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1월 책정리

 

#1.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 - 최병삼,김창욱,조원영/삼성경제연구소
-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주목을 받아온 플랫폼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IT업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을 바라보면서 플랫폼에 대해서 설명하고 플랫품 구축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플랫폼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논리적인 구조를 잘 갖추고 있어서 논리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라든가 플랫폼에 대한 전략에 대해 접근법을 보기에는 좋은 것 같다. 체계적으로 구성된 것이 마음에 들었다.

# 2. 김약국의 딸들 - 박경리/마로니에북스

- 박경리의 <토지>를 읽다가 6권에서 정체되고 있다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았다. 예전부터 들어왔던 제목인데 이런 이야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김약국과 그의 딸들이 겪게 되는 비극적인 삶의 이야기가 짙게 베어 있다. 읽고 나면 무언가 묵직한 기분이 든다. 읽고 나서 별도로 정리해두지 않고 서평을 쓰지 않은 게 아쉬운 책이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정리해 볼 의미있는 책이다.

 

# 3. 나의 조선미술 순례 - 서경식/반비

- 여기서 '조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조선시대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재일동포인 서경식 작가가 큰 그림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가 직접 만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미술에 대해서 더듬어 가는 것이다. 다른 미술 관련 책들과 구별되는 점이라면 작품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작가를 중심으로 접근해가는 방식이다. 그의 작가 본인도 그렇고 디아스포라에 관련된 글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가 예전에 쓴 <나의 서양미술 순례>도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다.

 

# 4.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 - 다케우치 가즈마사/비즈니스북스

- 전기자동차 테슬라, 우주산업 스페이스엑스, 태양광산업 솔라리스를 이끌고 있는 엘론 머스크에 관한 책이다. 사내외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유난히 많이 언급된 인물이다. '인간을 지구 밖으로 보낸다'라는 비전으로 실제 일을 만들어내고 실천해내는 모습이 대단할 뿐이다. 개인적인 목표, 비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책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분명히 목표를 찾아야 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 5. 식물의 인문학 - 박중환/한길사

- 식물, 나무, 환경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서 관련 분야의 책들을 찾아서 읽고 있다. 처음에 들어가는 말부터 인상적이었다. "식물이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스트레스다'. 그 외에도 가정 내에서 환기의 필요성과 식물을 기름으로써 얻는 효과등을 유심히 보고 조그마한 화분도 두개 사서 집에 두었다. 올해는 화분의 수를 많이 늘리고 관리법에 대해서 공부해볼 생각이다. 이 책은 식물 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고 있다. 분명 좋은 내용이 많이 담긴 책인데, 몇 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풀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 6.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민음사

- 읽으면서 나 역시 수없이 상상했다. 망망대해의 조그만 배위에 낚시대를 들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실제 그런 사진이라도 있으면 하나 구해서 책상 앞에 걸어두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 노인이 몸에 낚시 바늘을 두르는 모습, 손에 쥐가 나서 그 손을 보고 대화하는 모습들이 떠오르고, 자꾸만 그 노인이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그 설명을 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은 올해 안에 한 번 필사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노트를 준비했다. 남다른 감동을 받은 건 아닌데 한 번 써보고 싶었던 충동이 일어난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모르겠다.

 

# 7.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 최효찬/예담

# 8.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 최효찬/바다출판사

- 독서와 자녀교육에 대한 책이다. 무언가 특별히 남다른 이야기가 있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은 보통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중간은 간다. 지금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뒤돌아보게 되고, 자녀 교육에 아버지로서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준 책이었다.

 

# 9. 삶의 한 가운데 - 루이저 린저/민음사

- 이 책은 지루하지는 않은 데 읽는 데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작중 몇 년 만에 만난 언니와 동생이 동생의 우편물을 보면서 동생의 지난 삶에 대해서 회고하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두 자매는 서로 이해하기도 하고 스스로 깊은 갈등과 고민에 빠지는 모습이 드러난다. 동시에 동생과 한 남자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볼 만하다. 시대적 배경은 나치시대이기에 당시의 시대상도 엿보인다. 읽고 정리하지 않고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작중 인물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안타깝다.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구는 하나도 없는 방안에서 트렁크가 놓여져있고 그곳에서 편지를 읽고 있는 두 자매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고 그 옆에 위스키 병이 계속 생각났다.

