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저자 홍세화가 이 당시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아는 것이 주요합니다. 저자 홍세화는 1972년 대학교 재학 시 '민주수호선언문'사건으로 제적당했다가 1977-1979년 '민주투위' '남민전' 조직에 가담했습니다.. 1979년 다니던 무역지사의 해외지사 근무차 유럽으로 갔다가 남민전 사건이 터져 귀국하지 못하고 빠리에 정착합니다. 이후 관광안내, 택시운전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면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2002년에 귀국하게 됩니다.


이 책은 저자 홍세화가 당시 택시운전을 하게 된 계기와 택시운전을 하면서 겪은 경험과 생각 등을 엮어낸 수필입니다.  망명 생활 동안의 그의 내면적인 고뇌가 드러나며 그 속에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똘레랑스] 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똘레랑스]란 무엇일까요? 저자 홍세화가 왜 그토록 프랑스 사회의 똘레랑스를 부러워했을까요?


p349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있는 사회입니다. 흔히 말하듯 한국 사회가 '정(情)'이 흐르는 사회라면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흐르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정'의 뜻을 다른 나라 말로 옮기기 쉽지 않듯이, 프랑스 사회의 똘레랑스를 한마디의 우리말로 옮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의 사회적 의미는 애매한 반면, 똘레랑스의 사회적 의미는 명확하답니다. 우리의 '정'은 감성의 표현인 것에 비하여 똘레랑스는 이성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똘레랑스란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입니다.' 프랑스 사전에는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존중하게 하시오." 라는 뜻으로 나옵니다.


그가 부러워하고 원했던 사회는 바로 차이를 인정하는 똘레랑스의 프랑스 문화였습니다. 차이를 '틀리다'의 개념이 아닌 서로 '다르다'라고 인정해 주는 사회에 대한 갈증의 표현이었습니다. 아마 그 당시 우리나라가 군사정권의 시대였기에 그 갈증은 목이 타들어가도록 심했을 것입니다. 


20~30년이 지난 우리 사회는 그 차이를 여전히 '틀리다'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만 '틀리다'라는 것은 사람들이 없애거나 고쳐야할 대상으로 인식합니다. 갈등은 이렇게 시작하는 법입니다. 의견과 사상의 차이가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인식이 되고 시간이 흐르다 보면 결국 의견과 사상이 문제의 대상에서 벗어나 그 사람을 '틀림'의 대상으로 올려놓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그 '틀림'이라는 이식으로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장과 사상의 논쟁의 시시비비는 따질지 몰라도 그것으로 사람을 미워하거나 증오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어쩌면 똘레랑스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p138


"프랑스에선 이 주장과 저 주장이 싸우고 이 사상과 저 사상이 논쟁하는 데 비하여 한국에선 사람과 사람이 싸우고 또 서로 미워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프랑스인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 주의 주장 또는 사상을 일단 그의 것으로 존중하여 받아들인 다음, 논쟁을 하여 설득하려고 노력하는데 비하여 우리는 나의 잣대로 상대를 보고 그 잣대에 어긋나면 바로 미워하고 증오한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 독자는 곧 이해하게 되겠지만 그 같은 독선 논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뼈져리게 느끼고 있던 나조차 그 함정에 빠져 베르트랑을 미워했던 것이다.


우리에게 설득이란 단어는 있지만 우리 사회는 '설득하는 사회가 아니다. 강요하는 사회다.' 베르트랑과 나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온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이 차이를 '똘레랑스'가 있는 사회인지, 없는 사회인지의 차이로 구분한다.

이렇게 똘레랑스가 있는 사회에선, 즉 설득하는 사회에선 남을 미워하지 않으며 축출하지 않으며 깔보지 않는다. 서로 치고받고  싸우지 않고 대신 까페에서 열심히 떠들었다. 말이 많고 말의 수사법이 중요시 했다."


우리는 정(情)이 통하는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은 어쩌면 우리들이 속한 집단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정이 타인과 타집단에 관통한다면 그것이 감성의 똘레랑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근현대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차이라는 것은 '틀림'으로 강하게 인식되어 왔고 어쩌면 내면 깊숙히 무의식 속에 아로 새겨져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과 가족의 삶을 잃거나 많은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역사는 자연적으로 주류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나와 우리를 위해 타인과 타집단을 인정하지 않게된 것이 아닐까요.


이제는 그런 아로 새겨진 가슴 아픈 인식을 조금씩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에서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우리 사회로 똘레랑스가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가슴의 생채기가 조금씩 치료되고 사회의 상처가 아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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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프로는 창조를 우연에 맡기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집단이 바로 세계적 예술가들이다. 이들이 가진 창조력과 그 방법론에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글에서 다루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배병우는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과 특유의 근면성으로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배병우의 창조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독창성 확보를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경험과 사고, 환경과 시대를 기반으로 끝없이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의 경험과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 스스로에 대한 통찰은 그에게 남다른 독창성을 만들어줬다.


