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생각보다 단순하게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조금 더 깊게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근본적인 이슈를 도출하여 해결책을 제시할까 고민하는 것이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컨설팅 업으로 전환한지 2년이 지나가는데 이 책은 어쩌면 지금 쯤 저에게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책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일 후에 2024년이라는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데, 다시 한 번 내가 지금 어디 서 있고 어디로 향해가는지 한 번 살펴보라고 만난 책 같습니다.

 

① 분류 (categorization) -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라

 - 분류를 '특정 대상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 이들의 상호 간 관계를 파악하여 각각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아무래도 좀 딱딱하네요. 그러면 이런 정태적 정의 대신, 분류하는 사고의 과정을 동태적으로 나타내보죠. 먼저 대상을 인식합니다. 필요한 내용을 학습합니다. 그리고 대상을 나눕니다. 그러고 나서 나뉜 것들이 맞게 구성되었는지 구조를 점검하고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를 통해 대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새로운 발상을 합니다. 이 과정을 간략히 하면 '인식/학습 → 구분/구별   구성/구조   이해/발상'이라 하겠죠. MECE는 이 분류 프로세스의 핵심 단계인 '구분/구별'과 '구성/구조'에 도움을 줍니다.

 

② 지향 (aiming) - 해야 할 일을 하라

 - 지향 능력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도달할 수단을 강구하며, 또한 목표와 수단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능력' 입니다.

 - 미션(mission) → 비전(vision) → 장기목표(goal) → 단기목표(objective) → 전략(strategy) → 실행계획(action plan)
 - 비전과 같은 전략적 목표를 하위 단계별로 풀어나가는 것을 '캐스케이딩(cascading)'이라 합니다. 캐스케이딩은 '연속된 폭포의 물흐름' 정도로 해석하면 됩니다. 그리고 미션에서 하위 단계인 실행 계획으로는  How-So? 기법, 그 반대로는 So-What?을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③ 취사 (prioritization) - 일의 순서를 정할 때는 최대한 냉정하라

 - 취사 능력은 '대상이 되는 사물이나 업무에 대해 상대적인 중요도를 측정하고, 그 순서에 따라 필요한 행위를 수행하는 능력' 입니다. 

 - '얼마나 더 중요한지' 숫자로 중요치를 말해야 합니다. 냉정한 숫자로 머리를 차갑게 만들어야 각종 '편향'과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요사이 많은 일에 인공지능이 활용되죠? 특히 인간의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해야 하는 곳이라면 더 적합합니다. 알다시피 인공지능은 숫자이고 데이터입니다. 룰이고 확률입니다. 당분간 인간을 대체하기는 어려워도 냉정한 '시스템 2'로는 각광받을 것입니다.

https://youtu.be/Lg8f-zLAJ4w?si=FU_yIOzMzK_q7lus

 

④ 한정 (limiting) -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자신을 알게 된다

 - 여러분은 여러분의 현재를 진단하고 있나요? 현재의 몸과 마음의 상태, 현재 중요한 일들의 상태를 스스로 자발적으로 진단하고 있나요? 그래서 현재의 여러분을, 여러분의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나요? 자발적이어야 합니다. 자발적인 방법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현재를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의 현재가 아닌 나의 현재입니다. 세상의 상황이 아닌 나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아침마다, 주말마다, 월말이나 월쵸, 송년이나 신년에 해야 합니다. 늘 되뇌고 되뇌어야 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알게 됩니다. 그래야 시차평가를 할 수 있고, 매일, 매주, 매월, 매년의 성과를 알게 됩니다. 그래야 그간의 노력과 에너지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 해가 지나고 몇몇 날이 지났는데, 그래 넌 너의 세상 어디쯤에 와 있느냐?) 아, 참 좋습니다. 동도 트지 않은 새벽녘, 잠도 깨지 않은 머리로 읽으니 글자가 통째로 마음과 가슴에 박히는 듯 했습니다. 잠깐 되새김의 시간이 흐른 후, 됐다 싶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려는데 스님은 놓아주질 않더군요. 어떻게 아셨는지 이렇게 이어 쓰십니다. " 이 글을 눈으로만 스치고 지나치지 말고, 나직한 자신의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을 향해 소리 내어 읽어보라."

 - '내면의 비평가' 조던 피터슨은 강조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면,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어디에나 있다는 것은, 지극히 나쁜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섬뜩합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면, 어디에나 있는 것이고, 어디에나 있으면 지금 엄청 나쁜 곳에 있을지 모른다는 얘기잖아요.

 - '한정 능력'이란 '대상의 한계나 문제의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여, 대상의 개념과 문제의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는 능력' 입니다.

 

⑤ 표현 (expression) - 무미하게 쓰고 건조하게 말하라

 - 표현 능력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논리를 상대가 받아들이게 하는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능력' 입니다.

