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현상학이라는 단어가 계속 들려왔다. 도대체 현상학이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간단하게라도 정리하고 싶었다. 그래서 온라인 서점에서 '현상학'이라는 세 글자를 입력하고 두껍지 않은 책 한 권을 선택했다.

그리고 선택되어진 책이 바로『후설&하이데거 현상학, 철학의 위기를 돌파하라』이다.


이 책은 스승과 제자 사이인 후설과 하이데거의 현상학을 각각 설명하며 어떻게 서로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책은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았지만, 책을 덮고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그래서 도대체 현상학이 뭔데?' 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만들었다. 현상학은 무엇일까? 아직 한 권의 책으로는 정의조차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에는 단순히 물꼬를 튼 것으로 생각하고,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위주로 글을 정리하려 한다.


우리가 보통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는 동일한 현상과 사건에 대해서 서로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의 태도가 객관적인 태도인가?  어떤 방식이 올바른 방식인가? 


가장 근본적인 방식은 바로 우리가 마주하는 어떤 현상의 의미는 늘 다를 수 있음을 자각하는 태도, 즉 하나의 대상이 각 관점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의미현상'을 현상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설은 이러한 태도야말로 참된 의미의 객관성이라고 말한다. 어떤 현상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하나의 관점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고, 문제의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객관적인 태도라는 것이다.(p72)


'사태 자체'란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어떤 현상을 '있는 그대로'보는 것이 가능할까? 비록 우리가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자!'고 말은 하지만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일이다. 후설 역시 그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니 후설 스스로도 사태를 있는 그대로 보는 일이 어렵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어렵다는 것과 불가능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는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사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왜 어려운지를 포함해서 어떻게 해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사태가 왜 다른 의미로 주어질 수 있는 것일까?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대답은 바로 그 사태에 의미를 부여하는 자, 즉 의미를 부여하는 우리의 의식이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다.(p73)


어떤 현상을 과연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가 있는가?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배제하고 바라 볼 수 있는가?

분명 쉽지가 않다. 하지만 최소한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 어떤 현상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주관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겠지만 주관적인 시선에 더불어서 다른 이들의 시선에 대해서 항상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과 충돌되는 지점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의문을 던지고 서로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 사태가 벌어졌다는 현실은 단지 모든 가능성 중 하나가 실현되었다는 것뿐이다. 물론 그 현실을 무시하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다만 문제의 사태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그 사태가 현실적으로 벌어졌다는 제약에서 우리의 의식을 풀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p84)


현재 내 앞에서 벌어진 상황이라던가 눈 앞에 있는 사물들은 현실에 존재하지만 동일한 현실이 사람들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실제 일어난 현실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각자의 몫이 더 큰 법이다. 사건이 벌어졌다는 현실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실제로는 여러 가능성의 하나라는 점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이 세계 속으로 던져진, 혹은 상황에 내맡겨진 존재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세계 속에 '던져져 있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비로소 우리는 우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된다. 현존재는 세계 속에서 단지 혼자 존재하는 존재자가 아니다. 언제나 그 무엇 혹은 그 누군가와 함께 존재하는 존재자다. 이 '더불어 있음'은 현존재, 즉 실존의 또 다른 존재방식이다. 우리가 세계 속에서 더불어 있다고 할 때, 그 '더불어 있음'의 주체가 누구인지 물어보자.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나와 타인이 함께'일 것이다. 

그런데 하이데거는 만약 우리가 그 점을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더불어 있음'의 주체는 제3자를 뜻하는 '그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한다. 하이데거는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는 '그들'이라는 익명의 주체를 참된 의미의 실존이 아닌, 일종의 타락한 실존이라고 본다. '타락한 실존'이라는 말은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매 순간 자신의 결단으로 '자기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시류에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뜻한다.


내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나는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더욱 민감해진다. 그것이 일상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만 민감해질수록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한다. 이로써 나는 내 행동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그들'과 함께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내 삶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두고 어떤 결단도 내리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 속에 숨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우리에게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p109)


하이데거에게 중요한 것은 박제화된 철학적 이론이 아니라 철학적 사색, 혹은 사유다. 오직 철학적 사색만을 가장 중요한 일과로 삼은 그의 단조로운 삶이 보여주듯 사유함이야말로 철학의 주제다. 진리를 탐구하는 자세를 물음을 통해 비로소 생명력을 얻기 때문이다. 하이데거 철학의 전기로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문제의식이기도 한 물음은 무엇보다 은폐된 것을 열어젖히는 역할을 한다. 은폐된 것이 밝은 빛으로 나아가는 것, 즉 '탈은폐'가 바로 하이데거에게는 진리였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하이데거는 '진리를 탐구하는 것은 이른바 '이성'을 통해 세계를 규격화된 틀 속에 집어넣어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존재를 드러나게 하는 일, 즉 은폐를 걷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존재론은 존재를 존재자처럼 다룸으로써 은폐해온 종래의 형이상학을 해체하는 역할을 떠맞게 된다.(p122)


하이데거 부분에서 인상적인 두 부분이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사는 방법은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해서 내면에 집중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그 판단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은 '물음'이다. 자신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에 부족하다는 자신의 판단으로 숨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열어젖혀서 탈은폐를 시켜야 한다. 닫힌 부분을 치료하려면 우선 살이 째는 고통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스스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감히 탈은폐 시켜서 본래의 모습을 찾게 해야 한다.


