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하여 살아야 할까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삶이란 무엇인가요?

답이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또 다시 물을 수 밖에 없는 질문이다.

수 없이 생각해봤지만,

한 번도 제대로 답해보지 못한 질문이기도 하다.


윤석철 교수의 <삶의 정도>는,

그가 살아오고 돌아보았을 때

답이 없는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한 책인 듯 하다.


그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할까요?" 의 

'무엇'을 '목적함수'라 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의

'어떻게'를 '수단매체' 라는 말로 제시한다.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가 사는 한 번 뿐인 삶,

좀 제대로 살아보려고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들여다보고,

나에게 맞을 것 같은 이야기는

흡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윤석철 교수의 '삶의 정도' 를 살며시 탐해 본다.

전적으로 현재의 내 관점대로 받아들여보자.



시작은 항상 '나' 부터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 나도 모르게 내가 색안경을 낀 채 보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 한 번의 개인적 성공으로 모든 것을 그것으로 귀결시키려고 하지 않는가? 나의 한계를 아는가? 나의 가능성을 아는가?



# 수단매체


#1. 언어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 라고 했다. 우리의 언어, 즉 말과 글은 우리의 생각과 상상으로부터 나온다. 이때 우리의 생각과 상상이 우리의 세계이다. 만약 우리가 알고 있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면 과연 알고 있다라고 할 수 있는가? 스스로 알지 몰라도 우리는 그런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언어의 한계를 더 확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과 그 동안 알고 있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이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단순히 '꽃이 피었다' 라는 것과 어떤 색, 향기, 그 때의 날씨, 흙의 상태 등까지 바라볼 수 있다면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재료는 마련도니 것이다. 그리고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조금 더 깊이 있게 말과 글을 조탁해 나간다면 조금이나마 그 한계를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2. 사회적 수단 매체


기업과 같은 직장이나 국가나 국제기구 같은 거대 조직만이 사회인 것은 아니다. 부부 두 사람이 모이면 가정이 되고, 가정은 작은 사회라 할 수 있다. 가정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사회적 도구'는 신뢰이다. 부부 사이에 신뢰가 무너지면 그 가정은 흔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구성원 사이에 신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필요하다. 투명성을 거부하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명성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요 조건의 하나이다.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더 있다. 자기 희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질이 그것이다. 자기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자를 보호하고, 가지지 못한 자를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을 양보 혹은 희생할 수 있는 이런 자질을 자기희생이라고 부르자. 이것은 사회의 지도자가 될 사람에게 특히 필요한 자질이다. 이렇게 볼 때 신뢰성, 투명성, 자기희생 능력 이 세 가지 개념은 한 사회가 건강하게 단결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수단매체가 된다.

-  『삶의 정도』 中 발췌 - 


이 부분은 최근에 직간접적으로 깨닫고 있는 부분이다. 우선 가깝게는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경험하고 있으며, 작년 가을부터 우리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결국 탄핵이 결정된 박근혜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위의 글귀들이 따갑게 각인되는 듯 하다.


위의 세 가지 개념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내가 최근에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신뢰와 자기희생이다. 이유는 이 두 가지는 지켜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뢰는 어느 날 소나기가 내리듯이 갑자기 생겨나지 않는다. 신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긴 시간 동안 서로 부딪혀가면서 생겨난다. 그리고 그 중심은 역시나 사람과의 관계이다. 이런 신뢰가 쌓이고 나서 어떤 일이 진행이 되어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결과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힘든 것, '자기 희생' 이다.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내가 갖게 되는 이익과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다. 눈 앞에서 내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명백한 결과가 드러난다. '자기 희생'은 특히 내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해야 할 경우에 더 큰 고민에 휩싸이게 만든다. 분명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하게 되면, 나는 그 일에서 해방된다. 하지만 모두들 하지 않을 경우에는 모두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내가 한다면 다른 사람은 나로 인해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러한 순간적인 일들이 수 없이 많이 일어날 것이다. 이 선택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그 어려운 신뢰가 쌓여 나간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모습,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가치를 지키는 모습 그리고 이 두 가지의 균형잡힌 삶. 올바르게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이 삶의 목적함수를 향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 목적함수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무엇'을 위한 것이냐?