 

# 10.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헨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와이즈베리

- 제목 그대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각종 실험과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공부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집중해서 반복해서 읽고 외우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자주 기억속에서 인출을 자주 함으로써 배운 것을 떠올리라는 것이다. 그중 가장 좋은 방법은 시험이다. 이러한 인출작용을 통해서 뇌를 자극해서 부족한 부분을 알고 뇌 속의 뉴런을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반복적으로 읽는 것은 우리가 텍스트에 익숙해져서 이해하지 못함에도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외에도 흥미로운 기억법도 소개되었다. 어떤 것을 외울때 자신이 잘가는 카페를 생각하고 카페에 외울 것들을 대입하는 것들 같은거... 무언가 획기적인 공부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롭게 한 번 읽어볼 만 하다.

 

# 11.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문예출판사

- 이 책의 첫번째 매력은 재미있다는 점이다. 작중 주인공인 도리언 대신 그의 초상화가 나이를 먹어가는 이야기이다. 그것을 중심으로 인간의 도덕과 쾌락 뿐만 아니라 본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도리언이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추하게 변해가는 초상화를 통해서 과연 나는 어떻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만든다. 환상적인 요소가 들어간 소설이지만 19세기 영국의 귀족문화를 엿볼 수 있었고,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에 대해서도 경험하게 만든다. 한 편의 영화를 본 듯 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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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프랑스는 흉작을 겪고 있었다. 식량 부족과 그에 따른 물가 폭등, 그중에서도 특히 비싼 빵값으로 인민이 고생해야 하는 상황은 아직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다. 베르사유가 이상하다는 것도, 그 상황을 모른 체하고 좋은 술과 맛있는 음식을 실컷 포식하며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리는 프랑스 전역이 겪고 있는 곤경에서 혼자만 예외가 될 수 없다.

p17
귀족을 적으로 삼고 있는 파리에는 동정심도 공감도 있을 수 없었다. 전국삼부회에서는 제3신분 대표 의원들이 곤경을 강요당했고, 그것이 국민의회로 다시 태어났지만 여전히 사태는 쉽사리 호전되지 않는다. 파리가 이런 상황을 간과하지 않은 것은, 원래 파리라는 곳에서는 서민 감정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에 왕실에 베르사유로 거처를 옮기자 귀족들도 대거 파리를 떠났다. 남겨진 것은 평민뿐이었고, 이 평민들이 오늘날까지 왕국 제1의 거대도시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p19
6월25일, 우선 도핀 가의 뮈제 홀에 모인 선거인든은 그날로 시청으로 이동하여 생장 홀에 회의장을 얻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그 후로는 시의회 같은 지위를 차지하고 시정에 참견하게 된 것이다. 왕실의 시책에 대한 반발이 강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그대로 선거인단 집회가 파리의 키를 잡는 꼴이 되어 있었다.
"요컨대 비공식 자치단(코뮌)이라는 거야."
"그렇다 해도 선거인들의 모임인 것은 변함이 없잖습니까. 선거인이라면 훌륭한 부르주아입니다. 유산계급인 이상, 서민만큼 생활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신분에 상응하는 교육을 받은 유식계급이죠. 그런 사람들이 귀족의 음모니 뭐니 하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논하다니......"