2) 탐구하는 대상에 대한 애정과 몰입이 통찰력을 선사한다. 오직 소나무를 찍기위해 수종과 생태계를 연결하고 직접 찾아 다닌 열정은 독일의 병든 나무 한 그루를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깊은 통찰력을 선사했다.


3) 안주하지 않는 자기혁신에서 새로움이 창출된다. 소나무 사진으로 최고가 됐지만 이제 '바람'을 프레임으로 담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끝없는 자기 혁신과 매일 새벽 나무를 찍으러 나가는 근면성이 창조의 근원이다.


스티브잡스가 자신이 다루는 디지털 기기에 몰입하고 놀라운 근면성으로 '애플 그 자체'가 됐듯 배병우는 스스로 '소나무'가 되는 합일 상태에 도달했다. 최고의 창조 비즈니스맨과 최고의 예술가는 이렇게 서로 통하는 법이다.



# 최근 솓아져 나오는 창조성의 베스트 프랙티스에 관한 도식화되고 단순화된 정리들은 오히려 독자들을 오도할 위험이 크다. 창조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방법을 찾고, 창조성의 원천에는 서로 다른 다양한 대안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각 상황에서 독자 각자에게 상대적으로 가장 적합한 창조성 모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 소나무라는 일생일대의 창작 대상을 만난 배병우는 소나무의 모든 면을 이해하기 위해 맹렬히 몰두했다. 전국의 소나무 숲을 다 돌아다녔다. 1984~1985년경 소나무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후, 처음 일 년 동안에만 10만km 정도를 답사했다. 작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소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 위해서였다. 전문 서적, 신문, 잡지 등의 모든 소나무 관련 기사를 스크랩했고 조선시대에 소나무를 그린 회화 작품을 모두 찾아봤다.

끝없는 발로 뛰는 답사, 글로 보는 공부, 그리고 엄청난 작업량은 그에게 한국적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빛으로 그린 수묵화'라는 배병우만의 고유의 사진 언어를 허락했다.


# 그가 독일의 한 도시를 방문했을 때 현지인이 숲에서 좀 떨어져 홀로 서 있는 오랜 고송이 건강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배병우는 "나무가 외로워서 그렇다" 고 대답했다. 배병우는 "나무가 외로워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예전에는 그 나무가 있던 곳까지가 숲이어서 친구나무들이 옆에 있어 외롭지 않았으나 도시개발로 숲이 뒤로 밀려 다 사라지고 그 나무만 홀로 남아 친구가 없어 외로워서 아프다는 것이다. 독일 현지인들이 예술가의 독특한 통찰력에 큰 감동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 그는 한국 미술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자신만의 틀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기술적으로 사진을 잘 찍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찍을 것인가, 무엇을 담을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색깔과 생각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즉 본질이 있어야 표현도 따라온다는 것이 배병우의 신념이다.


$ 탁월한 창조적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모두 훌륭한 예술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을 충분한 자양분이 보장돼야 탁월한 재능이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배병우는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예술 분야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특히 해외 기업들처럼 한국의 기업들도 예술품 구매나 투자에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그는 진정한 창조적 예술에는 정점이나 전성기란 없으며 예술가의 전체 일생을 관통해서 끊임없이 창조가 시도돼야 한다고 믿는다.


# 배병우의 '풍경(Windscape)'은 우리 조상들이 지경이 아닌 풍경이라고 부른 정신으로 되돌아가 이를 뒤집어보려는 그야말로 창조적인 시도다. 바람을 찍겠다는 것이다. 2013년 초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의 평론가들과 사진전에서 극찬을 받은 배병우의 풍경 시리즈에서는 수먄 위로 바람이 불어 물이 부서지는 순간, 들판 위 풀들이 바람에 스러지는 순간을 담는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지만 배병우의 사진 속에서는 바람이 보인다. 특히 그의 풍경 작품집에 실린 풀잎이 바람에 누웠다 일어나는 사진은 그의 처이모부였던 고 김수영 시인의 절창 '풀'의 본질을 그대로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 최근 유행처럼 양산되고 있는 창조성에 관한 자기계발서나 경영경제 서적들에서는 흔히 열심히 노력하는 근면성이 핵심 관건이던 20세기적 산업사회와 달리 21세기 창조사회의 핵심은 기발한 상상력이므로 근면한 노력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심지어 예상 못한 우연한 발견을 통해 창조적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근면보다는 여유 있는 생활이 중요하고 심지어 어느 정도 게으르기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가 인터뷰한 세계적 예술가 그 누구도 극도로 치열한 삶을 살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가장 창조적 기업가라는 스티브 잡스가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워커홀릭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배병우는 가장 극단적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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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책의 위에 쓰여진 '구본형의 자기경영 1954-2013' 이다.

구본형은 변화경영전문가로 저서와 인터넷 매체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그는 위의 부제가 의미하듯이 2013년에 폐암으로 삶을 정리하였다. 