이 책만으로는 현상학의 정의조차 알지 못했다. 그리고 후설과 하이데거가 언급한 부분 중에 어떤 부분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고 어떤 부분이 의견의 차이가 있는 부분인지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똑같은 현실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보여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1) 어떤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은 수많은 가능성과 의미를 내포한 현실 중 그 가능성, 의미 하나가 나에게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뿐 객관적이지 않다는 사실.

2)  객관적으로 다시 말해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자신의 주관을 전제로 타자의 주관을 인정하는 태도이며 서로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하는 태도라는 점.

3)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자세는 우리에게 들려오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그리고 온전한 삶이라는 것은 스스로 성찰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이 내린 판단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4) 사유의 방식은 감춰두었던 의문, 문제 등을 과감히 탈은폐 시킴으로써 은폐를 시켰던 이유들을 하나씩 벗겨내고 그 본질을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점, 이것이 곧 사색이라는 점


특히 하이데거의 관점은 상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아서 그의 저작들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저작 중에 <존재와 시간>, <사유란 무엇인가>이 있는데 과연 내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사유란 무엇인가>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해석하는 방식으로 시작한다니 일단 이건 다음에 미뤄야 겠다. 예전에 니체의 그 책을 읽다가 도무지 이해가 안가서 아직도 먼지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하이데거 책을 바탕으로 국내 저자들이 다시 풀어낸 2차 도서를 중심으로 읽어야겠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책이 출판사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인데 하나의 주제 대해서 두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체가 40권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이 책 한 권을 보더라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이 책을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된 시리즈인데 관심가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권 한 권 책을 채워가는 재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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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의 『인연』 中 <수필>


수필은 청자 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페이브먼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에 있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서른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


수필은 흥미는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우미하다. 수필의 빛은 비둘기빛이거나 진주빛이다. 수필이 비단이라면 번쩍거리지 않는 바탕에 약간의 무늬가 있는 것이다. 그 무늬는 읽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수필의 재료는 생활 경험, 자연 관찰, 또는 사회 현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 무엇이나 다 좋은 것이다. 그 제재가 무엇이든지 간에 쓰는 이의 독특한 개성과 그때의 무드에 따라 '누에의 입에서 나오는 액이 고치를 만들 듯이' 수필은 씌어지는 것이다.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수필의 행로이다. 그러나 차를 마시는 거와 같은 이 문학은 그 방향을 갖지 아니할 때에는 수돗물같이 무미한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수필은 독백이다. 소설가나 극작가는 때로 여러 가지 성격을 가져 보아야 된다. 셰익스피어는 햄릿도 되고 폴로니아스 노릇도 한다. 그러나 수필가 램은 언제나 찰스 램이면 되는 것이다. 수필은 그 쓰는 사람을 가장 솔직히 나타내는 문학 형식이다. 그러므로 수필은 독자에게 친밀감을 주며, 친구에게서 받은 편지와도 같은 것이다.


덕수궁 박물관에 청자 연적이 하나 있었다. 내가 본 그 연적은 연꽃 모양을 한 것으로, 똑같이 생긴 꽃잎들이 정연히 달려 있었는데, 다만 그 중 꽃잎 하나만이 약간 옆으로 꼬부라졌었다. 이 균형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이 수필인가 한다. 한 조각 연꽃잎을 꼬부라지게 하기에는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한다.


이 마음의 여유가 없어 수필을 못 쓰는 것은 슬픈 일이다. 때로는 억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하다가도 그런 여유를 갖는 것이 죄스러운 것 같기도 하여 나의 마지막 십분의 일까지도 숫제 초조와 번잡에 다 주어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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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부터 궁금하고 불안했던 게 있었다. 우리가 잠을 자게 되면 자는 동안 거의 기억에 남지 않는데 과연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는가, 내 정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만약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을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 없었다. 그들도 내가 궁금했던 걸 답해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정신과, 뇌과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많은 미지의 세계가 잠에 존재한다. 