p22
"하지만 백작님, 지금 샹드마르스에 모이고 있는 것은 오로지 독일 병사와 스위스 병사입니다. 프랑스인으로서의 동포 의식 따위는 없습니다. 단순히 돈으로 고용된 용병일 뿐이죠."
"그렇다면 더욱 그렇지, 로베스피에르."
"뭐가 더욱 그렇다는 겁니까?"
"잊었나? 왕이 전국삼부회를 소집한 이유를."
"그건 적자 재정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로베스피에르는 말을 삼켰다. 그렇게 생긴 공백에 미라보는 대답을 던져주었다.
"알았나? 단순히 돈으로 고용된 병사들이라면, 뭐가 좋아서 돈도 없는 폐하를 위해 싸워야 하지?"

p26
민중의 힘은 확실히 엄청나다. 하지만 쉽게 뜨거워지는 반면 식기도 쉽고, 지극히 사소한 이유로 열광하는 주제 조금만 변화를 주면 생사가 걸릴 만큼 큰 문제도 간단히 잊어버린다. 이런 사리를 근거로 미라보는 이렇게 결말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p27
로베스피에르는 구원받은 표정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과연 그렇군요. 지금 파리는 폭발 직전의 상태니까요. 때마침 흉작으로 식량 부족 사태가 초래되고, 울분이 쌓이고 있을 때 군대까지 동원되어 더욱 초조감이 높아진다. 귀족의 음모니 뭐니 하는 것은 망상의 산물이라 해도, 노골적인 적개심도 품게 된다.

 p31
 "그러니까 이 기회를 헛되이 버내면 안돼. 기회를 살리려면 부자와 가난한 자를 하나로 묶을 고리를 준비해야 돼. 그 고리가 될 수 있는 인간이야말로 폭동을 선도할 적임자야."

p38
"나이는 젊어도 마음이 늙었다면, 그것도 말할 거리가 안되니까."
책을 너무 많이 읽은 지식인의 속성이랄까. 미라보가 보기에 팔레-루아얄에 모이는 사람들은 격렬한 논쟁만 벌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 같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논쟁을 위한 논쟁일 뿐이다. 대부분의 논쟁은 결국 탁상공론에 빠지는 것이 고장이다. 아니, 논쟁의 질에 관해서 말한다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것이 미라보의 솔직한 기분이었다. 알맹이 없는 공론이든 난폭한 폭록이든 간에, 논리에 모슨이 있다 해도 그런 것은 전혀 상관없아.
"그냥 의연하게 일어서주기만 한다면......"

p41
실제로 싸움에 진 개라는 것은 결코 수치가 아니었다. 특히 팔레-루아얄에서는 오히려 자랑거리가 된다고 해도 좋았다. 카페에 자리를 차지한 채 엉덩이를 들려고도 하지 않는 자들을 무시하고, 적어도 행동을 취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승부가 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겁쟁이들의 무리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경멸해버릴 수 있다.

p54
"예, 그렇습니다. 백작. 나는 뤼실과 결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적지금한 것이 아닙니다. 정정당당하게 청혼도 했습니다. 다만 거절당해버렸지요. 뤼실이 아니라 아버님한테요. 딸의 결혼 상대로 보잘것없는 변호사는......"
"그럼 영웅이 되게."
딱 하는 소리는 묵직했다. 나쁘지 않은 연출이었다. 미라보가 말과 함께 품에서 꺼내 탁자 위에 놓은 것은 총이었다.
"그렇다면 무기를 들게. 맨 몸으로는 뤼실의 아버지한테도 이길 수 없지."
데물랭은 다시 할 말을 잃었다. 곤혹스러운 표정을 향해 미라보는 밑바닥 쪽에서 울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자, 이 총을 주지. 하늘을 향해 한 발만 쏘면 팔레-루아얄 전체가 주목할 거야. 조용해졌을 때 큰 소리로 외치면, 분노를 쏟아내는 자네의 연설이야말로 영감이 되어 모든 사람의 가슴에 깊이 스며들겠지.
"말이라면 꽉꽉 차 있을거야. 머릿속에."

