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왜 블로그를 하는 걸까?




 저는 블로그를 합니다. [조르바, 위버멘쉬를 꿈꾸다]라는 문패를 가지고 있지요. 블로그 이름을 지을 때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혼자 읽으면서 뿌듯해했습니다. 그리고 니체의 책들을 소개하는 책을 읽으면서 '위버멘쉬(초인)' 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니체의 책들을 읽어내기에는 책력이 부족하여 여전히 니체의 책 주변만 맴돌고 있습니다.

 

블로그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고민을 했었죠. 그러다 그냥 좋은 건 다 끌어다 붙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조르바, 위버멘쉬를 꿈꾸다』 였습니다. 이 블로그 명을 지을 때는 '조르바'를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사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생각했고, '위버멘쉬'는 완벽한 사람 하지만 완벽하기에 조금은 자유로움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석을 잘못한 겁니다. 단어 한 번 들어봤다고 아는 체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죠.

 

그래서 '자유로운 영혼이 완벽을 향해 간다.' 로 해석을 했습니다. 반대로 『위버멘쉬, 조르바를 꿈꾸다』 라고 짓기도 했는데요. 반대로 '완벽을 향해가는 사람이 자유롭게 살려고 한다.' 라는 뜻으로 사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르바, 위버멘쉬 둘 다를 꿈꾼다. 라는 중의적인 의미로도 저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왜 이런 이름도 조금씩 고민하면서 블로그를 하는걸까요?

처음에는 그냥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냥 나도 한 번 해볼까가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제가 꾸준히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인정욕구' 입니다. 누군가에게 제가 쓴 글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이 글 참 좋네, 글 잘 쓰네.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죠. 어떤 이가 제가 쓴 서평을 읽고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고 했을 때는 제가 그 책의 저자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페이스북은 만들어만 놓고 잘 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좋아요' 에 하나에 왜 매달리는지 그 마음 역시 알 거 같습니다.

 

 

■ 무언가 부족한데, 부족한데

 

제가 블로그에 쓰는 글은 보통 한 권의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제 생각을 풀어내는 형식입니다.

그런데 제가 글을 쓰면서 이 형식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될 거 같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순히 책이라는 수단에 매몰되지 말고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 서로 연계관계로 찾아내고, 조금 더 포괄적이고 통찰력있는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욕심이 생긴 건 주변에 이렇게 쓰는 사람들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입니다.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열등감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절대 좋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더 나은 한 발자국을 위한 충분한 힘이 되어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족한 것은 알았습니다. 어떻게 글을 쓰고 싶은 지도 머릿 속에 희미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길을 모르고, 방법을 모르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생각, 아이디어, 재료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제 그걸 찾아야 합니다. 다행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았으니까요.

 

 

■ 방법은 다시 책으로 - 『메모 습관의 힘』



 

예전부터 메모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연습장에 아무런 규칙 없이 적어내다 휴지통으로 향하는 일은 반복되었습니다. 바꿔 보자. 분명히 내 메모 습관을 바꿀 무언가가 있을꺼야 하면서 찾다가 발견한 책이 『메모 습관의 힘』 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데 아니 작가의 성향과 제 성향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스캐너도 동일한 제품입니다. 예전에 이어령 선생님의 집이 소개된 적이 있어서 보았었는데 그 때 보고 구매했었던 스캐너 였습니다. 저자가 사용하는 어플 중에 Google Keep 과 에버노트도 제가 평소에 사용하는 거였습니다. 종이 노트에 가끔 이것저것 적어두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부족한 점을 알았습니다. 저자의 책 제목에 있는 단어입니다. 신정철 작가는 '습관'이라는 게 몸에 베어 있었고, '습관'이 잡히다 보니 메모에도 체계가 있었고 나름의 방법론이 있었던 겁니다. 반대로 저는 마음이 내킬 때 마다 온오프라인으로 적어 두고, 나중에 사용을 하지 않다 보니 모아두었던 정보는 단순히 짐일 뿐이고, 결국은 쓰레기로 전락했던 겁니다.

 

저자인 '신정철' 작가가 나와 성향이 비슷한지 그가 제시하는 방법론들이 저에게 잘 맞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이번에는 eBook으로 읽었습니다.)을 다 읽고 바로 '메모 노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노트의 앞 표지에는 'Again Steady' 라는 콩글리쉬를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소개된 Pocket (기사를 수집하는 앱, 간단하고 상당히 유용함)을 설치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책에 소개된 주간계획표를 조금 수정해서 만들어 두었고, 활용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메모를 하기 위한, 재료를 찾아낼 준비는 저자의 도움으로 약간의 체계가 잡혔습니다.


▲ 또 다시 노트를 준비했습니다. 이제부터 제대로 노트 습관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 저자의 주간 계획표처럼 저 역시 만들고, Daily Todo List를 만들었습니다.. 나름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생각, 아이디어를 해야 할 때입니다. 재료를 찾기 위한 실천의 단계가 남았네요. 저는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생각한 것인데, 그건 알고 보니 세상을 좀 더 경험하는 방법 같았습니다. 글을 잘 쓰려면 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하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오감을 조금 더 확장해야 합니다. 관찰을 해야 합니다. 오감으로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제 생각도 관찰해야 합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까지 관찰을 합니다. 그리고 떠오른 무언가는 일단 적어야 합니다. 이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 찰나를 잊지 않고 적어야 합니다.

 

일주일 가량 이런 연습을 하고 있는데 무언가 좋은 예감입니다. 분명히 이 책을 읽기 전과 지금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의 카테고리에도 Why? 라고 해서 제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궁금한 점을 찾기 위한 폴더와 제 안의 감정과 책들에서 언급되는 이야기들로 만들기 위한 자리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말들을 적어둘 생각입니다. 기대가 됩니다. 왠지 무언가 변할 거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 Blogger로 세상과 소통하다.

 

Blogger 라는 말은 이미 10년 전부터 들어왔던 거 같습니다. 그 때도 이런 말이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비트의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조르바, 위버멘쉬를 꿈꾸다] 블로그입니다.

 

조금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제 글을 읽고 제가 소개한 책들을 손에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 사소한 도움이 되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조르바, 위버멘쉬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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