데이비드 랜들의 『잠의 사생활』은 잠에 대해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작가 데이비드 랜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몽류병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고, 수면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결국 만족스러운 처방을 받지 못했고, 여전히 수면 문제에 대해서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데이비드 랜들 자신이 '잠'에 대해서 이런저런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동안 다른 책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잠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와 설명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잠이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지극한 영향을 미치고 잠을 통해서 삶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1. 나는 어젯밤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2. 사라진 두 번째 잠

3. 침대를 따로 쓰는 게 좋을까?

4. 아기와 부모가 모두 편하게 잠을 자려면

5. 꿈의 의미

6. 잠은 마음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

7. 'Z' 무기

8. 잠결에 저지른 살인

9. 승패를 좌우하는 것

10. 잠자다가 숨이 막힐 때

11. 불면증의 역설

12. 온전한 잠에 이르는 길

13. 편안한 밤이 되길


이 책의 목차다. 책을 고를 때 목차를 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이런 목차라면 충분히 구매할 마음이 생긴다. 제목 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처음 접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을 것 같다고 짐작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과 평소에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지식 측면에서 좋았던 부분을 잠시 소개한다.


인공조명이 발명되기 이전의 문학작품이나 많은 자료들을 보면 첫번째 잠과 두번째 잠이라는 것이 많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사람들은 첫번째 잠과 두번째 잠 사이에 한 시간 정도 깨어있어서 무언가를 하고 다시 잠에 빠진다. 그런데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것으로는 두 가지 잠 사이의 시간 동안 실험 참여자의 뇌는 프로락틴 호르몬을 다량 분비했다고 한다. 프로락틴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고, 오르가즘 이후에 찾아오는 편안한 느낌하고도 관계가 있다. 그리고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두 가지 잠 사이의 시간을 명상에 빠진 시간과 비슷하다고 묘사했다.(p37)


연구자들은 잠시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략 90분마다 다섯 단계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첫번째 단계는 아주 가벼운 잠에 빠진 상태로, 잠에서 깨어나면 잠을 잤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

두번째 단계는 특유의 수면 뇌파가 나타나는데, 이 뇌파는 한 번에 겨우 몇 초만 지속된다. 전체 수면 사이클에서 이 지점에 이르렀을 때에는 자다가 깰 경우 자신이 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단계는 뇌가 의식에서 멀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경유하는 정류장에 해당한다.

세 번째 단계와 네 번째 단계는 깊은 수면에 해당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델타파라는 파장이 길고 리드미컬한 뇌파가 나온다. 

네 번째 단계는 이때 나오는 뇌파의 속도 때문에 흔히 느린 파형 수면(서파 수면)이라 부른다. 느린 파형 수면은 가장 깊은 수면으로, 뇌가 의식적 사고에서 가장 멀리 여행한 단계에 해당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 잠이 깬 사람은 방향 감각이 없고, 기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담을 하지 못하며, 도로 자고 싶은 생각 외에는 딴 생각이 없다. 연구자들은 이 상태를 '잠에 취한 상태'라 부른다.

마지막 단계는 렘 수면으로, 안구가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단계에서 뇌는 깨어 있을 때와 똑같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꿈은 대부분 이 단계에서 일어난다. (p20)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보았던 부분은 잠의 신비로운 힘이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심지어 밤을 새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잠이라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사람들이 이런 수면 방식으로 진화한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어느 정도 내 궁금증에 대한 정보는 주고 있다. 바로 잠을 통해 우리 몸이 치유되고, 잠을 통해 우리의 기억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 조명은 우리 몸을 계속 깨어 있게 하고, 세포들의 정리와 재건처럼 잠잘 때 일어나는 야간 보수 유지 작업을 뒤로 미루라는 신호를 내보낸다. 인공 조명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우리 몸은 잠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지 않을 수도 있다.(p46)


한 밤중에 밖에서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밝은 곳에서 사는 여성은 해가 진 후 어두운 곳에서 사는 같은 나이의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3%가 더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암 발병률 증가는 우리 몸에서 에스트로겐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멜라토닌 분비가 낮아진 결과라고 생각했다. (p47)


폴 매카트니는 여자 친구의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어떤 멜로디가 떠올랐다. 그는 곧장 가까이 있던 피아노로 달려가 그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곡이 나중에 큰히트를 친 '예스터데이'였다. 매카트니는 훗날 전기 작가에게 "그것은 그냥 그대로 떠올랐어요. 완벽하게요. 나도 믿을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p135)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그 정보는 뇌에서 해마라는 부위를 통해 흘러 간다. 이 모든 정보를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은 비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보가 필요해 그것을 찾으려고 할 때 뇌의 작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뇌는 보관할 것과 버릴 것을 선별하며, 다음 날 새로 들어올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잊어버린다. 마음의 서류함을 정리하고 조직하는 과정은 렘 수면 동안에 일어날 수 있는데, 꿈의 무작위성은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창조적 천재성은 뇌가 매일 밤 어수선한 잡동사니를 정리할 때 일어나는 일이 단순히 과장된 형태로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정보만 남았을 때, 우리 마음은 이전에 볼수 없었던 연관 관계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p138)