이 책은 구본형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구본형 칼럼>이라는 제목으로 남긴 604편의 원고 가운데 대표작 60편을 선별하여 제자들이 묶은 것이다. 원고 속에는 그가 삶을 대하는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깊은 사유가 담겨있다.


책에 대한 편견을 가져서는 안되지만 언젠가부터는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생긴 듯 하다. 그의 책은 많은 부분이 자기계발에 관련된 것이라 잠시 읽기를 망설이기는 했다. 하지만 컬럼 하나를 읽어보니 자기계발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수필과 같은 느낄이 들어서 그 망설임은 해소 되었다.


(논외로 '자기계발' 이라는 단어 자체를 싫어 한다. 나쁜 말이 아님은 확실하지만 무언가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 단어이다. 무엇인가 상업적인 느낌이 들고 경쟁해야 할 것 같고 따뜻하기 보다는 냉정할 것 같은 단어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이라는 표현이 싫다. )


컬럼들을 읽어내려가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하나하나 표시해두고 정리해두었다. 시간 날 때 한 번씩 보려고 한다. 삶에 대한 방향성을 잘 모르거나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일 때 조금은 생각을 거리를 던져주기를 바랄 뿐이다.


책이라는 것은 똑같을지라도 독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누구에게는 유치란 글귀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삶을 바꾸는 큰 요동일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요새 복잡한 감정을 살짝 잔잔하게 만들어준 그런 책이었다.

혼자 조용히 정리해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익숙함 속의 낯설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환절기 출근 시간의 싸늘함을 살짝 올라오는 닭살로 느껴본다. 단순히 걷지 말고 엄지발가락이 밀고 다시 발바닥을 땅에 닿게 하는 그 은근한 압력을 느껴본다. 평소에 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보고 익숙한 길이라도 거기에 서있는 나무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 나무는 어떤 나무인지 한 번 쯤 확인해보는 것이다. 주위의 자연과 환경을 몸으로 느끼고 내 신체의 부분부분의 움직임에 주목해보는 것이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다. 한 여자의 동반자로서, 자녀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한다. 무엇보다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남는 것은 계속 곱씹어 생각할 수 있는 추억임을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어제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려 한다. 생각없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내 마음이 하는 소리에 집중하고 사소하고 소중한 습관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갈 것이다. 언젠가는 그러한 습관들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를 예전에 만났다면 단순한 자기계발이었을 것이지만, 지금 만났기에 '치유'의 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복잡했던 머리가 다소 정리된 기분이다. 차분해지자.



P33

질문의 힘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익숙해 신기할 것이 없는 것을 낯설게 보는 훈련으로부터 온다. 나는 이것을 '시인의 시선'이라고 부른다. 수십 번 수백 번 보았지만 제대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들에 우리는 둘러싸여 산다. 그러나 언젠가 한 번 제대로 보는 순간 우리는 느닷없이 재미있는 세상으로 인도된다.


P36

나이 들어 깨달은 것은 삶이란 눈물, 콧물, 웃음으로 사는 것이라는 자각이다. 아주 가까이서 그놈을 지켜보고 만져보고 말 시켜보고 핥아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듯이 아주 낯선 얼굴로, 오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쳐다보아야 한다. 낯선 여인이 신비하듯, 낯선 삶이 흥미진진하다.


P54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작가 카잔차키스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준다. 조르바는 살구나무 묘목을 심고 있는 노인에게 다가가 왜 묘목을 심고 있느내고 물었다. 노인이 대답한다.

"나는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삽니다."

그러자 조르바가 말한다.

"나는 내일 죽을 것처럼 삽니다."


P97

하루에 두 시간은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일에 써야 한다. 두 시간 이상 투입할 수 있으면 더 좋다. 그러나 그 이하로 줄이면 곤란하다. 시작해서 6개월 이내에 스스로 변화를 감지하고 확신을 가지려면 하루에 적어도 두 시간은 써야 한다. 


P134

내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둘 있는데 1년에 한 번은 가족 모두와 함께 꽤 긴 여행을 다녀온다.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그러나 그는 아까워하지 않는다. 다른 비용은 모두 검소하게 쓰지만 가족 여행은 꼭 한다. 가족도 서로 확인할 수 있는 많은 기쁨을 공유할 때, 서로를 위한 기쁨이 되려고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지론은 아이들이 커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게 되면, 가족 여행조차 함께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라나는 십여 년 정도는 기쁨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쁨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늘 돈과 시간의 덫에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다.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멋진 것을 위해 조금씩 돈을 모아가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이라는 것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영화도 같이 보고, 음악도 함께 하고, 먼저 서로 잘 놀아 기쁨을 나누면 웃음이 많아진다. 웃음이 많은 곳, 그곳이 가장 좋은 휴식처다.


P177

어느 날, 중요한 각성이 찾아왔는데, 직장에서의 생활이 내가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간단한 사실이 그것이다. 이 시간을 즐기지 못하면 삶의 3분의 2가 속절없이 날아가 버린다는 사실이 전율하듯 온몸을 타고 흘렀다.