올 해 초 계획을 세웠던 부분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본다. 개인, 가정, 업(業)에 대해서 나누어서 목표를 잡았다. 


개인으로 분류한 부분에는 저녁10시 수면-새벽4시 기상, 운동, 책, 글쓰기, 영어 공부, 15년 이후 계획 구상하기. 

가정 부분에는 금전 관리, 아이들에게 더 신경쓰기, 요리 배우기, 집안 개선활동, 가족과의 여행

업에 대한 부분에는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한   Technology  영역과  Business 영역으로 분류해서 조금 더 학습한다고 적어놓았다.


다시 질문한다. 그러니까 올해 내가 잡은 목표는 무엇을 위한 목표이냐? 왜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영어공부를 해야 하느냐? 무엇 때문에 요리를 배우고 아이들에게 더 신경쓰고 금전을 관리하느냐? 조금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자.


일단 아직 젊은 나이인데 조금씩 여기저기 신호가 오는 것 같다. 그 동안 운동과는 담을 쌓고, 식습관 조차 좋지 않아서 나온 일이다. 건강은 모든 것이 기본이다. 기본이 무너지면 결국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그래서 운동은 전체적은 기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려는 것은 내가 장기적으로 문화, 예술에 관련된 일을 조금이라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내 이름으로 된 출판물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가끔씩 어딘가에 내 글을 싣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독서, 미술,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문화 예술 영역에 대한 식견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영어는 최근에 다른 이들의 글을 보니 참신한 아이디어와 생각들이 넘쳐 났다. 그 친구들은 미국의 신문 기사와 웹사이트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었다. 이렇게 양질의 정보를 우선적으로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영어를 배우려는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 이유는 자주 가지 않는 해외여행, 출장이지만 갈 때 마다 간단한 일상 회화 정도는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들과 언젠가 여행을 갈 때 아빠가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도 싶기에 영어를 배우려는 것이다.


금전관리, 아이들에 대한 관심 등은 말 그대로 가정이 나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가정은 아내, 아이들 그리고 내가 집 밖에서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받았을 때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동물들이 아기들의 상처를 혀로 핥아 주듯이 가정에서는 다시 새로운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양식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업(業)에 8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왔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내가 하는 업에 대해서 실제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기간은 1,2년 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충분히 배워야 할 것도 많이 있고, 충분히 흥미를 느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다시 5년, 5년 조금 더 나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조금 더 큰 그림을 바라 볼 수 있기를 원한다.



다시 돌아가자. 지금의 내 '목적함수'는 무엇인가?

누구나 그러할 거라 생각하지만


'삶(개인과 가정)의 안정' + '변화의 즐거움' + '문화예술과 지식의 기쁨' + '업(業) 에 대한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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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damental (육체적 건강함)


우선 내가 정한 목적함수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목적함수이지만, 이렇게 간단한 것도 제대로 한 번 생각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세상의 모든 진리는 당연한 것이 많다. 그것을 깨닫는 주체들에 따라 다가오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언가 내가 정리한 것에 대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나름 만족스럽다. 


분명, 저 '목적함수'를 통해서 나아가는 길이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가치처럼 보이기도 하고, 분명히 하나가 무너지면 마치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도 있고, 하나가 이루어지면 반대로 다른 하나가 소홀해질 수도 있는 요소들이 서로 얽혀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나만의 목적함수를 조금 더 구체화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자세하게 스케치하자. 서로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최대한 섬세해지자.하지만 예민해져서는 안 된다. 조금 더 명철해지되 냉정하지 않도록, 항상 가슴 만은 따뜻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


'삶의 정도'는 아직 모르겠다. 내가 가는 이 길이 과연 바른 길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하지만 노력하는 자가 방황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나는 계속 방황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정도(正道)'는 아니더라도 내가 감사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마운 책이었다. 나에게 생각의 물꼬를 터 준 윤석철 교수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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