우리의 몸과 정신은 깨어있을 때 오감을 통해서 들어오는 수많은 자극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들어오는 정보를 그저 쌓아놓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수면 상태에 빠지면 오감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최대한 차단하면서 손상되었던 세포나 신체적인 부분을 복구하고, 쌓아두었던 정보들을 나름의 방식대로 분류하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이런 시간이 아주 부족하게 되면 육체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쌓아둔 정보에서 어떤 정보를 찾아야할 지 갈피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는 나한테 잠 좀 편히 자라고 하셨다. 잠을 자는 걸 보면 뒹굴뒹굴 방 전체를 굴러다니고, 잠옷을 입고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게 아니라 그냥 어딘가 누워있다가 자곤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잠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심했다. 하지만 다행히 아무데서나 눈만 감으면 몇 분안에 잘 수 있는 불면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운을 가졌다. 


『잠의 사생활』을 읽으면서도 그리고 최근에 몸소 경험한 것으로 봤을 때 '잠'이라는 것은 양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질적으로 충분한 수면이 우선되어야 한다. 살면서 깨어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하고, 깨어있지 않은 시간의 중요성은 간과하면서 살아왔다.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무시하면서 살아왔던 거 같다. 

나에게 잘 맞는 '잠', 건강하게 효과적으로 잘 수 있는 법을 찾아보고 금전적인 투자도 충분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이제 잠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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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건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져서 내 손까지 오게 되었을까? '

평소에 혼자 궁금해하던 물음이다. 그래서 이 물음에 조금의 힌트라도 주는 책들을 하나 둘 찾아서 읽고 있다. 그냥 궁금했다. 어떻게 이런 물건들을 만들 생각을 했고, 실제로 만들어지고, 어떤 유통경로를 통해서 내 손 안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대한민국 유통지도>, <대한민국 업계지도>라는 책을 통해서 비슷한 물음에 힌트를 찾으려고도 했다. 그렇게 이 궁금증은 항상 간직하고 있다. 이 주제에 관한 책이 내 레이더망에 걸리면 바로 찾아서 읽으리라 생각된다.


오랜 만에 소설을 읽으려고 온라인서점에서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국내작가들의 작품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에 항상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던 김중혁 작가의 책을 찾아 보았다. 마음의 빚이라는 건 이동진, 김중혁, 이다해가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즐겨 듣고, 항상 유쾌한 김중혁 작가의 방송을 좋아하는데 그의 책은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만 읽어보고 손을 대고 있지 않아서이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부제로는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라고 적혀있는 『메이드 인 공장』이다. 이 책의 표지는 상당히 좋다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색을 정확히 어떤 색이라고 표현하기 어렵지만 하늘색(?) 계통의 색에 노란 글씨 그리고 공장의 그림을 간략하게 그려놓은 점이 역시 표지 전문가 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어떤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내 손까지 오게 되었을까?' 라는 내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이고, 나머지 하나는 최근에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인문학 책을 한참 동안 읽다보면 다른 장르의 책을 한 번씩 읽으면서 환기를 해줄 필요가 있다. 그럴때 누군가의 수필을 읽는 것은 상당히 좋다. 수필은 보통 작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다. 소설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면, 수필은 자기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풀어내서 읽는 사람도 마음이 편하다. 마치 빡빡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편안 옷을 갈아 입은 기분이랄까. 그렇게 무겁지 않아서 좋다.





『메이드 인 공장』은 김중혁 작가가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글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만드는 공장을 직접 다녀와서 적은 에세이다. 책에 등장하는 공장으로는 제지, 콘돔, 브래지어, 간장, 가방, 지구본, 초콜릿, 글, 도자기, 엘피, 악기, 화장품, 맥주, 라면 공장이 나온다. 글의 구조도 상당히 참신하고 하나의 아이템에 대해서 간단하게 얽힌 에피소드를 던져주면서 일상에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것들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게 만든다. 이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적이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그저 당연히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데,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게 되면 당연한 사물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물이 되고 궁금해진다. 그렇게 삶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책의 본문에도 존재하고, 책 표지의 왼쪽 날개에 붙어 있는 글귀다.


애초 목표는 단순한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이 공장에서 어떻게 생산되는지 훔쳐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물건을 만든 장소에 가서 만드는 모습을 보면 물건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 공장에는 사람이 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이 만들어내는 일이다. 사람을 빼고 공장에 대해 말하는 것은 달의 전면을 보며 후면까지 상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장의 진짜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복잡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중국 사서의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8조목' 가운데 두 조목인 '격물치지(格物致知)' 다.