P208

나는 나를 탐구한다. 나는 매일의 사건들을 애지중지한다. 그래서 이렇게 보고 저렇게도 보면서 나와 나의 삶을 탐구한다. 나를 내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재미있다. 제3의 관찰자가 되어 나의 삶을 들여다보는 순간, 슬픔과 고독조차도 풍요로운 은총으로 선물처럼 내 생활 속에 쏟아져 들어오고, 불쾌한 일과 황당한 사건조차 웃음의 소스가 된다.

유머란 나와 나에게 닥친 사건을 분리시켜 인지함으로써 웃어줄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유머를 즐기는 사람이다. 삶에 대해 웃어주자. 웃음으로 나를 탐구하자.



<30 10년 동안 해야 할 7가지>

 

1.     철학사를 뒤적여 가장 매력적인 철학자 한 을 골라라. 에 관한 두 권을 정독해 그 으로 만들어라. 철학은 땅으로 내려와야 하고, 좋은 스승은 반드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함께할 수 있다. (철학과 윤리)

2.     회사 명함 말고, 3년 뒤의 개인 명함을 만들어라. 우리는 이것을 꿈의 명함이라 부른다. 서른이 끝나기 전에 이 꿈을 성취하라. (꿈과 비전)

3.     일주일에 두 번은 네 시간만 자라. 그리해 그대의 뼈가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라. (시간)

4.     차 한 대를 사서 적어도 5년 전에는 바꾸지 마라. 10년을 쓸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똥차가 바로 지금의 당신이다. 투자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늘어나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이다. (투자)

5.     주식 세 가지를 골라 계속 관심을 가지고 분석하고 예측해보라. 돈을 걸든 걸지 않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예측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연습이라는 점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

6.     10년 뒤에 살 집을 모색해 두어라. 실제로 돌아다니며 적어도 50개 동네와 200채의 집을 가보고 두세 군데를 찍어라. 바라는 것을 얻는 것은 적극적인 기다림이다. (구체적인 장기적 목표)

7.     취미 하나를 가져라. 유행과 관계없이 가장 자기다운 취미를 하나를 골라 일주일에 두 번은 즐기도록 하라. (활력을 얻는 소스)

 

<40대에 10년 동안 해야 할 7가지>

1.     자신의 철학을 가다듬어라. 차용한 철학으로는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자신의 길을 갈 수 없다.

2.     사표를 써라. 직장에서 중역이 되든 나와서 창업을 하든 일단 사표는 써야 한다. 떠남이 목표일 때가 있다. 이때가 그 때다. 떠나지 못하면 모욕을 당할 것이다. 조직의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라.

3.     하루의 시간을 완전히 개편하라. 새벽에 일어나고 일찍 자라. 일주일이면 새벽에 일어나도록 바이오 클록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습관이 되려면 반드시 일찍 자야 한다.

4.     하루에 두 시간은 자신의 전문성을 위해 투자하라. R&D없이 어제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상한 논리다.

5.     가장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라.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되어라. 아내와 남편에게 가장 매력적인 애인이 되어라. 밖에서 성공하고 안에서 실패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았다. 가정을 얻는 것보다 좋은 투자는 없다.

6.     오랫동안 마음에 그리던 집을 사라. 거기서 깨어나고 생각하고 즐기고 잠드는 아름다운 공간을 가족에게 선물하라.

7.     취미 속에서 평생 직업의 힌트와 싹을 키워라.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만이 굿 투 그레이트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끊임없는 실험과 학습이 이 시기의 키워드다.

 

<50 10년 동안 해야 할 7가지>

1.     자신의 철학을 이웃과 조직에 나누어주어라. 철학이란 삶과 세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다.

2.     나의 인생에 감동한 세 명에서 다섯 명의 후배를 만들어라. 실천과 모범이야말로 강력한 설득력이다.

3.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로부터 하루를 시작하라. 만일 저녁에도 그 일을 하지 못했다면 그 일을 마치고 자라. 최고의 수면제다.

4.     하루에 한 번 작은 즐거운 일 하나를 만들어라. 언제 어디서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있게 마련이다. 편지, , 전화, 만남, 선물, 이메일 등. 이 방법을 터득하면, 자신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 하나를 얻은 것이다.

5.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산에 가라. 이날은 꼭 배우자와 진한 사랑을 나누면 좋다. 산을 통해 자연을 만나고 그 정기를 받는 것은 한국에서 태어난 혜택이다.

6.     자신의 자서전을 쓰기 시작하라. 인생이 다 지난 다음에 쓰면 뭘 하겠는가. 쓰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반성이 따르고, 더 좋은 일이 발견될 것이다. 50은 바로 그런 일들을 찾아 빠짐없이 유유히 즐기는 때다.

