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4월 25일 ~ 2013년 2월 14일

작년 4월에 1권을 손에 잡고 거의 10개월 만에 완독을 하게 되었다. 정말 대장정이었다.
처음에는 책이 쉽게 잘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5권은 한 달 이내에 읽었으니 그 당시의 내 관심과 독서 패턴과 조금 맞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12권을 손에 내려놓으면서 후련하기도 하고 새로운 대하소설로 넘어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찾아왔다.

정말 마지막 12권은 숨을 죽이면서 읽어나갔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이 나와야 재미가 있듯이 역시 대하소설 장길산에는 장길산이 등장해야 이야기 속으로 쉽게 빠져드는 것 같다.

과연 거사는 어떻게 일어날까?
길산이는 과연 최후에 어떻게 될까?
결국은 최형기와 결투를 하게 될텐데 누가 이길까?
묘옥이와 길산이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가 될까?
동료들은 배반한 고달근은 결국 보복을 당하겠지?

이런 질문들을 읽는 내내 하며 궁금해하며 읽어 내려갔다.

이경순, 김선일, 김기, 강말득..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던 이들이 너무나 쉽게 죽는구나하면서 아쉬워했다.
태어날 때 부터 갈라지는 신분의 차이로 인해, 차별받고 설움을 받고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이어서 가뭄에 흉년으로 인해 목숨을 부지할 식량이 없어서 결국 산으로 흘러들어간 이들, 그리고 이들을 따라나선 아낙네와 아이들 그리고 노인들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니 가슴이 뛰고 안타까움이 사무치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숙종 시대의 명화적 장길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서민들의 삶이었고, 서민보다 못한 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분명히 지금을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자화상이 보이기도 하였다. 지금은 부자집을 도적질해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거나 하는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고, 그럴 수 있는 사회도 아니다. 다만 아쉬울 뿐이다. 약자가 자수성가해서 강자가 될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약자로 이 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지금 사회는 자기가 노력하면 뭐든지 될 수 있는 사회다. 부자들은 그만큼 노력을 해서 돈을 번것이다. 맞는 말이다. 정말 그러한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사회에는 그 하부에 시스템이라는 것이 존재하면서 돌아가기도 한다. 길게는 일제시대의 친일파들의 재산이 아직까지도 그 자손들에게 부로 세습이 되고 있다. 기회는 균등하다라고 하지만,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는 부자들과 있는 자들에게 돌아가고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길산의 최후가 불확실하게 끝나고 그들이 새롭게 삶을 살아갔을 수도 있듯이......
여전히 우리에게는 충분히 살아가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찾아서 삶을 살아가고 남들보다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우위에 서게 되었을 때,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생각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겠다.

많이 배웠다. 장길산을 읽으면서, 삶이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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