'사물을 깊이 연구하여(격물) 지식을 넓히는 것(치지)'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순한 물건 하나를 깊이 바라보면 그곳에서 사람이 보이고, 세상의 흐름이 보인다. 그렇게 세상의 흐름이 보이면 그 흐름 속에 내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흥미로웟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궁금했다.오늘 부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무엇이 있는지 하나하나 적어봐야 겠다. 또 어떻게 그것들이 나에게 왔는지 찾아봐야 겠다. 250페이지의 이 책에서 수천페이지의 지식으로 확장하기 바란다. 


김중혁 작가의 책으로는 두번째 읽는 것인데, 소재가 참신해서 마음에 든다. 그의 활기차고 자신에 찬 목소리 그리고 장난기있는 모습이 그대로 책에 전달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몇 달 전에 출간된 『가짜 팔로 하는 포옹』도 기대된다. 일단 제목은 잘 지었다. 아직 사놓은 책들이 쌓여있어서 꾹꾹 참아오고 있는데 조만간 김중혁 작가의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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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가까이

- 법정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中

 

 

서산에 해 기울어 산그늘이 내릴 무렵,

훨훨 벗어부치고 맨발로 채소밭에 들어가

김 매는 일이 요즘 오두막의 해질녘 일과이다.

맨발로 밭흙을 밟는 그 감촉을 무엇에 비기랴.

흙을 가까이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흙을 가까이하라.

흙에서 생명의 싹이 움튼다.

흙을 가까이하라.

나약하고 관념적인 도시의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다.

흙을 가까이해야

삶의 뿌리를 든든한 대지에 내릴 수 있다.

 

우리에게 대지는 영원한 모성,

흙에서 음식물을 길러 내고

그 위에다 집을 짓는다.

그 위를 직립 보행하면서 살다가

마침내는 그 흙에 누워 삭아지고 마는 것이

우리들 삶의 방식이다.

 

흙은 우리들 생명의 젖줄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씨앗을 뿌리면 움이 트고

잎과 가지가 펼쳐져 거기 꽃과 열매가 맺힌다.

생명의 발아 현상을 통해

불가시적인 영역에도 눈을 뜨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흙을 가까이 하면

흙의 덕을 배워 순박하고 겸허해지며,

믿고 기다릴 줄을 안다.

흙에는 거짓이 없고,

추월과 무질서도 없다.

 

시멘트와 철근과 아스팔트에서는 

생명이 움틀 수 없다.

비가 내리는 자연의 소리마저

도시는 거부한다.

그러나 흙은 비를, 그 소리를 받아들인다.

흙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인간의 마음은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정결해지고 평온해진다.

 

어디 그뿐인가.

구두와 양말을 벗어 버리고 

일구어 놓은 밭흙을 맨발로 감촉해 보라.

그리고 흙냄새를 맡아 보라.

그것은 순수한 생의 기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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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책을 읽어야 하는데, 손에 잘 잡히지 않아서 걱정인 사람들이 있다면 우선 재미있는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어떤 일을 위한 자료 조사를 위한 독서가 아니라 책을 읽고 싶어서 읽는 것이라면 첫번째 조건은 재미와 흥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선은 관심이 가고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지 의무가 아닌 재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책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에게 이 책은 상당히 추천할 만 하다.

주제는 '조선왕조실록'이다. 그런데 책의 형태는 만화책이다. 그리고 내용의 형식은 우리가 휴대폰으로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 대화창이다.


무적핑크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MBC TV 프로그램으로도 편성되어 방송되어지는 『조선왕조실톡』이다. 이 책은 그동안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재되어 오던 웹툰을 독자들이 읽기 쉽게 연대순으로 새롭게 편집해서 내놓은 책이다. 이 책은 총3권으로 '조선 패밀리의 탄생(1권)', '패밀리의 활극(2권)' , '패밀리의 빛과 그림자(3권)' 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은 1권만 출간되었고 나머지도 조만간 나온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내용으로 쓰여진 책은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수많은 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방의 작은 서재에도 조선시대 역사에 관련된 책이 십여권에 이른다. 한 마디로 '조선의 역사'에 관련된 책은 그동안 꾸준히 출간되어 왔고, 우리에게 익숙하고 평범하다. 이 말은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주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 점에서 나는 이 책 『조선왕조실톡』을 높게 평가한다. 기존에 익숙한 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형식과 무적핑크(변지민)이름으로 책의 곳곳에 센스있게 표현한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항상 평범한 무엇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이들,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톡 대화 형식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이용한 센스


책 자체가 만화책이라보니 자칫 내용적으로 부실할 수도 있는데, 이 부분에서도 적절하게 역사해설을 담고,  만화의 재미를 유지시켜주면서 가볍게 느껴지지 않게 만들었다. 