p57
미라보는 놀라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비한 풍모는 마치 짐승 같다. 말을 토해낼 때마다 이를 드러내고 마치 고깃덩어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 같지 않은가. 열등감, 굴욕, 초조, 그리고 감추고 있던 자부심, 가슴속 깊이 쌓여 있던 모든 감정을 이때라는 듯이 단숨에 폭발시키면서, 쭈뼛거리고 있던 카미유 데물랭과 저 사람이 동일이란 말인가."

p84
데물랭은 생각했다. 자기가 싸움을 즐길 수 있는 인간이라고는 어제까지만 해도 생각지 않았다. 군대의 집결에 분노할 만큼, 폭력은 어리석고 비열한 짓이라고 경멸했다. 지금도 폭력 자체는 좋게 생각지 않지만, 그렇다 해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고 결국 적을 물리치는 행위가 주는 일종의 쾌감까지는 부정할 수 없었다.

p88
데물랭은 물에 뛰어드는 듯한 동작으로 다시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입이 지금지금 모래를 씹게 된 것은 이가 딱딱 마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p172
"많은 부를 자랑하는 부르주아에서부터 동전 한 닢 갖지 못한 실업자에 이르기까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이제 제 3신분은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
기적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서 데물랭은, 그렇기 때문에 눈에 힘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눈을 돌리면 안돼. 저곳에 내가 죽음을 선언해야 할 적이 있어. 그 적의 이름은 바스티유, 또 다른 이름은 구체제라고 하지.

p192
"아아, 파리는 해주었어."
바스티유에서 거둔 성과가 훌륭하다는 것은, 바스티유가 기껏해야 요새 하나에 불과하다 해도 충분한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인민은 승리했다.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승리를 쟁취함으로써 파리가 세계에 준 충격은 헤아릴 수 없다. 전체의 형세를 좌우할 정도의 승리는 아니라 해도, 그 심리적 효과만은 엄청난 것이다.

p200
루이 16세가 열쇠를 받자, 이때부터 시내 행진이 시작되었다. 말을 탄 라파예트 후작이 선도하여, 떠들썩한 행렬은 그레브 광장으로 향했다. 거기서 다시 바이이가 왕에게 건네준 것은 이번에는 붉은색과 흰색과 푸른색의 세 가지 색으로 장식된 모표였다.
붉은색과 푸른색은 파리의 전통적인 상징색이다. 7월 14일에는 파리 총궐기의 표지로도 사용되었다. 라파예트의 발안으로 흰색이 새로 추가된 것이, 흰색이 전통적으로 프랑스 왕가의 상징색이기 때문이다.

p224
어쨌든 봉건제 폐지라는 말은 대단한 신통력을 발휘했다. 프랑스 전역의 소요는 서서히 진정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이렇게 평온을 되찾고 있던 8월 26일, 의회가 날마다 초안을 심의한 끝에 내놓은 것이 [인간과 심니에 권리에 관한 선언], 즉 [인권선언]이었다.

<전문, 국민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프랑스 인민의 대표들은 인간의 권리에 관한 무지, 망각 또는 경시가 공공의 불행 및 정부부패의 유일한 원인이라는 것에 유의하면서, 인간에게 자연적이고 양보할 수 없으며 신성한 제 권리를 하나의 엄숙한 선언에서 표명하기로 결의했다.>

<그것이 의도하는 바는, 사회체의 모든 구성원에게 이 선언을 통하여 부단히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기 위해서이고, 입법권과 행정권의 행사에 있어서도 정치제도가 본래 지향해야 할 바와 항상 비교할 수 있도록 해둠으로써 그것을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좀더 감복할 수 있는 높이로 승화시키기 위해서이고, 끝이로 또 하나는, 시민이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이상, 간결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이 모든 원리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것을 항시 헌법 유지와 만인의 행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1조, 인간은 자유롭게, 그리고 권리에서 평등하게 태어났다. 사회적 차별은 오직 공공의 이익과 관련될 때에만 가능하다.>

<제2조, 모든 정치적 결사의 목적은 인간의 자연적이고 불멸적인 권리들을 보존하는 데 있다. 이 권리들은 자유, 소유, 안전, 그리고 압제에 대한 저항이다.>

