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11권을 읽고, 마지막 12권을 향하고 있다.
11권 초반부는 여환과 원향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전에 약조했던 날짜와 다르게 백성들의 동요와 기상변화로 먼저 거사를 치르려하다가 잘못되어 처형됨으로써 이야기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솔직히 여환과 원향의 죽음이 조금 아쉬웠다. 무엇인가 장길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등장할 줄 알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등장했던 인물이 아닌 거의 후반부 말미에 등장하던 인물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지레짐작이 가기도 하였다.

11권 후반부는 박대근을 중심으로 인삼을 거래하기 위한 준비, 채금하는 터를 찾고 하는 방법, 사전을 만들고 유통하시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기존에는 화적패로서, 녹림당으로서 일정하지 않은 이득을 취해 오다가 이제는 무역에도 손을 대고, 거래에도 참여를 하며, 객주를 운영을 하기도 하고, 농사를 짓기도 하면서 점 점 자급자족을 하게 된다. 또한 박대근의 송방을 중심으로 해서 후일 거사를 위한 재물을 조금씩 조금씩 늘려간다. 이는 유황을 얻어서 화약을 만들고, 화승총을 사용하고, 좋은 필마를 구해서 기동력을 높이려는 것이었다.

초반에 여환과 원향이 처형되면서, 무엇인가 이야기의 말미로 접어들고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는데 박대근의 이야기는 다시 절정 이전에 이야기를 탄탄히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 남은 한 권이다. 지금까지 각지의 인물들이 등장을 하고, 각자 맡은 일들을 하는 모습들이 이야기의 여러 군데에서 드러났다. 그리고 인물과 함께 박대근을 중심으로 해서 실제 거사를 위해 필요한 무기 및 말을 조달하기 위한 자금도 얻게 되는 듯하다. 이제는 거사와 토포 만이 마지막 남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궁금하다. 마지막 한 권,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과연 이들은 어떻게 최후를 맞게 될지 궁금하다.
마지막 한 권이 아주 훌륭했으면 좋겠다. 기억에 남는 그런 한 권이 되기를 희망한다.

11권을 마치며~

p38
저승에 가면 이승의 모든 연은 하나같이 물거품이 된다구 합니다. 심지어는 모친을 찾아 저승에 찾아간 효자가 천신만고 끝에 그 어미를 잡고 반겨 울어도 모른 척했다지요. 새로 연을 맺고 새로이 부부가 되며 다른 삶을 살아간답니다. 우리 거기 가서 다시 성혼해요. 먼저 전생에는 오누이, 이번 전생에는 겉만 부부, 다음 후생에 속까지 부부, 그리고 아주 먼 후생에는 연리지 한뿌리의 한몸이 되어 없어지지 말아요.

p151
"이 사람 벌써 그런 것부터 생각하네. 이봐, 송도 사람들 가운데 절반 너머가 정월에 집 떠나서 세밑에 돌아오는 이들이오. 그래서 생일 비슷한 아이들이 많다구 그러지 않소."

p154
"내가 이제 앞으로 몇년이나 더 이런 송사를 너희들에게 외우게 될지 모르겠다. 윤덕이는 원행이 처음이라 그러겠지만 송상이 이런 물목과 인원을 동원하여 떠날 제는 반드시 상리가 있게 마련이니라. 이득을 보아 오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고, 남은 것은 상고 자신의 건강과 후일을 내다보는 신용을 저바라지 말아야 하는 점이다. 이는 곧 떠나보내면서 돌아온 다음의 일을 다져두는 뜻이라 어찌 깊지 않겠느냐. 한번의 장삿길로 큰 재물을 모아 오기를 기대한다면 그것을 상고를 바라는게 아니라 도적질을 바라는 것이야. 그러므로 송방의 장책은 대를 물려서 내려오는 것이니라. 윤덕이도 이젠 행수가 되었으니 좌장에게 자세히 배우도록 하여라. 장책 적는 법과 읽는 법을 먼저 익혀야 자기 상도의 장단처를 반성할 수가 있고, 신용이 귀함을 알 수가 있고, 한푼의 돈이 귀한 것과 땀흘려 버는 보람을 알게 되어 상단의 이를 자기 것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장책이 정직하고 삿됨이 없어야 부상대고가 되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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