평소에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광인효현숙경영정순헌철고순' 이렇게 왕의 이름을 외워왔지만 여러 권의 책을 읽어도 전체적으로 조선의 역사를 개인적으로 정리하기가 힘이 들었다. 개별의 책들을 통해 어떤 사건을 이해할수는 있었으나, 조선의 전 역사에서 그런 사건들이 어떻게 엮여있고, 왕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항상 어렴풋했고 모호했다. 이런 면에서도 이 책의 구성은 이해하기 좋다. 각 왕들의 특성에 따라 몇 그룹의 패밀리로 구성해서 표현하는데 이 부분이 좋았다.





최근 여의도는 국정교과서 문제로 떠들석하다. 정부는 지난 12일에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교과서'라 명명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도 우리의 근현대사 부분에 대해서 왜곡될 가능성이 크기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조선왕조실톡』 이 책의 매력은 저자가 기존과는 새로운 접근방식과 해석방식으로 스마트폰에 익숙한 지금 세대에게 접근했고, 그것이 이어서 이렇게 출판물로 나왔다는 점이다. 역사라는 것은 사람이 기록하는 것이기에 절대로 주관적인 요소가 배제될 수 없다. 그러기에 다양한 견해의 역사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의 성향을 가진 역사책이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해서는 근거를 가지고 끝없이 토론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자신의 의견에 대해 더욱 견고한 주장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국정교과서라는 이름으로 그것도 '올바른 교과서'라고 명명한 것을 가지고 가뜩이나 힘든 지금의 학생들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올바른' 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 누군가의 결정에 의해 올바르다고 결정해버리면 그 틀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것들은 올바르지 않게 되고, 올바르지 않은 것을 고쳐야 되고, 그리고 그것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배척되고, 이것은 곧 수많은 갈등을 야기시킨다.


'올바르다'는 것은 함부로 규정되어져서는 안 된다. 그것은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기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대방과 계속해서 토론하는 길 밖에 없다. 

조선왕조실록의 경우 왕이 붕어하신 이후에 실록청이 만들어지고 그동안 사관들이 각자 비밀리에 보관해오던 사초와 승정원일기등을 모아서 만드는데, 이때는 그 기록들을 통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술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역사의 보고가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 큰 역사적, 지적 보물인지 모른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에 있었던 일에 반추해서 배울 점은 배우고, 배우지 않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 반면교사로 삼아서 경계하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그렇게 배워왔다. 그런데 왜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이들은 그것을 배우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전우용 역사학자가 남긴 말로 글을 마친다.

"훌륭한 지도자는 역사를 바꾸고, 저열한 권력자는 역사책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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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몰아쳐가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아마 한 3년 정도였던 거 같습니다. 서른이 넘어서야 책 읽는 재미에 빠졌고, 그동안 읽지 못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조바심 같은 게 있었습니다. 제목을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세계문학전집에서 하나 둘 찾아 읽었습니다. 분명 재미있었고 많은 걸 배웠지만 의무감도 있었습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은 다 읽었던데, 누구는 <데미안>을 백번도 넘게 읽었다더라. 하면서 읽어갔습니다. 그렇게 1년에 백여권 씩을 읽었네요.


처음에는 양적으로 우선 많이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특히 인문학 관련 책을 읽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자기의 삶을 살아라' 로 귀결되는 듯 합니다. 그럴려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하고, 자기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스스로에게 질문도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고, 책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제 행동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집을 지어야 하는데 재료만 많이 사다놓고 결국은 많은 재료를 바라보고, 다 지어진 집을 상상하며 홀로 기뻐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다르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글을 쓰고 싶었죠. 

중국 송나라 때 문인이자 정치가인 구양수는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라고 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도 제가 쓰는 글은 깊이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답답했습니다. 가끔 다른 이들의 글을 보면, 평소에 보이는 삶을 색다르게 표현한 걸 보기도 하고, 보이는 것의 이면에 담겨진 의미를 절묘하게 해석하는 잡아내는 것에 부러움과 시기를 감출 수 없습니다.


저는 다독이 답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문, 다상량은 그동안 많이 놓쳐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더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무작정 많이 읽는 것에서 조금 벗어나서 마음이 끌리는 대로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회사에서도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고, 가정에서도 아내와 사소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내 모습에 대해서 제대로 바라볼 필요를 느꼈고, 혼자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려고 방안에 둘러보았습니다. 무언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책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 때 망설임 없이 예전에 읽었던 故구본형 선생의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예전에 밑줄 그은 부분도 다시 한 번 곱씹어 읽어보았지요. 자기개발관련 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분의 글은 다른 책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몇 번을 읽어도 아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 뻔한 말이고, 누구나 아는 말들을 이 책에서도 합니다.