<제3조, 모든 주권의 원리는 본질적으로 국민에게 있다. 어떤 단체도, 어떤 개인도, 명백하게 국민에게 근거를 두지 않은 권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4조, 자유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무엇을 해도 좋다는 뜻이다. 각자가 인간의 자연권을 행사할 때에는 사회의 다른 구성원에게도 같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약간의 범위에 의해서만 제약을 받는다. 그 범위는 법률에 의해서만 정할 수 있다.>

<제5조, 법률은 사회에 해로운 행위들에 대해서만 금지할 수 있다. 법률로 금지되지 않은 모든 행위는 방해될 수 없으며, 또한 누구에게도 법률이 명령하지 않는 것을 하도록 강제할 수 없다.>

<제6조, 법률은 일반의지의 표현이다. 모든 시민은 직접, 또는 그들의 대표를  통해 법률의 형성에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법률은 보호의 손을 내미는 경우든 처벌의 손을 뻗는 경우든, 모든 상대에게 평등해야 한다. 모든 시민은 법 앞에 평등하므로, 그 능력에 따라서 그리고 덕성과 재능 이외에는 어떠한 차별도 없이 평등하게 공적인 자리와 지위와 직책에 앉을 수 있다.>

<제7조, 법률에 규정된 경우가 아니거나 법률에 규정된 형식에 의하지 않고는 누구도 소추되거나 체포되거나 구금되지 않느다. 자의적인 명령을 요청, 발령, 집행하거나 또는 집행케 하는 자는 처벌받아야 한다. 한편 시민이라면 법률에 의거하여 소환되거나 체포된 경우에는 신속히 이에 따라야 한다. 거기에 저항하면 죄가 된다.>

<제8조, 법률은 엄격하고 명백하게 필요한 형벌만을 규정해야 하며, 또한 범법 행위 이전에 제정, 공포되고 또 합법적으로 적용된 볍률에 의하지 않고는 누구도 처벌받지 않는다.>

<제9조, 모든 사람은 유죄로 선고되기까지는 무죄로 추정되므로, 체포해야 한다고 판단된 경우에도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지 않은 가혹한 행위는 법률에 의해 엄격히 억제되어야 한다.>

<제10조, 자신의 의사 표명이 법률에 따라 확립된 공공질서를 어지럽히지 아는 한, 설령 그것이 종교에 관한 것일지라도, 누구도 자신의 의견 때문에 박해를 당해서는 안 된다.>

<제11조, 사상과 의견의 자유로운 소통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권리의 하나다. 따라서 시민은 누구나 자유롭게 말하고 쓰고 출판할 수 있다. 다만 법률에 규정된 경우에는 그 자유의 남용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제12조, 인간과 시민의 권ㄹ리를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적인 무력이 필요하다. 이 무력은 만인의 이익을 위해 설치되는 것이고, 그 무력을 위탁받은 자들의 개별적인 이익을 위해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

<제13조, 공적 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나 행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불가결하다. 세금은 경제력에 따라 모든 시민에게 동등하게 할당되어야 한다.>


<제14조, 모든 시민은 스스로 또는 그들의 대표를 통해 공적 세금 부담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의지로 동의하고, 그 용도를 추적하고, 부담액과 과세 방법, 징세 방법 및 시행 기간을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제15조, 사회는 모든 공직자에게 그들의 행정에 대한 보고를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

<제16조, 권리의 보장이 확보되어 있지 않고 권력의 분립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사회는 헌법을 갖고 있지 않은 것과 같다.>

<제17조, 소유권은 신성한 불가침의 권리이므로, 합법적으로 확인된 공적 필요성이 명백히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고는, 그리고 정당한 액수의 사전 보상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는 누구도 그 소유권을 빼앗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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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한 번은 살펴봐야 겠다. 라고 생각해왔다.
말 그대로 1789년에 일어난 시민들을 위한 혁명이었기에 궁금했었다. 하지만 선뜻 손에 잡을 수 있는 주제는 아니었다.
소설로 나온 이번 프랑스혁명 책은 내가 좋아하는 대하소설로 전체가 10권(?)으로 진행되어 그 이야기 길을 따라가는 시작점을 만들어 주었다.