7.     한 달에 한 번은 가장 좋을 때 한국의 산하를 구석구석 뒤지고, 1년에 한 번은 다른 나라를 돌아보고, 매일 30분 이상씩 천천히 걷는 거리의 산책을 즐겨라. 인생은 길과 거리에 수많은 교훈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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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책이다. 작가 목수정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읽은 많은 책 중에서 자신에게 의미있게 다가왔던 책들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런 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책의 소개만이 아니다. 그 속에서 그녀의 짙은 고민과 깊은 성찰이 느껴진다.


그녀의 고민과 성찰을 이해하려면 그녀가 지금껏 밟아온 삶을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책의 겉표지 바로 뒤에 작가에 대한 소개에 그녀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30대에 국경을 넘어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거기서 68세대이며 예술가인 프랑스 남자를 만났다.  스물두 살이 많은 그와 사랑하고, 비혼으로 아이를 낳았다. 프랑스에 머물며 사회주의가 유효적절하게 작동하는 사회를 그리게 되었다. 2003년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왔다. 국립발레단을 거쳐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으로 활동하다 다시 파리로 갔다. 그사이 월경(越境)은 저자의 삶을 관통하는 화두가 되었다. 목수정에게 월경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 위한 일인 동시에, 사회제도와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금기의 벽을 부수는 자기혁명이다. 문명이란 미명하에 야성을 옯아매는 허례허식을 거부하고, 새로 디딘 땅 끝에서 확장된 자아를 발견하기를, 그래서 더 많이 관용하고 더 뜨겁게 포용하길 주문한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기 보다는 월경하듯 뛰어넘는 그녀의 태도가 책의 소개에 두껍게 스며들었다.. 아니면 그런 책들에 의해 그녀가 그렇게 스며들었는지도 모른다.


책에 대한 책, 어찌보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해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스쳐가기에 유혹이 너무나 큰 책이다. 왜 사람들은 책을 읽어야할까? 


<월경독서>의 중간중간에 작가는 책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이렇게 풀어 놓는다.


p192

어찌 보면, 책읽기는 나에게 질문들과 만나는 과정이었다. 난 언제나 질문을 던져주는 사람에게 끌렸고, 질문들을 찾아다녔다. 삶을 신선하게 가꾸어가기 위해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답보다 질문이라 믿으며, 답은 결국 내가 문제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찾아지고 마는 것이다. 김우창은 이 생각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무의식 속에서 생각은 혼자 움직여 길을 찾는다."고, 그러나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나름 해답을 얻고 나서 더 이상 질문을 품지 않는다면? 그건 지루함을 짓이기며 살아내야 하는 삶을 의미일 터.


p64

"소설가는 자신의 생이라는 집을 허물어 그 벽돌로 다른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밀란 쿤데라는 말했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다시 그 작가들이 지은 책들을 벽돌 삼아 자신의 집을 짓는다. 그리고 우리가 읽은 하나하나의 책들이 우리의 세계를 이루는 벽돌이라면 그 벽돌들이 잘 붙어서 하나의 집이 되도록 해주는 시멘트는 우리가 삶에서 직접 마주하는 경험들이다. 한 권의 책은 우리가 책을 읽기 전이나 후에 겪은 실제적 경험들을 통해 공명할 때, 비로소 견고한 내 정신세계의 한 벽돌로 굳건히 자리하는 것이다. 오래도록 내 현실의 삶 속에서 공명을 하지 못하는 책들은 곧 잊히고, 벽돌은 허물어진다.


예전에 이 책과 같이 책에 대한 책인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에서는 카프카의 이런 표현을 보여준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장그르니에의 <섬>에 대한 알베르 카뮈의 추천사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존재한다.


"길거리에서 이 조그마한 책을 열어 본 후, 겨우 처음 몇 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까지 한 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보게되는 저 남 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이래도 왜 책을 읽어야한다고 다시 질문해야하는가? 

삶을 살아가는 질문을 찾기 위해서, 책과 경험이 공명할 때 쌓아지는 내면의 성장을 위해서, 책을 열어보고 꼭 껴안은 채 달려가는 그 설레임을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일거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읽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월경독서>를 읽으면서 생각할 거리들이 생기고 삶에 대한 질문을 찾기 위해 조금 더 고민해보려 한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나는 조금 더 잘 만들어진 사람이고 싶다. 책에 의해서...

내가 읽은 글들을 통해 느끼게 되는 감정과 가치관, 내가 입으로 표현하는 말, 몸으로 반응하는 행동이 서로 다투지 않았으면 한다. 