누구나 아는 뻔한 그 말들 다시 한 번 몇 자 적어봅니다.


질문의 힘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익숙해 신기할 것이 없는 것을 낯설게 보는 훈련으로부터 온다. 나는 이것을 '시인의 시선'이라고 부른다. 수십 번 수백 번 보았지만 제대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들에 우리는 둘러싸여 산다. 그러나 언젠가 한 번 제대로 보는 순간 우리는 느닷없이 재미있는 세상으로 인도된다. (p33)


"꿈을 꿀 때는 영원히 살 것처럼 불가능한 꿈을 꿔라. 그러나 그 꿈을 실천할 때는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p51)


생활 속에서 의미를 찾아 만족을 느끼는 방법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할 수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작파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떠나는 것이 두번째 방법이다. 그럴 수도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세 번째 방법이다. (p95)


삶은 뜨거운 것이다. 살아봐야 삶이 된다. 사랑은 쳐다만 보는 것이 아니다. 마주 보고 키스하고 안아주고 뒹굴며 섹스하는 것이다. 삶을 사랑하라. 헉헉거리며 사랑하라. (p107)


여행은 단순한 놀이나 휴식이 아니다. 그것은 그 이상이다. 직장인들이 여행으로 휴가를 쓰지 못하는 것은 그저 얼마쯤의 휴식의 상실이 아니다. 현실에 묶인 것이고, 두려움에 묶인 것이다. 빠듯한 돈에 대한 두려움, 컨베이어벨트에 따라잡아야 하는 종종걸음의 두려움, 바쁨의 고리에서 빗겨난 후 불협화음에 대한 두려움, 휴가의 반납을 열정의 증거로 보는 상사의 눈초리에 대한 두려움, 다시 다른 사람과의 보조를 맞추어야 하는 두려움이 삶을 지배한다. 꿈 따위는 두려움에 가려 힘을 쓰지 못한다. 그들은 삶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아직 중요한 인물이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사람들, 그들이 바로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이다. (p158)


인생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스스로 모색하여라. 헌신하고 모든 것을 걸어라. 그러나 그 길이 아니라 해도 실망하지 말거라. 앞에 다른 길이 나오면 슬퍼하지 말고 새 길로 가라. 어느 길로 가든 훌륭함으로 가는 길은 있는 것이다. (p194)


뻔한 말들 입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글입니다. 저 역시 그렇구요. 그런데 어쩔때는 뻔한 글귀하나가 자꾸만 마음을 건드립니다. 사소한 것들이 가슴을 울리기도 합니다. 이 책을 지금 세번째 읽는 거 같은데 이상하게 이 책을 읽으면 저는 위로를 받습니다. 역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다가옵니다. 여전히 제가 종이책을 고집하고 읽는 책들을 모두 소장하려고 하는 이유가 이렇게 마음이 끌려 책을 선택하고, 예전에 밑줄 그은 것들을 다시 보아가며 지금의 감정과 비교해볼 수 있는 묘한 쾌감이 있어서인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짧은 옷을 입다가 몇 주 사이에 사람들의 옷이 확연히 바뀐 걸 느낍니다. 이런 때는 감기몸살을 조심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절기에 많이 아프죠. 어쩌면 지금 제가 심적으로 약간 환절기가 온 거 같습니다. 이번 환절기도 잘 버텨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몇 번의 심리적 환절기를 겪어왔는데, 이걸 잘 겪어내면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러기를 바랄 뿐입니다. 혼자 생각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도 해보고, 좋은 책도 읽어야 겠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제가 좋아하는 따뜻한 토마토수프 레시피를 찾아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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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에서 중역들이 인상깊었던 책을 임직원에게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어떤 이의 글을 읽었는데 그곳에서도 비슷하게 소개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몇 번 눈에 익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에 손에 간다. 그리고 대부분 후회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 공식은 여전히 통했다. 이틀 동안 두 권의 책을 순식간에 읽었고, 마치 일본 사극을 한 편 보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우에스기 요잔(1751~1822)을 작품화한 도몬 후유지의 『불씨』다.

책 표지에는 '가슴이 뜨거운 지도자의 정의와 신념에 가득찬 개혁실천보고서' 라고 세로글씨로 길게 적혀져 있다.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특히 지도자와 리더십에 대해서 생각할 요소들을 던져준다. 이 책에는 흥미로운 일화가 몇 개 있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일본 기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일본 정치가를 물었을 때 우에스기 요잔을 답했는데, 당시 일본인들 중에 많은 사람이 몰랐던 점과, 이 책이 출간 된 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인상 깊게 읽어서 청와대 고위관리들에게 읽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많은 기업에서는 임원 및 간부급 직원들에게도 많이 읽혀졌다고 한다.


