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장치들이 문득 붕괴되는 일이 있다.

아침에 기상, 전차를 타고 출근, 사무실 혹은 공장에서 보내는 네 시간, 식사, 전차, 네 시간의 노동, 식사, 수면 ...

그리고 또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이 행로는 대개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이어진다.

다만 어느 날 문득, '왜?' 라는 의문이 솟아오르고 놀라움이 동반된 권태의 느낌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中 -


불안하다.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매몰되어 버릴까봐 

답답하다. 내가 하는 일이 '밥벌이의 지겨움'으로만 남아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초조하다. 언젠가 나도 교체되어 버릴 부속품으로 전락되어 버릴 수도 있을 테니

간절하다. 이 생각들에서 자유로워지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지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한다. 

무언과 생각해야 할 일들이 많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게 어쩌면 '왜?' 가 솟아오르는 지점이 아닐까.

그 유쾌하지 않은 기분, 이게 부조리를 인식하는 접점이다.

이것에 매달리자. 이게 삶을 바꾸게 만들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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