제의식으로 부터 발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철학은 쉽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 생각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풀어내야 한다는 점, 상식에 과감히 질문을 던지는 점, 고정관념과 아집에 빠지지 않고 지식과 논리를 바탕으로 내 생각을 풀어내야 한다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분명 개인적으로 전문 철학자는 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치열하게 파고 들고 논리력을 바탕으로 추상화할 수 있는 경험적 철학자로 거듭날 필요는 있을 듯 하다. 

이 책이 나에게는 철학에 대한 입문서이자 짧은 개론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부터 차곡 차곡 내실을 다져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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