'우에스기 요잔'이라는 이름은 나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그는 250여년 전 파탄지경에 빠진 일본의 요네자와 지방의 번주로 15세의 나이(1767년)로 등극해 2년 뒤 그동안의 관행을 뒤엎는 정치개혁을 단행해서 파탄지경에 이르렀던 요네자와번을 에도 막부의 최고의 번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정치개혁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자연스럽게 '변화', '개혁', '리더십' 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지금 현재의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분명 리더십과 자기수양에 있어서는 참고할만 하다.


(1권, p162)

다른 지역의 개혁이 실패하게 된 원인에 대해 세이가샤 무리들은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개혁의 목적을 잘 몰랐던 점

둘째, 추진자가 일부 사람으로 제한된 점

셋째, 개혁을 실행하는 정부요원 전원에게도 개혁의 취지가 철저히 알려지지 않은 점

넷째, 개혁의 목적이나 방법이 친절하게 번민에게 알려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된 점

다섯째, 개혁이 추진되면서 막부나 번이 홀가분해지면 당연히 번민의 부담도 가벼워져야 하는데 반대로 박무나 번이 증세를 한 점, 즉 사공육민이던 세율을 오공오민 또는 육공사민의 비율로 인상시킨 예

여섯째, 개혁을 추진하는 관료는 전부 명문출신의 상위자로서 부하에 대하여 지시명령의 방법으로 일관하며 하급자의 고통을 깊이 이해하거나 동정도 하지 않은 점 


(1권, p176)

큰일이지. 그러나 남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할 때에는 우선 부탁하는 사람부터 직접 해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해보이고 말하고, 들려주고 시킨다> 라는 말도 있다. 나도 그 식으로 해보겠다.


(2권, p174)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접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번사들에게 있어서 번주는 구름 위에 있는 존재였다. 구름 위로 올라오라고 해도 쉽사리 되는 일이 아니다. 역시 번주가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2권, p208)

개혁의 가장 어려운 점은 옛 것을 부수는 것도, 새것을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시작한 것을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관건이다.


(2권, p222)

눈앞의 현실에 급급하다 보니 개혁 이념의 원대함을 잊은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올바른 길은,

# 사회 상황의 변화와 함께 소속기업이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알고

# 그 요구에 응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업 목적이나 조직구성원의 의식이 현상태로 괜찮은가를 반성하고

# 그것을 어떻게 개혁하여 위를 보좌하고 아래를 지도할 것이가

등을 자신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것이 최고경영자의 측근 보좌역이 할 임무요, 책임이다.


(2권, p232)

다케마타는 착각하고 있다. 개혁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런 것을 일제히 소멸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다케마타는 결과만을 서두르고 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과정이다. 요네자와에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가슴에 불을 붙여서 누군가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 바로 개혁이다.


어린 나이의 '우에스기 요잔'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결국 개혁을 성공해낸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7년 동안의 회사생활, 어떤 인연으로 모임을 만들어야 했던 상황들, 어렸을 때의 가족, 그리고 내가 가장인 상황에서의 가족을 생각했을 때 과연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1. 분명한 목적의식, '왜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대답

2. 현재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공유와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

3. 리더의 솔선수범 -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명확한 기준 제시를 통해서 구성원의 의사결정에 기준이 되야함

4. 리더의 생각을 이해하고 같이 길을 걸어갈 수 있는 동료

5.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 현장을 중시하고, 구성원들에 대한 진심어린 관심과 사기증진

6. 결정이 필요할 때의 단호한 결정과 구성원들의 최종 방어선


잠시 고민해보고 적어본 몇 가지다. 아직까지는 특별히 내가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자리에는 딱히 있어본 적은 없는 듯 하다.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가장 힘들다는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라서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성과를 얻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면서, 글로 정리해보면서, 그리고 주변에 실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서 바라볼 때, 리더의 자리는 쉽지 않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주변에 의해 혹은 스스로 누르는 압박감에 질식할 것 같다. 하지만 절대 성급하지 않아야 한다. 다급해서는 안 된다. 심리적으로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교차되겠지만 그 순간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틀 속에서 생각해야 한다. 괜히 작은 일에 빠져 큰 일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


정말 세치 혀의 말로는, 글자 몇 글자의 글로는 쉽지만 분명히 행동에 옮기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사람들에게는 리더가 필요하고, 리더가 되기를 원한다. '과연 나는 어떠할까? ' 라는 자문에 불안하고, 긴장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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