프랑스혁명을 한 번쯤 보아야겠다. 라고 생각한 이유는 약 230년 전에 이미 벌써 그런 생각을 한 사람들에 대해 경의와 그 사회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동학농민운동이 1894년에 일어났었다. 프랑스혁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할 수는 있으나 백성의 평등을 내세우는 그런 실제적인 행동이 표현된 것이 프랑스혁명 후의 100년 뒤의 일이다. 아직도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신분제가 유지되는 나라도 존재하다. 법적으로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카스트제도가 남아있는 인도라던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심하게 이루어지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나라들을 생각해보면 프랑스 혁명의 의의를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아마도 자유와 평등을 생각했던 사람들은 과거 오랜 세월동안 프랑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중동에서도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했을 것이다. 개개인의 이러한 생각들도 정말로 중요하지만 무엇인가 큰 변화는 처음 행동을 하는 선구자와 같은 인물이 필요하며, 또한 그들과 함께하는 실천하는 이들이 있기에 비로소 대중이 백성이 시민이 모이게 되고 그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법이다.

소설 프랑스 혁명을 통해서 행동하는 자들이 이룩한 프랑스 혁명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 역시 이를 계기로 혁명은 아니더라도 쇄신해야 할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p14
'명사회'(혁명 전 프랑스에서, 나라의 비상시에 소집하던 신분제 의회, 왕족, 귀족, 성직자, 도시 대표 등을 왕이 지명하여 조직한 국왕의 자문기관으로, 1345년에 샤를 5세가 설치했더ㅏ. 1788년에 삼부회 개최를 요망하며 왕에게 반항한 것이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p16
실각을 경험하고도 네케르의 자신감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따. 아아, 부르주아는 달라. 자기 재능을 밑천으로 꾸준히 노력하여 인생을 개척한다. 투덜투덜 불평하기 전에 부지런히 일하고, 과묵하게 힘을 축적한다. 그런 인간이 아니면 세상을 움직일 수 없다.

p17
14세기에 시작된 전국삼부회는 프랑스 왕국의 의회였다. 성직자를 제1신분, 귀족을 제2신분, 평민을 제3신분으로 정하고, 각 신분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국가의 주요 문제를 토의하는 것인데, 왕실이 국정을 독단으로 행사하게 되면서 삼부회는 소집되지 않은지 오래였다.
가장 최근에 전국삼부회가 개최된 것이 1614년, 부르봉 왕조의 제2대 왕인 루이 13세 시대라니까, 무려 170여 년 동안이나 열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세 신분의 의견을 깨끗이 무시하여 절대 군주제의 면모를 보여주었지만, 거의 잊혀져 있던 이 중세의 유물을 새삼 들고 나온 것이 파리의 법복 귀족들이었다.

p19
전국삼부회를 도피네 방식으로 열어야 한다는 의견과 1614년 방식으로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해 있습니다.

p20
도피네 방식에서는 제3신분 대표 의원의 수가 종래의 두 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즉 성직자 대표 의원 수와 귀족 대표 의원 수를 합한 수와 같습니다. 이 원칙을 다가오는 전국삼부회에 적용하면 성직자 대표 의원 300명, 귀족 대표 의원 300명, 제3신분 대표의원은 600명이 됩니다.

부회마다 따로 심의하는 1614년 방식에서는 당연히 의결도 부회마다 따로 이루어집니다. 그 결과를 모아서 전국삼부회의 총의로 삼는 것인데, 그때는 각 부회에 표가 한 표씩 주어집니다.

