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9시 즈음에 퇴근을 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조금 걷고 싶어서 한 시간 정도되는 거리를 걸었습니다.

귀에는 이어폰으로 팟캐스트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를 듣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오는 거리에는 인도와 함께 자전거 도로가 같이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들으면서 별 생각을 안하고 있을 때 자전거가 갑자기 제 옆으로 지나갔습니다. 그 순간 저는 몸을 움찔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옆에서 사람이 저를 앞지르면서 확 나아갈때도 순간 깜짝놀랐습니다. 사람이 있다는 인지를 하고 있지 못해서 였습니다. 그 순간에도 저는 몸이 순식간에 움츠려들고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왜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깜짝 놀라거나 무서운 생각이 들 때는 몸이 움츠려들고, 시선은 자동적으로 그 쪽으로 향합니다. 제가 하는 행동이 어떤 이유 때문에 일어나는 것일까가 궁금하네요. 저도 모르게 순식간에 몸이 저절로 반응을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여기 저기 찾아보고, 간단하게 정리해 봅니다.


우선 제가 깜짝 놀라고 무서운 생각이 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뇌의 한 부분인 '편도체'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어떤 무서운 경험을 하거나 깜짝 놀랄 때 뇌의 '편도체'에 신호가 전달이 됩니다. '편도체'는 우리 뇌에서 공포를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낯선 상황에 있거나 불안감이 올라갈 때 사람들은 '편도체'의 영향을 받아서 낯선 상황에 적응을 할지, 그곳을 피할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편도체는 인간 뿐만아니라 포유류는 모두 가지고 있는 뇌의 한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공포를 느끼는 역할을 하는 편도체가 손상을 입게 되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쥐의 편도체를 손상을 시켰더니, 쥐가 고양이를 봐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공포를 느끼는 부분이 사라졌기 때문에 고양이를 봐도 겁을 먹지 않습니다.


겁을 먹지 않는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편도체에 대한 연구 중 다른 사례를 보면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초등학생들을 조사해본 결과 이들의 편도체 크기가 커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포나 불안감을 느낄 경우에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집으로 오는 길에 듣던 팟캐스트의 주제는 '싸이코패스' 였습니다. 팟캐스트의 진행자 중 한 명은 싸이코패스가 편도체가 손상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싸이코패스'는 자신들도 제대로 공포와 두려움을 알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도 동일할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럼 깜짝 놀람, 두려움, 공포와 함께 동반되는 자동반사적으로 옴츠리는 행동,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순간의 한기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뇌의 한 부분인 '편도체'가 두려움, 공포를 인식을 했으면 우리 몸은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그 중에 두려움을 느낄 때 관여하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교감 신경은 보통 화가나거나 두렵울 때 활성화되는 신경으로 위급한 상황일 때 대처하는 기능을 합니다.  


▲ 그림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그렇다면 제가 궁금했던 게 조금은 풀리는 거 같습니다.

자전거가 갑자기 제 옆을 지나갔을 때, 사람이 뒤에서 올 줄 몰랐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나를 지나갈 때 움찔하고 긴장했었던 이유는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어서 였습니다. 즉, 그 순간 근육이 수축되고 혈관이 수축되면서 순간 체온이 낮아진 것입니다. 또한 식은 땀을 흘리고 땀이 증발하면서 열을 흡수해서 우리가 움찔하는 기분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동적으로 그쪽으로 시선이 가는 것, 심장 박동수의 증가, 동공 확대, 항문과 방광의 조임근의 수축 등이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몸을 움찔하고 순간적으로 움츠리는 이유도 이렇게 과학적이고 인체 신비적인 부분이 숨어 있었습니다.


퇴근 길에 갑자기 생각났던 궁금증이었습니다. 그 궁금점을 해결하면서 '뇌'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 신체적인 현상, 시각적으로 보이는 무언가에 대해서 이렇게 풀어가는 장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이제 궁금한 것을 더 찾아내고 해결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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