## <월경독서>가 소개하는 책


1.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문학과 지성사

2.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 최인훈/문학과 지성사

3. 이사도라 던컨                    - 이사도라 던컨/민음사

4. 몽실언니                           - 권정생/창비

5. 꽃들에게 희망을                 - 트리나 폴러스/시공주니어

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민음사

7. 페르세폴리스                     - 마르잔 사트라피/새만화책

8. 황금물고기                        - 르 클레지오/문학동네

9. 섬                                 - 장 그르니에/민음사

10. 서울에서 보낸 3주일          - 장정일/청하

11. 우주로부터의 귀한            - 다치바나 다카시/청어람미디어

12. 심미적 이성의 탐구           - 김우창/솔

13.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 클라리사P.에스테스/고려원

14.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 - 시몬 베유/사회평론

15. 엘겔스 평전                    - 트리스트럼 헌트/글항아리

16. 김대중 자서전(전2권)         - 김대중/삼인출판사

17. 미국민중사(전2권)             - 하워드 진/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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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o Academicus, 공부하는 인간


공부는 끝이 없다고 합니다. 책의 겉표지에에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공부하는 인간, 호모아카데미쿠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의 수많은 학교와 도서관 그리고 고시원, 각자의 집, 회사에서 다들 공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왜 공부를 끊임없이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지 평생하는 공부를 의미있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이런 근본적인 질문과 그에 따른 자기 성찰이 한 번 쯤은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아무런 목적 의식없이 부모의 강요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삶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닌 그저 입시만을 위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행복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3년 동안 아침부터 자율학습에 정규 수업, 저녁 보충 수업, 야간 자율 학습을 거쳐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해서 어떤 학과를 가야하는지도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수능시험 점수에 맞춰서 갈 수 있는 학교에 갔습니다. 학과보다는 좋은 학교를 가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학과에는 상관없이 좋은 학교 보내는 것만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당시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그 당시의 학생들이 그랬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가시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른 삶을 살아보지는 않았기에 그 당시의 시간이 저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무엇인가 공부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조금 더 행복하고 뒤를 돌아 보았을 때 그럴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이면 후회를 남기고 싶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덜 후회하는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봅니다. 저의 두 아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강요가 아닌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는 공부를 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약간의 힌트를 얻은 느낌입니다.


이 책은 이미 큰 화제를 이루었던 KBS 1TV의 기획방송 <공부하는 인간>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공부하는 인간>은 각 문화권마다 공부하는 목적이 무엇이고 공부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여러 사례와 실험을 통해서 각 문화권의 공부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몇 차례 언급한 교육열이 높은 나라 우리나라 한국, 표준과 평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 일본, 우리나라에 구구단이 아닌 십구단으로 유명한 암기의 나라 인도가 동양 문화권으로 등장합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대입 시험에 유일하게 철학이 포함된 나라 프랑스, 전 세계인구의 0.2%밖에 되지 않지만 노벨상의 23%를 차지하는 민족인 유대인의 교육 방식을 소개합니다.


동양권과 서양권의 학생들의 공부의 목적은 차이점을 보입니다. 동양의 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하고 성공하려고 하느냐? 라는 질문에 그들은 "그동안 보살펴준 부모와 가족들에게 보답하고, 자신들의 나라에 이바지하고 싶다." 라고 표현합니다. 반면에, 서양 학생들은 "자신의 행복과 자아실현을 위해서 공부를 합니다." 라는 식으로 표현을 합니다.


p290

 '집단,관계'를 중시하는 동양 사회에서 가장 바람직한 인간형은 남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고 타인과 조화롭게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해도 이를 자랑하거나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표현하는 것은 겸손하지 못한 교만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타인과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독립성'을 중시하는 서양 사회에서는 개인의 만족과 행복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자신을 무조건 능력 있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려는 경향이 높다. 그들에게는 자기 스스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양과 서양의 공부방식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암기하는 동양, 질문하는 서양' 입니다. 

암기와 질문 서로 다른 방식을 중요시 한 공부의 방식은 그들 문화권에서 오래동안 자리잡혀온 전통의 다르기에 자연스럽게 생격났습니다. 


296

 유교 문화권에서 지식은 세상 밖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의 지식, 세상에 있는 지식을 최대한 습득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개인적인 견해로 사물을 바라보거나 질문을 하기보다는 그저 열심히 공부하고 암기했죠. 그런 학습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꾀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회는 '전투 능력'과 '논쟁 능력'을 남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삼을 만큼 질문을 매개로 한 토론과 논쟁의 공부 방식을 지향했다. 지식은 세상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질문을 했고, 이를 찾는 것이 공부의 목표였던 것이다. 


동양, 서양의 어떤 방식이 '더 좋다. 좋지 않다.' 그런 개념의 접근이 아닙니다. 이런 접근 역시 절충과 타협을 중요시하는 동양문화의 영향 탓일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방식을 어느 정도 융합하고 개인 별, 집단 별로 특성에 따라 선택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하는 인간> 이 책 역시 처음의 접근 이유는 바로 유대인들의 공부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암기하는 동양'의 문화를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장단점을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기간의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단연 암기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으로 부터의 주입식 교육 역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식 습득에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세상은 동양, 서양 이렇게 구분이 가능하지만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어떤 기준으로 명확히 나눌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양 쪽에 대해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고 왜? 라는 의문으로 주저없이 질문하는 방식으로 맹목적이 아닌 사고하는 공부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머리속에만 기억하는 공부가 아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자극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제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방법일 것입니다.