그런데 도피네 방식은 다릅니다. 공동 심의에서는 신분의 경계가 없어지니까, 모든 의원에게 각각 한 표씩 주어지는 머릿수 투표가 이루어집니다. 그 결과가 곧바로 전국삼부회의 총의가 되는데, 여기서 아까 말씀드린 의원 정수 문제를 상기해주십시오.

p26
왕비의 낭비는 비웃음거리라 해도, 아픈 것은 거액의 전쟁 비용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독립전쟁에 힘을 쏟은 것이 좋지 않았다. 아무런 담보도 없이 영국의 미움만 샀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군대를 내보낸 것이 화가 되어, 프랑스는 단번에 파산 상태로까지 전락해버린 것이다.

p36
새로운 세금에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귀족과 성직자는 면세 특권이 있는 이상, 프랑스에서 세금을 내는 것을 평민뿐이다. 적어도 직접세는 그렇다.
물론 영주의 신세를 질 때도 있고,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고는 말하지 안흔ㄴ다. 하지만 영주 귀족에게는 따로 연공을 바치고, 성직자에게는 '10분의 1세' 라고 불리는 보시를 낸다.

p108
신분으로 정해진 복장 구별은 대체로 평판이 나빳다. 모든 사람이 그것을 평민 대표에게 가해진 모욕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어쨋뜬 제3신분은 깃털 장식도 레이스 장식도 인정되지 않았다. 동시에 특권층 두 신분에 대해서는 오만불손한 것도 정도가 있다고 분노했다.

p181
브르통 클럽이야말로 이제 의회의 중심이었다. 반드시 통일된 견해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두 가지 의견이 대립했다면 의회도 두 파로 나뉘어 격론을 벌일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부르주아가 아니고는 가질 수 없는 높은 교양, 태반이 볍률가인 집단 특유의 정의감, 게대가 젊고 왕성한 활력을 지니고 있어서, 게으름을 탐하며 하는 일 없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용납하지 않았다. 의회의 견인 역할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로베스피에르는 요즘은 그런 뜻있는 사람들의 토론에 끼어들 마음이 나지 않았다.

p192
로베스피에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이상을 외치기만 한다면 깨끗하다. 그 대신 무력하다. 반대로 과감하게 행동한다면 인간은 더려워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야만 비로소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로베스피에르는 속으로 맹세했다. 아아, 두려워하지 않겠어. 이 가슴속에 참된 이상이 숨쉬고 있다면...... 그 정의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다면......

p225
헌법을 제정한다지만, 헌법은 프랑스에 사는 모든 사람을 자리매김하고 규정하고 구속하는 것이다. 프랑스 왕도 예외는 아니다. 전에는 혼자 법을 정하여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한편, 절대군주로서 누구한테도 얽매이지 않았던 지고의 존재가 앞으로는 헌법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것이다.

p274
"벌써 수많은 연대가 우리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조금씩 집결하고 있던 병력은 이제 공공연히 동원되어, 날마다 새로운 부대가 도착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 중거로, 병사들이 곳곳을 활보하고 있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파리와 베르사유 사이에 무려 3만 5천 명이나 되는 병력이 곳곳에 분산 주둔해 있다고 합니다. 다시 2만 명이 더 동원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중에는 포병대도 올 겁니다. 우리가 요지라고 믿고 있는 곳에는 모두 대포가 조준을 맞추고 있습니다."
미라보가 문제 삼은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었다. 근위대가 출동하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게 되었다. 루이16세는 국경지대에 주둔해 있던 연대를 동원하여 자기 주위에 착착 집결시키고 있었다. 아무리 군대라 해도 프랑스인이 같은 프랑스인에게 총을 겨누지는 않을 거라고 낙관할 수도 없는 것은, 돈으로 고용된 스위스인이나 독일인 같은 외국인 용병이 적어도 병력의 3분의 1 이상을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병력이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를 덮칠 거야."
미라보가 옳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었다. 로베스피에르도 확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아, 네케르는 눈속임일 뿐이었어. 왕의 양보도 겉치레에 불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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