 - (1) 롸이팅은 예술이 아니라 기술이다.(Writing is not 'art', but 'technique'), (2) 너의 컨텐츠를 알라(Know your contents), (3) 너의 청중을 알라(Know your audience), (4) 연습, 연습, 연습 (Practice, Practice, Practice), (5) 발표는 설득이다. (To present is to persuade)

 

⑥ 수용 (embracement) -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이다

 - 수용능력은 다름을 힘껏 껴안아 받아들이는 능력입니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때론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공식적으로 정의하자면 '자신에게 내재하지 않은 사람의 성질이나 사회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한편으론 그것들을 끌어들이는 능력'입니다.

 - 상대를 수용함은 상대와 함께함입니다. 그 전제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함께하자며 협상합니다. 협상의 고수들은 강조합니다. 상대를 이기려는 마음이 아니라 상대와 같이 이기려는(win-win) 마음이어야 한다고, 그러니 상대와 상대의 요구를 이해하는, 상대를 받아들이는 수용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 노자의 <도덕경> 66장에 나오는 구절도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강해소이능위백곡왕자, 이기선하지') 바다가 모든 강의 으뜸인 까닭은 자신을 더 낮추기 때문이랍니다. 바다는 자신을 낮추어 모든 강을 다 받아들이지요. 그렇다면 혹 '받아들이다'가 모두를 받아들이는 '바다'의 어원이 아닐까요?

 

⑦ 매개 (mediation) - 사이로 들어가라

 - 매개 능력은 '양편의 다른 상황과 입장을 포착하고, 그 사이에 입지하여 관계를 설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와 이권을 증진하는 능력' 입니다.

 - 매개는 시야를 넓혀줍니다. 사이에 들어가면 안 보이던 것이 보입니다. 매개는 가치도 높여줍니다. 사이에 들어가면 없었던 것을 얻습니다. 잘 모르겠다고요?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매개능력으로 여러분의 시야를 넓히고 가치를 높이지 못하면, 아쉽지만 그것으로 '끝!', 그럴까요? 결코 끝이 아닙니다. 매개하지 않으면 매개당합니다. 당신이 매개자가 되지 않으면 남이 매개자가 되어 당신을 매개할 것입니다. '당신은 또 다른 남'이 되어 남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고, 소모되고 소비될 것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먹힙니다.

 

⑧ 규정(regulation) - 룰을 정하는 자가 되라

 - 룰을 정하는, 규정하는 능력입니다. '상대와의 이해관계를 이해득실 결과뿐 아니라 원인과 과정 전반에 걸쳐 규명하여, 이를 바탕으로 발전적 관계를 도모하는 합의의 룰을 도출하는 능력'이 규정 능력입니다.

 - 룰을 정할 때 우리가 잘 아는 육하원칙(5W1H)을 준용하면 됩니다.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어떳게(How), 왜(Why)죠. 이 6가지에 필요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있을 겁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은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설정됩니다. '언제'도 그렇긴 하지만, 만일 '언제까지'로 정해야 하는 룰이라면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는 항목입니다. 특히 '어떻게'와 맞물려 '언제까지 어떻게'가 되면 구속력이 훨씬 강해지는 룰이 됩니다. 한편, 과정을 중시하는 관계라면, '언제' 혹은 '언제까지'와 '어떻게'가 여러 번 등장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 '왜'가 각별합니다. 이유와 원인에 해당하기 때문이죠. 굳이 룰에 명시될 필요가 없는 항목입니다만, 별도로 기록해 두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도중에 룰을 만들기로 한 이유를 있거나 혼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⑨ 전환(changeover) - 나는 여러 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 '고정된 인과성과 연관성에 연연하지 않고, 유동적인 본질 인식에 입각하여, 사람과 사물, 그리고 그들의 관계에서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능력' 이것이 전환능력입니다.

 - '전환능력의 정의에서 중요한 것은, 오히려 설명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고정된 인과성과 연관성에 연연하지 않고, 유동적인 본질 인식에 입가하여' 에서, '인과성과 연관성'에 관해 '일반화'를, '본질 인식'에 관해 '추상화'를 설명했지만,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나머지는 '고정된 ... 연연하지 않고'와 '유동적인 ... 입각하여' 입니다.

 - 사람은 모두 '일반화'와 '추상화'를 합니다. 활달한 사고와 활발한 전환능력을 위해서라도, 일반화와 추상화는 더욱 빈번하게 사용해야 할 것들입니다. 얘기했죠? 떼었다 붙였다, 박았다 뽑았다 해야 한다고요. 그 과정이 다름 아닌 일반화와 추상화입니다. 일반화하되 고정하지 말고, 추상화하되 유동적으로 하고..., 이것이 변화하고 전환할 수 있는 초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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