사고하라! 토론하라! 그리고 질문하고 분석하라!"


MIT 미디어랩의 한 한생이 한 말을 마지막으로 공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야 겠다.


"저 혼자 일방적으로 배우고 소유한 지식은 결국 제 것이 되지 못해요.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야 자기 것이 디죠. 이것은 어떤 학자가 한 이야기인데, 사람들이 푸른 유리를 푸르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유리가 여러 가지 색을 통과시킬 때 다른 색은 전부 흡수하고 푸른색만 내뱉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사람들이 유리가 푸르다고 한느 것이죠. 지식도 이와 비슷한 것 같아요. 자기가 진짜 갖고 있고 이해한 지식은 우리가 흡수하고 소비한 지식이 아니라 자기를 투과시켜서 밖으로 내뱉을 수 있는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과연 어떤 것이 내 자녀들이 받기를 원하는 교육인가? 마지막으로 다시 질문해 본다.


 - 중국의 수험생들이다. 우리나라 역시 고3수험생들이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잘못된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마음 편하지 않은 사진이다. 



- 토론식 수업의 상징이자 대명사가 된 '하크니스 테이블' : 테이블에 앉은 모든 사람이 상대의 얼굴을 보며 토론을 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의 질문과 의견, 아이디어가 동등하게 오갈 수 있다.



- 해리포터에도 등장한 옥스퍼드 대학교의 식당이다.

옥스퍼드대는 매일 저녁 모든 학생들이 함께 모여 식사는 것이 원칙이다. 그 이유는 나와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과 지적 교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 옆에 앉은 학생이 물리학을 전공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경제학이나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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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체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제목 참 길고 독특하다.

이 책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너무나도 잘 알려지고 그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이 많이 있다. 아무리 책을 읽지 않는 집에도 책꽂이를 뒤적여 보면 그의 작품 <상실의 시대>가 꽂혀 있을 것이다. 지금 내 서재에는 그의 책이 <상실의 시대>,<1Q84 1,2,3 권><색체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렇게 5권이 있다. <상실의 시대>는 예전에 누나가 고등학교 때 읽었던 것 같다. 그 책이 돌고 돌아 어느 덧 내 방 서재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나 역시 이 책이 워낙 유명해서 몇 번이고 읽어보려 시도했지만 여러 번 실패하고 여전히 지금도 읽지 못하고 있다. 아마 저런 류의 책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루키의 책은 워낙 많은 팬을 가지고 있기에 책이 나오면 벌써 서평들이 수 십, 수 백개가 금새 쌓인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 나는 이 책이 내가 접한 하루키의 두번째 책이다. <!Q84> 이후 두번째 작품이다. 그러기에 하루키가 어떤 작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1Q84>와 비교했을 때 유사한 점이 많이 보였다.


하루키의 취향을 잘은 모르겠으나 음악이 나오고, 성적인 장면이 등장하고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와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 전개방식 같은 것이 내가 읽은 두 작품에서 비슷한 형식을 보이는 것 같다. 그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읽으면서 1Q84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는 독자가 스스로 호흡을 끊지 못하도록 강한 구성력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나 역시 이 책을 잡자마자 읽어버렸다. 그 궁금증을 빨리 해결하고 싶었다. 쓰쿠루의 친구들이 왜 그와 갑자기 연락을 끊었을까?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한 장 한 장 넘겼다.  이게 그의 힘이다.


지난 번에 라디오에서 하루키의 첫 문장은 사람을 궁금하게 만든다. 라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몇 권 안되는 하루키의 책의 첫 문장을 살펴 보았다.


<상실의 시대>

그때 서른일곱 살이던 나는 보잉 747기의 한 좌석에 앉아 있었다.


<1Q84>

택시 라디오에서는 FM방송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곡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대학교 2학년 7월부터 다음 해 1월에 걸쳐 다자키 쓰쿠루는 거의 죽음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책을 읽을 때 처음 시작부터 나로 하여금 어떤 실마리를 찾아가도록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로 하여금 이 길, 저 길을 한 번씩 살펴보라는 듯이 기회를 주는 듯 하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인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나의 지난 생채기를 다시 돌아본다.


누군가 만약 나에게 이 책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묻는 다면..


이제 상처 입기 쉬운 순진한 소년으로서가 아니라 자립한 한 사람의 전문가로서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해.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게 아니라 봐야만 하는 걸 보는 거야. 그러지 않으면 그 무거운 짐을 끌어안은 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야 해


이 대목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왠지 이 구절이 나에게 들어왔다.

