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 - 3점 / 5점)


머리를 식혀야 했다.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방식대로 책을 선택한다. 

시작부터 자기개발서를 읽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누구나 아는 내용이라고 하지만 가끔 한 번씩 읽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람들이 하지 않는 행동들이 결코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다른 블로그에 방문해서 알게 된 책이다. 사실 『인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제목에 혹 해서 읽게 되었다.


우선 이 책에서만 알 수 있었던 어떤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이 점이 아쉽다.

그래도 괜찮았던 점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맞는 사례들을 적절히 보여주었고, 중간 중간에 '~에 대해서' 몇 가지씩 꼭지로 짚어 주는 부분도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었을 때,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와 배우 조진웅의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았다.

두 분 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기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현 JTBC 사장이자 JTBC 뉴스룸을 이끄는 손석희는 10년 전에 대학 강연에서 한 번 만나 본 적이 있다. 그 당시 누군가 정치에 관심이 없느냐고 물어봤다. 손석희의 대답은 훌륭했으며, 자신의 소신을 여전히 잘 지켜내고 있으시다. 그의 대답은 "저는 정치인이 언론인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어서 그걸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언론인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었다. 사실 꼭 이렇게 이야기한 건 아니지만 이런 늬앙스였다.


배우 조진웅은 대세 배우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그가 출연하는 것 마다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가 하는 연기와 일상 생활에 드러내는 말 한마디에서도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겁지 않다. 이것이 그의 힘이다.


이 인터뷰를 나는 '고수와 고수의 만남'으로 읽었다. 

그리고 고수들에서 느껴지는 공통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된다. 그들은 조급하지 않다. 그들은 재촉하지 않는다. 그들은 누군가를 추궁하지 않는다. 차분하다.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 만의 신념이 엿보이고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예전에 『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애서 읽었던 부분이 이 책에서도 소개된다. 목계(木鷄)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게 고수구나. 나도 이 경지에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장자>의 달생편에 목계(木鷄) 이야기가 나온다.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고 싸움닭을 훈련시키게 되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다. 이제 대충 되었는가? 그러나 그는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자 왕이 또 물었다. 대충 되었는가? "아직 멀었습니다. 다른 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자 왕이 또 물었다. "아직도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 적을 노려보면서도 여전히 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가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열흘이 지났다. "대충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왕이 궁금하여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 기성자는 대답했다. "상대 닭이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덤벼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나무로 만든 닭 같습니다. 다른 닭들이 보고는 더 이상 반응이 없자 다들 그냥 가 버립니다. (P181)


고수라고 하는 사람들은 목계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무엇인가 처음 알게 된 사람이 자랑을 하는 것이고, 어느 정도 안다고 느끼는 사람은 기고만장해진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성숙하지 못한 것이다. 진짜 고수는 어찌 보면 닭이 나무로 보였던 것 처럼 쉽사리 그들이 먼저 나서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인정해줄 뿐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례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헐리우드 영화배우 대니얼 데이 루이스에 대한 소개이다.


▲ 영화 <링컨>의 링컨을 연기했던 대니얼 데이 루이스


 2013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링컨을 연기한 대니얼 데이 루이스에게 돌아갔다. 통상 세 번의 아카데미상을 받는 진기록이다. 그는 영화를 찍기 전 자기가 맡은 인물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뇌성마비 예술가의 삶을 눈물겹게 표현한 영화 <나의 왼발>을 찍을 때는 휠체어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식사나 자리 이동을 모두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했다. 완벽하게 뇌성마비 환자처럼 행동한 것이다. <라스트 모히칸> 촬영 때는 알라바마 오지에서 야영생활을 하며 모히칸처럼 사냥해 잡은 음식만을 먹기도 했다.


처음에 그는 링컨 역을 고사했다. 하지만 스필버그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아니라면 영화를 찍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자그만치 8년을 기다렸다. 마침내 이를 승낙한 대니얼은 스필버그 감독에게 1년의 시간을 청했다. 링컨을 흉내 내기 위한 시간이 아닌 정말 링컨이 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완전히 동화되어 실제 그 인물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그 과정에서 내면의 감정까지 끌어내어 연기한다. 그만큼 매섭게 배역에 몰입한다는 뜻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캐릭터에 빠져들다 보면 정말 그 인물이 돼가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럴 때면 문득 그 인물의 목소리가 제 귀에 들려오죠. 환청과는 다른 애깁니다. 그 인물이 저에게 말을 건네는 거죠. 이번에도 마찬기지였습니다. 그 목소리를 제 내면의 귀로 듣고 조금씩 따라 해보는 과정 속에서 링컨의 연기도 탄생했습니다." (P85)


목계(木鷄) 에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에 대한 대답은 영화배우 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사례로 짐작할 수 있을 거 같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길이 아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사람은 거기에 이르기 까지의 혹독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 경지를 넘어서는 순간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고, 평범한 이들에게 힘들어 보이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직관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렇게 어느 경지에 이르러 고수가 되면, 고수들은 고수들을 알아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영역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고수와 고수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융합이 이루어지고,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제목처럼 고수(高手)를 만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같은 노력과 사명을 가지고 목계(木鷄)의 경지에 이르는 고수가 되는 게 낫지 않은가!

살면서 한 번쯤 고수(高手)를 경험해 볼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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