하루키의 글이 재미있어진다. 왠지 그의 책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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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 포트, 잡스, 셰익스피어

위대한 혁신가는 모방에서 나왔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목판인쇄 기술과 금속세공 기술, 와인프레스 기술을 적절하게 섞어서 금속활자를 만들었고 위대한 혁신을 이뤄냈다. 헨리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은 사실 시카고의 도축장 시스템을 모방한 것이다. 다만 도축장에서는 작업자들이 손으로 소를 밀었지만 포드의 공장에서는 동력기를 달아 자동으로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게 했을 뿐이다. 스티브 잡스는 일본의 밥솥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애플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인 맥세이프를 만들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서 브룩이 1562년에 쓴 '로메우스와 줄리에트의 비극적 역사'라는 3020행의 짧은 서사시를 각색하고 살을 입혀 불후의 명작으로 만든 것이다. 혁신은 모방에서 출발한다. 다만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자신이 새롭게 해석한 것을 반영시켜야 한다. 구텐베르크도 이미 개발된 기술들의 원리를 새로운 맥락에서 잘 조합하고 해석해서 인쇄 효윻을 대폭 향상 시킨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를 창조하려고 머리를 짜낼 필요가 없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알 수 있는 것에 창조적 아이디어의 원천이 숨어있다. 창조형 모방의 원리를 이해하면 혁신은 한결 친근하게 우리 곁에 다가온다. 따라서 모방과 창조를 대립하는 개념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이다. 창조는 모방에서 출발한다. 모방없이 창조는 불가능하다. 이미 누군가가가 만들어놓은 지식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창조할 수 없다. 그러니 모방과 창조는 사실상 같은 활동이다.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 때 직지심체요절을 만들기 위해 이미 쿠텐베르크보다 먼저 금속활자 기술이 개발됐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역사를 바?꾸지 못했는데 쿠텐베르그의 금속활자는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받을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와인 프레스의 모방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인쇄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활용한 금속활자는 활자 위에 먹물을 묻히고 종이를 댄 다음 솜방망이로 탁탁 두드려 찍어내는 형태였기 때문에 단기간에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 기술은 와인 프레스의 모방을 통해 유성잉크를 ㅜ이에서 아래로 압착해 훨씬 빠르게 인쇄물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와인 프레스가 압착하는 대상이 포도가 아니라 종이와 잉크로 바뀌었던게 역사를 바꾼 원동력이 된 셈이다.


쿠텐베르크는 과거에 없던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이 아니다. 이미 개발된 기술들의 '원리'를 '새로운 맥락'에서 잘 조합하고 모방해 인쇄 효율을 대폭 향상시킨 기술을 개발해 냈다. 그는 새로운 창의적 기술을 개발했다기보다 목판 인쇄와 금속 세공 기술, 와인 프레스 기술을 적절히 조합해 인쇄라는 새로운 맥락에서 조합하면서 위대한 혁신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포드의 조력자였던 윌리엄 클랜은 시카고의 도축장에서 생산 효율성을 극도로 향상시킨 컨베이어 시스템에 주목했다. 그는 이 기술을 자동차 생산 과정에 도입하면 마찬가지로 놀라운 생산성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이를 전해들은 포드는 6개월 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한 공장을 가동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도축장에서는 작업자들이 손으로 소를 밀었는데 포드의 공장에서는 동력기를 달아 자동으로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인다는 것뿐이었ㄷ. 실제로 분업으로 일하는 방식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결국 산업사회의 혁명을 가져온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도 도축장의 '온고를 자동차 생산의 지신한 더분에 만들어 진 것이다.


모방은 베끼기가 아니 온고이다. 모방의 첫째 정의인 '다른 것을 본뜨거나 본받음'에서 본받음이라는 것이 본질이 아닐까? 베끼기가 아닌 본받음은 자신만의 창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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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란 쉽게 생각하면, 여러분이 흔히 윈도우즈에서 실행 중인 파워포인트, MP3 플레이어, 아래아 한글 등 이러한한 개개의 프로그램을 일컫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프로세스가 하드디스크상에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 이미지가 아니라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일컫는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프로세스란 하나의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단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죠. 우선 실행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코드와 데이터가 있는 이미지가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이미지는 하드디스크와 같은 보조기억장체에 있는데, 프로그램이 실행되기 위해선 이러한 이미지가 주기억 장치, 즉 메모리로 로드되어야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똑같은 파워 포인트 이미지를 두 번 실행하면, 하드디스상에 있는 파워 포인트라는 프로그램 이미지는 하나뿐이지만, 실제 메모리상에는 두 개의 파워 포인트 이미지가 로드되어 있고, 각각의 이미지는 서로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서로 다른 내용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결국 파워포인트라는 이미지로부터 두 개의 독립적인 프로세스가 생성된 것입니다.


이러한 각각의 프로세스는 비록 같은 이미지에서 실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서로 독립적인 로드 과정을 거쳐서 메모리에 적재되고 또 서로 다른 메모리 공간에 배치되어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메모리를 할당받아 사용합니다.


이를 좀 더 일반적으로 표현하자면, 프로세스란 프로그램이 수행되기 위한 자원(Resource) 소유의 단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원이라 부를 수 있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메모리죠. 각 프로세스는 하나의 독립된 프로그램으로서 동작하기 위해 자신만의 메모리를 확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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